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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별이 되어 빛나리: Chapter 331 - Chapter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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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화

상대방 변호사가 차정원이었기에, 사건은 예상보다 더 까다로웠다.마침내 문밖에서 차 소리와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송태리가 황급히 달려나가 문을 열자 김지영과 송종현이 변호사를 대동하고 약간 수척해진 모습으로 문 앞에 서 있었다.“아빠! 엄마!”송태리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지며 그들 품에 안겨서 흐느꼈다.“드디어 돌아오셨네요.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요?”김지영과 송종현도 눈가가 붉어진 채 딸의 등을 두드리며 연신 위로했다.“괜찮아, 태리야. 이제 다 괜찮아졌어. 아빠 엄마 돌아왔잖니.”자세히 보니 두 사람 모두 이전보다 훨씬 수척해져 있었다.얼굴은 누렇게 떴고 눈 밑에는 짙은 다크서클이 자리 잡았다. 구치소에서 엄청 고생했나 보다.동행한 변호사는 집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몇 가지 주의사항을 간단히 전달하고는 돌아갔다.거실에 들어서자마자 김지영은 푹신한 소파에 털썩 주저앉으며 길게 한숨을 내쉬고 불평을 늘어놓았다.“아이고, 드디어 나왔네! 거긴 정말 사람이 살 곳이 못 돼! 매일 먹는 건 밍밍한 배추에 두부뿐이고 밤에는 열댓 명이 딱딱하고 좁은 침대에 빽빽하게 자서 편안하게 잠들 수가 없다니까. 더 있었다가 이 늙은 목숨도 부지하지 못했을 거야!”송종현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누가 아니래? 다행히 강우 덕에 풀려났지. 걔가 우릴 구하려고 큰 힘을 써주지 않았더라면 안에서 얼마나 더 고생했을지 몰라.”그의 말속에는 생환의 기쁨과 이강우에 대한 감격이 넘쳐흘렀다.송태리는 서둘러 눈물을 닦고 정신을 바짝 차렸다.“아빠, 엄마, 일단 가서 따뜻한 물에 샤워하고 푹 쉬세요. 나쁜 기운 모두 씻어내야죠. 저녁에 두 분 모시고 제일 좋은 레스토랑에 가서 맛있는 거 잔뜩 사드릴게요. 나름 환영 만찬이죠 뭐!”김지영과 송종현은 잔뜩 허기진 상태라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김지영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역시 우리 딸밖에 없다니까!”송종현이 이어서 제안했다.“태리야, 저녁에 강우도 불러서 함께 먹을까? 우리도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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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태리야, 강우 뭐래? 이따 저녁에 나오겠대?”김지영이 다급하게 물었다.송태리의 눈가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곧장 감추고 홀가분한 미소를 지었다.“강우 씨가 요즘 회사 일이 하도 바빠서 저녁에 또 중요한 회의가 있대요. 도저히 벗어날 수 없으니 다음에 꼭 시간 내서 엄마, 아빠 환영식을 해주겠대요.”송종현과 김지영은 그 말을 듣고 의심은커녕 오히려 기뻐하며 웃었다.“강우가 전에 우리 회사와의 몇몇 협력을 철회하긴 했어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역시 믿을 만한 아이야! 우리 태리를 엄청 신경 쓰고 우리 집안까지 중요하게 여기는 거라니까.”별장 안.송하나는 오후 낮잠에서 깨어나니 머리가 한결 맑아졌다.초인종이 울리고 택배가 하나 도착했다.상자를 열어보니 안에는 그녀가 전에 청연 마을 도예 공방에서 직접 만들고 구운 작품들이 들어 있었다.투박한 모양의 컵 하나, 그리고 뭉치를 위한 작은 접시도 있었다.아기자기한 소품들을 보자 우울했던 마음에 한 줄기 햇살이 비추는 것만 같았다.그녀는 몸을 숙여 발밑에 있는 뭉치를 안아 올리고 접시를 녀석 앞에 건넸다.“뭉치야, 봐봐. 이건 너만을 위한 새 접시야.”뭉치는 가까이 다가와 냄새를 맡았고 귀를 살짝 움직이며 제법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송하나는 접시를 깨끗하게 씻고 토끼 사료를 채워 넣었다. 