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91화

Author: 강맹아
이담이 전화를 받자마자 전화 건너편에서 이윤경의 가슴을 찢는 듯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하빈이가... 큰일 났어!]

이담은 순간 굳어버렸다.

일순 머릿속이 백지처럼 텅 비면서 귀에서 웅 소리가 울렸다.

이담은 헐레벌떡 경성병원 응급실로 직행했다. 이윤경은 그 시각 벤치에 앉아서 무너질 것처럼 통곡했고, 심민철은 심각한 표정으로 옆에 서 있었다.

고작 며칠 만인데도 심민철의 귀밑머리가 새하얘져서 열 살은 더 나이가 들어 보였다.

이담은 얼른 지나가는 간호사를 붙잡고 물었다.

“응급실 상황은 어떻죠?”

“환자분이 구타로 두개골에 금이 갔고 뇌출혈로 쇼크가 왔어요. 지금 류 선생님이 수술 중이세요.”

구타...

구치소에서 구타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간호사를 잡았던 손을 놓은 이담은 그 자리에 멍하니 굳어진 채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는 헐레벌떡 수술실로 뛰어 들어갔다.

수술실에 있던 집도의 류이안은 아무 말이 없다가 안으로 들어온 사람을 확인하자마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놓자, 비로소 내가 사랑을 알았다   제570화

    이담이 집으로 돌아온 건 밤 9시 반이었다.얼굴이 붉어진 채 서둘러 계단을 올라가다가 복도에서 권은석과 마주쳤다.“이담아, 왜 이렇게 늦었어?”딸이 이렇게 늦게 들어오는 건 처음이라 권은석도 걱정스러운 듯이 물었다.“친구랑 밖에서 야식 좀 먹고 왔어요.”이담은 괜히 뺨을 긁적였다.“아빠는 아직 안 주무셨어요?”“잠이 안 와서.”권은석은 별다른 추궁 없이 대답했다.“아래층 내려가서 차나 한잔 마시려고. 차를 안 마시면 영 개운하지가 않네.”이담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이 밤에 차를 드신다고요?”“괜찮아.”권은석이 웃었다.“아빠는 이제 차 마셔도 잘 자.”그 말을 남기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이담은 아버지에게 뭔가 걱정거리가 생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물어봐도 쉽게 말해줄 것 같지 않았다.‘내일 오빠한테 물어봐야겠다.’...다음 날 아침.권은석은 일찍부터 운동을 하러 나갔고, 식탁에는 이담과 은호만 남아 있었다.“오빠, 요즘 아빠한테 무슨 골치 아픈 일이라도 있어요?”은호는 빵 한 조각을 집어서 소스에 찍으며 물었다.“갑자기 왜?”“어젯밤에 들어왔을 때, 아빠가 계속 뭔가 고민하시는 것 같아서요.”이담이 잠시 뜸을 들였다.“좀 걱정이 돼서요.”은호는 뭔가 떠오른 듯 피식 웃었다.“딱히 골치 아픈 일은 아닐 거야. 굳이 있다면...”은호의 시선이 이담에게 고정됐다.“너 때문이지.”이담이 자신을 가리켰다.“저요?”“아빠는 하진혁이 진 선생이라는 걸 모르잖아. 그런데 할아버지는 너랑 진 선생을 어떻게든 이어주려고 하시고.”“요즘 유난히 주씨 집안과 관계를 단단히 묶으려고 하시는데,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어.”이담은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할아버지 권주혁에게는 이해득실이 늘 가족보다 중요해 보였다.그런데 권주연이 죽던 날, 그의 얼굴에는 순간적으로 깊은 슬픔이 스쳤다.구윤슬과 권서안의 불륜이 밝혀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정말 아들에게 아무런 정도 없었다면, 진작에 권서안을 집안에서 내쳤을 것이

