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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별이 되어 빛나리: Chapter 341 - Chapter 350

642 Chapters

제341화

비서는 즉시 상황을 파악했다.심 대표님의 마음을 바꾸게 한 것은 오직 그녀뿐일 것이라고.그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피의 사투와도 같던 처절한 싸움이 이제 드디어 막을 내리나 보다.한편 이원 그룹 쪽도 어떤 무언의 신호를 받은 듯 공격을 조용히 멈추었다.양측은 악수하며 화해한 것도 아니고 공개적인 성명도 내지 않았다.다만 상업계의 두 거물이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공격을 멈췄다. 이건 마치 폭풍우가 갑자기 멎은 듯한 기분이었다.송씨 가문 별장, 거실.송태리는 푹신한 가죽 소파에 늘어져 앉아 다 먹은 전복죽 그릇을 가정부에게 건넸다.김지영은 딸의 봉긋해진 배를 보더니 걱정스러운 듯 재촉하며 물었다.“태리야, 이제 배가 슬슬 불러오는데 강우는 아직도 아무 말 없어? 송하나랑 이혼하고 빨리 너랑 결혼식 올려야지. 왜 계속 미루는 거야?”엄마의 질문은 그녀의 정곡을 콕 찔렀다.송태리도 요즘 이강우의 소원함 때문에 몹시 불안했지만 티내지 않으려고 대충 얼버무렸다.“엄마는 뭐가 그렇게 급해요? 강우 씨 얼마 전에 엄마, 아빠를 빼내려고 얼마나 많은 인맥을 동원하고 애를 썼는데요. 이혼 같은 사소한 일에 신경 쓸 여력이나 있었겠어요?”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휴대폰이 울렸는데 화면 위에 이강우의 이름이 떴다.송태리는 순간 몸을 곧게 세우고 얼굴에 화색이 감돌며 김지영을 향해 잔뜩 흥분한 채 휴대폰을 흔들어 보였다.“봐요! 강우 씨잖아요. 먼저 나한테 전화를 다 하네요.”오랜 시간 동안 그가 먼저 연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김지영도 기뻐서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받아, 얼른!”송태리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일부러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강우 씨?”전화 너머에서 그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디야?”“집이에요. 요즘 줄곧 기운이 없어서 원장 선생님이 특별히 휴가를 내주셨거든요. 저보고 푹 쉬래요.”그녀는 잊지 않고 자신의 컨디션까지 귀띔해주었다.“그래.”이강우가 대답했다.“지금 갈게. 만나서 얘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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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마음에 들어?”이강우가 덤덤한 말투로 물었다.“네!”이에 송태리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이 별장은 네 명의로 이전해 두었어.”“네? 갑자기 웬 별장을요?”송태리는 일부러 수줍은 듯한 표정을 지었고 얼굴에 홍조가 피어올랐으며 심장이 쿵쾅거렸다.이 별장이 이강우가 준비한 신혼집일 거라고 짐작하며 이어진 그의 프러포즈를 기대하고 있었다.하지만 돌아온 이강우의 말은 그녀의 마음에 찬물을 확 끼얹어버렸다.“이 별장 너 줄게. 그리고 네 계좌로 2천억 이체하기로 했어. 우리 사이는 여기서 끝내. 오늘부로 우린 남남이야. 각자 인생 살자, 태리야.”송태리의 얼굴에 띤 미소가 순식간에 굳어지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뭐... 강우 씨, 지금 그게 무슨 말이에요?”“나 송하나랑 다시 시작하기로 했어.”청천벽력 같은 이 소식이 송태리의 가슴을 강타했다.그녀는 이강우의 팔을 꽉 붙잡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강우 씨 예전에는 송하나라면 치 떨리게 싫어했잖아요! 혹시 할머니가 강요했어요? 아니면 무슨 수를 써서 강우 씨를 협박한 거죠?”이강우는 싸늘한 얼굴로 팔을 빼내고 단호하게 말했다.“이건 내 결정이야. 지금 내가 뭘 하는지 아주 잘 알아.”“그럼 나는요?”송태리의 목소리에 미련이 가득 담겨 있었다.