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희는 붙잡혔던 손목이 욱신거릴 정도로 아팠다.하지만 눈앞의 남자에게서 풍기는 분위기만 봐도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었다.천희가 못마땅한 듯 이를 악물었다.“이담 씨, 잘 생각해 봐요. 정말 진실을 알고 싶지 않습니까?”이담은 평온한 얼굴로 대답했다.“우리 권씨 집안 일까지 신경 쓰실 필요는 없지 않나요?”“당신...”진혁이 싸늘한 시선으로 천희를 훑었다.“방금 이담 씨가 하는 말 못 들으셨습니까?”목소리에는 얼음장 같은 냉기가 뚝뚝 묻어났다.이어서 의미심장하게 한마디를 덧붙였다.“아니면 제가 직접 보내 드릴까요?”천희는 침을 꿀꺽 삼켰다.허둥지둥 차 쪽으로 뒷걸음질을 치면서도 손가락으로 진혁을 가리켰다.“너 두고 봐!”그 말을 남기고 황급히 차를 몰고 사라졌다.진혁은 이담의 등 뒤에 서서, 손가락으로 이담의 긴 머리카락을 들어 올렸다.그대로 입술 가까이 가져가면서 중얼거렸다.“나씨 집안의 저 자식, 아직도 미련을 못 버렸네.”이담이 곧바로 받아쳤다.“자기는 아닌 것처럼 말하네.”진혁이 잠시 멈칫하더니 조용히 웃었다.“난 영원히 못 버리지.”이담은 몸을 돌려 진혁을 마주 보았다.“여긴 왜 왔어?”“보고 싶어서 왔지.”순간 말문이 막히자, 이담은 이내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정말 한가한가 보네.”진혁은 웃기만 할 뿐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마침 권씨 본가에서 나오던 권은석과 권회명 역시 두 사람을 발견했다.권은석은 이담과 ‘진 선생님’이 함께 서 있는 모습을 보자,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반면 권회명은 흐뭇하게 웃었다.“은석아, 이담이랑 진 선생님이 꽤 잘 어울리지 않니?”권은석의 입꼬리가 꿈틀거렸다.“세상 어느 놈도 우리 딸한테는 부족해.”이담은 뒤를 돌아보더니 본능적으로 진혁과 거리를 벌렸다.“아빠?”권은석이 두 사람 쪽으로 다가왔다.진혁을 향한 눈빛에는 옅은 경계심이 묻어 있었다.말투가 살갑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고 있었다.“진 선생님께서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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