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클어진 긴 머리카락이 피와 더러운 액체에 뒤섞여 얼굴에 끈적하게 달라붙었다.흉악범 세 명은 옷매무새를 정리하고는 경호원들에게 환심을 사려는 듯 물었다.“사장님들, 저희는 이미 시킨 대로 했으니 이만 보내주시죠?”경호원이 차갑게 비웃었다.“이것들 세상 무서운 줄 모르네? 대표님 사람을 건드리고 무사히 빠져나갈 거로 생각해?”경호원들은 세 남자를 그대로 경찰서에 넘겼다.그들이 직접 납치를 시인한 증거만으로도 감방에서 몇 년을 썩게 될 터였다.둔탁하게 닫히는 문소리에 송태리의 몸이 격하게 떨렸다.그녀는 굴욕적인 자세 그대로 바닥에 누워 손 하나 까딱할 기력도 남아 있지 않았다.그렇게 꼬박 하루가 지났다.창밖의 하늘이 점차 희끄무레해지며 아침 햇살이 커튼 틈으로 새어 들어와 그녀의 공허한 동공에 떨어졌다.송태리는 살면서 이토록 끔찍한 모욕을 당해본 적이 없었다.삼류 악당들에게 능욕당한 것은 물론, 한 무리 경호원들에게 이 모든 과정을 감시당했고 영상으로 기록까지 되었다.정말이지 삶을 이어갈 용기마저 잃었다.하지만 곧이어 가슴속에서 훨씬 더 강렬한 감정이 끓어올랐다.그것은 바로 독을 품은 증오였다.‘송하나, 이 빌어먹을! 다 너 때문이야. 내 것이어야 할 모든 걸 빼앗은 것도 모자라 마지막 남은 자존심마저 이렇게 짓밟아? 죽는 한이 있어도 널 이끌고 지옥에 내려갈 거야.’송하나를 사랑한다는 이강우, 그렇다면 그 남자도 여생을 고통 속에 허덕이게 해 줄 것이다.두 사람 모두 편하게 살아가도록 내버려 둘 리는 없다.이원 그룹 맨 위층, 대표이사실.커다란 통유리창 밖으로 번화한 도시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문을 등지고 선 이강우의 뒷모습에서 서늘한 한기가 느껴졌다.비서가 그의 뒤에 서서 공손하게 보고했다.“대표님, 모든 일은 지시대로 깔끔하게 처리되었습니다. 그리고... 대표님이 말씀하신 것도 여기 있습니다.”그는 검은색 USB 메모리를 책상 위에 살며시 올려놓았다.“촬영된 모든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직접 확인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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