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고 나직이 말했다.“차 변호사님, 저 잠깐 심 대표님이랑 인사 나누고 올게요.”차정원의 시선은 시종일관 그녀를 지켜보던 심성빈에게 머물렀다.다른 남자가 그녀 곁에 서 있는 꼴이 영 찜찜했지만 지금 자신의 위치로서는 딱히 막을 도리가 없었다.그는 부드러운 눈길로 품위를 지키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송하나가 심성빈에게 다가서며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 아까 일은 정말 감사드려요.”그는 송하나의 상황을 알아차리고 못 본 척해주었던 것은 물론, 은근히 도와주기까지 했다.그 마음을 송하나는 깊이 새겨두었다.그녀가 먼저 다가오자 심성빈의 눈가에 드리운 음침한 기운이 순식간에 걷혔다.그는 입꼬리를 씩 올리며 대답했다.“별거 아니야. 너무 신경 쓸 거 없어.”이어서 잠시 말을 멈추고 송하나를 똑바로 응시하며 유난히 진중한 어조로 말했다.“하나야, 앞으로 네가 뭘 하고 싶든, 무릇 너의 선택이라면 난 항상 모든 걸 걸고 도와줄 거야. 감사를 바라거나 보답을 바라는 건 아니야. 그저... 널 도와주고 싶을 뿐이야.”꾸밈없이 직설적이고 진실된 그의 말을 듣고 있자니 송하나는 와인잔을 쥔 손가락에 힘을 주며 복잡한 심경에 휩싸였다.결국, 그녀는 심성빈과 가볍게 잔을 부딪친 후 단숨에 와인을 들이켰다.바로 그때, 차정원이 여유로운 걸음으로 다가왔다.그는 먼저 심성빈에게 예의 바르게 목례를 건넨 뒤, 자연스럽게 송하나에게 몸을 기울여 귓가에 속삭였다.“설아 컨디션이 안 좋아서 우린 먼저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송하나는 이 말을 듣더니 곧장 차설아가 있는 쪽을 돌아보았다.“죄송해요, 심 대표님. 먼저 자리를 비워야 할 것 같아요.”심성빈에게 작별 인사를 고한 그녀는 차정원을 따라 자리를 떠났다.차정원의 팔은 그녀의 허리에 닿을 듯 말 듯 했고 둘은 서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친밀감이 묻어났다.심성빈은 두 사람이 나란히 걸어 나가는 뒷모습을 묵묵히 바라보았다.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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