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그만해!”권주혁은 자식들이 다투던 소리를 단호하게 끊었다.눈을 감고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다시 눈을 떴다. 눈동자에 서려 있던 깊은 비통함은 어느새 더욱 날카롭고 무거운 기색으로 바뀌어 있었다.“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 누구도 섣불리 단정 짓지 마라. 회명아, 네가 제일 유능한 변호사와 탐정을 알아봐.” “한쪽으로는 경찰 조사에 협조하고, 다른 한쪽으로는 네가 직접 알아보도록 해.”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위엄과 결단이 실려 있었다.거실은 다시 무거운 침묵에 잠겼다.하지만 이번 침묵에는 팽팽한 긴장감과 보이지 않는 암류까지 뒤섞여 있었다.눈앞의 광경을 지켜보는 이담의 마음속에서는 서늘한 한기가 피어올랐다.권주연의 죽음은 마치 잔잔한 호수에 던져진 거대한 돌덩이처럼, 겉으로나마 겨우 유지되고 있던 권씨 집안의 평온을 완전히 깨뜨려 버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거실에 있던 사람들도 하나둘 흩어졌다.이담은 아버지와 오빠의 뒤를 따라 걸으면서도 온통 다른 생각에 빠져 있었다.은호가 두 번이나 불렀지만 듣지 못했고, 세 번째가 되어서야 뒤늦게 고개를 들었다.그제야 두 사람과 한참이나 거리가 벌어졌다는 걸 깨닫고 서둘러 걸음을 재촉했다.“거실에서 나온 뒤로 계속 넋이 나가 있잖아.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말해. 혼자 속으로만 끙끙 앓지 말고.”은호는 이러다 이담이 속병이라도 날까 걱정스러웠다.이담은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낮에 큰고모한테 전화가 왔었어요.”은호가 멈칫하더니 곧 미간을 찌푸렸다.“차에서 얘기하자.”남산원으로 돌아가는 차 안.이담은 낮에 권주연과 통화하며 들었던 이야기를 그대로 전했다.모든 이야기를 들은 권은석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설마 큰누나가 그 정도까지 각오했을 줄은 몰랐구나. 대체 무슨 비밀이길래 목숨까지 걸었던 걸까?”이담 역시 그게 궁금했다.“큰고모가 미용실에 저한테 줄 물건을 맡겨 두셨대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길 걸 예상하고 남긴 거라면, 아마 이번 일과 관련된 증거일
남산원.이담이 집에 돌아온 건 저녁 7시였다.거실에서는 은호와 권은석이 무언가를 의논하고 있었고, 곁에는 본가에서 온 고용인 한 명이 서 있었다.평소와 달리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를 감지한 이담은, 낮에 권주연이 남겼던 말을 떠올리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예요?”권은석은 소파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한동안 이 비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이담은 은호 곁으로 다가가서 오빠를 바라보았다.입술을 굳게 다물고 있던 은호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큰고모가... 사고를 당하셨어.”이담은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경찰은 백로호수 일대를 통제했다.호숫가에는 구경하러 몰려든 사람들만 남아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크레인이 사고 차량을 호수에서 인양했다.사고 차량은 2억 원 상당의 애스턴 마틴이었다. 권주연이 평소 자주 몰던 바로 그 차였다.현장에 몰린 사람들이 사진과 영상 등 각종 형태로 사고 소식을 온라인에 퍼뜨리면서, 순식간에 인터넷이 들끓었다.[권씨 집안 장녀 차량 호수 추락으로 사망.]관련 키워드는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그 시각, 권씨 본가.권주연에게 변고가 생기자, 권은석은 이담과 은호를 데리고 급히 본가로 돌아왔다.권주연의 딸 여름도 와 있었다.이담이 여름을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혼혈 특유의 분위기가 살짝 묻어났지만, 이목구비는 어머니를 쏙 빼닮아서 동양적인 인상이 강했다.여름은 넋을 잃은 채 소파에 주저앉아 있었다. 한바탕 오열했는지 두 눈은 새빨갛게 충혈된 채 퉁퉁 부어 있었다.그 모습을 지켜보는 이담의 마음도 저릿해졌다.이제 갓 스무 살을 넘긴 정도로 보이는데, 벌써 어머니를 잃은 끔찍한 고통을 견뎌야만 했다.거실 안의 공기는 숨이 막힐 만큼 무거웠다.상석에 앉은 권주혁은 얼굴이 잿빛으로 굳은 채 연거푸 담배만 태우고 있었다.평소 위엄이 서려 있던 두 눈에는 핏발이 잔뜩 서 있었고, 짙은 피로감까지 묻어났다.먼저 침묵을 깬 건 은호였다.“대체 멀쩡하던 큰고모가
