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진역이 이런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으니, 주변이 술렁이는 건 당연했다.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다가오는 지훈을 보자, 초연은 그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자신에게 다가올 거라 확신했다.하지만 먼저 인사를 건네려던 순간, 지훈은 그녀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차갑게 스쳐 지나갔다.주변의 수군거림에 초연은 쥐고 있던 샴페인 잔을 더욱 꽉 움켜쥐었다.수많은 시선이 쏠린 가운데, 이담의 곁에 멈춰 선 지훈은 그녀의 샴페인 잔을 빼앗더니 대신 주스 잔을 주면서 말했다.“술은 무슨, 주스나 마시죠.”엉겁결에 주스를 받아 든 이담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고 선생님, 이런 것까지 간섭하시는 겁니까?”“어차피 억지로 어울릴 필요도 없지 않습니까?”말을 마친 지훈이 빼앗은 샴페인을 단숨에 들이마시자, 두 눈이 휘둥그레진 이담이 다급히 손을 뻗었다.“잠깐, 그거 제 잔인데!”하지만 이미 늦었다.빈 잔을 내린 지훈이 경악한 이담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왜 그러십니까?”“아닙니다.”‘결벽증이 있는 사람에게 내가 입을 댄 잔이라는 걸 어떻게 말해.’‘알면 기겁할 텐데.’“고지훈 씨랑 저 여자, 대체 무슨 사이래?”“모르셨어요? 저분 고 교수님 제자잖아요. 고지훈 씨랑 함께 프로젝트에서 총괄을 맡은 사람이에요.”“그래 봤자 문초연 씨에 비하면 기여한 것도 딱히 없지 않아요?”“뭐, 인맥도 능력이니까 저러고 있겠죠.”이담을 깎아내리는 뒷담화에 초연의 입꼬리가 올라갔다.‘남자 덕에 이 바닥에 발을 들여놓은 주제에, 감히 나랑 비교하려고 들어?’...세미나가 한창일 무렵, 이담과 지훈은 강성시 고위 관료 두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그중 한 명인 강민준 부시장을 포함해서 두 사람 모두 눈에 띄지 않는 수수한 차림이라, 현장에 있는 기자들조차 그들의 정체를 눈치채지 못했다.두 사람이 이번 세미나에 참석한 건 오로지 고승범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서였다.잠시 이야기를 나누던 강민준이 이담을 향해 물었다.“심 선생님, 잠깐 따로 이야기를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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