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놓자, 비로소 내가 사랑을 알았다: บทที่ 421 - บทที่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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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1화

순간 준영의 얼굴이 굳어졌다.잠시 후, 준영은 찻잔을 탁 내려놓으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그 아이는 제가 원해서 낳은 아이도 아니에요. 애초에 제가 인정한 적도 없어요.”“설령 제 아이라고 해도 그 아이를 이용해서 저를 협박하려는 건 소용없어요.”송지현은 순간 멈칫하다가 애써 미소를 지었다.“말이 너무 심하네. 그래도 넌 내가 어릴 때부터 지켜봐 온 아이잖아.”준영은 손수건으로 입가를 닦으며 피식 웃었다.“글쎄요. 누가 알겠어요.”준영은 곧 표정을 거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저도 볼일이 있어서요. 오늘은 같이 식사하기 어려울 것 같네요.”준영이 나가자, 송지현의 입가에 걸려 있던 미소도 서서히 사라졌다.그때 핸드폰이 울렸다.전화를 받자 상대방이 난처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번 일은 아무래도 제가 도와드리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위에서 이번 사건을 철저하게 들여다보고 있어서요.]송지현은 미간을 찌푸렸다.하지만 끝까지 억지로 부탁하지는 않았다.“알겠어요. 다른 방법을 찾아보죠.”다음 날.수술을 마친 초연은 1인실로 옮겨졌다.마취에서 깨어나기 직전, 희미한 의식 속에서 병실 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어렴풋이 들을 수 있었다.송지현이 사복 경찰에게 뭔가를 설명한 뒤, 10분 동안 면회할 수 있는 허락을 받아낸 것이었다.그녀가 병실 안으로 들어섰을 때 초연도 천천히 눈을 떴다.송지현은 보호자용 의자에 앉았다.사복 경찰이 문을 닫고 나서야 비로소 입을 열었다.“미안해. 요 며칠 일이 좀 있었어. 전화도 내 비서가 대신 받았는데, 네 전화인 줄 몰라서 나한테 말하지 않았더라고.”초연은 처음부터 그 말이 핑계라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굳이 따지진 않았다.이제는 풀려날 거라는 기대마저 잃은 듯, 초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송지현을 바라봤다.“그런데 여기는 왜 온 거예요?”송지현은 목소리를 낮췄다.“다친 곳이 다 나은 뒤에 그대로 죄를 인정하고 감옥에 들어갈 생각이야?”초연은 코웃음을 쳤다.“이제 저를 구해줄 거라는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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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화

멍하니 있던 초연이 곧 정신을 차리더니 코웃음을 쳤다.“마치 절 구해줄 수 있는 것처럼 말하네요.”송지현이 그녀에게 바짝 다가왔다.“내가 직접 널 빼내줄 수는 없어. 하지만 정신감정 결과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않을까?”초연이 고개를 들자 송지현과 시선이 마주쳤다.송지현은 다시 거리를 두며 자세를 바로잡았다.“내가 도와줄지 말지는 네가 직접 결정해.”“조건이 있겠죠?”초연이 송지현을 바라봤다.“아무 이유 없이 저를 도와줄 리는 없잖아요.”송지현의 붉은 입술이 살짝 올라갔다.“물론 조건이 하나 있지.”...진혁은 호텔 서재에서 서류 하나를 작성하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주원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무슨 일이야?”[준희가 요즘 계속 엄마를 찾고 있어. 엄마를 못 본 지도 벌써 반년은 된 것 같고.]진혁의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멈췄다.준희를 하씨 집안에서 치료받게 한 뒤로는 그 아이에게 거의 신경 쓰지 않았다.특히 초연이 저지른 일을 알게 된 뒤로는 아예 준희를 만나지도 않았다.진혁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주원이 말을 이었다.