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 안에 싸늘한 정적이 흘렀다.모든 조급함과 변명, 놓치고 싶지 않은 미련이 그녀의 말 한마디에 부질없게 돼버렸다.심성빈은 입술을 달싹였지만, 목이 바짝 타들어 가서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눈을 질끈 감았다가 다시 뜨니 눈가에 핏발이 서 있었다.“하나야.”가슴 깊은 곳에서 억지로 쥐어 짜낸 듯 목소리가 한없이 갈라졌다.“난 말이야, 다른 누군가의 꼬리표가 아닌 독립된 인간, 널 사랑하는 남자 심성빈일 뿐이야... 그래, 알아. 강현이 네게 얼마나 쓰라린 추억을 안겨줬는지. 상처투성이가 된 결혼생활까지도 전부 과거에 묻어두면 돼. 앞으로 내 사업이고 삶의 중심이고 전부 제연으로 돌릴 수 있어. 그리고 강우랑은... 얼마든지 절교할 수도 있어.”송하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부터 직감이 왔다. 이강우와의 20년 넘는 우정은 아마도 끝장날 터였다.그녀에게 다가설 수 있는 단 한 줄기 희망이라도 있다면 사업이든 인맥이든 기꺼이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송하나의 손끝이 미세하게 움츠러들었다. 이 남자가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굴 줄은 예상치도 못했다.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남자를 말렸다.“성빈 씨, 이러지 말아요... 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어요. 성빈 씨처럼 훌륭하고 정직한 사람은 따르는 여자들이 엄청 많을 거예요. 앞으로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을 거예요...”“널 위한다면 그럴 필요 있어!”심성빈이 그녀의 말을 잘랐다. 눈동자가 섬뜩할 정도로 충혈되었고 억눌렀던 고통이 마침내 폭발하며 목소리가 다 떨렸다.“그 모든 걸 잃는 것보다... 평생, 네 곁에 설 자격조차 없을까 봐 그게 더 두려워.”송하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숨길 수 없는 고통과 절망적인 사랑이 가득했다.“하나야, 난 평생 누군가에게 이렇게 마음을 쏟아본 적도 없고 이성을 잃어본 적도 없어. 나는 쉽게 마음을 주지 않지만 한 번 주면 평생 가. 누가 뭐래도 꿈쩍하지 않고 끝까지 안 놔줘, 아니 못 놔줘...”“남은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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