아니나 다를까 뭉치가 제법 맛있게 먹어주었다.이때 휴대폰이 울렸는데 서유준에게서 온 전화였다.전화를 받자 한결같이 온화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하나야, 밖에 가서 힐링 잘하고 왔어?”“네, 오늘 막 돌아왔어요.”“교수님께서 방금 연락이 오셨는데 오늘 저녁에 다 함께 식사하자고 하시네. 아마 할 이야기가 있으신 것 같아. 저녁에 시간 돼?”송하나도 교수님을 찾아뵌 지 너무 오래돼서 흔쾌히 대답했다.“네, 시간 괜찮아요.”“알았어. 그럼 내가 자리 예약하고 이따가 주소 찍어줄게.”“네. 수고하세요, 선배.”통화를 마친 송하나는 위층에 올라가 옷을 갈아입고 외출 채비를 했다.그 시각, 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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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서유준은 장현서와 함께 걸어 들어왔다.이를 본 송하나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공손하게 인사했다.“교수님.”장현서는 손을 흔들며 온화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앉아 얼른! 오늘은 딴 사람도 없으니 너무 격식 차릴 필요 없어.”세 사람 모두 자리에 앉은 후, 서유준은 장현서와 송하나의 취향에 맞춰 몇 가지 담백한 요리를 주문했다.송하나도 세심하게 교수님께 따뜻한 차를 따라 드렸다.식사 분위기가 무척 편안하게 흘러가고 있을 때, 장현서가 서유준을 바라보며 농담 반, 진담 반의 태도로 말을 건넸다.“유준아, 오늘 너희 둘을 부른 이유는 사실 너랑 상의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야. 더 정확히 말하자면 너한테서 사람 한 명을 빌리고 싶구나.”서유준은 약간 의외라는 듯 웃으며 대답했다.“교수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빌리고 안 빌리고가 어디 있겠어요. 하실 말씀 있으시면 편하게 하세요.”장현서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천천히 말했다.“최근 국내에서 전수조사를 했는데 특정 전염병 환자 수가 충격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어. 실제 상황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야. 게다가 환자군이 확실히 젊어지고 있어서 사회적 영향이 매우 커. 상부에서도 매우 중시하고 있어서 특단의 조처를 내려 특수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팀을 긴급히 구성하기로 했어. 이 팀은 내가 책임지고 이끌 거야.”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송하나에게 시선을 돌렸다.“시간이 촉박한데 연구팀에 현재 인력이 부족하니 가장 먼저 떠오른 게 하나였어.”서유준은 그제야 깨달았다. 교수님은 지금 송하나를 자신의 연구팀으로 영입하고 싶어 하고 계셨다.그는 저도 몰래 실소를 터뜨렸다.“교수님은 정말 사람 끌어들이는 데 능하시네요. 오시자마자 우리 회사 핵심 인력을 바로 데려가려 하다니요!”장현서는 큰 소리로 웃었다.“걱정 마. 너 손해보게 하진 않을 거야. 상부에 정책이 있어서 너희 회사에 상응하는 보상과 지원을 해줄 거거든.”그는 감회가 깊은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솔직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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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그가 이어서 덧붙였다.“이 프로젝트는 아직 승인 단계에 있고 팀 구성에도 시간이 좀 걸릴 거야. 정식으로 시작하는 것은 아무리 빨라도 한 달 뒤가 될 테니 너무 서둘러 결정하지 말고 돌아가서 신중히 생각해 본 후에 답변하도록 해.”송하나는 장현서의 믿음과 기대가 가득 찬 눈길을 바라보며 마음속에 따뜻한 기운이 차올랐다.그녀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교수님, 감사합니다. 잘 생각해보고 최대한 빨리 답변드리겠습니다.”식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끝났다.일행이 식당 입구로 나왔을 때, 언제부터인가 부슬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하나 넌 교수님이랑 로비에서 잠깐 기다리고 있어. 