“우리 사이는 뭔데요?”“미안해. 너한텐 책임감 때문에 그랬을 뿐이야. 이미 우리 형 묘지까지 다녀왔으니 내가 형 부탁을 받았다는 것도 다 알고 있겠지.”만약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다면 이강우는 어쩌면 그녀와 결혼해서 평생을 바쳐 형의 유언을 지키며 살았을지도 모른다.사랑이 없더라도 책임감만으로 충분할 테니까.하지만 마음속에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으니 이강우는 더 이상 이 관계를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우리에겐 아이가 있잖아요!”송태리는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아이한테 아빠가 없다는 게 말이 돼요?”이강우의 시선이 그녀의 볼록한 아랫배를 스치더니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이 아이의 등장은 확실히 그의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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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비서는 몹시 곤란해하며 그녀의 손을 가볍게 떼어냈다.“송태리 씨, 이건 대표님의 사적인 일이라 제가 왈가왈부하기 어렵습니다. 시간이 늦었으니 일단 차에 타세요.”꿈쩍도 하지 않는 비서의 모습을 보고 송태리도 더 물어봤자 소용없음을 깨닫고는 풀이 죽은 채 차에 올라탔다.오는 길 내내, 그녀는 차창에 기댄 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머릿속에는 ‘나 하나랑 다시 시작할 거야’라고 했던 이강우의 말과 그때 그 장면이 반복재생되었고 심장이 칼에 베인 듯 아팠다.차가 드디어 송씨 가문 별장 앞에 멈춰 섰다.비서는 신사적으로 그녀의 차 문을 열어주었다.“도착했습니다.”송태리가 집 문을 열자마자 마스크 팩을 하고 있던 김지영이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며 기대감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태리 왔니? 강우 뭐래? 언제쯤...”하지만 말을 채 잇기도 전에 눈물범벅이 된 딸의 얼굴을 보더니 팩을 떼어내고 빠르게 다가갔다.“무슨 일이야, 태리야!”송태리는 엄마 품에 와락 안겨 소리 내어 울었다.“엄마, 강우 씨가 나랑 끝내겠대요.”“뭐?”김지영은 충격으로 두 눈을 부릅떴다.“그게 대체 무슨 말이야? 너희 싸웠니?”“강우 씨 송하나 좋아한대요. 하나랑 다시 시작하겠대요...”송태리는 목소리가 다 갈라졌다.“게다가 나더러 영원히 하나 앞에 얼씬거리지 말래요.”“하나? 송하나를?”김지영은 제 귀를 의심할 지경이었다.“강우가 어떻게 송하나를 좋아하니? 네가 잘못 들었겠지, 태리야! 강우 예전에 송하나라면 치를 떨었잖아. 항상 너만 챙겨주던 애가 어떻게...”“나도 몰라요... 강우 씨가 그렇게 말했다고요.”딸을 이씨 가문에 시집 보내서 이번 생은 재벌가와 사돈을 맺겠거니 했는데 황금사위를 눈앞에서 놓쳐버리다니.김지영은 울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그녀는 몸을 부르르 떨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송하나 그 계집애는 죽은 지어미랑 똑같아! 남자 홀리는 데 도가 튼 것들! 강우한테 무슨 짓을 했길래 너까지 버리려고 들어?”송하나의 어머니 임서희만 언급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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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차설아는 잠시 멈칫했다.“하나야, 너 괜찮아?”송하나는 잔 속의 오렌지 주스를 흔들며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괜찮지 그럼. 그냥 좀 콧바람 쐴 겸 나왔어.”그녀는 차설아를 올려다보았다.“설아 너 여기 제일 좋아하잖아. 오늘은 내가 살게.”말을 마친 송하나는 대뜸 손을 들어 지배인을 불렀다. 충격받은 차설아가 놀란 눈빛으로 쳐다보는 가운데 그녀가 태연하게 말했다.“여기 선수들 싹 다 불러와서 한번 볼게요.”