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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별이 되어 빛나리: Chapter 761 - Chapter 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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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1화

차정원은 눈을 뜨고 침대 곁에 서서 흥분으로 가득 찬 송하나를 바라보았다.그는 미소 띤 얼굴로 손을 뻗어 그녀를 침대 안으로 낚아챘다.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단단히 휘감으며 품 안 가득 끌어안았다.“천천히 얘기해, 천천히.”차정원의 목소리는 잠기운이 채 가시지 않아 낮고 갈라졌지만 마치 어린아이를 달래는 듯 더없이 다정했다.송하나는 그의 품에 안겨 쉴 새 없이 설명을 쏟아냈다.“파라미터 임계 값이 잘못 설정되었고 실험 재료 배합에서도 제가 중요한 세부 사항을 간과했어요...”그녀는 흥분으로 말이 뒤죽박죽이었지만 논리는 놀라울 정도로 명확했다.차정원은 그런 그녀를 꼭 끌어안고 턱을 그녀의 머리 위에 얹었다. 품 안의 부드러운 감촉이 실로 만족스러울 따름이었다.그는 설명을 들으면서 나직이 한두 마디 응답했고 손은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토닥였다.설명을 마친 송하나가 문득 시계를 보았는데 아니 글쎄 새벽 네 시였다.그녀는 심장이 쿵 내려앉고 얼굴에 미안함이 스쳤다.“미안해요, 정원 씨.”목소리까지 대뜸 낮아진 그녀였다.“너무 흥분해서 시간도 확인하지 못했네요. 잠 다 깨웠죠...”말을 마치고 침대에서 내려가려 하는데 남자가 가볍게 손목을 잡았다.“하나야.”등 뒤에서 차정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뒤돌아보니 그가 어느새 몸을 일으켜 앉아 있었다.눈가에는 잠에서 깨어난 짜증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다정함이 철철 흘러넘쳤다.“업무에 관한 일을 가장 먼저 나한테 얘기해줘서 너무 뿌듯하고 영광이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지금 바로 실험실 가서 네 생각이 맞는지 확인해볼래?”송하나는 멍해졌다.“정말 그래도 돼요?”새벽 네 시인데...그녀가 실험에 미쳐 날뛰는 동안 차정원까지 함께 미쳐줄 셈인가?“그럼.”남자의 눈에는 확신이 가득했다.이에 송하나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고 두 눈을 반짝였다.“좋아요. 당장 갈래요!”차정원은 망설임 없이 옷을 챙겨 입었다.새벽의 거리는 아주 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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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화

송하나는 프로젝트의 난관을 극복했고 이후 연구 작업은 훨씬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막혀 있던 빗장이 풀리자 그 뒤로는 거짓말처럼 탄탄대로가 펼쳐지는 듯했다.여러 팀의 긴밀한 협력 아래, 한 달 후 특효약이 마침내 개발되었다.성과 평가회 현장에서 전문가 그룹의 위원장은 완성된 연구 보고서를 손에 든 채 감격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해외에서도 수년간 매달렸지만 끝내 넘지 못했던 난제였습니다. 그런데 이걸 우리가 해냈군요. 그것도 이렇게 신속하고 완벽하게 말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이 분야에서 나온 가장 기념비적인 성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주요 개발자로서 단상에 오른 송하나는 전문가들의 쏟아지는 찬사를 마주했다. 그제야 그녀는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든 긴 안도감과 성취감을 동시에 느꼈다.이 약의 등장은 곧 죽음을 기다리던 수많은 감염자들에게 생명의 불씨를 되찾아주었다는 뜻이었다.그 벅찬 성취감은 가슴을 짓누를 만큼 묵직했고 어떤 언어로도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위대했다.회의가 끝난 후, 장현서가 다가와 그녀의 어깨를 힘껏 두드렸다.“역시 내 예상이 틀리지 않았어! 하나 넌 정말 대단해!”대학 시절, 그는 송하나에게서 남다른 재능과 끈기를 단번에 알아봤다. 타고난 연구원, 이 분야에서 다시없을 천재라 확신했다.이후 그녀가 결혼과 함께 떠났을 때 장현서는 진심으로 안타까워했다.훗날 그녀가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을 때, 장현서는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녀를 국가급 연구팀에 영입했다.송하나의 학벌과 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장현서는 묵묵히 버텨내며 제 사람을 지켰다.그리고 지금, 그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이 증명되었다.제자가 세상에 당당히 자신의 빛을 발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스승으로서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었다.평생을 바쳐 이런 제자를 길러낼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장현서가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긍지이자 자랑이었다.교수님의 칭찬에 송하나는 겸손하고도 공손한 목소리로 답했다.“교수님, 그렇게까지 칭찬해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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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3화