내가 가서 차 가져올게.”서유준은 자상하게 말을 마치고 부슬비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송하나는 장현서와 함께 로비에서 기다렸다.바로 이때, 반대편의 별실 문이 열리며 송태리 일가족이 걸어 나왔다.송태리는 몸을 돌려 화장실로 향했고 김지영은 송종현의 팔짱을 끼고 천천히 로비로 걸어왔다.“아유! 이 집 킹크랩 살이 얼마나 신선하고 부드러운지, 배추에 두부보단 훨씬 맛있네요.”“당연한 소릴! 오랫동안 갇혀 있다가 드디어 거하게 먹어보는군.”거슬리는 웃음소리가 멀리서부터 가까이 다가왔다.송하나는 무심코 고개를 들더니 두 눈이 아찔거렸다.김지영과 송종현을 여기서 보다니!두 사람 모두 수감되어 재판을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어떻게 여기에 나타날 수 있지?그녀는 며칠 만에 또다시 뼛속까지 증오하는 두 인간을 보게 됐다.서늘한 한기가 발밑에서부터 차올라 머리까지 치솟고 숨이 턱턱 막혀 질식할 것만 같았다.마음을 산산조각냈던 그 장면들이 또다시 걷잡을 수 없이 눈앞에 등장했다.나중에야 학대받은 토끼가 뭉치가 아니란 걸 알게 됐지만, 그 당시 피가 거꾸로 솟구치고 거의 무너질 것 같은 감정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났다.양옆에 늘어뜨린 손은 억제할 수 없이 파르르 떨렸다.김지영과 송종현도 어느덧 그녀를 발견했다.김지영은 곧장 허리를 비틀면서 송하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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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그녀는 장현서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경멸하는 어조로 비웃었다.“하나야, 너 정말 가리지도 않는구나. 이렇게 빨리 늙은 남자한테 꼬리를 쳐? 이건 뭐 거의 할아버지뻘인데?”“이봐요!”장현서는 화가 나서 얼굴이 창백해졌고 가슴을 꽉 부여잡았다.평생을 교육과 연구에 헌신하며 업계에서 존경받아온 인물인데 이런 모욕을 당하다니.찰싹!별안간 찰진 뺨 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졌다.송하나는 가차 없이 김지영의 뺨을 때리고 날카로운 눈길로 쏘아붙였다.“말 가려서 해! 이분은 내 스승님이자 업계의 존경받는 태두이신 장현서 교수님이야. 강우 씨가 와도 공손하게 대해야 할 정도인데 어디 네까짓 게 감히 이딴 식으로 교수님을 모욕해?”김지영은 그녀의 일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화끈거리는 뺨을 감싸고서 믿을 수 없다는 듯 송하나를 바라보았다.“네가 감히 나를 때려? 나 네 숙모야, 이년아! 예의라곤 전혀 없네 이거?”바로 이때, 송태리가 화장실에서 나왔다.이쪽의 소란을 듣고 그녀는 서둘러 달려왔다.“엄마,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김지영은 즉시 얼굴을 감싸고 눈물로 호소했다.“태리야! 하나 이 년이 날 때렸어. 어디 이런 늙은이를 등에 업고 으스대고 있어. 시시한 교수 따위가 뭐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라고!”송태리의 시선이 온화하면서도 위엄 있는 장현서의 얼굴에 닿자 순간 사색이 되었다.그녀는 과거 업계 최고급 정상회담에서 장현서와 인연을 맺으려 했지만, 상대방이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이강우조차 체면을 봐주지 않았다.이 태두가 제약업계에서 가진 영향력과 인맥은 그 누구도 따라갈 수 없을 정도라는 걸 그녀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그만 해요, 엄마!”송태리는 황급히 김지영을 잡아끌고 장현서를 향해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교수님, 정말 죄송해요! 저희 엄마가 세상 물정을 몰라서 말실수를 한 것 같네요. 부디 너무 나무라지는 마세요.”장현서는 그녀를 차갑게 흘겨보며 엄숙한 어조로 말했다.“너 송태리 맞지? 기억해둬야겠네. 온 집안이 한통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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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송하나는 그가 가장 자랑스러워하고 가장 큰 기대를 걸었던 제자였다.