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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별이 되어 빛나리: Chapter 371 - Chapter 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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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화

이강우는 깊은 내적 갈등으로 감정을 소모하고 있었다.“대표님, 이제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요?”비서는 옆에 서서 그의 결단을 기다렸다.이강우는 한참 침묵하며 담뱃재가 양복바지에 떨어진 것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마침내 그는 재떨이에 담뱃재를 비벼 끄고 무언가 결심한 듯이 입을 열었다.“병원에 한 번 다녀와서 송씨 가문 사람들에게 이렇게 전해. 강현을 영원히 떠나 해외로 나갈 수 있게 내가 주선할 테고 모든 정착 비용은 내가 부담할 거야.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도의 보상이야.”이 결정은 그가 송하나와의 약속과 송태리에 대한 죄책감 사이에서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균형점이었다.돈을 대서 송씨 가문을 해외로 내보내고 여태껏 벌어진 모든 일을 정리하고 새 출발을 하는 것.병원 병실에는 소독약 냄새가 공기 중에 맴돌았다.혼미 상태였던 송태리가 천천히 눈을 떴다.힘없이 눈을 뜨자 시야에 들어온 것은 엄마 김지영의 수척해진 얼굴과 뺨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손바닥 자국이었다.“태리야, 드디어 깼구나. 몸은 좀 어때? 아직도 많이 아파?”김지영이 서둘러 다가오며 목소리에 숨길 수 없는 걱정과 긴장이 묻어났다.송태리는 무의식중에 자신의 아랫배를 만져보았는데 평평한 느낌에 마음이 불안해졌다.“엄마, 나 혹시... 유산했어요?”김지영은 눈물을 꾹 참으며 딸의 손을 잡았다.“아기는 없으면 없는 거지. 너만 무사하면 됐어.”어차피 계획대로라면 이 아이는 조만간 지울 예정이었다.다만 김지영은 중요한 사실, 의사가 언급했던 불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절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강우 씨는요?”송태리는 텅 빈 병실을 둘러보며 마지막 기대를 담아 물었다.“나 보러 안 왔어요?”김지영의 시선이 흔들렸다.“전화를 걸었는데 업무가 많아서 좀 바쁘대. 다 끝나고 오겠다고 했어.”“거짓말하지 말아요.”송태리가 그녀의 말을 자르고 눈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강우 씨는 안 올 거예요.”그녀는 눈을 감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강우 씨 눈에는 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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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화

“신중하게 생각해 보시고 결정되면 언제든 저에게 연락 주세요.”비서는 이 말을 끝으로 예의 바르게 인사하고 병실을 나섰다.송태리는 미동도 없이 병상에 누워 천장만 멍하니 바라보았다.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려 베개를 흠뻑 적셨다.이강우는 한때 그녀를 정말 애지중지했었다.아주 조금이라도 불편하다고 하면 바로 달려와서 곁을 지켜줬는데 어쩌다 이리도 냉정하고 무정해진 것일까.유산하고 병원에 누워있는데도 병문안 한번 오지 않다니. 잔인하기 그지없는 남자였다.이하준에게 한 약속 말고는 그녀에게 일말의 진심도 없는 걸까?김지영은 침대 곁에 앉아 딸의 넋 나간 모습을 바라보며 속에서 분노가 이글거렸다.그녀는 송태리의 차가운 손을 꽉 잡고 이를 악물었다.“태리야, 우리는 떠나면 안 돼! 빌어먹을 송하나 절대 이렇게 쉽게 놓아줄 수 없어. 그년이 우리를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었는데 반드시 피의 대가를 치러야지.”