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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los capítulos de 별이 되어 빛나리: Capítulo 581 - Capítulo 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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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1화

남자의 목소리가 귓가에 가까이 들려왔다. 평소와 같은 냉정한 말투에 어딘지 모르게 팽팽한 긴장감이 더해진 듯했다.“제게... 구명 튜브가 있어요. 일단 아이부터 구해야 해요! 얼른요!”가까이 다가서고 보니 그녀의 안색이 창백해지고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이 여자, 제정신 아니네! 자기 몸도 못 가눌 지경인데 누굴 구한다고 허덕이고 있어?’최시훈은 복잡한 시선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충격과 자신의 안위도 마다하고 물속에 뛰어든 그녀에 대한 답답한 분노가 뒤섞인 눈빛이었다.“꽉 잡아! 나만 믿어!”그는 깔끔하게 이 한 마디만 내뱉고 깊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어느덧 몸부림치기를 멈추고 서서히 가라앉는 남자아이를 향해 맹렬히 헤엄쳐 나갔다.몇 번 팔을 휘저어서 아이 곁에 다가가 단숨에 물 밖으로 건져 올리더니 전속력으로 안전한 물가로 옮겨놓았다.이미 도착해 있던 정원 구조대원들과 도우려 나선 시민들이 즉시 아이를 넘겨받았다.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 우왕좌왕하며 아이를 품에 안고 옷으로 감싼 뒤 필요한 응급 처치를 시작했다.한편 아이를 넘긴 최시훈은 멈추지 않고 곧바로 몸을 돌려 다시 차가운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전력을 다해 송하나에게 헤엄쳐 갔다.짧은 틈 사이에도 송하나의 체력은 이미 고갈되었다.극심한 추위와 다리의 경련이 그녀의 의식을 완전히 빼앗아갔다.굳어버린 손가락들이 구명 튜브에서 하나씩 떨어져 나갔다. 그녀의 몸은 억누를 수 없이 물속으로 빨려 들어갔고 시커먼 얼음물이 턱을 지나 목구멍까지 차올랐다.“하나야!”최시훈이 낮게 으르렁거리며 쏜살같이 돌진했다. 그녀가 완전히 물에 잠기려는 찰나, 남자는 손목을 확 잡아채 자신의 품 안으로 힘껏 끌어당겼다.손에 닿는 그녀의 몸은 얼음장처럼 차갑고 뻣뻣했으며 생명의 온기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최시훈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한쪽 팔로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감싸고 다른 한쪽 팔과 다리 힘으로 전력을 다해 언덕으로 헤엄쳐 갔다.품 안의 그녀는 비정상적으로 무거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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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비서는 차 안의 히터를 최대로 높이고 황급히 뒷좌석 문을 열었다.이어서 최시훈이 담요로 돌돌 감싼 송하나를 안고 성큼성큼 차 쪽으로 걸어왔다.이제 막 몸을 숙여 그녀를 뒷좌석에 조심스럽게 앉히려는 찰나, 멀리서 당혹감과 의혹이 섞인 듯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시훈아?”황윤미가 거사와 작별 인사를 마치고 고즈넉한 정원에서 걸어 나오던 참이었다.시선이 무심코 향한 곳에 익숙하면서도 처참한 몰골의 실루엣이 포착되었는데 바로 그녀의 아들 최시훈이었다.평소에는 흐트러짐 없이 차분하고 위엄 있던 아들이 웬일인지 온몸이 흠뻑 젖고 머리도 헝클어진 채 담요에 단단히 싸여 얼굴조차 보이지 않는 여자를 껴안고 급히 차에 타려 하고 있었다.쇼킹한 장면에 황윤미는 멍하니 얼어붙었다가 다시 한번 목소리를 높여 그를 부르면서 앞으로 다가갔다.비서가 나직한 말투로 신속하게 전달했다.“국장님, 사모님이십니다...”하지만 최시훈은 전혀 멈추거나 머뭇거리는 기색이 없었다.송하나를 조심스럽게 뒷좌석에 눕히고 본인도 차에 탔다.