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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별이 되어 빛나리: Chapter 721 - Chapter 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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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1화

부모님의 불호령에 기가 죽은 최로운과 차설아는 결국 반항할 엄두도 못 내고 불만 섞인 표정으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입술을 꾹 깨문 채 억울함을 삼키는 꼴이 영락없는 패배자였다.결국 양가 부모님들이 일주일 뒤 성대한 약혼식을 치르기로 못 박았다.차설아의 몸 상태가 충분히 회복되면 서둘러 결혼식까지 준비한다는 계획이었다.차설아와 최로운이 동시에 고개를 들어 서로를 쳐다보았다.‘야, 뭐라고 말 좀 해!’‘내가 말한다고 들어줄 상황이냐?’둘은 마치 눈빛으로 대화를 주고받는 것만 같았다.카페 구석에서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던 송하나는 참다못해 차정원에게 나지막이 물었다.“정원 씨... 설아네 부모님께서 저렇게 쉽게 결정해 버려도 되는 거예요?”차정원은 커피를 한 모금 머금으며 담담하게 답했다.“우리 집안이랑 최씨 가문은 예전부터 집안 격이 비슷해 교류가 잦았어. 양가 부모님들은 수십 년을 알고 지낸 막역한 사이라 서로의 속내까지 훤히 꿰고 있을 정도였고. 원래부터 어른들끼리는 두 아이를 맺어주고 싶어 하셨어. 다만 선을 보고 나서 흐지부지됐을 뿐이지. 지금 같은 상황에선 결혼이 가장 체면을 세우는 방법일 거야.”송하나는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하지만 로운 씨는...”아무리 봐도 날라리 같은 최로운에게 차설아를 보내는 게 영 마음 쓰였다.차정원은 그녀의 시선을 따라 최로운을 바라보았다.의자에 삐딱하게 기대어 앉아 능글맞게 웃고 있는 그의 모습이 보였다.“뒷조사 좀 해봤어.”차정원이 덤덤하게 말했다.“다소 철없어 보여도 본성은 착한 아이야. 매사에 본분은 잊지 않는 녀석이지. 최씨 가문 가풍이 워낙 엄해서 결혼 후에는 설아를 울리거나 밖으로 눈을 돌리는 따위의 일은 절대 없을 거야.”논의가 마무리되고 차설아는 부모님 손에 이끌려 집으로 돌아갔다.차정원은 송하나와 함께 백화점에 들러 명절 준비를 도왔다.그녀를 집까지 바래다주고 거실에 들어서자 소파 위에 선물 꾸러미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딱 봐도 어른들께 드리는 선물이었다.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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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2화

다음 날, 차정원에게서 영상 통화가 걸려 왔다.설을 앞두고 일이 얼추 마무리된 그는 온전히 송하나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했다.마트 구경도 좋고, 산책도 좋으니 그저 얼굴을 보고 싶다는 눈치였다.하지만 송하나의 마음 한구석에는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녀는 조심스럽게 거절의 뜻을 내비쳤다.“오늘은 좀 힘들 것 같아요. 설 전에 부모님 산소에 다녀오려고요.”차정원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하나야, 혹시 나도 같이 가도 될까? 너희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싶어.”송하나는 당황했다.휴대폰 너머로 보이는 그의 눈빛은 장난기 하나 없이 정중했다.그녀는 짧은 침묵 끝에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어차피 차정원의 부모님을 뵙기로 마음먹은 이상 자신의 부모님께도 그를 소개하는 게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30분 뒤, 차정원의 차가 송하나의 별장 앞에 멈췄다.차에서 내리는 그의 차림새를 보고 송하나는 눈을 크게 떴다.짙은 색 코트에 정갈한 셔츠, 흐트러짐 없는 헤어스타일까지 꼭 마치 격식 있는 자리에 나가는 사람 같았다.그녀는 살짝 의외였다.“왜 이렇게 차려입었어요? 무슨 중요한 자리라도 나가는 것처럼...”차정원은 차 문을 열어주며 진지하게 대답했다.