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기에 온순하고 참할 것 같은 여자가 이렇게 강경할 줄이야.깔끔하면서도 단호한 반격에 황윤미가 퍼부은 온갖 협박과 억측이 우스꽝스러운 원맨쇼가 되어버렸다.정말이지 모녀가 쌍으로 상대하기 힘든 여자들이었다.황윤미의 갑작스러운 방문은 송하나의 기분에 큰 영향을 주었다.하지만 연구실로 돌아온 그녀는 부정적인 감정을 강제로 억누르고 다시 업무에 몰두했다.퇴근 후, 그녀는 짐을 챙겨 실험동을 나섰다.저녁 무렵의 차가운 바람이 한기를 몰고 얼굴에 휘몰아치자 그녀는 무심코 옷깃을 여몄다.휴대폰이 적절한 순간 울렸고, 화면에는 차정원의 이름이 떠 있었다.전화를 받자 남자의 온화하고 감미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퇴근했어?”“네, 금방 나왔어요.”해맑았던 평소와 달리 오늘 그녀의 목소리는 약간 잠겨 있었다.눈치 빠른 차정원이 그녀가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즉시 알아챘다.“목소리가 좀 가라앉았네? 왜? 오늘 일이 잘 안 풀려?”송하나는 무심코 입꼬리를 올리며 홀가분한 말투로 말하려 애썼다.“아니요. 그냥 연이은 실험 때문에 좀 피곤해서 그래요.”그녀는 쓸데없는 갈등에 대해 굳이 언급하고 싶지 않았다.전화 너머에서 나지막한 웃음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차정원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 이번에는 이상하리만치 선명하게 마치 수화기 너머에서만 들려오는 소리가 아닌 듯했다.“피곤하다면... 고개 들어 봐.”송하나는 그 말에 따라 고개를 들었다.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곳에 훤칠한 실루엣이 서 있었다.차정원은 몸에 딱 맞는 어두운색 코트를 입고 한 손에는 휴대폰을 귀에 대고 있었고, 다른 팔꿈치 안에는 털이 복슬복슬한 새하얀 뭉치 녀석을 안정적으로 안고 있었다.‘대박! 뭉치라니...’송하나는 못 믿겠다는 듯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녀는 종종걸음으로 달려가 차정원의 품에서 뭉치를 조심스럽게 받아 안았다.“뭉치야, 네가 여긴 왜 왔어?”기쁜 마음이 몽글몽글 피어올라 마음속에 담아뒀던 답답함과 피로감을 단숨에 날려버렸다.그녀는 토끼의 부드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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