[애초에 준희를 하씨 집안으로 데려오겠다고 고집한 것도 너였잖아. 그때는 마음이 약해져서 그렇게까지 하더니, 이제 와서는 모른 척할 거야?][아직 어린애잖아. 엄마가 아무리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 아이한테는 엄마야. 준희는 결국 그 여자 아들이잖아.]진혁은 결국 입을 열었다.“준희는 어때?”[잘 먹고 잘 지내. 키도 많이 컸고 예전보다 살도 좀 붙었어.]주원이 혀를 찼다.[가끔 정말로 문초연의 친아들이 맞나 싶다니까. 먹고살 걱정도 없는 사람이 아이를 영양실조에 걸리게 만드는 건 처음 봤어.][그래도 준희는 문초연 아들이잖아. 다시 문초연의 곁으로 보내면 편하게 지내기는 힘들 것 같고.][그렇다고 계속 하씨 집안에 두면 네가 남의 아이를 키우는 셈인데, 제수씨가 좋아할 리도 없잖아?]진혁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시선은 여전히 화면에 머물러 있었다.“이미 입양하겠다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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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몇 걸음 가던 진혁이 문득 멈춰 서더니 뒤를 돌아봤다.그 자리에 멈춰 서 있는 이담을 바라보면서 진혁이 입을 열었다.“왜 그래?”이담은 시선을 거두면서 다시 돌아섰다.“아무것도 아니야. 방 안에 있으니까 안 추워.”진혁의 말에 대한 대답인 셈이었다.더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그대로 문밖으로 나갔다.진혁은 문 뒤로 사라지는 이담의 모습을 바라봤다.그러고는 꽉 쥐고 있던 손에 힘을 풀었다.‘내가 정말 이담을 다른 사람에게 내줄 수 있을까?’진혁은 하루에도 몇 번씩 같은 생각을 했다....정우가 고른 회식 장소는 작은 정원이 딸린 야외 식당이었다.소규모로 운영되는 곳이라 단골손님만 받는 식당이었다.정우는 아는 사람이 워낙 많았고, 마침 식당 주인과도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그래서 이곳을 회식 장소로 정한 것이었다.이담이 정원 안으로 들어서자, 식탁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그녀를 바라봤다.이담은 순간 멈칫했다.정우를 제외하면 아는 사람은 두세 명뿐이었다.나머지 네 명은 다른 과에서 온 사람들인지 모두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이담은 조금 어색한 얼굴로 서 있었다.정우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그녀를 맞이했다.“심 선생님, 기다리고 있었어요. 얼른 와요!”“네.”이담이 빈자리를 찾아 앉자, 진단검사의학과 의사가 정우를 바라봤다.“정말 외과 선생님이에요?”정우가 눈살을 찌푸렸다.“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우리 외과에는 미녀가 없다는 말이에요?”상대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미녀들이 전부 외과에 있으면 뭐 해요. 차라리 우리 검사실로 오는 게 낫지.”“됐거든요. 미녀가 검사실에서 일하면 금방 다크서클 생길 걸요?”순간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다.서로 오래 알고 지낸 사이인지 분위기도 무척 편안했다.“여러분, 꼬치 나왔어요.”여자 주인이 꼬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이담은 그 목소리가 어딘가 익숙하게 느껴져서 고개를 돌렸다.상대도 이담을 알아봤다.“어머, 이담 씨?”이담은 눈을 크게 떴다.“민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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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효령이 정우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일 끝내고 올게.”그러고는 모두를 향해 말했다.“먹고 싶은 거 있으면 불러요.”효령이 안으로 들어가자, 이담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안으로 들어갔다.지훈의 시선이 이담의 뒷모습을 따라갔다.