로그인그녀는 한마디라도 더 끌어내기 위해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열무는 그녀의 또르르 굴러가는 눈을 바라보았다. 그 안에는 경계와 탐색이 가득 담겨 있었다. 온몸의 가시를 곤두세운 채,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작은 짐승 같았다.그는 그녀의 속셈을 굳이 짚어내지 않았다.그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화제를 살짝 비틀며, 시선을 그녀의 얼굴에 얹었다.“이렇게 오래 이야기를 나눴는데도, 연아 아가씨의 본명은 아직 모르겠군요.”주연아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왔다. 역시, 그도 자신을 떠보고 있었다.“연아가 본명입니다.”그녀는 담담하게 두 글자를 내놓았다.성은 끝내 밝히지 않았다.열무는 그 두 글자를 입안에서 천천히 굴리듯 되뇌었다.“그렇군요...”그리고 낮게 읊조렸다.“대성조에는 ‘연’이라는 성도 있습니까?”그의 입에서, 이국적인 억양을 타고 흘러나온 그 이름은 이상하게도 더 길게 맴돌며 스며들었다.귓가를 간질이는 그 울림에 주연아는 순간 소름이 돋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그녀는 입꼬리를 비죽이며 시선을 곧장 마주했다.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저만 그런 건 아니죠. 저도 아직 공자님의 이름은 모르고 있는데요. 서로 주고받아야 공평한 거 아닌가요?”분을 참는 듯하면서도 끝까지 밀리지 않으려 애쓰는 그 모습에, 열무는 문득 웃음을 터뜨렸다.낮고 울림 있는 웃음소리가 좁은 객실 안을 잔잔하게 채웠다.그는 점점 더 확신했다. 오늘 산길에서 꺾어 들었던 그 붉은 매화 가지가 그녀와 꼭 닮았다는 것을.너무도 닮아 있었다.그때였다.객실 문이 밖에서 밀려 열렸다.맹서강이 굳은 얼굴로 성큼성큼 들어왔다. 그의 날카로운 시선이 잠시 열무를 스쳤다가, 곧장 주연아에게로 향했다.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두 사람 사이로 곧장 걸어 들어와, 그 자리에 털썩 앉았다.잠시 후, 그는 낮게 입을 열었다. 묵직하고 단호한 어조였다.“연아, 시간이 늦었다. 먼저 돌아가거라.”주연아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더는 열무를 보지도 않고 미련 없
열무는 갑자기 굳어버린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입가에 아주 옅은 웃음을 그렸다.그는 인정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부정하지도 않았다.그 애매모호한 태도는, 차라리 솔직히 시인하는 것보다 더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주연아의 머릿속이 순간 하얗게 비었다.대성조와 우륵은 오랜 세월 국경에서 부딪혀 왔다. 크고 작은 전쟁은 단 한 번도 완전히 멈춘 적이 없었다. 지금의 평화는 너무도 위태로워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것이었다. 그마저도 겨우 십 년을 버텼을 뿐이었다.그는… 대체 무엇을 노리고 있는 걸까.구리솥 안의 양탕이 보글보글 끓어오르며 김을 뿜어냈다.흐릿하게 피어오른 열기 속에, 맞은편 남자의 또렷한 윤곽이 아른거리며 번졌다.열무는 느긋하게 젓가락을 들어, 종잇장처럼 얇게 썬 고기를 집었다. 끓는 양탕에 살짝 담그자 숨 한 번 돌릴 사이도 없이, 선홍빛 고기는 말려 올라가며 먹음직스러운 색으로 변했다.그는 그것을 입에 넣고 천천히 씹었다. 맛은 훌륭했다.부드럽고 연해, 혀끝에서 사르르 녹아내렸다.하지만 어딘가 부족했다.고기를 큼직하게 뜯고, 술을 사발째 들이켜는 그 시원한 맛은 아니었다.그의 시선이 어느새 다시 주연아에게 향했다.작고 아담한 몸. 그녀의 가느다란 손목은 금방이라도 부러질 듯 여렸다.그렇다면 우륵의 통양구이를 그녀가 과연 견딜 수 있을까.이내 그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생각을 접었다.뭐, 어려운 일도 아니다.훗날을 위해 대성조의 요리사를 하나 따로 두면 될 일이다.주연아는 전혀 알지 못했다.맞은편의 사내가, 이미 자신의 앞으로의 삶을 우륵에서 어떻게 꾸려갈지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그녀는 지금 오로지 불안으로 가득 차 있었다.열무가 정현에 나타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미 무언가 기밀을 손에 넣은 건 아닐까. 화총의 설계도가 유출된 건 아닐까.스쳐 지나가는 생각 하나하나가, 그녀를 가시방석 위에 앉힌 듯 불편하게 만들었다.*주루 밖, 긴 거리 위에서 맹진영은 치마자락을 움켜쥔 채 숨