옷이 흠뻑 젖다 보니 값비싼 가죽 시트 위로 진한 물 자국이 번져나갔다.쾅 소리를 내며 차 문을 닫고 외부의 시선과 소리를 모조리 차단했다. 최시훈은 앞 좌석의 비서에게 몇 마디 툭 던졌다.“신경 쓰지 말고 병원으로 가. 빨리!”사람 목숨이 걸린 문제라 어머니께 설명할 시간이 없었다.만에 하나 지체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니 일단 상황이 정리된 후에 어머니께 죄송함을 표해야 할 터였다.비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는 즉시 목소리를 낮추고 엑셀을 끝까지 밟았다.차가 굉음과 함께 쏜살같이 달려나갔다.남겨진 것은 아득해지는 차의 잔상과 그 자리에 얼어붙은 황윤미뿐이었다. 패닉에 빠진 그녀는 가슴이 격하게 요동쳤다.병원 응급실.신속하고 체계적인 인수인계 과정 끝에 의식을 잃은 송하나가 의료진에 의해 응급실로 밀려 들어갔다.비로소 최시훈의 팽팽했던 어깨가 아주 조금 느슨해졌다. 하지만 미간은 여전히 깊게 찌푸려진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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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처음에는 흐릿하고 막연했던 눈동자가 빛에 적응하며 서서히 초점을 맞추더니 침대 옆에 앉아 있는 최시훈에게로 향했다.송하나가 의식을 회복했지만, 남자의 얼굴에 안도하는 기색은커녕 오히려 미간을 더 찌푸렸다.그는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울이며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낮고 무언가에 억눌린 듯한 진지함이 묻어났다.“오늘 네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알고 있어?”송하나는 입술을 앙다물었다. 목이 바짝 말라서 선뜻 소리를 낼 수 없었다.“감기 걸려서 면역력도 떨어졌으면서 감히 얼음물에 뛰어들어?”최시훈은 말 속도가 빨라지고 질책하는 어조가 점점 짙어졌다.“수영도 못 하는데 무슨 배짱으로 사람을 구해? 구명 튜브만 챙기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어? 대체 어디서 나온 자신감이야? 누가 그런 용기를 줬는데?”남자의 칼날 같은 눈빛이 그녀의 창백하고 연약한 얼굴에 박혔고 말투도 점점 더 거칠어졌다.“하나야, 네 목숨은 오직 네 것만이 아니야. 핵심 연구 인력이니만큼 건강과 안전은 프로젝트 전체의 진행에 영향을 미치고 팀원 전체의 노력과 헌신과도 연결되어 있단 말이야! 앞뒤 안 가리고 혼자 무리하는 건 스스로에 대한 무책임일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팀과 어깨에 짊어진 사명감에 대한 중대한 직무 유기야! 알아?”송하나는 아무런 표정 없이 조용히 듣고 있었다. 오직 섬세한 속눈썹만이 가볍게 떨렸다.본인조차 이렇게 몸이 허약할 줄은 예상치 못했다.아이가 물속으로 가라앉는 위급한 상황에서 우선 저 아이부터 구해야겠다는 생각만 맴돌았다.구명 튜브를 챙겼으니 구조대가 올 때까지 버틸 수 있을 거라 믿었다...하지만 결국 극한 상황에서의 자신의 인내력을 너무 과대평가한 격이었다.잘못을 인정하고 변명할 힘도 없던지라 마른 입술을 앙다물며 침묵을 택했다.그러나 그런 그녀의 침묵은 최시훈에게 무언의 저항으로, 아니 심지어 권위를 무시하는 것으로 느껴졌다.안 그래도 조금 전의 충격으로 분노가 울렁이는데 그녀가 줄곧 침묵만 유지하니 마치 기름을 부은 듯 불씨가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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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송하나의 차분한 시선 속에 최시훈은 난생처음 얼굴이 백지장처럼 질려버렸다.그는 지그시 송하나를 바라보며 입술을 달싹였으나 결국 어색하게 화제를 돌릴 뿐이었다.“푹 쉬어...”이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담백한 음식으로 준비해오라고 할게.”이 말만 남긴 채 그녀를 뒤돌아보지도 않고 성큼성큼 병실 밖으로 나섰다.병실 문이 조용히 닫혔다.밖에서 대기하던 비서는 국장님이 나오자 즉시 다가와 그의 개인 휴대폰을 건네며 나직이 알렸다.