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자는 그녀를 잠시 쳐다보다가 입가에 싸늘한 냉소가 어렸다.“제법 효심은 있네?”돌연 고개를 홱 돌리고 가정부에게 나직이 명령했다.“당장 가서 강우 불러와.”송태리는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그날, 병원에서 불쾌하게 헤어진 이후로 그녀는 더 이상 이강우를 만나지 못했다.이 남자가 돌아오기만 한다면 어쩌면 마음이 약해져 상황이 반전될 여지가 생길지도 모른다.30분 후, 이씨 가문 본가의 대문이 열렸다.몸에 꼭 맞는 짙은 색 정장을 입고 들어선 이강우는 회사에서 급히 돌아온 모양이었다.“할머니, 무슨 일로 이렇게 급하게 부르셨어요?”무릎을 꿇고 있는 송태리를 본 순간, 그는 미간을 확 구겼다.“넌 또 왜 여기 있어?”“강우 씨!”송태리는 마치 구명줄이라도 잡은 듯 즉시 몸을 일으켜 그의 팔을 붙잡고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매달렸다.“제발 부탁드려요. 우리 엄마, 아빠 한 번만 구해주세요. 그분들 이렇게 감옥 가면 안 된단 말이에요.”이강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팔을 빼내고 차분하게 말했다.“일이 이렇게 된 이상 나도 어쩔 수 없어. 애초에 떠날 기회를 줬을 때 떠났어야지!”그의 싸늘한 눈빛에 송태리는 마음이 움찔거렸지만, 끝까지 포기할 수 없었다.“강우 씨, 이미 하늘나라로 간 우리 아기를 봐서라도 나 한 번만 도와줘요.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에요!”“아직도 감히 아기 얘기를 꺼내는 거냐?”별안간 홍경자가 쾅 소리를 내며 탁자를 내리쳤다.“네 배 속에 있던 아이가 정말 우리 가문의 씨가 맞는지는 스스로 잘 알 텐데?”송태리는 화들짝 놀랐지만 애써 침착한 척했다.“할머니! 그게 대체 무슨 말씀이세요. 당연히 강우 씨 아이죠. 지금 제가 유산했다고 함부로 몰아가시는 건가요?”“이년 끝까지 잡아떼는 것 좀 봐!”홍경자가 냉소를 터뜨리며 옆에 있던 가정부에게 말했다.“정인아, 그거 태리한테 보여줘.”이에 안정인이 친자 확인 보고서를 송태리 앞에 쾅 내던졌다.“똑똑히 보세요, 송태리 씨! 이건 어르신께서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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