‘설마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니겠지?’한편, 권주연은 전화를 끊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미용실에서 돌아왔다.해야 할 일을 모두 처리하고 나니 이제 아무 걱정도 없다는 듯했다.권주연은 곧장 구윤슬의 방으로 향했다.목욕 가운을 걸친 채 문을 열었던 구윤슬은, 문밖에 권주연이 서 있는 걸 본 순간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너였어?”“그럼 누구길 바랐어요? 권서안?”권주연의 말에 구윤슬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문고리를 잡은 손가락에도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구윤슬은 애써 태연한 척 옆으로 비켜섰다.“무슨 오해를 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할 말이 있으면 들어와서 얘기해.”“됐어요. 어차피 지금 고용인들도 낮잠 자고 있고 아버지도 집에 없잖아요. 어제랑 똑같네요.”권주연은 구윤슬의 표정을 무시한 채, 아직 물기가 남아 있는 목욕 가운을 힐끗 바라보았다.입가에 비웃음이 번졌다.“그렇죠. 아버지도 이제 나이가 있으니까 당신이 원하는 걸 다 맞춰주기는 힘들겠죠. 외로움을 못 견디겠으니 더 젊은 사람한테 눈을 돌린 거예요?”“권주연,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아니라고 잡아떼지 마세요.”자신이 겪은 일들이 떠오르자 권주연은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점점 더 몰아붙였다.“당신의 신음소리까지 다 들었어요. 안 부끄러워요? 의붓아들과 바람을 피워요? 당신은 양심도 없어요? 주남이는 알고 있어요?”구윤슬이 갑자기 권주연의 뺨을 거세게 때렸다.“입 다물어!”상대가 다급해진 모습을 보자 권주연은 피식 웃었다.그러고는 망설임 없이 똑같이 손을 올렸다.두 사람은 CCTV가 찍히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로 머리채까지 잡아가며 몸싸움을 벌였다.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다.그 소리에 권서안이 급히 달려왔다.두 사람이 싸우는 모습을 본 권서안은 서둘러 권주연을 잡아당겼다.“미쳤어?”권주연은 중심을 잃고 계단 아래로 넘어질 뻔했다.다행히 난간을 붙잡았다.화장이 엉망이 된 것도 신경 쓰지 않은 채, 권주연은 눈이 벌겋게 충혈된 채 두
저녁 무렵, 구윤슬과 권서안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권주혁과 함께 식사를 했다.그동안 구윤슬이 권주혁을 살뜰하게 챙기는 모습을 지켜보던 권주연은 속이 메스꺼울 지경이었다.권주혁은 권주연의 안색을 알아차렸지만 걱정하거나 위로하지는 않았다.“앞으로 이런 일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권씨 집안 장녀라면 신중하게 행동해야지.” “그때 내 말을 듣고 그놈과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은상이처럼 살고 있었겠지.”권은상은 권주혁의 뜻을 따라 관료 집안에 시집갔고, 지금은 남편 덕분에 부족함 없이 살고 있었다.권주연도 한때 후회한 적은 있었다. 순간적인 감정으로 전남편과 결혼하지만 않았어도 이혼까지 하지는 않았을 테니까.권주연은 아버지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와 관심을 바랐지만, 권주혁은 과거의 잘못만 들춰냈다.구윤슬과 권서안에게 배신당해서 이미 마음이 차갑게 식어버린 데다, 이제는 그나마 남아 있던 혈육의 정마저 완전히 사라진 것 같았다.“그렇죠. 은상이는 시집을 잘 가서 남편 덕까지 보고 있으니 딸을 변변찮은 집안에 시집보낼 필요도 없겠죠.” “그런데 저는 시댁 도움도 못 받고, 제 딸 하나도 지키지도 못하네요.”