이 말은 작은 불씨가 되어 송태리의 어두운 눈가에 불을 지폈다.그녀는 잠긴 목소리로 나지막이 읊조렸는데 그 속에는 얼음장 같은 증오가 담겨 있었다.“엄마 말이 맞아요... 이렇게 가면 안 돼요. 비굴하게 물러서면 모든 걸 다 잃잖아요. 하나가 내 인생을 망쳤는데 강현에서 편하게 살도록 내버려 둘 순 없죠.”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그런데... 나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김지영이 몸을 숙여 딸에게 다가섰다. 그녀의 눈동자에 섬뜩한 빛이 스쳤다.“강우가 비서를 보내 네 병문안을 오고 우릴 해외로 보낼 생각까지 했다는 건 네게 아직 미안한 마음이 남아있다는 증거야. 완전히 등 돌린 건 아니니 우리가 그 미안한 감정만 잘 이용하면 여기에 머무를 수 있어.”그녀는 딸의 창백한 뺨을 어루만졌다.“강우에게 네가 얼마나 처절하게 망가졌는지 똑똑히 보여줘야 해. 그래야만 너에 대한 죄책감이 더 커질 테고 반드시 마음이 약해질 거야.”송태리는 눈을 감고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의 두 눈동자에는 배수진을 친 듯한 결연함만이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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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그러니까 지금 내가 자뻑이 심하다고 조롱하는 거야? 애초에 나랑 저녁 먹을 생각이 없었다고?’이때 주머니 속 휴대폰이 다급하게 울렸다.이강우는 심기가 불편한 채 전화를 받아 신경질적으로 쏘아붙였다.“뭔 일이야? 말해!”기분이 나빴던 탓에 전화를 받는 도중 실수로 스피커폰 버튼을 누르고 말았다.비서의 초조한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대표님! 병원에서 전화가 왔는데 송태리 씨가 입원 병동 옥상으로 올라가 자살 소동을 벌이고 있답니다.”이강우의 표정이 미세하게 굳어졌다. 그는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X발 내가 구조대원이야? 왜 나한테 난리인 건데?”“송태리 씨가... 대표님을 못 보면 뛰어내리겠다고 합니다.”이강우는 할 말을 잃었다.거칠게 전화를 끊고 고개를 들자 송하나가 야유 조로 실실 비꼬았다.“이 대표님이 애정하시는 분이 목숨으로 협박하는데 얼른 가보셔야죠.”‘애정하는 분?’그 단어는 날카로운 가시처럼 이강우의 가장 예민한 신경을 정확하게 찔렀다.송태리에게 이성의 감정이 없다고 분명 말했건만, 내 마음속엔 오직 너뿐이라고 했건만 송하나는 기어이 이런 말로 가슴을 찔러댔다.가슴 속에서 울화가 치밀어올라 이제 막 반박하려던 찰나, 도로변에 차 한 대가 부드럽게 멈춰 섰다.곧이어 창문이 내려가며 서유준의 온화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하나야.”좀 전까지만 해도 쌀쌀맞기 그지없던 송하나는 얼음이 녹아내리듯이 환한 미소를 지었다.“선배!”그녀는 망설임 없이 몸을 돌려 서유준의 차 쪽으로 걸어갔다.그러고는 아주 자연스럽게 조수서 차 문을 열고 올라탔다.이강우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그녀가 다른 남자와 함께 떠나가는 모습을 멍하니 지켜볼 뿐이었다.서유준과 고개를 맞대고 웃으며 이야기하는 모습이 그의 눈을 찌르는 듯 아팠다.하루에만 두 번 연속으로 그녀에게 거절당했으니 질투, 좌절, 그리고 깊은 무력감이 순식간에 온몸을 휘감았다.가슴속에선 불덩이가 타오르는데 어디 분출할 곳도 없었다.이강우는 주먹을 꽉 쥐었다.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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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그는 망설임 없이 명령을 내렸다.“지금 바로 콘서트 티켓 구하고 경기장으로 차 돌려.”비서가 순간 흠칫하며 상황 설명에 나섰다.“대표님, 저녁에 하이 그룹 장 대표님과 저녁 약속이 있으신데요...”“취소해!”심성빈은 조금의 주저함도 없었다.“갑자기 급한 일이 생겼으니 내일 점심으로 약속 다시 잡겠다고 해.”그의 단호한 태도에 비서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며 서둘러 일정을 재조정했다.