“국장님, 사모님께서 또 전화하셨습니다...”화면에는 몇 통의 부재중 전화가 보란 듯이 떠 있었다.최시훈은 꽉 조여진 미간을 짚으며 휴대폰을 받아들고 우선 비서에게 지시했다.“하나한테 알맞은 담백한 점심을 준비해서 최대한 빨리 가져오도록 해.”비서가 명령을 받고 황급히 자리를 뜨자 그는 복도 끝으로 걸어가 전화를 다시 걸었다.황윤미가 즉시 전화를 받고 목소리에 채 가시지 않은 놀라움과 걱정이 고스란히 묻어났다.“시훈아, 아까는 어떻게 된 일이야? 왜 그 몰골인 건데? 누굴 안고 허둥지둥 차에 탄 거야? 불러도 대답이 없고! 지금 어디야? 별일 없지?”“별일 없어요, 엄마.”최시훈의 덤덤한 말투에서 어떠한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호숫가에서 물에 빠진 사람을 발견했는데 상황이 급해서 바로 병원으로 데려왔어요. 저 지금 병원이에요.”“뭐? 물에 빠졌다고?”황윤미의 의심은 결코 해소되지 않았다.“아무리 그래도 너까지 직접 물에 들어갈 필요는 없었잖아? 그런 일은 구조대나 다른 사람들한테 맡기면 되는 거 아니니? 네가 어떤 사람인데, 만에 하나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그땐 상황이 급해서 다른 거 신경 쓸 겨를도 없었어요.”최시훈이 담담하게 말을 끊었다.“이미 고비를 넘겼고 경과를 지켜보면 된대요.”전화 저편에서 몇 초간 침묵이 흘렀다. 황윤미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지만, 대뜸 화제를 바꿔 진심 어린 조언을 담았다.“시훈아, 엄마가 굳이 널 나무라는 건 아니지만 너도 이제 나이가 적지 않아.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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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차정원의 온화한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버렸고 직업적인 경계심이 즉시 발동했다.“네, 맞아요. 하나 지금 어디 있어요? 왜 그쪽이 전화를 받으셨죠?”구조대원은 송하나가 물에 빠져 병원에 이송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이 소식을 접한 차정원은 부드러운 눈빛이 싸늘하게 돌변했다.더 자세한 것은 물을 겨를도 없이 우선 병원 이름부터 빠르게 확인하고 차 키를 챙겨서 허둥지둥 달려갔다. 미간이 잔뜩 구겨지고 전례 없는 걱정과 우려가 서려 있었다.병원 병실 밖.비서의 업무 효율은 아주 뛰어났다. 눈 깜짝할 사이에 담백함 위주의 도시락을 챙겨 들고 돌아온 것이다.최시훈은 마음속에 들끓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억누르고 도시락을 받아들었다. 비서에게는 밖에서 기다리라고 분부한 뒤 다시 병실 문을 밀고 들어갔다.송하나는 한창 병상에 기대앉아 링거액이 천천히 떨어지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자 최시훈이 다시 들어왔다. 순간 그녀의 눈가에 놀라운 기색이 역력했다.이 남자의 신분으로 평소에 업무가 다망한 사람인데 여기까지 데려와 준 것만으로도 이미 최선을 다한 게 아닐까?기껏해야 비서를 시켜 후속 조치를 하겠거니 했는데 직접 돌아올 줄이야.한편 최시훈은 그녀의 놀란 표정을 못 본 척 평소와 다름없는 차분한 태도로 침대 옆에 다가와 도시락을 협탁 위에 내려놓았다.뚜껑을 열자 안에는 푹 끓인 닭죽과 담백한 반찬 몇 가지, 그리고 따뜻한 국이 들어있었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며 향긋한 냄새를 풍겼다.“좀 먹어.”최시훈은 덤덤한 말투로 말하며 자연스럽게 죽 한 그릇 떠서 그녀 앞에 내밀었다. 무표정한 남자의 얼굴에서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송하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손을 뻗어 죽을 받아들고는 나직이 대답했다.“고마워요, 국장님.”최시훈은 곧장 떠난 게 아니라 침대 옆 의자에 앉아 그녀가 천천히 죽을 먹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조용한 병실 안에 숟가락이 그릇에 부딪히는 소리와 죽을 삼키는 소리만 은은하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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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최시훈은 다시 한번 송하나를 바라보며 공적인 말투로 말했다.