“장인어른, 장모님을 처음 뵙는 자리인데 예의를 갖춰야지.”진지한 그의 모습에 송하나는 피식 웃음이 났지만, 가슴 한편에는 따스한 온기가 퍼졌다.두 사람은 먼저 꽃집에 들렀다.정성껏 고른 국화 다발을 든 채 차는 교외의 묘원으로 향했다.고요한 묘원, 겨울바람이 소나무 사이를 스치며 서늘한 기운을 실어 날랐다.송하나는 차정원과 함께 부모님의 비석 앞에 섰다.무릎을 굽히고 앉아 하얀 국화를 조심스레 내려놓은 그녀의 손끝이 비석 위의 사진을 부드럽게 쓸었다.“엄마, 아빠. 잘 지냈어요?”그녀가 나직하게 입을 뗐다. 이 조용함을 깨뜨리고 싶지 않다는 듯 아주 조심스러운 목소리였다.차정원은 그녀의 뒤로 반걸음쯤 떨어진 곳에 서서 묵묵히 자리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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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3화

“저 남친 생겼어요. 이제 곧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고요.”잠시 말을 멈춘 송하나의 눈동자에 옅은 안도감이 스쳐 지나갔다. 이내 그녀가 나직한 목소리로 물었다.“하준 씨도 저 축복해 줄 거죠?”바람이 불어와 해바라기 꽃대가 가볍게 흔들렸다.송하나는 비석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눈에 담고는 몸을 돌려 차정원이 기다리는 곳으로 걸어갔다.차정원은 그 자리에 서서 묵묵히 그녀만 기다렸다.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아주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살짝 차가워진 그녀의 손끝을 감싸 쥐었다.“다 됐어?”“네.”두 사람은 나란히 묘원을 빠져나갔다.소나무 사이로 새어 들어온 햇살이 그들의 등 뒤로 길쭉한 그림자를 드리웠다.두 사람이 떠난 자리, 그들이 미처 알지 못한 소나무 뒤편에 누군가 묵묵히 서 있었다.바로 이강우였다.형을 보러 온 길에 우연히 멀리서 송하나의 뒷모습을 발견한 참이었다.그는 본능적으로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다가가지도 방해하지도 않은 채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부모님께 차정원을 진지하게 소개하던 그녀의 옆모습, 하준 형의 비석 앞에서 ‘이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고요’라며 덤덤히 털어놓던 그 목소리까지 다 듣고 있었다.송하나가 일어나 차정원의 손을 잡고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는 동안, 보이지 않는 손이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밀려와 숨조차 쉬기 힘들었다.이강우가 불현듯 깨달았다. 송하나와 차정원의 관계는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깊어져 있었다.돌아가신 부모님께 인사까지 시켰다는 건 그녀가 이미 차정원과 평생을 함께할 준비를 마쳤다는 뜻이 아닐까?며칠 전 임신 사건을 조사하며 그녀가 어르신들께 드릴 선물로 영양제와 스카프 등을 구입했다는 보고가 머릿속을 스쳤다.비로소 모든 상황이 눈에 들어왔다.송하나가 차씨 가문 사람들과 함께 명절을 보내고, 차정원의 부모님께 인사까지 드리러 간다는 사실을.인사 다음은 무엇일까? 약혼 아니면 결혼이겠지.상상만으로도 숨이 막히고 가슴이 저릿했다.그녀를 잡아 세우고 싶었다.하지만 이제 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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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4화

