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안은 숨이 멎은 듯 고요했다.그 한가운데서 맹시은은 여전히 등을 곧게 세운 채 서 있었다. 표정은 담담했고 조금 전 돌을 깨뜨리듯 터뜨린 말이 정말 그녀의 입에서 나온 것인지조차 느껴지지 않을 만큼 차분했다. 그녀의 시선은 한 치도 흔들리지 않았다.주씨 큰 마님에게 예를 갖춰 인사한 뒤, 망설임 없이 송학당을 나섰다.겉으로 웃으며 비위를 맞추느니 차라리 고개를 들고 서 있는 쪽을 택했다.잠잠한 공기 속에서 누군가 먼저 숨을 들이켰다. 이내 수군거림이 물결처럼 번져갔다.“저 맹 아가씨, 정말… 담이 크네.”“담만 큰 게 아니지. 그 기세를 봤는가? 밖에서 떠돌았던 사람 같지가 않네. 타고난 귀녀야.”“외조부가 서북을 지키는 맹 노장군이지 않나. 중병을 쥔 집안인데 뭐가 두렵겠는가.”찬탄과 경계가 뒤섞인 말들이 촘촘히 송하윤의 귀에 꽂혔다.그녀의 얼굴이 붉어졌다가 창백해졌다. 사람들 앞에서 껍질이 벗겨진 듯, 체면만 남은 채 서 있는 기분이었다.영국공부는 온통 북적였다. 마당에도 어른들을 따라온 젊은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그때, 짙은 청회색 연꽃무늬 겹옷을 입은 젊은 부인이 미소를 머금고 다가왔다. 손에는 따뜻한 차 한 잔이 들려 있었다.“맹 아가씨, 오래 서 계셨으니 피곤하시겠어요. 차 한 모금 하시지요.”호부시랑 댁 이씨 부인이었다. 언제나 바람의 방향을 잘 읽는 사람.맹시은은 그녀를 알아보고 고개를 살짝 숙였다. 찻잔을 받았지만 입에 대지는 않았다.“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이씨 부인.”이씨 부인은 더욱 다정하게 웃었다.“아이고, 제가 실수했네요. 이젠 세자 부인이라 불러야겠지요. 장차 영국공부에 시집오셔서 종현 세자와 금슬 좋게 지내시면, 그야말로 날개를 단 호랑이가 아니겠습니까? 부러울 따름입니다.”맹시은의 뒤에는 점점 세를 넓혀가는 진국공부가 있었고 그 뒤에는 중병을 쥔 맹 노장군이 서 있었다. 황제조차 감히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존재였다.출신이 어쩌니, 소문이 어떠니 하는 말들은, 절대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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