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부 대옥.주종현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불찰친왕이 도주한 것이다.모두가 그가 경사아문에 갇혀 있다고 믿고 있었지만 실상 그는 비밀리에 형부 대옥에 수감되어 있었다. 이 사실을 아는 이는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형부상서 종 대인은 이마의 땀을 훔치며 울상이 되었다.“주 대인, 불찰을 지키던 이들은 모두 금위의 고수들이었습니다. 이 일을 제 한 사람의 과오로 돌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주종현은 이를 악문 채, 흠집 하나 없는 자물쇠를 노려보았다.“종 대인, 지금 누구의 잘못을 따질 때입니까? 폐하의 노여움을 어떻게 감당할지부터 생각하셔야지요.”종 대인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형부 대옥에는 싸움의 흔적도, 파괴된 자취도 없었다. 옥졸과 호위, 심지어 죄수들까지 전부 약에 취해 쓰러져 있었다.이토록 감쪽같은 탈옥. 형부 대옥을 속속들이 아는 자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했다.불찰의 탈옥이 한 사람의 책임일 수는 없었지만 그 자신은 무사하지 못하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황성, 근정전.대전 안에는 숨소리만이 맴돌았다.종 대인은 땅에 엎드린 채 감히 숨도 크게 쉬지 못했다. 폐하는 늘 희로를 드러내지 않는 군주였다. 그러나 오늘의 얼굴은 그 누구도 본 적 없는 분노로 일그러져 있었다.불찰은 형부의 모든 죄수를 합친 것보다 더 중요한 인물이었다. 그런 자가 눈앞에서 사라졌으니, 오늘 그는 온전한 몸으로 이 전을 나서지 못할지도 모른다.어좌 앞에 놓인 폐하의 두 손이 주먹으로 꽉 쥐어졌다. 눈동자 속의 분노가 전 안의 신하들을 태워버릴 듯 타올랐다.그는 수년간 밤을 지새우며 정사를 돌보았다. 태후와 진 각로의 전횡을 무너뜨리고 진씨에게 맡긴 개혁안도 막 시행에 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아란 공주 역시 자신과 아이를 위해 한 번 싸우려 했다.모든 것이 마침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와중에 불찰이 달아났다.그런데 자기한테 올라온 보고는 과연 어떤 것이었나? 밥을 나르던 관차 하나가 은 몇 십 냥에 넘어가 옥사 전체에 약을 풀었다고?조금만 더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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