연구 센터는 송하나를 핵심 연구자로서 나라에서 수여하는 성과를 인정받는 과학 기술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탁월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은 그녀는 ‘올해의 젊은 학자상’까지 거머쥐며 그 위상을 떨쳤다.시상식 당일, 송하나는 생애 처음으로 이처럼 권위 있는 자리에서 자신을 드러냈다.연회장은 화려한 조명으로 찬란했고 객석에는 각계각층의 저명인사들이 앉아 있었다.학계 태두부터 정계 거물, 그리고 재계 큰손들까지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사방에서 플래시 세례가 터졌고 모든 시선이 단상 위로 쏠렸다.송하나는 우아한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서 있었다.단정하게 올린 머리 사이로 드러난 가느다란 목선과 옅은 메이크업 속에서도 한결같이 온화한 눈매는 차분하면서도 당당한 기운을 뿜어냈다.상장을 받아 든 그녀가 천천히 객석을 둘러보았다. 이내 정적 속에 울려 퍼진 그녀의 목소리는 더할 나위 없이 맑고 부드러웠다.“오늘 이토록 큰 상을 받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우선 저를 이끌어주신 장현서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연구실에서 밤낮으로 함께 고군분투해 준 우리 팀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꼭 감사하고 싶은 한 사람이 있습니다.”그녀의 시선이 특정 방향을 향했고 눈동자에 부드러운 빛이 감돌았다.“항상 제 곁을 지켜주며 가장 힘들고 방황할 때 언제나 저를 격려하고 지지해주었던 사람입니다. 그분이 없었다면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입니다.”카메라가 그녀의 시선을 따라 객석 앞줄로 옮겨갔다.그곳에는 짙은 색 슈트 차림의 차정원이 앉아 있었다.그는 무대 위의 송하나를 향해 더없이 다정한 눈길을 보냈다.그녀를 향한 자랑스러움과 깊은 애정이 얼굴에 숨김없이 배어 나왔다.송하나가 여기까지 걸어온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마침내 스스로의 힘으로 가장 높은 단상에 오른 모습을 보니 그 누구보다 가슴이 벅찼다.하지만 그녀가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자신과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밝힐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녀의 한마디 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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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4화

이강우는 사람들 뒤에 서서 송하나를 바라보며 눈시울이 약간 붉어졌다.이제 남은 건 그녀를 향한 죄책감뿐이었다.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소용없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처럼 그의 노력은 현실 앞에서 빛을 잃었다.시상식이 끝난 후, 주최 측은 만찬회를 마련했다.연회장 안은 눈부신 조명으로 가득했고 화려하게 차려입은 사람들로 붐볐다.수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송하나는 영락없이 이날의 주인공으로 거듭났다.그녀에게 축하의 잔을 건네는 사람들, 학술적인 토론을 하고 싶은 사람들까지 온갖 찬사와 감탄 섞인 말들이 쉴 새 없이 귓가를 맴돌았다.“송하나 씨, 정말 대단하시네요. 젊은 나이에 이 정도 성과라니, 미래가 무궁무진한걸요!”“이렇게 아름다우신 분이 재능까지 뛰어나시면 반칙 아닙니까? 저희 같은 사람들은 어떻게 살라는 거죠?”송하나는 시종일관 우아하고 기품 있는 태도로 자신에게 쏟아지는 모든 호의에 겸손하고 정중하게 화답했다.학술적인 이야기를 나눌 때 그녀의 눈빛은 전문성과 여유로 가득했다. 그 깊은 시간 끝에 단단하게 벼려진 그녀만의 아우라는 화려한 외모보다 훨씬 더 매혹적이었다.심플한 드레스 차림으로 인파 속에 선 송하나는 모두의 시선을 머금은 채 진주처럼 빛났다.차정원이 가까운 곳에 앉아 와인잔을 들고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그의 눈동자 속에는 감출 길 없는 자랑스러움과 다정한 온기가 가득 고여 있었다.차정원은 누구보다 잘 안다. 외모는 그녀가 가진 수많은 장점 중 가장 보잘것없는 것임을.내면을 채우고 있는 강인함과 집념, 탁월한 재능과 친절함, 그리고 올곧은 인품이야말로 송하나를 진정으로 눈부시게 만드는 광채였다.별안간 휴대폰이 울려댔다.꺼내 보니 차설아가 보낸 영상 통화였다.차정원이 통화를 연결하자마자 동생의 얼굴이 화면을 가득 채웠고 두 눈동자는 흥분으로 빛나고 있었다.“오빠! 우리 하나 시상식 곧 시작이죠? 얼른 보여줘요!”송하나가 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차설아는 너무나 기뻐 어쩔 줄 몰라 했다.만삭의 몸이라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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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5화