한편 병원 옥상은 차가운 밤바람이 매섭게 몰아쳤다.송태리는 얇은 환자복 차림으로 난간 끝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었다.어둠 속에서 그녀의 형체가 위태롭게 흔들렸다.아래쪽에서는 경찰차의 경광등이 번쩍였고 소방팀이 에어 매트리스를 깔아놓았다.김지영은 가슴이 찢어질 듯 오열했다.“태리야, 제발 허튼 생각 하지 마! 엄마한텐 너밖에 없는데 잘못되기라도 하면 나도 못 살아!”송종현도 옆에 서서 사색이 된 채 주먹을 불끈 쥐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바로 그때, 이강우가 노란선을 뚫고 들어와 잔뜩 굳은 얼굴로 성큼성큼 옥상에 올라갔다.그의 등장은 순식간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강우 씨! 드디어 왔네요.”송태리는 그를 보자마자 눈물이 터져 나왔다.“우리 아기가 없어요. 강우 씨마저 날 버린다면 더 이상 살아갈 의미가 없다고요. 모든 걸 다 잃었는데 내가 살아서 뭐 해요?”김지영은 구명줄을 잡은 듯 달려들어 이강우의 팔을 꽉 붙들고 눈물범벅이 되어 애원했다.“강우야, 제발 우리 태리 좀 살려줘. 쟤는 너 없이 못 살아. 제발 불쌍히 여겨서 태리 마음 좀 달래주렴.”송종현도 한 걸음 다가서며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강우야, 어쨌거나 너 때문에 시작된 일인데 외면하면 안 되지. 나한테는 태리가 가장 소중한 존재인데 만에 하나 이 아이가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우리 부부도 더는 살고 싶지 않아.”이강우는 살면서 누군가가 도덕적인 잣대로 남을 비판하는 걸 가장 혐오한다.지금 송씨 가문 사람들이 바로 그 짓거리를 하고 있었다.이강우는 김지영이 붙잡은 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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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강우 씨 나 안 사랑해? 전에 나한테 그렇게 잘해줬으면서 다 잊었어? 잊었냐고?”이강우는 사색이 된 송씨 가문 사람들을 싸늘하게 훑어보다가 최후통첩을 날렸다.“해외로 나가고 싶다면 경제적 지원은 해줄게. 이건 당신들한테 주는 마지막 기회이니 체면을 지키고 싶으면 강현을 떠나. 만약 계속 집착하고 어리석은 짓을 한다면...”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눈가의 한기가 더욱 짙어졌다.“장담하건대 당신들은 지금보다 더 많은 걸 잃게 될 거야.”이강우도 인내심에 한계가 있으니 송씨 가문 사람들이 끊임없이 협박하는 꼴을 용납할 수가 없다.지독할 정도로 냉정한 그의 말은 무거운 망치처럼 송태리의 모든 환상을 깨트리고 더는 의지할 곳이 없게 만들었다.그녀는 몸에 남은 기운이 쫙 빠지고 눈빛마저 짙어졌다.다리에 힘이 풀리며 옥상의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자 이미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이 즉시 달려와 그녀를 들것에 실었다.이강우는 이 소란을 더는 쳐다보고 싶지 않아 단호하게 몸을 돌려 계단 입구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경기장 내부.화려한 조명 아래 수많은 인파가 넘실거렸다.송하나와 서유준은 티켓을 확인하고 자신들의 자리를 찾아 들어갔다.오랫동안 좋아했던 가수를 눈앞에서 라이브로 보는 것은 그녀에게 처음 있는 일이었다. 송하나의 눈동자에 순수한 기쁨이 어려 있었다.서유준은 평소와 달리 들떠 보이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눈빛이 부드러워졌다.그들과 멀지 않은 구역에서 심성빈이 손에 쥔 응원봉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이 자리는 송하나를 비교적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곳이었고 거리도 아주 적당했다.그는 자신이 언젠가 이렇게 시끌벅적한 현장에 앉아 몇 시간을 허비하며 콘서트를 볼 것이라고는 상상도 해본 적 없었다.콘서트 분위기는 열광적이었다.