몸에 꼭 맞는 반바지를 입고 단단한 상체 라인을 드러낸 젊은 남자들이 줄지어 들어오자 차설아는 입이 쩍 벌어졌다.더욱 기막힌 것은 송하나가 글쎄 자리에서 일어나 남자들의 몸매를 꼼꼼히 살피더니 그중 두 명에게 돌아서서 등 근육을 보자고 했다.“하나야!”차설아는 황급히 그녀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목소리를 낮췄다.“갑자기 왜 이런 데 관심을 보이는 거야? 복근을 보고 싶다면 우리 오빠도... 몸매가 좋아서 가슴 근육에 복근까지 다 있어...”“차 변호사님이?”송하나의 눈앞에 윤곽이 뚜렷한 차정원의 얼굴이 떠올랐다.늘 빳빳한 정장을 입고 있어서 옷을 벗으면 어떤 풍경일지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웠다.그녀는 주스를 한 모금 마시고 생각에 잠겼다.“차 변호사님이라면 몸값이... 꽤 상당하시겠지?”차설아가 가볍게 헛기침했다.“다른 사람들한텐 당연히 안 되겠지만 너라면...”룸 안의 음악 소리가 너무 커서 차설아의 목소리가 묻혀버렸다.송하나는 지배인에게 손을 흔들며 약간 까다로운 말투로 말했다.“얘네는 너무 풋풋하네요. 좀 더 성숙하고 듬직한 애들 없을까요?”지배인은 곧장 알아채고 나이가 좀 더 많은 선수들로 교체했다.그들은 들어오자마자 능숙하게 근육 라인을 과시했고 뜨거운 눈길로 송하나를 바라보았다.이곳에 오는 손님들은 대부분 나이 든 사모님들이라 송하나처럼 젊고 예쁜 손님이 정말 보기 드물었다.그녀는 선수들을 쭉 훑어보더니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이번엔 또 너무 느끼하네요.”그녀는 지배인을 올려다보았다.“여기서 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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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20분 후, 룸 문이 갑자기 열리고 차정원이 문 앞에 떡하니 서 있었다.빳빳한 짙은 색 정장은 이곳의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여동생 설아는 웬 낯선 남자랑 즐겁게 얘기를 나누며 심지어 손을 뻗어 상대의 가슴을 만졌다. 이 광경을 본 차정원은 저도 모르게 동공이 아찔거렸다.“설아야! 너 지금 뭐 하는 거니?”차설아는 상냥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고 오빠를 보자 웃음기를 싹 거뒀다.“오빠! 여긴 어쩐 일이에요?”말을 내뱉고 나서야 자신이 좀 전에 불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녀는 후회가 치밀었다.날 위해 골라준 선수임을 미리 알았다면 죽는 한이 있어도 오빠한테 알리지 않았을 테니까.“옆 방에 저녁 약속이 있어서 나왔다가 방을 잘못 들어왔어.”차정원은 무표정한 얼굴로 핑계를 댔다.무심코 한쪽 옆에 조용히 앉아 있는 송하나를 바라봤는데 주위에 다른 남자가 전혀 없었다.그제야 차정원은 긴장했던 기색이 조금 풀렸다.“시간이 늦었어. 두 사람 집까지 데려다줄게.”그는 차분한 말투로 단호하게 말했다.차설아는 아쉬운 듯 옆자리의 훈남을 힐끗 쳐다보며 작은 소리로 투덜거렸다.“아니, 이제 겨우 몇 시인데 벌써...”송하나 역시 정중하게 거절했다.“변호사님도 여기 저녁 약속 있다고 하시지 않았나요? 저희 그냥 택시 타고 돌아가면 돼요.”“괜찮아.”차정원은 표정 한번 안 바뀌고 차분하게 말했다.“다들 기다려줄 거야.”차씨 가문에서 차설아가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이 바로 오빠 차정원이다.그의 단호한 태도에 차설아는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섰다.이때 송하나가 요셉이라는 선수 앞으로 다가가 휴대폰을 내밀었다.“카톡 추가할까요?”상대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그는 평소 손님과 절대 사적인 연락을 안 하는데 송하나의 수려한 미모를 보더니 흔쾌히 카톡을 추가했다.문 앞에 서 있던 차정원은 이 장면을 모조리 지켜보았고 저도 모르게 인상이 구겨졌다.돌아오는 길에서 차정원은 백미러로 뒷좌석의 두 여자를 바라보았다.