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눈빛이었다.효령은 카운터에서 잔을 닦고 있었다.안에는 효령만 남아 있었다.바깥의 시끌벅적한 분위기와는 전혀 달랐다.그때 문에 달린 장식품이 흔들렸다.고개를 든 효령은 이담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요즘 상태는 어때요? 더 심해지진 않았죠?”이담은 시선을 내렸다.“심해지진 않았어요.”효령이 희미하게 웃었다.“그럼 다행이네요. 지금 상태가 잘 조절되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약도 많이 먹을 필요도 없고, 몸에 나타나는 부작용도 심하지 않을 테고요.”이담은 효령을 바라보다가 방 안을 한번 둘러봤다.“여기서 식당도 하시는 줄은 몰랐어요. 그럼 낮에는 심리 상담소는 어떻게 해요?”“상담소는 이미 문 닫았어요.”이담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문을 닫았어요?”효령은 깨끗하게 닦은 잔을 선반에 올려놓았다.“심리상담사로 7년이나 일했는데, 어느 순간 제 마음까지 지쳐 버린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문을 닫았어요.”이담은 더 묻지 않았다.그때 문에 달린 장식품이 다시 흔들렸다.이담이 뒤를 돌아보니 지훈이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효령이 테이블에 손을 올린 채 웃었다.“오랜만이네. 뭐 마실래?”“테킬라 한 잔.”“입맛은 여전하네. 올 때마다 꼭 그것만 시키더라.”효령이 돌아서서 술을 꺼내자, 지훈이 다시 입을 열었다.“이 사람한테는 음료 하나 줘.”효령이 두 사람을 바라봤다.이담이 멈칫했다.“밖에 술도 있는데...”“술은 조금만 마셔요. 몸에 안 좋으니까.”“그럼 고 선생님은요?”지훈이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난 남자잖아요.”효령이 피식 웃었다.“둘이 사귀는 사이야?”“아니에요.”“아직은.”두 사람이 동시에 다르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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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밤이 깊어질 무렵,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정리하고 돌아가려고 할 때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가게 안에서 차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남은 사람은 서너 명뿐이었다.“지훈아, 나 먼저 갈게. 심 선생님 잘 모셔다드려.”마침 정우의 차가 도착했다.정우는 떠나면서도 이담을 지훈에게 맡기는 말을 잊지 않았다.결국 남은 사람은 이담과 지훈 둘뿐이었다.지훈이 이담을 돌아봤다.“아까 저한테 물어보려던 거 있죠?”이담은 순간 멈칫했다.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고 선생님, 어릴 때 납치당한 적이 있어요?”“민효령이 무슨 말이라도 했어요?”이담은 대답하지 않았다.지훈은 그녀의 표정만 보고도 무슨 말을 들었는지 알아차린 듯했다.그리고 조금 난처한 듯 웃었다.“전 심 선생님이 직접 기억해낼 줄 알았는데.”“정말 고 선생님이었어요?”이담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바라봤다.“그런데 그때 뉴스에서는...”“생존자가 두 명이라고만 나왔죠.”지훈이 이담의 말을 끊으면서 웃었다.“집안 어른들이 체면 때문에 공개하지 않은 거예요.”“고씨 집안의 자제가 납치됐다는 소문이 퍼지면 좋을 게 없으니까요.”이담은 지훈을 바라보면서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비 때문에 밤공기가 더욱 차가워졌다.이담은 무의식적으로 팔을 문질렀다.그 모습을 본 지훈이 들고 있던 겉옷을 벗어 그녀의 어깨에 걸쳐줬다.이담은 순간 흠칫하면서 머릿속이 잠시 하얗게 변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지훈의 행동이 싫지는 않았다.지훈은 무턱대고 다가오는 사람이 아니었다.선을 지킬 줄 알았고, 그 거리감도 적당했다.그래서 불편하지 않았다.“겉옷은 세탁해서 돌려줘요.”지훈이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빌린 옷이거든요.”