가수가 떼창 가능한 명곡을 부르자 경기장은 순식간에 응원봉의 바다가 되었다.모두가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며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노래가 끝나고 가수가 의상을 갈아입으며 잠시 휴식을 취할 차례였다.장내에는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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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콘서트가 끝나고 밖으로 나왔을 때는 밤 10시가 훌쩍 넘은 시각이었다.서유준이 심성빈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고 송하나를 바래다주려던 참인데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심성빈이 한발 앞섰다.그는 아주 자연스러운 말투로 제안했다.“콘서트를 두세 시간이나 봤으니 다들 배고프겠어요. 이 근처에 아주 괜찮은 딤섬 맛집이 있는데 이 시간에 딱 밤참이 나오거든요. 재료도 신선하고 맛도 담백하니 다 같이 가서 뭐라도 좀 먹는 게 어떨까요?”서유준은 또 한 번 입가에 다다른 말을 집어삼켰다.심성빈의 제안은 너무나 합당하고 타이밍 또한 적절했다. 그가 곧바로 거절한다면 오히려 속이 좁아 보일 터였다.하지만 수락하면 결국 또 셋이 함께하는 상황을 면할 수 없어 고백할 기회를 잡지 못할 것이 뻔했다.서유준은 송하나에게 시선을 돌려 다정하게 의견을 물었다.“하나 네 생각은 어때?”송하나도 확실히 약간 배가 고팠다.게다가 콘서트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라 고개를 끄덕였다.“저는 좋아요.”서유준은 심성빈과 함께하는 것이 영 꺼려졌지만 속으로 다짐했다.‘괜찮아. 밥 먹고 나서 단독으로 하나 집까지 데려다주는 길에 고백할 기회가 또 생길 거야.’그는 적절한 미소를 유지하며 말했다.“그럼 다 같이 가시죠. 마침 서 대표님과 식사한 지도 오래됐으니 오늘은 제가 대접해드릴게요.”세 사람은 나란히 식당으로 향했다.서유준은 자연스럽게 의자를 당겨 송하나가 창가 자리에 앉도록 배려했다.그녀가 자리에 앉자마자 서유준도 재빨리 그녀 옆에 앉았다.그러고는 심성빈을 향해 손짓했다.“심 대표님, 앉으시죠.”심성빈은 그가 의도적으로 배치한 좌석을 보며 눈빛이 짙어졌으나 겉으론 여전히 옅은 미소를 띠고 태연하게 두 사람 맞은편에 앉았다.메뉴를 주문할 때, 서유준은 먼저 심성빈에게 메뉴판을 건넸다.심성빈은 간단하게라도 서유준에게 꺼리는 음식이 있냐고 물었지만 송하나한테는 전혀 의견을 묻지 않고 막힘없이 몇 가지 요리를 주문했다.마지막에는 이 한마디까지 덧붙였다.“망고 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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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이게 다 무슨 일이래요?”심성빈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적당히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송하나도 상황을 지켜보다가 앞으로 나섰다.“누가 고의로 그런 것 같아요. 심 대표님, 식당 CCTV라도 확인해보시는 게 어때요?”심성빈은 한숨을 쉬며 살짝 난처한 어조로 말했다.“아무래도 최근에 투자했던 프로젝트 때문에 누군가 앙심을 품고 보복한 모양이야.”그는 서유준을 향해 몸을 돌리고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이 늦은 시간에 비서를 귀찮게 구는 건 좀... 서 대표님! 제가 한 번 얻어 타도 괜찮을까요?”서유준은 모든 일이 지나치게 수상하다고 느껴졌다.우연이라기엔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들어맞았고 목표성이 너무나도 명확했다.하지만 그에겐 아무런 증거가 없었고 게다가 심성빈의 부탁이 너무 합리적이어서 거절할 수도 없었다.서유준은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물론이죠... 괜찮습니다, 심 대표님. 어서 타시죠.”세 사람은 나란히 차에 올랐다.서유준이 운전석에, 송하나가 조수석에, 그리고 심성빈이 뒷좌석에 앉았다.차가 막 출발하자 서유준이 물었다.