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천천히 따라가, 놓치지 말고!”검은색 롤스로이스는 어느덧 ‘침묵의 수호자’가 되어 먼발치에서부터 가장 느린 속도로 그녀를 따라갔다.그녀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거리를 유지했다.늦가을, 차갑고 서늘한 바람이 그녀의 얇은 옷자락 속으로 스며들었다.송하나는 아주 빨리 걸었다. 이렇게 하면 육체적인 피로로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감정들을 둔감하게 만들 수 있을까?부모님의 죽음, 묘비의 모독, 과거의 상처들까지...모든 것들이 양쪽 어깨를 짓눌러서 숨이 턱턱 막히고 허리를 펼 수가 없었다.약 1킬로미터쯤 걸었을까.오르막길 구간에서 그녀의 발걸음이 갑자기 불안정하게 휘청거렸다.연 며칠 지쳐버린 마음 상태, 방금 겪은 엄청난 충격, 그리고 지금 또 성급한 걸음으로 체력을 고갈하고 있으니 마침내 몸의 한계에 다다랐다.차 안의 이강우는 그녀가 몸을 마구 휘청거리는 모습을 본 순간 가슴이 확 조여왔다.충격에 휩싸인 그의 눈빛 속에서 송하나는 몸이 축 늘어지며 바닥에 쓰러졌다. 마치 불어오는 바람에 갑자기 꺾여서 떨어진 나뭇잎처럼...“하나야!”이강우는 거의 몸으로 차 문을 들이받듯이 뛰쳐나갔다.그녀가 땅에 쓰러지기 직전, 남자는 팔에 힘을 바짝 주며 축 늘어진 그녀의 몸을 낚아채서 품에 안았다.그녀의 몸에 손이 닿은 순간, 이건 비정상적으로 뜨거웠다.송하나가 고열에 시달리다니!“하나야!”이강우는 다시 그녀의 뺨을 가볍게 두드렸는데 열이 펄펄 끓고 있었다.두 눈은 질끈 감고 창백한 얼굴에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유독 두 뺨만이 열에 시달려 홍조를 띠었다.이강우는 그 순간 모든 이성과 감정이 가장 원초적인 공포와 비통함으로 대체되었다.“당장 병원으로 출발해!”그는 송하나를 번쩍 안아 들고 극도로 조심스러우면서도 신속한 동작으로 차 안에 들어갔다.기사에게 명령하는 말투에서 은근한 긴장감이 묻어났다.이강우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고 고열로 인해 미세하게 떨리는 그녀의 몸에 자신의 체온을 전달하려 했다.품에 안긴 송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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