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가 끝나자 송하나는 곧장 도서관으로 향했다.그녀는 앞으로 시작될 연구 작업에 제대로 몰입하기 위해 장현서가 건넨 자료들을 최대한 빨리 소화해야 했다.한창 공부에 집중하고 있을 때, 책상 모서리에 놓아둔 휴대폰이 갑자기 진동했다.화면에는 강현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가 떠 있었다.순간 송하나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강현이라...차정원, 차설아, 안재준 일행 말고 그녀에게 연락할 사람이 또 누가 있을까?그냥 무시하려 했지만 휴대폰이 끈질기게 진동했다.마지못해 복도 구석으로 걸어가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송하나 씨, 저 최로운이에요.”전화 너머에서 들려온 남자의 목소리는 평소의 장난기 가득하던 부잣집 도련님 말투를 완전히 벗어던진 상태였다.이에 송하나는 마음이 살짝 가라앉고 손끝에 저도 몰래 힘이 들어가 꽉 쥐어졌다.이강우의 절친 최로운, 그가 전화를 걸었다는 것은 목적이 뻔했다.“최로운 씨, 무슨 일이시죠?”그녀의 잔잔한 목소리에 아무런 감정도 실려 있지 않았다.전화 너머로 2초간 침묵이 흘렀다. 뭔가 머릿속으로 말을 정리하는 듯, 또 한편으로는 끓어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며 스스로를 진정시키려는 몸부림 같았다.몇 초가 더 지난 후에야 최로운이 다시 입을 열었는데 목소리는 아까보다 훨씬 더 가라앉았다.“하나 씨... 강우가 더 이상 못 버틸 것 같아요.”휴대폰을 잡은 그녀의 손이 살짝 떨렸다.어제 주은호의 전화를 받고 대충 짐작은 했지만 최로운에게 이토록 심각한 말을 직접 듣고 있자니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최로운은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계속 말을 이어갔다. 마치 오랫동안 쌓아뒀던 불안과 무력감을 토해내듯 속도가 빨라졌다.“내가 엄살 부리는 게 아니에요.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위출혈이라 응급실에서 살려내긴 했는데 애가 완전 넋이 나갔어요. 이제 폐인이나 다름없다고요! 의사 선생님 말로는 생존 의지가 전혀 없어서 회복이 너무 더디대요. 계속 이런 식이라면 이번 고비를 넘긴다 해도 몸이 완전히 망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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