차설아는 온몸이 굳어버렸다. 그 자리에 멈춰 선 채 숨소리조차 죽였다.다시 한번 움직임이 느껴졌는데 좀 전보다 훨씬 또렷한 감각이었다.마치 무언가가 배 안쪽에서 가볍게 걷어차는 듯했다.“로운아! 최로운!”차설아는 본능적으로 최로운을 불렀다.이제 막 샤워를 마친 남자는 머리카락이 다 젖은 채 밖에서 허둥지둥 달려들어 왔다.“왜 그래 설아야? 어디 불편해?”그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차설아는 당황해하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자신의 배를 가리키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방금 뭐가... 움직였어.”최로운은 그 자리에 멈춰 서서 머릿속이 하얘졌다.“뭐?”그는 두 눈을 크게 뜨고 차설아에게 되물었다.“그럼 어떡하지? 병원 가봐야 하는 거 아니야?”차설아도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다.“나도 모르겠어...”그녀도 엄마가 처음인지라 정상 현상인지 아닌지 알 리가 없었다.“배는 아파? 무슨 느낌이야?”최로운의 물음에 그녀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몸을 느껴보다가 고개를 저었다.“아프진 않고 그냥 무언가 꿈틀거리는 느낌이야.”최로운은 머리를 긁적였다.“잠깐만. 검색 좀 해볼게.”그는 휴대폰을 꺼내 빠르게 타이핑했다.잠시 후, 남자가 고개를 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찾았다! 태동이래. 정상 반응이야.”그는 차설아에게 휴대폰을 건넸다.“봐봐, 임신 중기면 태동이 시작된대. 아기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는 증거야.”그녀도 휴대폰을 건네받고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방 안에 몇 초간 침묵이 흘렀다.최로운이 그녀의 배를 내려다보다가 망설이는 듯 입을 열었다.“저기... 나 한번 만져봐도 될까?”그는 여느 때보다 조심스러운 말투로 물었다.한편 차설아는 묵묵히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최로운은 침대 맡으로 다가가 살짝 불러온 그녀의 배 위에 천천히 손을 올렸다.손바닥이 닿자마자 가벼운 움직임이 느껴졌다.그것은 마치 작은 생명이 엄마의 뱃속에서 건네는 인사와도 같았다.최로운은 순간 온몸이 돌처럼 굳었다.고개를 들어 차설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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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6화

제연.파티가 한창 무르익어갈 무렵, 송하나는 술잔을 가볍게 내려놓고 인파를 헤치며 화장실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연회장의 떠들썩한 소음과는 달리 복도는 한결 조용했고 뒤로는 희미한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그녀는 화장실 문을 열고 세면대 앞에 서서 고개를 숙인 채 손을 씻었다.이때 문이 다시 열렸다.거울 속으로 들어오는 사람을 본 그녀는 동작이 살짝 멈칫했다.상대는 바로 진서영이었다.같은 연구 센터에서 오랫동안 일해 왔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늘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다.송하나는 진서영이 자신을 불편해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마주칠 때면 그저 예의상 고개를 까딱이는 것으로 최소한의 예의만 지킬 뿐이었다.송하나는 거울 속 진서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대신하고 휴지를 뽑아 손을 닦으며 자리를 뜨려 했다.“송 연구원님.”문득 뒤에서 진서영의 목소리가 들렸다.송하나는 뒤돌아보며 태연하게 물었다.“무슨 일이시죠, 진 연구원님?”진서영은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단아한 드레스 차림에 화장도 아주 깔끔했다.송하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는 예전의 오만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고 오히려 보기 드문 진지함이 묻어났다.“축하해요.”진서영은 거리낌 없이 입을 열었다.“이렇게 중요한 상을 받고 파격적인 승진까지 한 거 진짜 마땅한 결과예요.”송하나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감사합니다. 다 팀원들 덕분이에요. 저는 그저 팀의 영광을 함께 누린 것뿐이죠.”이에 진서영이 고개를 저었다.“너무 겸손하시네요. 이번 프로젝트에서 누가 가장 큰 공을 세웠는지는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어요.”그녀는 잠시 멈추고 무슨 말을 할지 머릿속으로 정리하는 듯 보였다.“사실 송 연구원님이 처음 왔을 때 솔직히 말해서 특혜로 이곳에 들어왔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혼자 힘으로 명문대 박사 과정까지 마쳤고 부연구원이라는 직책으로 이곳에 온 것만으로도 이미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최고라고 여겼거든요. 그런데 연구원님은 특별히 눈에 띄는 학벌을 가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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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7화