이강우는 더 머물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한편 송하나는 거실로 돌아와 소파에 앉아서 일기장을 멍하니 바라보았다.머리로서는 열어선 안 된다고, 과거는 이미 지나갔으니 차정원과 함께 맞이할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외쳐대는데 가슴은 마치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처럼 아무리 애를 써도 억누를 수가 없었다.이하준은 그녀 인생에서 가장 어두웠던 시절에 한 줄기 빛이 되어준 사람이다.그런 그가 너무나 갑작스럽게 떠나가 버렸다.대체 무슨 말을 남긴 걸까? 송하나는 너무나 알고 싶었다.오랜 고심 끝에 그녀는 결국 일기장을 천천히 펼쳤다.그 안에는 이하준이 병마와 싸우던 힘겨운 시간 속에서 송하나와 함께했던 순간들이 빼곡히 담겨 있었다.처음에는 온화하고 힘 있었던 글씨체가 점차 앙상하고 흐려지기 시작했다. 피로감과 무기력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그제야 깨달았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이하준은 이미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그날 묘지에서의 우연한 만남은 사실 그가 자신의 마지막 안식처를 고르고 있었던 것이었다.한 장씩 넘길 때마다 송하나의 눈가는 점차 붉어졌고 뜨거운 눈물이 글썽거렸다.이하준은 병마에 시달려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어떻게든 그녀를 위로하고 격려하려 애썼다.행간마다 그의 깊은 사랑과 애써 참아낸 절제만이 배어 있었다.뒤늦게 깨달은 진실은 먹먹했다. 짝사랑이라 믿어왔는데 서로 좋아했다니.이하준 역시 그녀를 깊이 사랑하고 있었다.다만 곁에 머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기에 차마 그 사랑을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다.생의 끝자락에서 그가 갈구하고 그리워했던 단 한 사람, 그건 바로 송하나였다.늦어진 진실은 날카로운 칼날처럼 가슴에 박혔다. 예상치 못한 순간, 그녀의 심장을 파고들어 숨 막히는 고통을 안겼다.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려 누렇게 바랜 종잇장을 적셨다.이하준을 향한 마음은 그저 혼자서만 간직한 풋풋했던 시절의 비밀이라 생각했다.그는 결코 눈치채지 못할 것이고 자신의 사랑은 늘 그 자리에 머물다 사라질 것이라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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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5화

이씨 가문 본가.저택 대문부터 설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졌다.가정부들은 분주히 오가며 저택 청소에 과일까지 차려냈고 집 안팎으로 명절 채비가 한창이었다.하지만 거실 한가운데 서서 정성스레 장식해 둔 귤나무를 바라보는 홍경자의 표정에는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어르신은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어르신, 무슨 일 있으세요?”곁에 있던 가정부가 조심스레 물었다.홍경자는 고개를 저으며 씁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어째 영 허전하구나. 도무지 명절 기분이 나질 않아.”“그럼 장식을 좀 더 추가해 볼까요?”“됐다.”홍경자는 손을 내저었다.“그냥 두렴. 방에 들어가 쉬어야겠다.”가정부의 부축을 받으며 어르신은 힘없이 침실로 향했다.막 현관문을 들어서던 이강우가 그 한숨 소리를 들었다.멀어지는 할머니의 뒷모습에서 말로 다 할 수 없는 쓸쓸함이 묻어났다.그는 문득 지난날이 떠올랐다.예년 같았으면 이맘때 송하나가 곁에 있었다.둘이서 좋아하는 과일도 깎아 먹고 홍경자는 또 그녀에게 붓글씨까지 손수 가르쳤다.송하나는 비록 글씨체가 삐뚤빼뚤해도 매우 진지하게 임했었다.그녀의 엉성한 붓글씨를 보면서 홍경자는 싱글벙글 웃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땐 집안 분위기가 참 화기애애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이강우와 이혼한 그녀는 이씨 가문을 떠났다. 다시는 이곳에 와서 홍경자와 함께 명절을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다.어르신은 입 밖으로 내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송하나를 그리워하고 있었다.그 빈자리는 어떤 장식으로도 채울 수 없는 허전함이었다.이강우는 제자리에 선 채 만감이 교차하고 마음 한구석이 아릿해져 왔다.송하나의 별장.일기장을 서랍 깊숙이 밀어 넣은 찰나, 휴대폰이 울렸다.차정원에게서 온 영상 통화였다.화면 속 익숙한 얼굴을 보며 그녀의 손가락이 통화 버튼 위에서 멈칫했다.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엉망이었다. 두 눈이 호두알처럼 퉁퉁 부어서 차정원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고 울었다는 사실을 들키기도 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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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6화