이담은 자신이 걸친 효령의 겉옷을 내려다봤다.“민 선생님 옷이에요? 언제 빌렸어요?”“나오기 전에요.”이담이 대답하려던 순간이었다.문득 빗속의 검은 그림자가 시야에 들어왔다.이담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빗줄기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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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이담은 아래층에서 한참을 기다린 끝에 겨우 택시 한 대를 잡았다.기사가 뒤를 돌아 물었다.“어디로 모실까요?”이담은 잠시 고민했다.이 시간에 지원에게 연락해서 폐를 끼치기도 미안했다.결국 원래 살던 집으로 가기로 했다.“서원 오피스텔로 가주세요.”...다음 날.외출하려던 지훈은 우연히 이담의 집 앞에 놓인 쓰레기봉투 두 개를 발견했다.현관 앞까지 다가간 지훈은 잠시 망설이다 초인종을 눌렀다.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렸다.이담이었다.막 잠에서 깬 듯 머리는 대충 묶었고, 눈에는 수면안대까지 하고 있었다.몸에는 헐렁한 연한 노란색 잠옷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이런 이담의 모습은 지훈도 처음이었다.이담은 지훈을 보자 잠이 확 깼다.“고 선생님, 좋은 아침이에요.”“언제 돌아왔어요?”“어, 어젯밤에요.”이담을 가만히 바라보던 지훈이 뭔가 짐작한 듯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두 사람 싸웠어요?”이담은 고개를 저었다.“안 싸웠어요.”지훈은 눈을 가늘게 떴지만 더 묻지는 않았다.“오늘 수술 있잖아요. 늦지 마요.”이담은 서둘러 준비한 뒤 간신히 시간에 맞춰 병원에 도착했다.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관리사무소에서 전화가 걸려왔다.건물을 다른 사람에게 임대할 생각이 있냐는 연락이었다.처음부터 입주율이 높지 않았던 건물이라 이담과 지훈을 제외하면 다른 층은 아직 비어 있었다.이담은 순간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왜 저한테 물어보세요?”[하 대표님께서 건물 명의를 사모님 앞으로 넘기셨잖아요. 모르고 계셨어요?]이담의 발걸음이 멈췄다.입으로는 대답하고 있었지만 머릿속은 이미 하얗게 변했다.통화를 끝낸 이담은 핸드폰 연락처에서 진혁의 번호를 찾아냈다.전화를 걸어서 물어보려고 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전원이 꺼져 있습니다.]진혁은 평소 핸드폰을 끄는 사람이 아니었다.그제야 이담은 진혁이 자신을 차단했다는 걸 알아차렸다.이담의 마음이 복잡해졌다.화가 난 건지, 어이가 없는 건지 알 수 없었다.분명 자신이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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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소씨 집안의 도움이 필요하다니, 그게 무슨 뜻이에요?”몇 초 동안 멍하니 있던 지원은 곧 그 말의 의미를 알아차렸다.방민호가 경호원에게 지원을 데려가라고 손짓하자, 지원이 다급하게 말했다.“부모님이 아직 기다리고 계신데...”말이 끝나기도 전에 뒷목에 강한 통증이 느껴지면서 지원은 의식을 잃었다.쓰러진 지원을 경호원이 재빨리 받아냈다.그때 송지현이 안으로 들어왔다.“소씨 집안에서 당신 속셈을 알게 되면 이 결혼에 동의할 것 같아?”방민호가 피식 웃으며 그녀를 돌아봤다.“왜? 가서 말하기라도 하게?”“말해서 내가 얻는 게 뭔데?”송지현은 지원의 곁으로 다가갔다.“사람을 기절시켜 놓고 어떻게 호텔 밖으로 데리고 나가려고요?”“결국 내 도움이 필요하잖아?”방민호는 웃기만 할 뿐 대답하지 않았다.송지현이 지원을 데리고 나간 뒤 방민호는 다시 식당으로 돌아갔다.마침 신유리가 딸에게 전화를 걸려고 하고 있었다.방민호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말했다.“지원이가 조금 전에 먼저 돌아가겠다고 하더군요.”소준우가 순간 당황했다.“벌써 갔어요?”“애가 바쁘잖아요. 부모가 이해해 줘야죠.”방민호는 자리에 앉아 테이블 위에 놓인 손수건으로 손을 닦았다.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말을 이었다.“그리고 결혼 말인데요. 