“그럼 송 연구원도 푹 쉬어.”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누구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단호하게 몸을 돌려 문밖으로 나섰다.허리를 곧게 펴고 침착한 발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더는 이곳에 머무를 이유도, 입장도 없으니까...문이 가볍게 닫히고 최시훈은 복도를 따라 차분하게 걸어갔다. 하지만 방금 억지로 가라앉혔던 파문은 진정되기는커녕 보이지 않는 힘에 휘저어져 더 깊은 답답함으로 퍼져 흘렀다.전용차 뒷좌석에 앉아 비서에게 최씨 저택으로 돌아가라고 지시했다.이어서 부드러운 가죽 시트에 기대앉아 눈을 감고 심란해진 마음을 정리하려 애썼다.그러나 뇌리에는 자꾸 병실 안의 장면들이 반복해서 떠올랐다.차정원을 보자마자 환하게 밝아지던 송하나의 눈빛, ‘정원 씨’라는 다정하고 애틋한 호칭, 그리고 차정원을 바라볼 때의 친밀하고 편안한 모습까지...모든 장면이 너무나 선명해서 오히려 눈이 시릴 지경이었다.지금껏 느껴본 적 없는 낯선 씁쓸함이 미세한 덩굴처럼 소리 없이 퍼져나가 심장을 휘감았다.‘내가 송하나를... 신경 쓰고 있다니!’자신에겐 보여준 적 없는 애틋한 미소와 아련한 모습을 딴 남자에게 가감 없이 보여줬고, 그 남자는 또 너무나 당연하게 송하나의 옆자리를 든든히 채워줬다.차 안에 싸늘한 정적이 흘렀다.비서는 전방을 주시하며 운전에만 몰두했다.한참 후, 최시훈이 갑자기 입을 열어 이 침묵을 깼다.“신 비서, 여자친구랑 곧 좋은 소식이 있다며?”그저 대충 묻는 식의 말투, 그 속에서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한편 비서 신용우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평소 부하 직원의 사생활에는 일절 관심이 없던 국장님이 갑자기 이런 질문을 건넬 줄이야.그는 곧 정신을 다잡고 쑥스러우면서도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네, 국장님. 내년 봄에 약혼할 생각입니다.”“집에서 재촉해?”최시훈의 시선은 창밖으로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풍경에 머물렀고 말투 또한 평온했다.“그런 건 아니고요.”신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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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최시훈이 떠난 후 병실 안은 분위기 자체가 확 바뀌었다.차정원은 협탁 위에 놓인 거의 손도 안 댄 닭죽을 보다가 다시 송하나의 창백한 얼굴에 시선이 머물렀다.그는 아무 말 없이 침대 맡에 앉아 그릇을 들고 숟가락으로 죽을 살살 저어 식혔다.한술 떠서 호호 분 뒤 그녀의 입가에 가져다 댔다.“조금만 더 먹자, 응?”중저음의 목소리에 애틋함이 묻어났다.“지금은 몸이 많이 약해져서 기력부터 보충해야 해.”송하나는 조금 불편했다.어린애도 아니고 굳이 떠먹여 줄 필요가 있을까?“저 혼자 할게요.”그릇을 받으려 손을 뻗었는데 차정원이 나직이 말했다.“손에 링거 바늘 꽂고 있잖아. 함부로 움직이지 마.”남자가 끝까지 고집하자 그녀도 잠깐 망설이다가 순순히 입을 벌렸다.따뜻한 죽을 한 입 먹으니 약간의 온기가 느껴졌다.그렇게 차정원은 한 술씩 침착하게 계속 떠먹여 주었다. 자상하고 섬세한 제스처로 마치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한 일인 양 열심히 먹여주었다.반 그릇쯤 먹었을까, 송하나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이에 차정원도 더는 강요하지 않고 그릇을 내려놓고는 티슈로 매우 자연스럽게 그녀의 입가를 닦아주었다.바로 그때, 병실 문 쪽에서 가벼운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구조대 유니폼을 입은 두 명의 직원이 들어왔는데 송하나의 패딩과 캔버스 가방을 들고 있었다.“이건 송하나 씨 물품이에요.”