  • 놓자, 비로소 내가 사랑을 알았다   제569화

    이담은 턱을 살짝 들어 올렸다.조금도 거리낄 게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응.”진혁의 눈꼬리에 웃음이 더욱 짙어졌다.“좋아.”하지만 차가 한참 달리고 나자, 이담은 슬슬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내가 괜히 직접 만들어주는 걸 먹고 싶다고 한 거 아닌가? 이거 완전히 내 발로 기어들어온 꼴이잖아!’‘안 되겠다. 밥만 먹고 바로 나와야겠어.’어차피 오늘 자고 갈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다.진혁은 곁눈질로 이담을 흘끗 바라봤다.혼자 심각한 얼굴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자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이미 제 발로 들어온 이상 후회할 기회를 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호텔 스위트룸에 도착한 이담은 진혁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현관에 선 채 물었다.“주방에 먹을 거 있어?”진혁은 입고 있던 트렌치코트를 벗어서 옷걸이에 걸었다.이어 셔츠 소매 단추를 풀면서 대답했다.“다 있어.”“그럼 당신이 해주는 대로 먹을게.”이담은 넓은 거실로 걸어갔다.가방을 소파 위에 내려놓고 통유리창 너머를 바라봤다.시야가 탁 트여 있었다.가까이 늘어선 고층 빌딩들부터, 멀리 보이는 산과 외곽 지역의 풍경까지 한눈에 다 들어왔다.진혁은 손목시계까지 벗어두고 주방으로 향했다.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냉장고를 열었다.안에는 각종 식재료가 가득했다.신선한 유기농 채소부터 최고급 와규까지 빠진 게 없었다.누가 봐도 미리 준비해 둔 것들이었다.이담은 슬쩍 주방 쪽을 바라봤다.눈가에 살짝 웃음이 스쳤다.‘역시 남자는 부려먹어야 제맛이지.’얼마 지나지 않아서, 주방에서는 물 흐르는 소리와 칼로 재료를 써는 경쾌한 소리가 들려왔다.진혁의 손놀림은 능숙하면서도 여유로웠다.진혁이 요리하는 모습을 처음 보는 건 아니었다.예전에도 몇 번 본 적은 있었다.하지만 그때는 진혁이 요리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자연스럽게 초연을 떠올렸다.자신은 사랑받지 못하는 불쌍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빠져 있었기에, 여유롭게 그 모습을 감상할 마음도 없었다.지금은 달랐다.두 사람의

  • 놓자, 비로소 내가 사랑을 알았다   제568화

    같은 시각, 경성시.마동순이 집중 치료실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은 하동규와 이만옥은 함께 병원으로 달려왔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하동민 부부와 지연도 뒤늦게 도착했다.두 가족은 서로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사이가 얼마나 안 좋은지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였다.잠시 후 의사가 집중 치료실에서 나왔다.하동규가 곧바로 다가갔다.“제 어머니 상태는 어떻습니까?”“약물 중독입니다. 현재로서는 아직 완전히 위험한 고비를 넘긴 상태는 아닙니다.”하동규가 미간을 찌푸렸다.“약물 중독이라고요?”“병원에 입원해 계신 분이 어떻게 약물 중독이 됩니까?”의사가 차분히 설명했다.“이 부분은 명백히 저희 병원의 관리 소홀입니다. 현재 단순한 투약 실수인지, 아니면 다른 원인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즉시 알려드리겠습니다.”하동규의 얼굴이 굳어졌다.“3일 드리겠습니다. 그때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경찰에 수사를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의사 역시 할 말이 없었다.책임이 병원에 있는 만큼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의사가 떠나자 하동민이 하동규를 바라봤다.“형, 이건 명백히 병원 과실이잖아. 병원에서 책임지고 해명하게 하면 되지, 굳이 경찰까지 불러야 해? 일이 밖으로 알려지면 모양새도 안 좋잖아.”하동규가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이만옥이 헛웃음을 터뜨렸다.“결과도 아직 안 나왔는데, 경찰이 필요한지 말지까지 네가 결정해야 하니?”허미란은 곧바로 남편 편을 들었다.“형님, 동민 씨도 좋은 뜻으로 말씀드린 건데 왜 애먼 사람한테 화풀이하세요?”이만옥이 코웃음을 쳤다.“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이 일에 너희가 관련이라도 된 줄 알겠다.”그 한마디에 부부의 얼굴이 동시에 굳어졌다.특히 하동민은 더했다.혹시라도 티가 날까 두려워서, 아무렇지 않은 척 슬쩍 시선을 피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간호사가 나왔다.“보호자분들께 알려드리겠습니다. 환자분의 상태는 일단 안정됐습니다.”하동규와 이만옥의 얼굴에는 곧바로