차가운 감촉이 송하나의 눈가 붓기와 아릿함을 조금이나마 가라앉혀 주었다.하지만 머릿속에는 여전히 일기장의 매 페이지가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다시금 눈시울이 뜨거워졌지만, 그녀는 꾹 참아냈다.이하준과의 인연은 결국 거기까지였다.그는 이미 떠난 사람, 차가운 묘지에 영원히 묻힌 존재였다.그를 그리워하고 마음 한구석에 작은 자리를 내어줄 순 있어도 송하나의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차정원은 그녀의 현재이자 함께 나아가고 싶은 미래이다.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 때문에 지금 곁에서 살아 숨 쉬며 자신을 사랑해 주는 이를 상처 입혀서는 안 될 터였다.두 시간을 꼬박 냉찜질한 끝에야 붓기가 겨우 가라앉았다.하지만 충혈된 눈동자는 여전히 선명했고 눈꺼풀도 발그레하게 달아올라 있었다.송하나는 거울 앞에 앉아 공들여 화장했다.컨실러와 아이섀도, 볼 터치를 겹겹이 올려 흔적들을 하나씩 커버했다.마지막으로 옷장을 열어 단정하고 우아한 베이지색 코트를 꺼내 입었다.거울 앞에 서서 매무새를 살펴보았는데 세련된 화장과 깔끔한 옷차림은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었다.다만 눈동자에 남은 은은한 붉은 기운만은 감출 수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문밖에서 가벼운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송하나는 심호흡을 하고서 문을 열었다.밖에는 딥 그레이 수트 차림의 차정원이 서 있었다. 핏이 딱 떨어지는 수트 덕분에 그는 평소보다 더 온화하면서도 훤칠해 보였다.그녀를 본 순간, 남자의 눈동자에 뚜렷한 감탄이 스쳤다.민낯의 청초한 모습도, 옅게 화장한 단아한 모습도 익히 보아왔지만, 오늘의 송하나는 달랐다.평소보다 조금 더 진한 화장이었으나 과한 느낌이 아니라 청초하면서도 생기가 감돌았다.원래의 단아한 분위기에 묘한 매혹스러움이 더해져 보는 이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고 좀처럼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감탄도 잠시, 차정원은 그녀의 눈가에 서린 옅은 붉은 기를 알아차렸다. 그건 분명 울었던 흔적이었다.차정원이 미간을 구겼다.“눈이 왜 그렇게 빨개? 무슨 일 있었어?”송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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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7화

차씨 저택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온기가 가슴을 감쌌다.거실에는 차정원의 할아버지 차진세 어르신과 차정원의 부모님까지 모두 자리하고 계셨다.차설아가 송하나의 손을 잡고 환하게 웃으며 소개했다.“할아버지, 큰아버지, 큰어머니! 얘가 바로 송하나에요. 정원 오빠 여자친구이자 제 절친이기도 하죠.”송하나는 수줍은 듯 고개를 살짝 숙여 정중히 인사했다.“할아버님, 아버님, 어머님, 안녕하세요.”차진세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실눈을 뜨고 환하게 웃었다.“아이고, 반가워. 어서들 앉아. 계속 서 있지만 말고.”차정원의 어머니 금미정이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송하나에게 다가와 손을 잡고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그녀의 눈가에 애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설아랑 정원이가 네 이야기를 얼마나 많이 하던지. 오늘 드디어 만나게 됐네. 반가워, 하나야. 얼굴도 예쁜데 어쩜 이렇게 단아하니? 누가 봐도 사랑받을 상이야.”