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마침과 동시에 남자를 반쯤 붙들어 매다시피 부축하고는, 더 이상 송하나에게 수작을 걸지 못하도록 서둘러 연회장을 빠져나갔다.그제야 이강우는 송하나를 돌아보았다.주위를 감돌던 서슬 퍼런 기운은 순식간에 잦아들었고, 날카롭던 기세마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 모습은 어딘지 조심스럽고 온순해 보이기까지 했다.마치 날카로운 발톱을 숨긴 맹수처럼.“괜찮아?”송하나의 안색도 차츰 밝아졌으나 눈빛만은 여전히 서늘하고 무심했다.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까딱하며 인사를 건넸다.“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표님.”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일말의 미련도 없이 몸을 돌렸다.더 이상 인사치레도 없이 곧장 빈자리를 찾아가 앉았다.이강우는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다가갈 기회를 엿보았지만, 끝내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멀지 않은 곳에서는 안다미가 이미 선비 같은 남자와 연락처를 주고받은 뒤였다.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얼굴에는 옅은 미소와 함께 발그레한 홍조가 감돌았다.풋풋하고도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송하나는 조금만 앉아 있다가 몰래 빠져나갈 생각이었다.사람이 워낙 많으니 아무도 자신을 신경 쓰지 않을 거라 믿으면서.바로 그때, 연회장의 음악이 갑자기 부드럽고 감미롭게 바뀌더니 스피커를 통해 사회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여러분, 이제부터 무도회 시간을 갖겠습니다. 마음에 둔 파트너를 초대해 로맨틱한 시간을 함께 즐겨주시기를 바랍니다!”안내 멘트가 끝나자 연회장은 순식간에 활기로 가득 찼다.여기저기서 솔로 남녀들이 일어나 각자 호감 있는 상대에게 춤을 청했고, 분위기는 금세 후끈 달아올랐다.선비 같은 남자는 얼굴을 붉히며 용기를 내어 안다미를 바라보았다.“저랑... 춤 한 번 추시겠어요?”안다미는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손바닥 위에 살며시 손을 얹었다.두 사람은 나란히 무대로 향했고, 서툴지만 다정한 몸짓은 보는 이의 마음을 설레게 할 만큼 사랑스러웠다.한편, 진서영은 드디어 상사들과 대화를 마친 최시훈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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