“심 대표님은 집이 어느 쪽이세요? 먼저 내려다 드릴게요.”그는 심성빈을 먼저 내려주고 나면 남은 길은 송하나와 단둘이 보낼 수 있으리라 여겼다.“저는 안 급하니 하나부터 보내주시죠.”뒷좌석에서 심성빈의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말투가 더할 나위 없이 자연스러웠다.“늦은 시간대라 여자 혼자 너무 늦게 귀가하는 게 걱정돼서 그래요. 저는 사는 곳이 멀어서 조금 늦어도 괜찮아요.”제법 그럴싸한 핑계에 뭐라고 반박할 수가 없었다.서유준은 핸들을 쥔 손에 힘을 주며 결국 송하나의 집 방향으로 차를 몰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만의 오붓한 시간이 되었어야 할 이 여정은 다시 세 사람이 함께하는 국면으로 이어졌다.부풀었던 서유준의 기대는 그렇게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차는 송하나의 별장 앞에 부드럽게 멈춰 섰다.그녀가 안전벨트를 풀고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했다.“선배, 콘서트 보게 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오늘 너무 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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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월요일 오전.주간 회의를 마친 서유준이 일부러 걸음을 늦추며 복도에서 송하나를 불렀다.“하나야, 장 교수님께서 지난번에 제안하신 그 특별 연구팀 합류 건은 생각해 봤어?”송하나는 멈춰 서서 그를 돌아보더니 단호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네! 합류할 생각이에요 선배.”그녀는 잠시 뜸 들이다가 한 마디 덧붙였다.“다만 그 전에 먼저 처리해야 할 개인적인 일이 좀 있어요.”송하나에게 있어 교수님의 직접적인 초청은 정황상으로나 이치상으로나 거절할 수 없는 일이었다.게다가 업계의 거장들과 함께 최고 수준의 연구팀에서 일할 기회는 정말이지 드물었다.만약 이 기회로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면 그 의미는 더욱 비범할 터였다.하지만 연구에 전념하기 전에 그녀는 송씨 가문 사람들이 마땅히 치러야 할 대가를 두 눈으로 확인해야만 했다.“개인적인 일? 혹시 내 도움 필요해?”서유준이 관심 조로 물었다.이에 송하나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그의 시선을 피했다.“아니요. 저 혼자 처리할 수 있어요.”그녀는 서유준을 자신과 송씨 가문의 원한 관계에 엮이게 하고 싶지 않았다.한편 서유준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미리 생각해 둔 계획을 제안했다.“어차피 연구팀에 가기로 했으니 지금 맡은 심하 그룹 담당 업무는 부서의 다른 동료에게 인계하는 게 좋겠어. 미리 업무에 익숙해지도록 해야지. 네 생각은 어때?”송하나도 매우 일리 있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은 생각이에요.”“혹시 적임자로 떠오르는 사람 있어?”서유준이 물었다.그 순간 송하나의 머릿속에 매우 성실한 인물이 한 명 떠올랐다.“임효민 씨를 추천하고 싶어요. 그 친구는 일 처리가 꼼꼼하고 프로젝트 배경도 잘 알아요. 심하 그룹 쪽 미팅도 저랑 몇 번 같이 다녀왔고요.”서유준은 흔쾌히 승낙했다.“네가 가르친 사람이니 문제없겠지. 그럼 그렇게 결정하고 이따가 인사팀에 말해둘게. 임효민 미리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도록 말이야.”정규직 전환 소식을 들은 임효민은 너무 기뻐서 펄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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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화