“멈춰라.”타로는 잠시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바로 고삐를 당겨 말을 세웠다.열무는 마차에서 내려, 잠시 손에 들고 있던 붉은 매화를 내려다보았다.눈부시게 선명한 그 붉은빛이 시야를 찌르듯 스며들자, 그는 미묘하게 눈을 가늘게 떴다.잠깐의 망설임 끝에, 그는 결국 그 매화 가지를 조심스레 마차 안의 부드러운 연침 위에 내려놓았다.“넌 먼저 행관으로 돌아가거라.”그는 타로에게 짧게 명했다.“난 잠깐 혼자 걷겠다.”“예, 한주.”타로는 감히 더 묻지 못하고, 곧바로 마차를 몰아 떠났다.주루 안에서는 구리솥이 ‘보글보글’ 끓으며 뜨거운 김을 토해내고 있었다. 맹진영과 차유담, 두 꼬마는 이미 싸움을 잊고 한 조각 두부를 두고 신나게 다투고 있었다.주연아는 그 소란에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그 속에 담긴 사람 냄새 나는 온기에 묘한 안도감을 느꼈다.아마도 그 시선이 너무 뜨거웠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너무도 또렷하고 집요해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으로 다가오는 시선.채소를 집어 들던 그녀의 손이 문득 멈칫했다. 그러고는 거의 본능처럼, 그 기척을 따라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거리에는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그 사이,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붐비는 인파 속에, 한 사내가 조용히 서 있었다.시선이 마주쳤다. 그 순간, 공기가 그대로 굳어버린 듯했다.주연아의 눈이 크게 떠졌다.그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정현에서 들었던 소림의 말이 아직도 귓가에 맴돌았다.그렇다면, 매번 결정적인 순간마다 나타났던 그 정체불명의 열 공자도 설마…주연아의 가슴속에서 경계의 종이 요란하게 울렸다.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 고개를 돌리며, 기름 묻은 입으로 먹는 데 정신없는 맹진영을 툭툭 쳤다.그러고는 그녀의 귀에 바짝 입을 대고, 낮은 목소리로 재빨리 몇 마디를 속삭였다.맹진영은 눈을 깜빡이며 이해하지 못한 듯했지만, 그래도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주연아는 깊게 숨을 들이쉰 뒤, 애써 평정을 가장하며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던졌다.하지만
주연아가 산에서 내려왔을 때쯤에는, 두 꼬마의 기세도 이미 다 꺼진 뒤였다.보니 맹진영과 차유담은 어느새 머리를 맞대고 바짝 붙어 앉아, 무언가를 수군대고 있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칼끝을 겨누듯 으르렁거리며, 당장이라도 서로를 눈밭에 처박아 굴릴 기세였던 둘이 지금은 한몸처럼 다정해 보였다.“안 싸워?”주연아가 툭 던지듯 말을 꺼내자, 두 아이는 깜짝 놀라 동시에 움찔했다.“아… 안 싸웁니다.”맹진영이 작은 목소리로 웅얼거리며 슬쩍 차유담의 소매를 잡아당겼다.차유담은 목을 꼿꼿이 세운 채, 마치 대단한 결심이라도 한 듯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맹진영! 나… 나 방금 말이 좀 심했어. 내 잘못이야!”그는 말을 더듬다 잠시 숨을 들이켰다.“너… 너 동그란 구리솥에 끓인 양고기 좋아하잖아?”이내 이를 악물고, 눈을 질끈 감은 채 거의 외치듯 내뱉었다.“내가 살게! 그걸로 사과할게!”맹진영은 곧장 주연아의 팔을 와락 끌어안으며, 활짝 웃었다. 