연장자로 돼 보이는 구조대원이 물건을 침대 끝에 놓았다.“혹시 빠진 것 없는지 확인해 보세요.”송하나는 대충 훑어보고 대답했다.“다 있어요. 고맙습니다.”구조대원은 흐뭇한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젊은 아가씨가 참 용감하시네요. 그런 상황에서 물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안심시키려는 듯 부드럽게 이어갔다.“물에 빠진 아이는 위험한 고비를 넘겼어요. 추위에 놀란 것 말고는 별다른 이상은 없어요. 이게 다 송하나 씨 덕분입니다.”아이가 무사하다는 말을 듣자 송하나의 얼굴에는 안도감 섞인 옅은 미소가 번졌다.“괜찮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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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그래, 알아. 넌 그냥 사람을 구하고 싶었겠지.”차정원은 그녀의 눈을 응시하며 더없이 진지하게 말했다.“하나 너는 착하고 용감한 아이야. 하지만...”그가 목울대가 움직였다.“네 안전이 나한테는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걸 부디 알아줬으면 좋겠어.”최시훈이 한 발만 늦었어도, 구조대원이 조금이라도 지체했어도 어떤 결과가 초래되었을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송하나는 이토록 불안해하고 연약해지는 차정원의 모습을 처음 보게 되었다.그제야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무모했는지 깨달았다. 그녀를 아끼는 사람들에게 이토록 큰 충격을 안겨줬을 줄이야.“미안해요. 내 잘못이에요.”그녀는 진심으로 고개를 숙였고 목소리에도 죄책감이 묻어났다.“내가 생각이 짧았고 너무 충동적으로 굴었어요. 앞으로는... 꼭 명심할게요. 맹세해요, 정원 씨!”맹세까지 외치니 차정원의 팽팽했던 신경이 그제야 조금 느슨해졌다.그는 다른 손을 들어 송하나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이토록 애틋한 제스처는 마침내 굳어 있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완화했다.차정원이 속절없이 웃었다.“이대로는 안 되겠어. 어떻게든 빨리 제연으로 업무를 옮겨야겠어. 안 그러면 네가 또 무슨 일로 심장 졸이게 할지 짐작도 안 가!”농담처럼 들려도 그가 여느 때보다 진심이란 걸 송하나는 너무 잘 알았다.다음 날 오전.차정원이 중요한 업무 전화로 잠시 자리를 비웠다.병실에는 송하나 홀로 남았고 햇살이 창문 너머로 병상에 쏟아졌다.따스한 햇빛에 그녀는 약간 졸음이 몰려왔다.그때 갑자기 복도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멀리서부터 점점 가까워지더니 병실 문 앞에서 멈췄다.짧은 침묵 후, 가벼운 노크 소리가 들렸다.중년 부부 한 쌍이 안으로 들어섰는데 남자는 쉰 살쯤 되어 보였다.꼿꼿한 자세에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짙은 눈썹 사이에는 오랜 세월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몸에 밴 침착함과 위엄이 느껴졌다.옆에 선 사모님은 남편의 팔짱을 끼고 있었는데 남편보다 훨씬 젊어 보였다. 단아한 용모에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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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그녀의 말이 끝나갈 무렵, 뒤에 있던 수행원 한 명이 즉시 앞으로 나와 손에 든 꽃을 침대 협탁 위에 내려놓았다.다른 사람들도 갖가지 선물들을 방 안에 차례로 정돈했다.송하나는 이 진풍경에 어찌할 바를 몰라 황급히 몸을 일으켜 앉으려 했다.“이건 너무 과해요. 정말 이러실 필요 없어요. 사실 우주를 최종적으로 구해낸 분은... 최시훈 씨예요.”임창진이 침착하게 말을 이어받았다.“사건의 상세한 경위는 저희가 이미 파악했어요. 시훈이 아버지와 저는 오랜 인연이라 조만간 직접 방문하여 감사 인사를 전할 겁니다.”