  • 놓자, 비로소 내가 사랑을 알았다   제567화

    점심시간.이담은 민아와 함께 점심을 먹고 있었다.뒤쪽 테이블에서는 동료들이 월급날이라며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그 소리를 들은 이담이 핸드폰을 꺼내 은행 문자를 확인했다.민아가 물었다.“새언니, 월급 들어왔어요?”이담은 국을 한 숟갈 떠먹으면서 대답했다.“저 앞으로 6개월은 월급 못 받아요.”민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네? 설마 공짜로 일하는 거예요?”이담이 웃었다.“자발적인 봉사라고 해두죠.”“지훈 씨가 요즘 형편이 좀 빠듯하잖아요. 당분간은 이해해 줘요.”민아가 기가 막힌 듯 되물었다.“고지훈 씨가 금수저인데 형편이 빠듯하다고요?”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혼자 고개를 끄덕였다.“하긴... 길거리 음식점에도 가고, 옷도 맨날 입던 것만 돌려 입더라고요.”“저 진짜 파산한 게 아닐까 싶었다니까요.”이담이 고개를 들었다.“지훈 씨가 길거리 음식점 다니는 걸 민아 씨가 어떻게 알아요?”“아, 그게...”민아가 어색하게 웃었다.“저랑 그 사람이... 공교롭게도 같은 동네에 살거든요.”“집 구했어요?”민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주영 씨가 알아봐 줬어요. 월세 30만 원에 방 하나 거실 하나가 있는 집인데 꽤 괜찮아요.”“주영 씨가 누구예요?”“지훈 씨 조수로 있는 대학생 있잖아요. 사람도 꽤 괜찮아요.”이담은 이름까지는 기억하지 못했다.하지만 지훈 곁에서 조수로 일하던 대학생이라면 한 명 얼굴이 떠오르긴 했다.피부가 희고 깔끔한 인상에 안경을 썼고, 얌전하고 반듯해 보이는 남자였다.딱 봐도 아직 사회 경험이 많지 않은 대학생이었다.민아 역시 대학을 졸업한 지 몇 년 되지 않았다.또래인 만큼 이야기도 잘 통할 법했다.게다가 민아처럼 예쁘고 활발한 데다가 붙임성까지 좋은 여자라면, 따라다니는 남자도 적지 않을 터였다.다만 민아의 연애 문제까지 자신이 나서서 캐물을 일은 아니었다....한편, 통째로 대관한 고급 레스토랑.매장 안은 조용하고 한적했다.창가 자리에 앉은 진혁의 맞은편에는