“앞으로는 저런 장소에 적당히 다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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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비서는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망설였다.이에 심성빈이 그를 올려다보았다.“말해.”비서는 잠시 주저하다가 입을 열었다.“송하나 씨가 요즘... 매일 밤 유흥업소에 가고 매번 똑같은 호빠 선수를 지목합니다.”“뭐라고?”심성빈은 놀라서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이는 전혀 송하나답지 않은 플레이였으니까.“오늘이 벌써 나흘째입니다.”비서가 나직이 덧붙였다.심성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눈빛이 더욱 짙어졌다.송하나는 노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이런 행동이 실로 이상할 따름이었다.설마 일부러 이강우를 자극해서 하루빨리 이혼 절차를 밟고 싶어서일까?아니면...또 다른 속사정이 있는 것일까?심성빈은 관자놀이를 문질렀다.“애들 두 명 더 붙여서 은밀하게 송하나 안전 지켜! 어떠한 이상이 있어도 즉시 보고하고.”“네, 알겠습니다.”그 시각.송씨 가문 별장은 어두운 먹장구름이 드리워졌다.이강우가 단호하게 관계를 정리한 그 날 이후로 송태리는 아예 이 남자와 연락이 끊겼다.전화하면 통화 중, 문자를 보내도 묵묵부답, 심지어 이원 그룹에 찾아가도 경호원이 문전박대를 해댔다.2천억 보상금 덕분에 회사의 급한 불을 껐고 나머지 돈으로 온 가족이 평생 돈 걱정 없이 살게 됐지만 이씨 가문이라는 뒷배를 잃자 강현의 상류사회에 더는 발을 들일 수가 없었다.버림받은 송태리는 매일 눈물로 얼굴을 적셨다.손에 잡힐 듯했던 재벌가 꿈이 이렇게 부서져 버리다니, 그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그녀는 김지영의 말대로 요행을 바라는 마음을 안고서 홍경자를 찾아갔다.다음 날 오전, 이씨 가문 본가.홍경자는 아침 식사를 마치고 막 별장 밖으로 산책을 나왔는데 누군가가 갑자기 쿵 하고 바로 앞에 무릎을 꿇었다.“할머니, 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송태리는 눈물을 왈칵 쏟아내며 어르신의 바짓가랑이를 꽉 잡았다.이에 홍경자는 걸음을 멈추고 그녀의 얼굴을 확인하자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자네 지금 무슨 짓이야? 당장 일어나.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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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어르신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목소리가 서서히 차가워졌다.“이 일은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것 같아. 정인아, 사람 보내서 은밀히 조사해봐. 송태리 배 속의 아이 정체가 뭔지 똑똑히 알아내. 그리고 이 일은 우선 강우한테 비밀로 해야 해.”“네, 어르신.”다음 날 아침, 현진 바이오테크.송하나가 회사에 들어서자마자 누군가 그녀를 불러 세웠다.활짝 핀 샴페인 로즈 다발이 꽃을 건네는 사람의 모습을 완전히 가려버릴 정도였다.그와 함께 건네진 것은 짙은 남색 벨벳 선물 상자였다.“송하나 씨 앞으로 온 꽃과 선물입니다. 수령 확인 부탁드립니다.”이러한 광경은 동료들의 시선을 끌 수밖에 없었다.송하나가 선물 상자를 열자 주변에서 낮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상자 안에는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놓여 있었는데 중앙의 다이아몬드가 조명 아래에서 눈부신 빛을 반사했다.“세상에, 이 꽃 너무 예쁘다!”“이 목걸이... T사 한정판 아니야? 송 팀장님, 빨리 이실직고해 봐요. 대체 무슨 상황인 거죠?”“이거 완전 플렉스 했잖아. 너무 로맨틱해!”송하나는 살짝 미간을 찡그렸다. 선물 상자에 카드가 없어 누가 보냈는지 전혀 짐작이 안 갔다.점심시간 틈을 타 그녀는 비상계단으로 가서 심성빈에게 전화를 걸었다.“심 대표님, 혹시 오늘 우리 회사로 꽃 보내셨어요?”전화 너머 심성빈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의아함이 섞여 있었다.