그는 대뜸 화제를 돌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당시 그토록 위험한 상황에서 하나 씨가 본인 안위도 무릅쓰고 선뜻 나섰던 용기와 일면식도 없는 아이를 구하려고 몸을 내던진 선량함까지... 저희 임씨 가문은 평생 이 은혜를 가슴 깊이 새겨둘 겁니다.”이때 임창진의 아내 나윤정도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두 분 편하게 말 놓으세요.”“그래, 하나야. 실은 시훈이가 간단히 얘기해줬어. 네가 국가 연구 센터에서 일하고 제연시 토박이가 아니라고 하더구나. 여기 혼자 지내면서 일적으로든 생활에 관해서든 무슨 어려움이 생기면 편하게 우리한테 얘기해. 부담 가질 필요 없어.”임창진이 옆에 있던 수행원에게서 명함 한 장을 받아들었다. 그 위에는 이름 하나와 개인 전화번호만 적혀 있었다.그는 명함을 정중하게 송하나 앞에 건넸다.“이것은 우리 부부의 작은 성의이자 약속이기도 해. 언제 어디서든 도움이 필요하다면 바로 이 번호로 연락 줘.”이들 부부는 그야말로 진심 어린 태도로 송하나에게 고마움을 표했다.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어 그녀도 두 손으로 공손하게 명함을 받았다.“그럼 편히 쉬어. 우린 이만 가볼게. 괜히 방해될라.”임창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후 일행과 함께 조용하고 질서정연하게 병실을 나와 문을 닫았다.송하나는 단순해 보이는 명함을 쥐고 다시 한번 나윤정이 떠난 방향을 바라보았다.알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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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얼추 짐작해봤지.”홀가분한 말투는 마치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말하는 듯했다.“우주가 열 살 남짓한데 부모님이 적어도 마흔을 넘으셨잖아. 그런 나이 차이라면 간절히 기다려 얻은 보물일 테니 당연히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정도로 귀하게 여길 거야.”나름 일리 있는 설명에 송하나도 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바로 그때, 휴대폰이 갑작스럽게 울렸다.화면에는 [차설아] 이름 석 자가 깜빡였다.송하나가 막 전화를 받고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차설아의 다급하면서도 화난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야, 송하나! 너 괜찮아? 지금 어느 병원이야? 많이 다쳤어? 미쳤어 진짜! 어떻게 감히 그런 얼음물에 뛰어들어? 나 놀라서 죽는 꼴 보고 싶어? 진짜 너 때문에 못 살아!”연이은 질문에 송하나는 잠시 멍해졌다. 그녀는 황급히 차설아를 진정시켰다.“나 괜찮아, 정말이야. 그냥 좀 추위에 떨어서 병원에서 경과를 지켜보면 돼.”한편 송하나는 약간 의아했다.“근데 설아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어떻게 몰라! SNS에 쫙 깔렸는데!”차설아의 목소리는 한 옥타브 높아졌고 씩씩거리며 숏폼 링크를 보냈다.“네가 직접 봐봐!”송하나는 링크를 클릭했다.화면이 약간 흔들렸고 촬영 거리도 꽤 멀었다.아마 현장에 있던 관광객이 찍어 올린 모양이다.얼굴은 잘 안 보이지만 그녀가 물에 뛰어들어 아이를 구하는 모습, 그리고 나중에 최시훈에게 구출되는 모습까지는 선명하게 녹화되었다.“너 진짜 대박이다. 보는 내내 심장 멎는 줄 알았잖아! 병원 주소 대. 지금 바로 가장 빠른 비행기 표 끊어서 갈게!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안심할 수 있어!”송하나는 자신을 이토록 걱정해주는 친구를 보며 마음이 따뜻해졌지만 제연으로 오겠다는 제안은 황급히 만류했다.“나 진짜 괜찮으니까 걱정하지도 말고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할 필요 없어. 정원 씨가 옆에서... 돌봐주고 있거든.”전화 저편에 순간 정적에 맴돌았다.딱딱했던 ‘차 변호사님’에서 ‘정원 씨’로 호칭이 바뀌었을 줄이야! 눈치 빠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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