눈이 반달처럼 휘어질 정도였다.“연아 언니, 들었죠? 이거 본인이 먼저 말한 겁니다! 오늘 우리 완전 호강이예요!”주연아는 이 어이없는 반전에 어이가 없으면서도 웃음이 새어 나왔다.아이들의 마음이라는 게, 참으로 쉽게 달아오르고 또 쉽게 식어버린다.그녀로선 더 말할 것도 없었다.“가자. 차 공자께서 크게 한턱 쏘신다는데.”*산 아래에 세워진 마차 안은 온기가 가득했다.열무는 두툼한 흰 여우털이 깔린 연침에 기대 앉아, 길고 곧은 손가락으로 붉은 매화 가지를 천천히 쓸어내리고 있었다. 꽃잎은 여리면서도 선명하게 붉어, 어둑한 마차 안에서 마치 타오르는 불꽃처럼 보였다. 몇 송이는 이미 활짝 피어 있었고 더 많은 꽃망울은 아직 단단히 닫힌 채였는데 그 모습이 꼭 그녀를 닮은 것 같았다.열무의 머릿속에, 저도 모르게 한 얼굴이 떠올랐다. 맑으면서도 어딘가 기개가 서린 그 얼굴.우주에서 처음 마주했을 때, 그녀는 남장을 하고 있었다. 먼 길을 달려온 듯 초췌했지만, 눈빛만큼은 그 신분에 어울리
“왜 그래? 경치가 별로야?”“예쁘긴 예쁘죠.”맹진영이 입맛을 다시며, 한껏 동경 어린 얼굴로 대답했다.“헌데 전 아버지처럼 고사성어를 줄줄 읊는 재주도 없고, 어머니처럼 바람만 스쳐도 바로 몸이 나가는 솜씨도 없잖아요.”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다. 반짝이는 두 눈에는, 이 선경과는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소박한 인간 냄새가 가득 배어 있었다.“이런 풍경이면 말입니다... 네모난 상 하나 딱 펼쳐놓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동솥 하나 걸어놓고, 부드러운 양고기 몇 접시 썰어 올리고, 거기에 뜨끈한 양탕 한 그릇까지 곁들이면…”말을 이어가던 그녀는 결국 참지 못하고 슬쩍 침을 삼켰다.“그게 진짜 사람 사는 냄새죠!”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멀지 않은 매화나무 뒤편에서 노골적인 비웃음이 흘러나왔다.“누군가 했더니 먹보였군. 진국공부의 맹 아가씨다워.”보랏빛이 감도는 남색 비단 옷에 옥관을 단 소년 하나가 나무에 기대 서 있었다.열세네 살쯤 되어 보이는 나이에 이목구비는 또렷하고 단정했다.맹진영은 그를 보자마자 방금까지 웃고 있던 얼굴을 단번에 굳혔다.“차유담? 너 개야? 왜 가는 데마다 나타나?”그는 주종현의 벗 차윤서의 장남으로, 맹진영과 함께 국자감에서 공부하는 사이였다. 둘은 평소에도 앙숙이었다.차유담은 팔짱을 낀 채 비스듬히 그녀를 내려다보았다.“이런 설경과 매화 앞에서, 머릿속엔 온통 양고기 생각뿐이라니. 역시 글 한 자 모르는 촌스러움다워.”그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한숨까지 곁들였다.“맹 상서 같은 청류 선비에게서 어떻게 너 같이 먹을 것밖에 모르는 딸이 나왔는지... 참으로 알 수가 없군.”“내가 네 집 쌀이라도 먹었어?”맹진영은 순식간에 발끈했다. 소매를 걷어붙이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이 위선 떠는 새끼! 뒤에서는 몰래 야담이나 읽으면서, 스승님 앞에서만 사람인 척하는 꼴이 퍽 우습단 말이지!”“헛소리 하지 마!”차유담은 꼬리를 밟힌 고양이처럼 얼굴빛이 확 바뀌었다.“너야말로 헛소리야! 그건 민심을 살
가을이 가고 겨울이 찾아왔다. 그 석 달 동안, 주연아는 단 한 번도 소림을 보지 못했다. 흠천감에서 점지한 황후 책봉의 길일도 스쳐 지나갔으나 궁에서는 재촉하는 기색 하나 없었다. 흠천감은 그저 다시 길한 날을 골라야 한다고만 했을 뿐이었다. 그렇게 기다림이 길어지며, 그녀는 집에서 한동안 더 고요하고 평온한 나날을 누릴 수 있었다.“연아 언니! 연아 언니! 살려줘요!”사람은 아직 당도하지도 않았는데, 다급한 목소리부터 먼저 달려들었다. 주연아가 창가에 기대어 뜰에 쌓인 눈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바람처럼 요란한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더니 맹진영이 사냥꾼에게 쫓기는 토끼처럼 후다닥 따뜻한 방 안으로 뛰어들었다. 뒤에는 숨이 턱까지 차오른 어린 시녀 하나가 간신히 따라붙어 있었다. 맹진영은 곧장 주연아에게 달려들어 그녀의 팔을 와락 끌어안더니, 아예 몸을 기대 매달렸다.