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뜻하고 깔끔한 바디워시 향이 은은하게 피어올라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처음으로 후회가 밀려왔다.만약 내가 건강한 몸으로 계속 살아갈 수 있다면 그녀에게 대시했을 텐데...아쉽게도 죽음을 앞두고 있어 그녀에게 미래를 약속할 자격조차 없었다.8월 10일, 맑음.우연히 묘원 근처에서 해바라기밭을 발견했다. 금빛으로 물든 해바라기 꽃이 만개했다.오늘 그녀를 데리고 그곳에 갔더니 드물게 환한 미소를 지었다.그녀의 웃는 모습은 정말 예뻤다. 햇살처럼 눈부신 미소랄까?그녀는 몰래 나를 사진으로 담기도 했는데 나름 마음에 들었다.이건 아마 내 인생의 마지막 사진이 될 듯싶었다.그녀의 찬란한 미소를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서글퍼졌다.바보야, 내가 과연 네 곁을 얼마나 더 지켜줄 수 있을까?8월 15일, 맑음.병세가 다시 악화되어 이제는 숨 쉬는 것조차 힘들어졌다.의사는 입원을 권했지만 나는 마지막 힘을 다해 그녀를 한 번 더 만나러 갔다.그리고 그녀에게 잠시 먼 길을 다녀와야 한다고, 인연이 닿으면 다시 만나게 될 거라고 말했다.돌아서는 순간, 나는... 이것이 영원한 작별임을 알고 있었다.그녀가 내 이름을 물었지만, 그저 성이 이 씨라고 알려주었다.곧 죽을 사람이라 굳이 그녀에게 기억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나 또한 그녀의 이름을 묻지 않았다. 묘비에 있는 사진을 보아 아빠가 송 씨니 그녀도 송 씨일 거라 짐작했다.겨우 힘을 내 차에 올랐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왔다.이미 죽음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있었는데 슬슬 이 세상과 인연을 끊기 싫어졌다.8월 18일, 맑음.병실 침대에 누워서 펜을 들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곧 이 세상을 떠나겠지...이원 그룹은 강우가 맡아줄 것이다.비록 예전에는 좀 한량처럼 굴었지만 내 병세가 악화된 걸 알고는 열심히 회사 경영을 배우고 있다.강우가 있는 한 이원 그룹은 괜찮을 것이다.할머니도 강우가 잘 보살펴 줄 테니 걱정할 것 없다.오직 그녀만 자꾸 마음에 걸린다.혼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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