제가 방금 지원이한테 생각을 물어봤습니다.”“날짜는 저희가 정하면 된다고 하더군요.”“이제 좋은 날을 하나 골라보는 게 어떻겠습니까?”준영이 술을 마시다 말고 손을 멈췄다.아무렇지 않은 척 아버지를 바라봤다.소준우와 신유리도 서로의 얼굴을 바라봤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결혼 이야기를 꺼내는 것조차 싫어하던 딸이 갑자기 마음을 바꿨다는 게 쉽게 믿기지 않았다.“사돈, 혹시 다른 걱정이라도 있으신 겁니까?”소준우는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저었다.이미 두 집안의 혼사가 정해진 상황이었다.조금 일찍 결혼하든 늦게 하든 크게 다를 것도 없었다.“지원이도 동의했다면 다음 달에 아이들을 결혼시키는 건 어떻겠습니까?”방민호는 말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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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이담은 시선을 거두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내려가려고요.”유미가 진혁을 바라봤다.진혁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유미도 더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까지 이담은 고개도 들지 않았다.그 깊고 무거운 시선조차 애써 피했다.이담은 엘리베이터 앞에 잠시 서 있었다.그때 소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심 선생님!”이담이 그제야 고개를 돌렸다.“소연 씨?”“명월... 아니, 지원 언니요. 오늘 출근했어요?”“벌써 사흘째 연락도 안 되고 전화도 안 받아요. 집에도 들어오지 않고요.”소연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을 이었다.“집에서 결혼하라고 계속 재촉한다고 했잖아요. 혹시 무슨 일 생긴 건 아니겠죠?”이담은 그제야 지원을 며칠째 보지 못했다는 걸 떠올렸다.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지원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전화는 꺼져 있었다.[전원이 꺼져 있습니다.]소연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설마 정말 무슨 일 생긴 건 아니겠죠?”“소씨 집안이 지원 언니를 가둬둘 만큼 막무가내인 집안은 아닌 것 같은데...”이담도 미간을 찌푸렸다.확신할 수가 없었다.“오후에 제가 소씨 집안에 한번 가볼게요.”한편, 진혁과 유미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진혁의 굳은 얼굴과 어딘가 원망스러운 눈빛을 눈치챈 유미가 희미하게 웃었다.“보고 싶으면 그냥 찾아가면 되잖아요.”“병원까지 일부러 찾아오면서 왜 저까지 데리고 와요? 이담 씨가 질투하면 어떡해요?”진혁은 잠시 망설였다. 그러다 고개를 저었다.“이담은 질투 같은 거 안 해.”걸음을 멈춘 유미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진혁을 바라봤다.“그럼 정말 우리 오빠한테 양보할 거예요?”진혁은 대답하지 않았다.양보하고 싶었지만 정말 그렇게 해버리고 나면 자신이 후회할 것 같았다.“끝까지 가보지도 않고 벌써 포기할 생각은 아니죠?”유미가 웃으며 말했다.“우리 오빠가 이담 씨와 정말 이어지기 전까지는 아직 기회가 있잖아요.”진혁이 유미를 바라봤다.“넌 오빠를 제일 아끼잖아. 그런데 왜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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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저녁이 될 때까지 이담이 지원에게 계속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카톡을 보내도 아무 답도 없었다.아무래도 지원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았다.하지만 지원의 신분을 생각하면 정말 무슨 일이 생겼다면, 소씨 부부가 모를 리 없었다.“심 선생님, 아직도 지원 언니랑 연락이 안 돼요?”소연이 이담 곁으로 다가와 물었다.이담은 고개를 저었다.