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가 잠잠해진 지 이틀이 지나서야 이담은 연구소로 돌아왔다.정우가 강성시로 돌아간 뒤, 지훈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거의 매일 실험 데이터에 파묻혀 지내다 보니, 같은 팀 직원들조차 얼굴을 보기 힘들 정도였다.이담은 그동안 자리를 너무 오래 비웠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복귀하자마자 핵심 프로젝트 진행 상황부터 확인했다.두 시간쯤 자료를 정리한 뒤, 이담은 지훈의 사무실로 향했다.그런데 문 앞에 다다르자, 지훈이 프로젝터 화면에 뜬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데이터를 보면서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이담이 문을 두드렸다.고개를 들어 이담을 확인한 지훈이 들어오라는 듯 손짓했다.이담의 시선이 프로젝터 화면으로 향했다.“무슨 문제라도 생겼어요?”“신약을 다음 단계로 진행하기엔 임상에 필요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요.”지훈의 목소리에는 희미한 피로감이 묻어 있었다.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책상을 가볍게 두드리면서, 시선은 다시 빼곡한 데이터로 향했다.“앞서 진행한 실험에서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결과가 나왔어요.” “다만 인체 내 약물 대사 과정을 모사하는 과정에서 일부 주요 대사효소의 활성도가 예상과 다르게 나타났거든요.”“그 영향으로 치료 유효 농도 범위 내에서 혈중 약물 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확인됐어요.” “현 단계에서 무리하게 개발을 진행할 경우, 임상 3상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요.”이담도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한참을 생각하던 이담이 입을 열었다.“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뇌척수액 샘플을 확보해서 분석을 진행할 수 있다면, 유전자 수준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요?”지훈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담을 돌아보았다.“할 수 있겠어요?”“최선을 다해볼게요.”이담이 막 돌아서려는데 지훈이 다시 불러 세웠다.“다친 곳은 좀 어때요?”지훈도 요 며칠 인터넷에 퍼진 여론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이담을 걱정한다는 말을 꺼낼 마땅한 핑계가 없었다.자신의 걱정이 괜히 쓸데없는 오지랖처럼 보일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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