기대감에 부풀어 살짝 올라갔던 입꼬리도 어느새 일직선으로 굳어버렸다.“심... 대표님, 안녕하세요! 저는 현진 바이오테크의 임효민이라고 합니다.”임효민은 황급히 일어서서 말을 더듬으며 인사를 건넸다.심성빈은 자리로 돌아와 책상 뒤에 앉으며 태연한 척 물었다.“송하나 씨는 어디 있죠? 오늘은 왜 같이 안 왔어요?”임효민이 서둘러 설명했다.“송 팀장님은 앞으로 이 프로젝트를 담당하지 않을 겁니다. 서 대표님 지시로 제가 추후의 심하 그룹 업무를 이어받게 됐습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심 대표님.”‘담당하지 않는다고?’심성빈의 눈빛이 확 가라앉았다. 그는 즉시 이것이 서유준의 계략임을 깨달았다.며칠 전 콘서트에서 우연한 만남을 가장한 일로 서유준이 무언가 눈치를 챈 모양이다.사실 이 프로젝트는 심하 그룹 대표인 심성빈이 번번이 직접 팔로업해야 할 만큼 중요한 일은 아니었다.그저 송하나를 만날 구실과 기회를 만들기 위해 업무를 핑계로 삼았던 것뿐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심성빈은 순간 직접 팔로업할 흥미를 완전히 잃었다.“갑자기 긴급회의가 잡혔네요. 이따가 담당 프로젝트 책임자를 보내서 효민 씨랑 이야기 나누게 하죠.”그가 내선 전화를 걸자 곧바로 팀장 한 명이 들어왔고 어리둥절한 임효민을 공손하게 회의실로 안내했다.사무실 문이 닫히자마자 심성빈은 즉시 휴대폰을 집어 들고 서유준에게 전화를 걸었다.“서 대표님? 하나가 왜 더는 프로젝트를 담당하지 않는 건지 여쭤봐도 될까요?”전화 너머 서유준의 목소리는 여느 때처럼 온화하고 우아했다.“하나가 맡아야 할 더 중요한 프로젝트가 생겼거든요. 이건 단지 저희 회사 내부의 자연스러운 업무 조정일 뿐이에요.”심성빈이 미간을 찌푸렸다.“전까지 협력이 원활하게 진행되었는데 왜 갑자기 사람을 바꾼 거죠?”서유준은 침착하게 받아쳤다.“심 대표님, 저희가 계약서에 반드시 송하나가 이번 프로젝트를 담당해야 한다고 명시한 조항은 없었던 것으로 압니다. 저희 현진의 다른 직원들 역시 전문적인 소양을 갖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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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일식당 안.임효민이 정교하게 디자인된 메뉴판을 펼치자 속으로 옅은 숨을 들이켰다.이곳의 가격은 그녀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비쌌다.하지만 어쨌거나 하나 언니를 대접하는 자리이니 성의를 보여야만 했다. 끽해야 남은 보름 동안 생활비를 아껴 쓰면 되겠지 하는 각오로 신중하게 몇 가지 기본 메뉴를 고른 뒤, 메뉴판을 송하나에게 넘기며 경쾌하게 말했다.“하나 언니, 더 드시고 싶은 거 있는지 한번 보세요.”송하나는 메뉴판을 받아 들고 온화하게 미소 지었다.“그래요. 여기 시그니처 메뉴 몇 가지가 소문이 자자하던데 오늘 그냥 질러요?”그녀는 서슴없이 가격대가 꽤 나가는 시그니처 메뉴 몇 가지를 추가했다.일식당은 반 개방형 칸막이 구조로 되어 있어 프라이버시가 보장받으면서도 시야를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았다.맞은편, 차정원과 동료들이 앉은 룸은 송하나의 칸막이와 비스듬히 마주 보는 위치였는데 거리가 가깝지도 멀지도 않아 마침 그녀의 옆모습을 흘끗 볼 수 있었다.식사 분위기는 매우 뜨거웠다.동료들은 의욕이 넘쳐 연이어 잔을 들고 차정원에게 건배를 제의했다.“차 변호사님께서 마지막에 추가하신 그 결정적인 증거 사슬 덕분에 우리가 승소할 수 있었어요! 상대 변호사가 현장에서 변호사님 질문을 받고 말문이 턱 막히는 모습, 크윽...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짜릿한 순간이었어요.”“그러게요! 변호사님은 대체 왜 이렇게 머리가 비상한 거예요? 아니 어떻게 그 정도로 깊숙이 숨겨진 허점까지 콕 집어내시냐고요.”차정원은 사케 잔을 들어 살짝 맛을 보더니 겸손한 어조로 말했다.“이건 어디까지나 팀원 모두의 공동 노력의 성과이지 절대 저 혼자만의 힘으론 불가능하죠.”말은 그렇게 해도 그의 눈빛에는 여유가 스쳤다.이번 소송은 석 달 넘게 이어졌는데 이제 드디어 승소했으니 차정원은 마침내 송하나를 도와서 송씨 가문의 골치 아픈 일을 처리하는데 더 많은 정력을 쏟을 수 있게 되었다.사케 몇 잔이 들어가자 화제는 점차 사생활 영역으로 스며들어 갔다.“차 변호사님,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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