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목소리가 서서히 차가워졌다.“이 일은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것 같아. 정인아, 사람 보내서 은밀히 조사해봐. 송태리 배 속의 아이 정체가 뭔지 똑똑히 알아내. 그리고 이 일은 우선 강우한테 비밀로 해야 해.”“네, 어르신.”다음 날 아침, 현진 바이오테크.송하나가 회사에 들어서자마자 누군가 그녀를 불러 세웠다.활짝 핀 샴페인 로즈 다발이 꽃을 건네는 사람의 모습을 완전히 가려버릴 정도였다.그와 함께 건네진 것은 짙은 남색 벨벳 선물 상자였다.“송하나 씨 앞으로 온 꽃과 선물입니다. 수령 확인 부탁드립니다.”이러한 광경은 동료들의 시선을 끌 수밖에 없었다.송하나가 선물 상자를 열자 주변에서 낮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상자 안에는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놓여 있었는데 중앙의 다이아몬드가 조명 아래에서 눈부신 빛을 반사했다.“세상에, 이 꽃 너무 예쁘다!”“이 목걸이... T사 한정판 아니야? 송 팀장님, 빨리 이실직고해 봐요. 대체 무슨 상황인 거죠?”“이거 완전 플렉스 했잖아. 너무 로맨틱해!”송하나는 살짝 미간을 찡그렸다. 선물 상자에 카드가 없어 누가 보냈는지 전혀 짐작이 안 갔다.점심시간 틈을 타 그녀는 비상계단으로 가서 심성빈에게 전화를 걸었다.“심 대표님, 혹시 오늘 우리 회사로 꽃 보내셨어요?”전화 너머 심성빈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의아함이 섞여 있었다.“꽃? 넌 어떤 종류 좋아하는데? 말해봐. 지금 바로 꽃집에 준비하라고 할게.”“아닙니다. 실례했어요.”송하나는 황급히 전화를 끊고 마음속 의문이 더욱 짙어졌다.심성빈이 아니라면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저녁 퇴근 시간, 송하나는 건물 밖을 나서자마자 익숙한 검은색 롤스로이스와 그 옆에 서 있는 훤칠한 실루엣이 한눈에 들어왔다.이강우가 차 문에 기대어 서 있었는데 누가 봐도 사람을 기다리는 자세였다.동료들은 하나둘씩 멈춰 서서 나직이 수군거렸다.“저 사람 이원 그룹 대표님 아니야? 실물이 경제 잡지보다 훨씬 잘생겼다!”“우리 심 대표님도 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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