권주연의 자조 섞인 말에 권주혁의 표정이 굳어졌다.권주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곁에 있던 권서안이 부드럽게 달랬다.“큰누나, 왜 갑자기 화를 내고 그래? 아버지도 다 누나 잘되라고 하시는 말씀이잖아.”“그리고 천희가 좀 변변치 못하긴 해도, 나씨 집안에 나승준이 버티고 있는데 설마 여름이를 함부로 대하겠어?”“나씨 집안에 시집가서 아들이라도 낳으면, 나중에는 여름이 걔가 그 집안을 좌지우지할 텐데.”예전 같았으면 권서안이 이런 말을 하면 권주연은 스스로를 위안했을 것이다.하지만 오늘 낮에 있었던 일을 겪고 난 뒤였다.권주연은 차갑게 비웃었다.“네 딸이 시집가는 것도 아닌데 네가 뭘 그렇게 걱정해?”권서안이 순간 굳어버렸다.구윤슬과 슬쩍 눈을 마주쳤다.“누나, 그건 좀 심하잖아. 나도 여름이 외삼촌인데.”“가
민아는 기분 좋게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이담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그러고는 사 온 밀크티를 이담의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자, 이거 새언니 주려고 사 왔어요.”이담이 정신을 차리고 민아를 바라보았다.“며칠 일하다가 안 나올 줄 알았는데.”“아니에요! 요 며칠 이사하느라 좀 피곤해서 쉬었던 거예요.”민아가 말하다 말고 지훈의 사무실을 힐끗 쳐다보았다.평소와 달리 사무실 블라인드가 굳게 내려가 있었다.“어? 이 남자 혹시 안에 여자라도 숨겨둔 거 아니에요? 내가 가서 봐야겠어요.”“잠깐만...”이담이 미처 말릴 틈도 없이, 민아는 이미 사무실 문 앞까지 다가가 있었다.민아가 몰래 문을 살짝 열어보려던 순간, 갑자기 안쪽에서 문이 벌컥 열렸다.민아는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며 그대로 안으로 넘어졌다.진혁이 몸을 옆으로 피하자 민아는 속절없이 쓰러졌다.지훈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다가왔지만, 미처 손을 내밀기도 전에 민아는 그대로 지훈의 발밑에 납작 엎어졌다.정말 민망한 꼴이었다.이담은 이마를 짚었다.‘얘는 정말 손이 많이 가네.’지훈은 잠시 멍하니 내려다보다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내밀었던 손을 거두었다.“아직 설날도 아닌데, 이렇게 큰절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요.”민아는 정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얼른 일어난 민아가 치마에 묻은 먼지를 털면서 투덜거렸다.“누가 그렇게 눈치 없이 확 피하래...”그러다 뒤를 돌아본 순간, 귀신이라도 본 사람처럼 황급히 지훈의 등 뒤로 숨었다.진혁이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집으로 돌아간다더니?”“어차피 집에 가봤자 할 일도 없고, 괜히 폐 끼치기도 싫어서. 그냥 여기 남아서 아르바이트나 하려고.”민아가 억지로 웃으며 대답했다.“아르바이트를 한다고? 네가?”진혁이 눈을 가늘게 떴다. 민아가 어떤 성격인지 모르는 것도 아니었다.“나랑 같이 돌아가.”민아가 입술을 삐죽거렸다.“싫어.”그러고는 곧장 문밖으로 달려 나가 이담의 팔을 꼭 붙잡았다.“나 안 가. 여기
이담은 고개를 돌려 진혁을 바라보았다.“내가 권씨 집안 아가씨라는 걸 밝히면 피곤해지기만 할 테니까 싫어.”진혁은 웃기만 할 뿐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정말 명예나 명성을 좇았다면 이담은 진작 경성에서 이름을 날렸을 것이다.게다가 처음 발표했던 그 유명한 논문도 10년 동안이나 익명으로 남겨두었는데, 이런 허울뿐인 명성을 신경 쓸 리 없었다.이담을 알아갈수록 진혁은 마음이 아팠다.과거의 자신이 더 미워지기도 했다.뒤를 돌아본 이담은 진혁이 한참 뒤처져 있는 걸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쇼핑하러 온 거야?”진혁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이담의 뒤를 따랐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구경하는 중이야.”이담은 주변을 둘러보았다.복도에는 화분 몇 개가 놓여 있을 뿐이었다. 회사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화분이었다.“무슨 구경?”