뛰어난 전문 능력과 훌륭한 성품을 지녔지만 안타깝게도 감정 문제에서 온갖 좌절을 겪었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좋은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장현서를 집 앞까지 모셔다드렸을 때, 비는 이미 완전히 그쳤다.장현서는 차에서 내리기 전에 잊지 않고 송하나에게 당부했다.“연구 프로젝트 일은 너무 서둘러 답하지 않아도 돼. 하지만 이혼 문제는 빨리 해결하길 바라. 자꾸 그런 골치 아픈 일들 때문에 네 기분과 미래까지 영향을 주진 마.”송하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교수님, 걱정 마세요. 저 어떻게 해야 할지 다 알고 있어요.”장현서를 배웅한 후, 서유준은 차를 몰아 송하나를 집으로 데려다주었다.백미러를 통해 그녀가 창가에 조용히 기대어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서유준은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잠시 망설였다.오랜 침묵 끝에 그는 마침내 온화하게 입을 열었다.“하나야, 교수님께서 이끄시는 이 프로젝트는 정말 천재일우의 기회일 거야. 너의 전문적인 발전이나... 기분 전환을 위해 환경을 바꾸는 것 모두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신중하게 생각하고 부디 놓치지 않기를 바라.”송하나는 창밖에서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끄덕였다.“네, 선배. 신중하게 고려해볼게요.”다만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분노의 불씨가 활활 타올랐다.김지영과 송종현을 절대 이대로 내버려 둘 순 없었다.깊은 밤, 이씨 가문 본가.이강우가 회사 업무를 마치고 본가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밤 11시가 넘은 시각이었다.하지만 의외로 거실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문을 열고 집안에 들어서자 홍경자가 소파에 앉아 심각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할머니, 이렇게 늦은 시간에 왜 아직 안 주무셨어요?”이강우는 양복 외투를 벗고 앞으로 다가갔다.어르신은 평소에 일찍 주무시는 편이었다. 9시만 넘으면 바로 주무셨는데 이 시간에 거실에 계시는 이유가 대체 뭘까?“널 기다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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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그는 굳게 믿었다. 그 당시 송하나가 진정으로 거절하고 싶었다면 얼마든지 도움을 청할 수 있었다고.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을뿐더러 서툰 방식으로 그에게 응했고 선뜻 몸을 바쳤다.이토록 뿌리 깊은 편견 때문에 결혼 후 이강우는 그녀에게 극도로 차갑게 대했다.하지만 송하나는 한결같이 조심스러운 태도로 그의 기분을 맞춰주었고 어떻게든 가까이 다가가려 애썼다.반드시 인정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면 송하나는 확실히 예쁘고 몸매 또한 이강우에게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하지만 이강우는 줄곧 자신을 억제하려 했다.그는 계략이 많은 여자에게 빠져버리고 싶지 않았다.적절한 시기를 골라서 그녀에게 이혼을 언급하겠노라, 머릿속엔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하지만 나중에 송하나가 진정 단호하게 이혼을 요구했을 때, 그리고 그녀의 주변에 다른 남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을 때, 이강우는 전혀 느껴보지 못했던 분노와 미련에 휩싸였다.마치 자신의 소유물을 누군가 탐내고 빼앗아 가는 그런 심정이었다.처음에는 이것이 단지 강한 소유욕 때문이라고 여겼다.하지만 점차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가 상처를 주면 마음이 아팠고 오랜 시간 얼굴을 못 보면 너무 그리웠다.깊은 밤이면 고요한 어둠 속에서 담배를 지그시 물고 머릿속엔 온통 그녀가 집에서 자신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던 모습, 기대에 찬 눈동자로 자신을 기다려주던 모습만이 떠올랐다.