차정원의 아버지 차호섭은 옆에서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말수는 적어도 송하나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진심 어린 인정과 따뜻한 호의가 담겨 있었다.차정원은 두 손으로 선물 상자를 건네며 말했다.“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하나가 여러분을 위해 정성껏 준비했어요.”차씨 가문 어른들은 선물을 건네받으며 연신 칭찬을 남발했다.“아이고, 기특하기도 하지. 앞으론 이렇게 신경 쓸 거 없어. 편하게 와. 인사만 해도 고마운데.”차정원은 어른들의 애정 어린 모습에 슬며시 웃음을 지으며 장난스럽게 말을 더했다.“하나가 이렇게 열심히 선물을 준비했는데 다들 칭찬만 하실 거예요? 기브 앤 테이크가 있어야죠.”금미정은 웃으면서 아들을 힐긋 노려보곤 짓궂은 투로 말했다.“어머, 재촉은! 하나가 이렇게 정성을 보였는데 우리가 그냥 넘어가겠니? 당연히 미리 준비해놨지.”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는 뒤에 있던 두둑한 용돈 봉투를 꺼내 송하나의 손에 쥐여주었다.“하나야, 이건 우리의 자그마한 성의야. 어서 받으렴.”차호섭도 웃으며 또 다른 용돈 봉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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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8화

차설아는 짐짓 억울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하나야, 나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드는데. 네가 진짜 우리 식구가 되면 그때 난 완전히 뒷전이겠지?”송하나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나 그럼... 너희 오빠랑 헤어질까?”“안 돼, 그건 절대 안 돼!”차설아는 그녀의 손을 덥석 잡고 유난을 떨었다.“절대 헤어지지 마라. 내 마음속에 새언니는 오직 너 하나뿐이야! 게다가 우린 절친이잖아. 얼마나 좋아, 평생 친하게 지낼 수 있다고!”두 사람이 까르르 웃으며 장난치고 있을 때, 현관 쪽에서 인기척이 났다.차설아의 부모님이 돌아온 모양이다.송하나를 보자마자 차경섭 부부는 반가운 얼굴로 다가와 살갑게 안부를 물었다. 마치 친딸을 대하듯 다정하고 자상한 모습이었다.저녁 식사 시간이 되자 풍성한 요리들이 식탁을 가득 채웠다.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맛있는 음식들.온 식구가 둘러앉은 자리는 여느 때보다 화기애애하고 북적였다.금미정은 쉴 새 없이 송하나의 앞접시에 반찬을 얹어주며 사랑이 넘치는 말투로 말했다.“하나야, 이 갈비구이 먹어보렴. 정원이가 너 이거 엄청 좋아한다고 하더구나. 여기 제철 야채 샐러드도 우리 하나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네.”앞접시에 수북하게 쌓인 음식을 내려다보고 있자니 송하나의 가슴 깊은 곳에서 뭉클한 온기가 피어올랐다.“고마워요, 어머님. 잘 먹을게요!”한편 차호섭은 말수가 적어도 묵묵히 가정부를 시켜서 송하나의 술잔을 따뜻한 음료수로 바꿔주며 나직이 한마디 덧붙였다.“여자는 따뜻한 걸 마셔야 몸에 좋은 법이야.”송하나는 차씨 가문 어른들이 보내주는 넘치는 사랑과 다정함에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가족의 품을 다시금 실감했다.식사 도중, 차설아가 들뜬 목소리로 휴대폰을 들어 올렸다.“자자, 다들 주목! 우리 간만에 가족사진 찍어요. 이렇게 단란한 순간은 무조건 기념해야죠.”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했다.차정원은 슬며시 송하나의 손을 잡아 식탁 아래에서 깍지를 끼었다.고개를 돌리고 송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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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9화