“저, 아버지 때문에 미쳐버릴 것 같아요!”어린 소녀의 앳된 얼굴이 금세 울상으로 일그러졌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질 듯한 목소리였다.“어디서 그런 괴상한 말을 들으셨는지, 여자애는 마음을 가라앉혀야 한다면서 매일 저를 서재에 가둬 놓고 책 읽고 글 쓰게 하세요. 연아 언니, 저 요즘은 글자만 보면… 아버지의 그 무표정한 얼굴 보는 것보다 더 어지러워요!”주연아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한 그녀를 보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손을 들어 흐트러진 앞머리를 살며시 정리해 주며 부드럽게 말했다.“외삼촌도 다 너를 위해서 그러시는 거야.”“전 그런 거 필요 없어요!”맹진영은 고개를 방울처럼 세차게 흔들었다.“그냥 지난번 조가 집에서 제가 체면 구겼다고 화나신 거예요!”입을 삐죽이며 억울함이 얼굴 가득 묻어났다.“마침 이틀 동안 궁에 들어가 의논하신다니까, 그 틈에 겨우 빠져나온 거예요.”검은 눈동자가 반짝이며 기대와 간절함으로 가득 찼다. 오래 갇혀 있던 새가 하늘로 날아오르고 싶어 안달이 난 듯한 모습이었다.“연아 언니, 우리 백마사에 놀러 가요!”그녀는 주연아
그해 그녀는 혼인한 지 몇 해가 지나도록 아이를 갖지 못했다. 마을에서는 아이를 부르려면 인연이 될 아이를 먼저 들여야 한다고들 했다. 그래서 그녀는 왕 과부에게서 단비영을 데려와 품에 안았다. 단비영이 세 살이 되던 해, 그녀는 마침내 제 몸으로 아이를 낳았다. 그것도 아들이었다.맹서강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앞으로 몇 년은 돌아오지 못 할테니 이번 기회에 다녀오는 것이 옳다.”단비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예, 신이 곧 가겠습니다.”“이제 우리는 같은 품계라니깐.”“그렇다 해도 대인과 주 대인이 아니었다면 저는
주종현이 경사아문을 나설 때쯤, 차윤서는 여전히 길가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개미를 몇 번이나 세었는지도 모를 정도였다.“종현!”그가 손에 들고 있던 참깨빵을 휙 던져 주며 말했다.“몇 번을 불러도 안 나오길래 아문에 뿌리내린 줄 알았네.”주종현이 힐끗 그를 보았다.“할 말 있으면 바로 하시게.”차윤서가 씩 웃었다.“역시 자네라니까. 말이 통해. 이제 경사아문뿐 아니라 금위군 전체가 다 자네 손안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나? 그러니 사람 하나 들이는 것쯤은 일도 아니겠지.”주종현은 빵을 한 입 베어 물
“류영?”마차 안에는 단 한 사람만 타고 있었다. 지금은 진국공부의 일등 여사(女使)가 된 바로 그 류영였다.류영은 입가에 얕은 미소를 걸었다.“셋째 마님께서는 제가 지금 진국공부에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하셨겠지요. 후부를 떠났다고 끝일까요? 저는 더 나은 곳으로 왔을 뿐입니다.”주온청의 얼굴이 굳어졌다.“그럼 네가 여기 있는 걸 맹 가 사람들에게 말해도 되겠네.”류영은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이미 전부 사실대로 말씀드렸어요. 헌데 아가씨께서 저를 내치지 않으셨으니 저는 떠나지 않은 겁니다. 셋째 마님이야말로 자기 일
곽방은 정찰에 가장 능한 수하를 붙여 류영의 뒤를 밟게 했다.맹서강의 몸은 이제 눈에 띄게 호전되었고 머지않아 다시 정현으로 떠날 참이었다.황제가 친히 진국공부를 찾던 그날, 그와 맹 장군이 황제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날 이후 그는 눈에 띄게 차분해졌다. 말수도 부쩍 줄었고 표정에는 쓸데없는 날이 서지 않았다.하지만 관직만큼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여전히 칠품 현령.공후가의 사람들 가운데 그보다 낮은 벼슬을 가진 이는 없다며 온 경성이 수군거렸다. 맹서강은 그런 시선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는 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