“꽃? 넌 어떤 종류 좋아하는데? 말해봐. 지금 바로 꽃집에 준비하라고 할게.”“아닙니다. 실례했어요.”송하나는 황급히 전화를 끊고 마음속 의문이 더욱 짙어졌다.심성빈이 아니라면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저녁 퇴근 시간, 송하나는 건물 밖을 나서자마자 익숙한 검은색 롤스로이스와 그 옆에 서 있는 훤칠한 실루엣이 한눈에 들어왔다.이강우가 차 문에 기대어 서 있었는데 누가 봐도 사람을 기다리는 자세였다.동료들은 하나둘씩 멈춰 서서 나직이 수군거렸다.“저 사람 이원 그룹 대표님 아니야? 실물이 경제 잡지보다 훨씬 잘생겼다!”“우리 심 대표님도 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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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송하나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입가에 조롱 섞인 미소를 띠었다.“대표님은 이러는 게 재미있으세요?”“진심이야, 하나야.”그는 목소리를 내리깔고 평소와 달리 부드러운 어투로 말했다.“전에는 내가 잘못했어. 너한테 너무 깊은 상처를 준 것 같아. 미안해, 하나야. 평생을 바쳐서라도 그 잘못들을 갚아나갈게.”“필요 없어요.”그녀는 망설임 없이 거절했다.“그냥 송태리한테나 갚으세요. 난 그딴 거 감당 못 하겠으니까.”“송태리 때문이라면 맹세할게. 오늘부로 걔는 절대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을 거야.”진심 어린 남자의 눈빛을 보고 있자니 송하나는 별안간 모든 것이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아직도 이강우는 그녀가 투정이나 부리고 송태리 때문에 질투하는 거라고 여기고 있었다.송하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또박또박 말했다.“이강우 씨, 대체 내가 몇 번을 말해야 이해하시겠어요? 우리 사이의 문제는 단 한 번도 송태리 때문이었던 적이 없어요.”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목소리에 아무런 파동도 없었지만, 여느 때보다 단호하고 결연했다.“내가 이제 강우 씨를 안 사랑하니 다시 시작하자는 것도 받아들일 수 없어요!”지난날 송하나는 이강우를 기억 속 그 사람으로 착각하고 이 황당무계한 결혼생활에 뛰어들었다.4년간의 냉대와 상처는 이미 그 사랑을 완전히 소진시켰다.진실을 알게 된 순간, 송하나는 마침내 온전한 해방감을 느꼈다.“강우 씨, 마지막 남은 우리의 정을 생각해서라도 이혼 서류에 사인하고 이만 날 놓아줘요. 나 정말 강우 씨 미워하고 싶지 않단 말이에요.”나긋한 목소리로 칼날 같은 말을 내뱉는 그녀, 이강우는 어느덧 심장이 너덜너덜해졌다.그는 송하나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그 속에서 거짓의 흔적이라도 찾아보려 애썼다.한때 온 세상이 이강우였던 그녀가 어떻게 이리 쉽게 사랑이 변해버린단 말인가?하지만 송하나의 맑은 눈동자에 담긴 것은 결연함 뿐이었다.그는 심란한 마음에 담배를 한 대 꺼내 떨리는 손으로 겨우 불을 붙였다.담배 연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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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저녁 무렵.송하나와 이강우는 본가에 남아 함께 식사하게 되었다.식탁 앞에서 이강우가 이례적으로 먼저 나서서 그녀에게 반찬을 집어줬고 또 직접 새우 껍질까지 까주었다.할머니 앞에서 이강우와 껄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던 송하나는 낮은 목소리로 ‘고맙습니다’만 읊조릴 뿐 그가 놓아준 어떤 음식에도 손을 대지 않았다.하얀 새우 살은 청자기 접시 위에서 서서히 식어갔다. 마치 더는 돌아갈 수 없는 그들의 관계처럼 차가워지고 있었다.식사 후 홍경자는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안정인이 침구를 정리하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어르신, 도련님께서 오늘따라 하나 씨를 살뜰히 챙기시는 걸 보니 마음을 돌리신 것 같네요. 