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찬 씨, 이 술을 제가 대신 마셔줘도 될까요?”송여준은 신경찬의 의견을 묻는 듯이 질문했지만 사실은 거절은 용납하지 않는다는 듯이 강압적인 어투로 말했다. 그리고 그의 미소에서 냉기가 느껴졌다.유하늘은 송여준이 신경찬과는 절대 갈등을 빚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는 걸 떠올렸다.신씨 가문과 송씨 가문은 상당히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하나의 작은 문제가 큰 문제로 번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신경찬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긴장했다.그는 침을 꿀꺽 삼켰다.송여준이 평소 그의 체면을 생각해 주는 것처럼 신경찬 역시 송여준과 갈등을 빚고 싶지 않았다.두 가문은 한창 협력 중인 데다가 사업적으로 많이 엮여 있는 터라 만약 신경찬이 송여준의 심기를 건드린다면 신경찬의 아버지가 신경찬을 가만두지 않으려고 할 수도 있었다.그런 생각이 들자 신경찬은 조금 겁이 났다.그는 권아람을 이렇게 놔주기는 싫었으나 어쩔 수 없이 일단 한발 물러섰다.“대표님, 화 푸세요. 전 그냥 권아람 씨에게 밥을 한 끼 대접하고 싶었던 것뿐이니까요. 권아람 씨가 원하지 않는다면 저도 강요하지 않을게요. 그리고 저도 송여준 씨 체면도 생각해 드려야 하니까요.”송여준은 눈을 가늘게 뜨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신경찬은 웃으면서 은근슬쩍 넘어가려고 했다.그런데 그가 몸을 돌리며 자리를 뜨려는 순간 홍이수가 몰래 다리를 뻗었고, 신경찬은 그의 발에 걸려 앞으로 풀썩 고꾸라지게 되었다. 그는 바닥에 넘어지는 순간 앓는 소리를 냈는데 상당히 아픈 듯했다.송여준은 경고 어린 눈빛으로 차갑게 홍이수를 바라보았다.홍이수는 마치 그제야 이성을 되찾은 척, 그제야 신경찬이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인 걸 떠올린 것처럼 애절한 눈빛으로 송여준을 바라보았다.“여준아, 도와줘.”송여준은 어쩔 수 없이 홍이수가 서 있던 자리에 대신 서서 신경찬을 내려다보았고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조금 전 발을 뻗은 사람이 홍이수가 아니라 자신인 것처럼 연기했다.송여준은 눈썹을 치켜올렸다.“신 대표님,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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