“집에도 없고 오피스텔에도 안 들어왔다는데, 대체 어디 간 걸까요?” “설마 결혼을 피하려고 도망간 건 아니겠죠? 그렇다 해도 카톡은 확인할 텐데...”소연은 나름대로 열심히 추측했다.그 순간 이담의 머릿속에 뭔가 스친 듯했다. 이담은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유하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날도 늦었으니까 먼저 들어가서 쉬어요. 소 선생님 일은 내일 사람을 통해서 알아볼게요.”“그럼 심 선생님은요?”“서류만 마무리하고 들어갈게요.”소연이 돌아간 뒤에도 이담은 계속 사무실에 남아서 일을 했다.저녁 7시가 넘어서야 비로소 병원을 나섰다.가을이 깊어지면서 강성시는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커졌다.저녁이 되자 기온이 뚝 떨어졌다.병원 밖으로 나오자 차가운 바람이 정면으로 불어왔다.이담은 무의식적으로 겉옷을 여미며 계단을 내려갔다.“이담 씨.”이담의 걸음이 멈췄다.뒤를 돌아보니 조금 떨어진 곳에 차 한 대가 세워져 있었다.운전석 창문이 천천히 내려갔다.그 안에서 인형처럼 곱고 단정한 얼굴이 모습을 드러냈다.이담은 차 쪽으로 다가갔다.“유미 씨?”그러고는 주변을 둘러봤다.“이 시간까지 어떻게 병원에 있어요?”유미가 웃었다.“이담 씨 기다렸어요.”“저를요?”“저녁 아직 안 먹었죠? 같이 먹어요.”유미의 제안에 이담은 거절하지 않았다.“네.”차가 천천히 도심을 달렸다.이담은 창밖을 바라봤다.환하게 불을 밝힌 고층 건물들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유미가 이담을 힐끗 바라봤다.“저는 이담 씨가 제 초대를 거절할 줄 알았어요.”이담은 창밖에서 시선을 거두면서 의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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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준영은 신유리의 전화를 끊고 유미를 바라봤다.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으면서 입을 열었다.“오랜만이네. 그동안 많이 컸구나.”유미가 순간 멈칫하며 뒤를 돌아봤다.“당신은... 방준영 씨?”“아직도 나를 기억하고 있네.”유미의 표정이 보기 드물게 굳어졌다.“잊기도 힘들죠. 예전에 얼마나 나를 괴롭혔는데.”준영이 희미하게 웃었다.“그게 벌써 몇 년 전인데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당신만 보면 괜히 기분 나빠지는 걸 어떡해요?”준영은 그래도 화를 내기는커녕 피식 웃었다.“부모님은 그동안 잘 지내셨어?”유미가 그를 바라봤다.“잘 지내세요. 걱정해 주셔서 고맙네요.”그러고는 이담을 돌아봤다.“가요.”준영의 곁을 지나가면서, 이담의 시선이 무심코 그의 핸드폰으로 향했다.그걸 눈치챈 준영이 뒤를 돌아봤다.“사모님, 다음에는 하 대표님도 모시고 제 결혼식에 오세요.”준영은 핸드폰을 들고 이담의 눈앞에서 가볍게 흔들어 보였다.이담은 손을 꽉 움켜쥐었다.지원의 핸드폰이 준영의 손에 있었다.그렇다면 지원도 이곳에 있는 게 분명했다.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준영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서서히 사라졌다.그러더니 곧장 룸으로 돌아갔다.지원은 룸 안에 앉아 있었다.뒤에는 경호원 두 명이 서 있었다.조금이라도 움직이면 곧바로 제압될 상황이었다.“방준영 씨, 제 핸드폰으로 부모님께 잘 있다고 연락했다고 이 일이 그냥 끝날 것 같아요?”“언젠가는 부모님도 당신들 속셈을 알게 될 거예요.”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자리에 앉은 준영이 지원의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속셈이라니요.”“결혼은 두 집안 어른들이 합의한 겁니다. 우리 집안에서 억지로 시킨 게 아니에요.”지원은 분한 표정으로 쏘아붙였다.“당신들이 우리 부모님을 속였으니까 그런 거잖아요!”준영은 술잔을 들어 천천히 흔들며 피식 웃었다.“소씨 집안 아가씨가 참 순진하네.”“소씨 집안에서 우리 집안과 결혼하려는 것도 결국 이익 때문이잖아요?”“그러니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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