텅 빈 주방에는 오직 이강우만 덩그러니 남았다. 등 뒤로 서늘한 정적이 내려앉았다.그때, 휴대폰이 울렸다.단톡방에 올라온 최로운의 캡처 사진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이강우의 손가락이 화면 위에서 뚝 멈췄다.송하나는 끝내 차씨 저택에 가서 차정원의 부모님을 뵀다.형의 일기장도 그녀와 차정원의 사이를 갈라놓지는 못했나 보다.이강우는 사진 속의 그녀를 뚫어지게 응시했다. 가슴 속에서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소용돌이쳤다.고통, 아쉬움, 그리고 타들어 갈 듯한 질투심까지...태연한 자세로 송하나를 축복해줄 수가 없었다.다시 뺏어와서 제 곁에 두고 싶을 따름이었다.하지만 정작 본인이 뭘 해야 할지, 뭘 더 할 수 있을지 알 길이 없었다.후회라는 감정이 스멀스멀 피어올라 심장을 갉아 먹었다.왜 하필 사랑을 가장 몰랐던 시절에 그토록 뜨거웠던 그녀를 만났을까?이제야 겨우 깨달았는데, 그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게 되었는데 상처받을 대로 다 받아서 마음이 너덜너덜해진 그녀는 차갑게 등 돌려 버렸다.정말 후회스러웠다.밤새 잠 못 이룰 만큼, 그녀의 이름만 떠올려도 심장을 후벼 파듯 괴로웠다.만약...만약 자신에게 한 번만 더 기회가 주어진다면,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땐 정말 목숨을 걸어서라도 송하나를 아끼고 사랑할 텐데...다시는 그녀를 속상하게 할 일도 없고 절대로 내 곁에서 떠나보낼 일도 없을 텐데...차씨 저택.저녁 식사를 마친 후, 온 가족이 거실에 둘러앉아 설날 특집 방송을 보았다.어르신들은 연세가 있으셔서 밤이 늦자 기운이 부치셨는지 하나둘 방으로 들어갔다.한편 차정원은 송하나와 함께 바람이나 쐴 겸 드라이브를 하자고 했다.이를 본 차설아도 덩달아 따라나섰다.며칠째 집에만 갇혀 있어 답답하던 참이라 당연히 따라갈 터였다.셋은 차를 몰아 강변의 한 공터로 향했다.그곳에는 미리 준비해 놓기라도 한 듯 폭죽 상자가 가득 놓여 있었다.차정원의 신호에 맞춰 직원이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슈우웅...첫 번째 폭죽이 밤하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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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0화

송하나는 두 메시지를 몇 초간 빤히 쳐다보았다.먼저 심성빈의 대화창을 열어 [새해 복 많이 받아요]라고 짧게 답장을 보낸 뒤, 송금은 받지 않았다.한편 이강우가 보낸 메시지는 읽지도 않았다.불꽃놀이가 끝나자 밤이 깊어졌다.차설아는 송하나의 손을 잡고 두 눈을 반짝이며 간절히 부탁했다.“하나야, 오늘 나랑 같이 자면 안 돼? 우리 제대로 얘기 나눠 본 지가 너무 오래됐단 말이야.”송하나도 대뜸 마음이 약해졌다.제연으로 떠난 뒤로는 서로 얼굴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정말이지 함께 시간을 보낸 게 언제인지 까마득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밝게 웃어 보였다.차정원은 동생을 바라보면서 무언가 말하려다 이내 입을 다물었다. 차마 꺼내지 못한 말들이 그의 침묵 속에 묻혔다.차설아와 송하나는 그렇게 밤새 이불 속에 파고들어 끝없는 수다를 떨었다.송하나가 별안간 그녀가 임신 중이라는 사실을 떠올리고 몸을 생각해서라도 일찍 자라고 다독였다.몇 분 지나지 않아 차설아의 고른 숨소리가 들려왔다.다만 송하나는 쉽사리 잠들지 못했다.한참을 뒤척이다 겨우 꿈나라에 들어간 그녀...다음날 오전.눈을 떠보니 옆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송하나는 휴대폰을 열어보았는데 벌써 10시가 넘은 시각이었다.남의 집에서 이렇게 늦잠을 자다니, 너무 결례인 것 같았다.그녀는 화들짝 놀라서 몸을 일으켰다. 대충 씻고 아래층에 내려가자 거실에는 차씨 가문 어르신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다.발소리에 맞춰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시선을 던졌다. 그들의 얼굴 위로 환한 미소가 번져 있었다.“깼어, 하나야?”“어제 잘 잤니?”송하나가 조심스레 대답했다.“네, 너무 잘 잤어요, 어머님.”금미정이 다가와 환하게 웃으며 또다시 돈 봉투를 내밀었다.“우리 하나 새해 복 많이 받으렴.”송하나는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어제도 받았잖아요. 어떻게 또...”이에 금미정은 웃으면서 그녀의 손을 꾹 눌렀다.“얘는, 어제는 처음 만난 기념으로 주는 용돈이고 오늘은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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