송하나 말고 다른 어떤 여자에게도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그녀가 떠난 이후로 이강우는 마음의 방향을 잃고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발붙일 곳을 찾지 못했다. 그것참 비극적인 일이었다.편견과 냉담함의 연속인 나날들 속에서 자신조차 모르는 사이에 어느새 그녀에게 마음이 설레고 정이라는 게 생겨버렸다.심지어 그녀가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이강우는 진지하게 고민했었다.‘아이 없이 살면 되지 뭐. 아니면 한 명 입양하거나.’할머니의 날카로운 시선을 마주한 이강우는 마침내 더는 피하지 않았다.그는 잔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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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이강우는 침묵하며 반박하지 않았다.요즘 심성빈과 벌인 치열한 상업 전쟁은 사실 그가 송하나를 탐내는 다른 남자들의 시선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벌어진 사태였다.마음속으론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강우, 정작 송하나를 좋아하는 건 심성빈 한 명만이 아니었지...“난 이제 할 말 다 했으니 나머진 네가 알아서 해.”홍경자는 그의 어두워진 표정을 바라보며 방금 한 말이 마음에 닿았음을 깨닫고 방에 돌아가 휴식을 취하려 했다.줄곧 어르신의 곁을 지키던 안정인이 서둘러 다가와서 부축했다.홍경자를 침실로 모시고 난 후, 안정인은 나지막이 위로했다.“어르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하나 씨가 예전에 도련님을 얼마나 깊이 사랑했는데요? 그 감정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순 없어요. 도련님이 진심으로 사과하고 송태리 씨와의 관계를 완전히 정리한다면 하나 씨를 어르고 달래서 되돌릴 여지가 있을 거예요.”하지만 홍경자는 한숨을 내쉬며 걱정 가득한 눈길로 말을 이어갔다.“하나 그 아이는 내가 잘 알아. 겉보기엔 온화하고 부드러워도 속으로는 가장 고집이 세고 강단이 있어. 이 몇 년 동안 받은 상처가 너무 깊어서 절대 강우를 쉽게 용서하지 않을 거야.”그녀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됐어. 하나가 끝까지 용서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내가 그 아이를 친손녀처럼 생각할 거야. 강우 그 녀석이라면... 과거에 저지른 수많은 어리석은 일들을 되새기면서 고생 좀 하고 정신 차리는 게 마땅하지.”다음 날 아침, 현진 바이오테크 건물 아래.송하나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한 실루엣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고개를 들자 눈가에 놀라움이 스쳤다.상대는 바로 최로운이었다.평소 그들과 교류가 거의 없었는데 왜 여기까지 온 걸까?“무슨 일이시죠?”그녀는 살짝 눈썹을 찡그렸다.한편 최로운은 속으로 몰래 투덜거렸다.‘역시 차설아는 믿을 바가 못 돼.’분명 송하나에게 물어보고 연락처를 주기로 했는데 결국 소식이 뚝 끊겼다.전화도 안 받고 메시지도 답장이 없고 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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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이번에 강우가 성빈이랑 하나 씨가 함께 청연 마을로 간 걸 알아내곤 그 즉시 폭발해버렸어요. 그래서 심하 그룹에 공격을 날렸고 성빈이도 물러설 기미가 없으니 이 사태가 벌어진 겁니다.”송하나는 대못 박힌 듯 제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심 대표님이... 날 좋아해?’그녀는 머리가 텅 비어버리고 자신도 모르게 지난날을 되새기게 되었다.심성빈은 확실히 그녀를 특별히 배려해왔지만 그건 단지 중요한 협력 파트너에 대한 배려라고만 생각했다.아니면 한때 이강우를 따라서 그녀를 오해하고 비웃었던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껴 더 많이 보상해주려는 거로 여겼다.