진혁의 시선이 이담을 향했다. 깊은 눈빛에는 묘한 감정이 어려 있었다.“당신 구경.”이담은 예상치 못한 대답에 순간 표정이 굳어버렸다. 이내 헛기침을 하면서 고개를 홱 돌렸다.“왜 저래?”그런 뒤 서둘러 걸음을 재촉했다.‘남자는 나이가 들수록 능글맞아지는 건가?’진혁은 다급해진 이담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조용히 웃었다.그 웃음에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한 홀가분함과, 다시 되찾은 이담을 소중히 여기려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두 사람이 연구실에 도착했을 때, 마침 지훈과 정면으로 마주쳤다.지훈은 비서와 데이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고개를 돌린 지훈은 먼저 이담을 바라보다가, 곧 이담 곁에 선 남자에게 시선을 옮겼다.얼굴 절반이 마스크에 가려져 있었지만, 특유의 분위기와 눈매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이담은 살짝 입술을 깨물면서 지훈에게 다가갔다.“이분은...”“소개 안 해도 알아요.”지훈이 말을 끊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평온하고 담담한 표정이었다.“방금 소장님한테 들었어요.”진혁이 살짝 웃으며 지훈 앞으로 다가갔다.“또 뵙네요.”지훈은 서류를 비서
진혁은 이담이 이혼을 언급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지,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이혼은 안 돼.”이담은 잠시 멍해졌다.‘이혼하기 싫어하는 게 설마...’미처 희망을 품기도 전에 남자의 말이 이어졌다.“할머니도 동의 안 하실 거야.”곧이어 쾅 하는 문소리가 이담을 현실로 끌어당겼다.이담은 그 자리에 한참 동안 서 있었다. 그 순간 솜뭉치가 가슴을 꽉 막고 있는 듯이 답답했고, 자기 생각이 얼마나 우스웠는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하진혁이 나 때문에 이혼을 거절할 리 없지...’진혁은 단지 마동순이 동의하지 않을까
너무 놀라서 잠시 멍하니 있던 마동순이 이담과 눈을 마주쳤다.“애초에 나와 거래할 때 이런 말은 없었잖니. 왜? 후회하는 거니?”맞다. 이담은 후회하는 중이다.이담은 시큰거리는 눈을 내리깔면서 애써 눈물을 참았다.“제가 실망을 안겨드렸어요.”마동순은 깊은 눈동자로 이담을 바라보더니 한숨을 푹 내쉬었다. “됐어. 이혼하고 싶으면 이혼해. 난 기회를 줬어. 네가 진혁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이니, 이제 하씨 가문은 너한테 빚진 거 없다.”순간 처연한 미소를 지은 이담이 갈라질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감사합니다.”...그
“심 선생, 잘 생각하고 결정한 거야? 정말 강성병원으로 가려고?”병원장 주원식은 심이담의 전근 신청서를 보고는 의아한 듯 물었다.그 순간 이담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면서, 씁쓸한 미소가 입가에 번졌다.“이미 결정했어요.”이미 마음을 굳게 먹은 듯한 이담을 보자, 주원식은 한숨을 푹 내쉬며 결국 전근 신청서에 사인했다.병원장 사무실에서 나오기 무섭게, 이담은 하진혁과 의사 가운을 입은 문초연 모자를 발견하고 걸음을 우뚝 멈췄다.세 사람은 마치 화기애애한 가족 같았다.초연은 어린 남자애의 손을 잡고 진혁과 나란히 걷고 있
너무나도 갑작스러워 이담은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이윤정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이제 심민철은 이담에게 삿대질을 하며 욕지거리를 퍼부었다.“하 서방이랑 이혼하겠다고? 꿈 깨! 어림도 없는 소리!”“하씨 가문 문턱을 아무나 넘을 수 있을 것 같아? 네가 운 좋게 하씨 가문 며느리가 된 건, 하늘이 준 운이야! 주제를 알아야지!”운?‘하긴, 나한테 운이 있기는 할까?’그저 어릴 때 진혁과 함께 어두운 시기를 이겨냈고, 모든 걸 내 걸고 그를 구해줘서 하씨 가문에서 은혜를 갚은 것뿐이다.이담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더니 눈시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