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차가 호텔 앞에 멈춰 섰다.유하늘이 차에서 내리며 가보려는데 임세빈이 따라서 나왔다.“참, 깜빡하고 얘기 못 한 게 있어요. 그 약은 아침저녁으로 한 번씩 먹으면 돼요. 공복에 먹으면 절대 안 돼요.”유하늘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등 뒤에서 싸늘한 시선이 느껴졌다.유하늘은 그런 시선에 늘 민감했다. 고개를 돌리니 멀지 않은 곳, 송여준이 사람들 틈 사이에서 서늘한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유하늘은 그의 싸늘한 시선에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다음 순간, 송여준이 그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그는 유하늘을 자신의 곁으로 끌어당기며 조용히 임세빈을 바라보았다.“하늘아, 네 친구분이셔? 나한테 소개 안 해줄 거야?”송여준의 눈빛에서 경계와 의구심이 보였다.임세빈은 그에게서 적개심을 느꼈다.같은 남자로서 임세빈은 송여준의 행동이 뭘 의미하는지를 알았기에 눈을 가늘게 뜨면서 도발적으로 송여준을 바라보았다.그는 유하늘에게서 그녀의 집안 상황에 대해 전해 들었었다.남편은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고 혼인신고를 한 척 그녀를 속였다. 게다가 유하늘이 아이를 낳았는데도 그녀와 결혼하지 않으려고 했다.임세빈은 송여준이 유하늘의 남편이라는 걸 눈치채고 언짢아했으나 먼저 웃으면서 말을 건넸다.“저는 하늘 씨 친구 임세빈이라고 합니다.”그 이름을 듣더니 송여준은 눈을 가늘게 떴다.“당신이었군요.”“저를 아세요?”임세빈이 되묻자 송여준은 차갑게 코웃음 쳤다.“아니요. 제가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사람을 신경 쓸 필요는 없잖아요.”“그렇겠죠. 저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니까요. 저는 송여준 씨처럼 성공한 사업가도 아니고, 훌륭한 남편도 아니죠. 송여준 씨는 심지어 아내가 고생하는 게 싫어서 이렇게 아내를 좋은 호텔에서 머무르게 하잖아요.”임세빈의 말을 들으면 누구든 그가 송여준을 조롱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송여준의 표정이 차가웠다. 그가 입을 열려는데 유하늘이 그의 말허리를 자르며 냉담하게 말했다.“나 피곤해.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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