  • 놓자, 비로소 내가 사랑을 알았다   제566화

    진혁이 조용히 웃었다.기분이 좋은 게 누가 봐도 티가 날 정도였다.진혁은 자연스럽게 이담을 다시 품으로 끌어안았다.턱을 머리 위에 살짝 얹고 깊게 숨을 들이마시자, 이담에게서 나는 은은한 향이 코끝으로 스며들었다.그 향만으로도 마음이 한없이 편안해졌다.“당신 옆에만 있을 수 있다면 말 잘 듣는 것쯤이야. 개가 되라고 해도 할 수 있어.”“...”잠시 후 진혁이 조심스럽게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그럼... 얼마나 늘려줄 건데?”이담은 진혁의 품 안에서 편한 자세를 잡았다.손가락으로 무심코 셔츠 단추를 만지작거리며 잠시 고민하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일단... 일주일에 하루 더.”진혁의 목소리에 아쉬움이 묻어났다.하지만 웃음기는 감출 수가 없었다.“겨우 하루? 너무 적은 거 아니야?”이담이 고개를 들어 진혁을 노려봤다.“흥정할 생각 하지 마.”진혁은 곧바로 물러섰다.“하루면 하루지.”지금은 하루라도 얻은 게 어디인가?앞으로 더 잘해서 나머지 시간도 하나씩 가져오면 될 일이었다....같은 시각, 경성병원.마동순은 병실 문을 등진 채 깊이 잠들어 있었다.문이 천천히 열렸다.흰 가운을 입은 의사 차림의 남자가 안으로 들어온 뒤, 문을 살짝 당기면서 반쯤 닫았다.병실 안의 빛도 한층 어두워졌다.남자는 발소리조차 거의 내지 않고 침대 곁으로 다가갔다.시선이 잠든 마동순의 얼굴에 머물렀다.창밖에서 희미하게 스며든 달빛 아래, 마스크 위로 드러난 두 눈에는 온기라고는 조금도 없었다.하동민이었다.하동민은 주머니에서 약병 하나를 꺼냈다.약병을 쥔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어머니, 저도 이러고 싶진 않았어요. 전부 어머니가 절 이렇게 만든 겁니다.”침대 곁으로 다가간 하동민은 들고 온 약과 테이블 위의 약을 바꿔치기했다.마동순이 깨어나지 않은 걸 확인한 뒤,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조용히 몸을 돌렸다.들어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싸늘한 기운만 남긴 채 병실을 빠져나갔다.딸깍-문이 닫히는 작은 소리마저 고요한 복도 속

  • 놓자, 비로소 내가 사랑을 알았다   제565화

    이담은 차 앞에 다다르자 창문을 가볍게 두드렸다.진혁이 바로 차 문을 열어주었다.이담이 조수석에 올라타자, 차 안에 밴 서늘한 향과 희미한 술 냄새가 동시에 느껴졌다.이담이 미간을 찌푸렸다.“술 마셨어?”“한 잔만.”진혁의 목소리는 살짝 잠겨 있었다.이담은 반쯤 마른 머리카락을 뒤로 넘겼다.“암이 나았다고 또 담배 피우는 거야?”진혁이 웃음을 터뜨렸다.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그대로 반으로 꺾었다.“안 피웠어.”“그럼 이 밤중에 잠도 안 자고 날 왜 불렀는데?”진혁의 시선이 이담의 촉촉한 머리끝에 머물렀다.“보고 싶어서. 머리도 안 말리고 나왔어?”“당신 메시지 보고...”이담은 말끝을 흐리면서 고개를 돌렸다.“이 시간까지 안 자는 사람이 이상한 거지.”진혁의 눈에 어린 웃음이 더욱 짙어졌다.몸을 기울여 이담에게 가까이 다가갔다.순식간에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좁혀졌다.“혼자 자려니 잠이 안 오더라.”진혁의 체취가 더욱 선명하게 느껴졌다.이담의 머릿속이 순간 하얗게 변했다.“술 취했네.”“내 주량 알잖아.”진혁은 이담의 눈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다.“한 잔 가지고 취할 정도는 아니야.”이담의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렸다.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혀끝으로 살짝 적셨다.그 짧은 동작 하나에 진혁의 시선이 순식간에 뜨거워졌다.가슴속이 간질거릴 만큼 참기 힘든 충동이 밀려왔다.이담의 뺨에도 서서히 열이 올랐다.진혁이 더 가까이 다가오려는 순간, 이담이 나지막이 말했다.“CCTV에 찍혀.”진혁의 목젖이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였다.이담의 얼굴에 스쳐 가는 미세한 표정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면서 대답했다.“밖에서는 안 보이는 코팅이야.”이담이 뭐라고 할 틈도 없이 진혁의 입술이 닿았다.이담의 몸이 가볍게 떨렸다.처음에는 주먹을 쥔 채 진혁의 가슴을 밀어내듯 버티고 있던 손도 어느 순간 천천히 풀렸다.이내 진혁의 가슴팍 옷자락을 가볍게 움켜쥐었다.자신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걸 느낀 진혁의 입맞춤은 조금씩 깊어졌다.