하나 씨도 도련님 차를 타고 함께 돌아오셨으니 어쩌면 두 분 다시 예전처럼 잘 지낼지도 모르겠어요.”이에 홍경자가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맑은 눈빛으로 말했다.“글쎄, 나는 그렇게 안 봐. 강우가 반찬도 집어주고 새우도 까줬지만 하나는 입에 대지도 않았어.”어르신은 창밖의 짙은 어둠을 응시하며 한숨을 쉬었다.“진심이 한 번 깨지면 몇 마디 사과나 몇 끼 식사로 되돌릴 수 있는 게 아니야. 하나 그 아이는 이미 마음속에 단단한 벽을 쌓았어.”깊은 밤, 본가도 서서히 고요함을 되찾았다.송하나는 샤워를 마치고 손님방으로 돌아와 방문을 조용히 잠갔다.한편 바로 옆 안방에 있는 이강우는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그는 홀로 소파에 앉아 손가락 사이에 낀 담뱃불이 어둠 속에서 은은하게 반짝였다.눈을 감으면 송하나의 단호한 말들이 귓가를 맴돌았다.예전의 그녀는 이강우를 뼛속까지 깊이 사랑했다.끈질긴 껌딱지가 되어 이강우가 아무리 쌀쌀맞게 굴어도 계속 매달리고 질척거렸었지.모든 변화는 송태리의 생일날부터 시작된 듯했다.그는 송태리의 생일을 성대하게 챙기느라 송하나가 자궁외임신으로 대출혈을 일으키고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한 상황을 놓치고 말았다.그녀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었는지 다 알고 있었다.송태리와의 질긴 악연만 끊고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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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그녀는 말을 마치고 이강우의 손을 뿌리치며 뒤돌아보지도 않고 계단을 내려갔다.스쳐 지나가는 순간, 그녀에게서 나는 익숙하면서도 은은한 향이 다시 남자의 콧등을 스쳤다.이강우는 그 자리에 서서 그녀의 단호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목울대가 자신도 모르게 움찔거렸다.이 여자를 품에 와락 끌어안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기도 힘들었다.그녀의 몸이 예전처럼 이강우에게 반응하는지 확인하고 싶었지만 결국 참아냈다.이 순간 무릇 선 넘는 행위는 죄다 송하나의 혐오감만 더 키울 뿐이니까.아침 식사 후.송하나는 본가 기사를 불러 자신을 태워다 달라고 부탁하려 했다.하지만 기사는 홍경자의 건강 검진을 위해 아침 일찍 병원에 갔다고 한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혼자 별장 대문을 나섰다.이때 이강우가 차 키를 들고 따라 나왔다.“내가 바래다줄게.”“필요 없어요.”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모바일 택시 앱을 열었다.“이미 차 불렀어요.”하지만 이강우는 그녀 옆에 떡하니 차를 세우고 떠날 기미는커녕 조수석 문을 열어 그녀가 타기만을 기다렸다.이 지역은 확실히 외진 곳이라 차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송하나는 요금을 평소의 다섯 배로 올려서야 겨우 택시가 잡혔다.늦가을의 아침 바람은 마냥 차가웠다.이강우의 차를 타느니 차라리 바람 속에서 20분을 기다리는 편이 나았다.모바일 택시가 천천히 도착했고 송하나는 안에 타면서 이강우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멀어져 가는 그녀의 차를 바라보다가 이강우는 마침내 참지 못하고 길가의 낡은 나무를 향해 세게 발길질을 했다.그는 살면서 누군가에게 이토록 비굴하게 애원해 본 적이 없다.하지만 정작 그녀는 잠시라도 머무르지 않았다.분노가 가슴속에서 소용돌이쳤지만, 이강우는 결국 억지로 삼켜냈다.이것은 그가 송하나에게 진 빚이기에 마땅히 받아야 할 대가였다.현진 바이오테크.송하나는 회사에 들어서자마자 서유준과 마주쳤다.그녀는 살짝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선배 사흘 동안 출장 가신다고 하지 않으셨어요?”서유준은 온화하게 웃으며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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