많고 많은 가능성 중에 그녀는 이성의 호감으로 생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하지만 최로운에 의해 이 사실이 밝혀지자 그동안 간과했던 자잘한 것들이 선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청림에서 교통사고가 났을 때, 심성빈은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제 몸으로 그녀를 보호해주며 기꺼이 팔이 부러졌다.우연히 그녀의 집 아래거나 퇴근길에서 마주쳤던 순간들도, 얼마 전 청연 마을에서까지 제법 그럴싸한 이유를 둘러대며 우연을 자칭했던 것까지...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모든 우연 뒤에는 사실 그가 오래도록 품어온 마음이 숨겨져 있었다.송하나는 자신이 어떻게 회사로 돌아왔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책상 앞에 앉아서 업무에 몰입해보겠노라 애썼지만 빽빽하게 들어찬 글자들은 춤을 추듯 하늘거리면서 그녀의 마음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심성빈의 그 감정은 거대한 돌덩이가 되어 잔잔했던 송하나의 마음에 출렁이는 파도를 일으켰다.그보다 더욱 심각하고 위험한 사태는 바로 이원 그룹과 심하 그룹이라는 양대 산맥이 지금 그녀 때문에 피의 사투를 벌인다는 점이다.송하나는 점점 더 큰 불안감에 휩싸였다. 두 남자가 수년간 혈육처럼 쌓아온 우정인데 그녀 때문에 파탄 나다니.폭풍의 중심에 놓여 화근이 된 송하나는 어마어마한 압박감에 숨쉬기조차 힘들었다.오전에 마침 심하 그룹에 직접 전달해야 할 중요한 협력 데이터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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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이런 방식으로 그녀를 향한 마음을 알리게 될 줄이야. 심성빈은 너무 당혹스러웠다.하지만 그녀가 이미 알게 됐으니 더 이상 숨길 것도 없었다.심성빈은 피하지 않고 그녀의 시선을 마주하며 솔직하게 털어놓았다.“그래, 맞아. 나 너 좋아해.”그는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울이고 진중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하나 너는? 나한테 아주 조금이라도 호감 없어?”이토록 직설적인 질문에 송하나는 가슴이 움찔거렸다.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진지하게 대답했다.“성빈 씨, 그때 교통사고가 났을 때 저를 목숨 걸고 구해주셔서 고마워요. 그리고 또 일적으로 항상 저를 지지해줘서 진심으로 감사드리지만 지금 이 감정에는 어떠한 응답도 드릴 수가 없네요.”송하나는 지금 자신이 인생의 전환점에 서 있다는 걸 너무 잘 안다.이혼 소송도 끝나지 않았고, 일적으론 새로운 선택을 앞두고 있으니 지금 그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냉철한 정신과 독립적인 마인드였다.송하나는 시선을 내렸다가 다시 고개를 들고 더없이 맑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성빈 씨도 지금 제 상황을 잘 아실 거예요. 또 다른 새로운 감정에 얽매이고 싶지도 않고 또 그럴 여유도 없어요. 성빈 씨처럼 훌륭한 분은 더 좋고 온전한 사람을 만날 자격이 있어요. 그러니 저한테 마음 쏟고 감정을 낭비하지 마세요. 저는 그 어떤 싸움의 화근이 되고 싶지 않아요. 두 분 사이의 전쟁은 저를 질식시키고 압박감만 줄 뿐이에요.”심성빈은 조용히 들을 뿐 어떠한 희로애락도 드러나지 않았다.오랜 침묵 끝에 그가 낮은 목소리로 씁쓸하게 말을 이었다.“거절하는 건 네 자유지만 내 마음마저 막지는 마. 당장 대답할 필요 없어. 아니, 영원히 대답 안 해도 돼. 다만 이것 하나만 알아둬. 하나 너는 내게 있어서 이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만끽할 자격이 있고 온 마음을 다해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그는 잠시 멈췄다가 가볍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덧붙였다.“네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든 난 항상 네 의사를 존중할 거야. 다만 언젠가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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