  • 놓자, 비로소 내가 사랑을 알았다   제4화

    이담의 몸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남자를 바라봤다.“내가 무안을 줬다고?”‘그러니까 지금 문초연 때문에 나를 찾아온 거야?’“문초연은 네 상사야. 아무리 그래도 사람들 앞에서 무안을 주면 안 되지.”진혁은 업무를 처리하는 듯 공적인 말투로 말했다. 그 목소리에서 부부의 정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이담은 쓰라린 마음을 애써 참으며 피식 웃었다.“집도의가 나라는 거 잊지 마. 나한테 그럴 권리도 없어?”“그러는 너야말로 잊었나 본데.”진혁은 조롱 섞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난 집도의를 교체

  • 놓자, 비로소 내가 사랑을 알았다   제3화

    진혁은 이담이 이혼을 언급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지,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이혼은 안 돼.”이담은 잠시 멍해졌다.‘이혼하기 싫어하는 게 설마...’미처 희망을 품기도 전에 남자의 말이 이어졌다.“할머니도 동의 안 하실 거야.”곧이어 쾅 하는 문소리가 이담을 현실로 끌어당겼다.이담은 그 자리에 한참 동안 서 있었다. 그 순간 솜뭉치가 가슴을 꽉 막고 있는 듯이 답답했고, 자기 생각이 얼마나 우스웠는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하진혁이 나 때문에 이혼을 거절할 리 없지...’진혁은 단지 마동순이 동의하지 않을까

  • 놓자, 비로소 내가 사랑을 알았다   제2화

    너무 놀라서 잠시 멍하니 있던 마동순이 이담과 눈을 마주쳤다.“애초에 나와 거래할 때 이런 말은 없었잖니. 왜? 후회하는 거니?”맞다. 이담은 후회하는 중이다.이담은 시큰거리는 눈을 내리깔면서 애써 눈물을 참았다.“제가 실망을 안겨드렸어요.”마동순은 깊은 눈동자로 이담을 바라보더니 한숨을 푹 내쉬었다. “됐어. 이혼하고 싶으면 이혼해. 난 기회를 줬어. 네가 진혁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이니, 이제 하씨 가문은 너한테 빚진 거 없다.”순간 처연한 미소를 지은 이담이 갈라질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감사합니다.”...그

  • 놓자, 비로소 내가 사랑을 알았다   제1화

    “심 선생, 잘 생각하고 결정한 거야? 정말 강성병원으로 가려고?”병원장 주원식은 심이담의 전근 신청서를 보고는 의아한 듯 물었다.그 순간 이담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면서, 씁쓸한 미소가 입가에 번졌다.“이미 결정했어요.”이미 마음을 굳게 먹은 듯한 이담을 보자, 주원식은 한숨을 푹 내쉬며 결국 전근 신청서에 사인했다.병원장 사무실에서 나오기 무섭게, 이담은 하진혁과 의사 가운을 입은 문초연 모자를 발견하고 걸음을 우뚝 멈췄다.세 사람은 마치 화기애애한 가족 같았다.초연은 어린 남자애의 손을 잡고 진혁과 나란히 걷고 있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