진서영은 송하나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하나 씨, 실례가 안 된다면 우리 앞으로... 친구 해도 될까요?”송하나는 자신을 향해 내민 손과 함께 그 안에 담긴 진서영의 진심을 느껴보았다.‘그래, 과거에 얽매일 필요는 없지.’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천천히 진서영의 손을 마주 잡았다.“물론이죠.”“앞으로 일하면서 모르는 거 생기면 하나 씨한테 물어볼 거예요.”진서영이 웃으며 말했다.“서로 배워가는 거죠.”송하나도 미소를 지었다.서로를 향한 미소와 함께 과거의 모든 적대감과 오해는 깨끗하게 사라졌다.송하나와 진서영이 함께 화장실에서 나오다 마침 안다미와 마주쳤다.안다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쩍 벌린 채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하나 언니, 진 연구원님, 두 분이 어떻게...”그녀는 두 여자를 번갈아 보며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가늠하기도 어려웠다.이때 진서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예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졌고 심지어 보기 드문 웃음기까지 띠고 있었다.“가요, 다미 씨. 같이 가서 한 잔 더 해야죠!”안다미는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들의 뒤를 따랐다.연회장 안.세 사람은 나란히 서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모습은 믿기지 않을 만큼 화기애애했다.주변에서 호기심 어린 시선들이 끊임없이 쏟아졌고 수군거리는 소리도 들려왔다.“저기 진서영 씨 아니야? 예전에 송하나 씨랑 별로 사이가 안 좋다고 들었는데?”“글쎄... 지금은 꽤 좋아 보이네.”연회가 거의 끝나갈 무렵, 송하나는 이미 취기가 약간 오른 상태였다.오늘따라 기분이 좋은 진서영이 몇 잔을 권하는 바람에 원래도 술에 약한 그녀는 얼굴이 옅은 홍조를 띠었고 걸음조차 비틀거렸다.호텔 문을 나서자 훅 끼쳐오는 밤바람이 술기운을 더욱 돋우는 듯했다.송하나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옆으로 휘청거렸다.이때 차정원이 그녀를 부축했다.“꽤 많이 마셨네?”“괜찮아요, 버틸 만해요.”송하나는 실눈을 뜨고 배시시 웃었다.“서영 씨 주량 장난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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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8화

송하나는 차정원의 말뜻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듯했다. 그저 아기 고양이처럼 안아달라고 조르면서 끈질기게 손을 뻗었다.“안아줘요...”나른하게 기대어 오는 그녀의 무방비한 모습에 차정원의 심장을 얽매던 단단한 무언가가 부드럽게 풀리는 듯했다.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는 마침내 송하나를 조심스럽게 안아 올렸다.송하나는 그의 품 안으로 파고들며 더욱 편안한 자세를 취하려 몸을 꿈틀거렸다.그의 단단한 가슴팍에 얼굴을 묻자 차분하고 힘찬 심장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가 송하나에게 이유 모를 안정감을 가져다주었다.차정원은 그녀를 안은 채 욕실로 향해 조심스레 세면대 위에 앉혀 주었다.차가운 대리석의 감촉에 송하나는 움찔하며 무의식적으로 그의 품으로 더 파고들었다.“혼자 씻을 수 있겠어?”차정원의 목소리는 약간 잠겨 있었고 목 안쪽이 꽉 조여오는 듯 답답했다.한편 송하나는 고개를 저었다. 눈은 거의 감겨 있었고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정원 씨가... 씻겨줘요.”차정원은 눈을 질끈 감았다.그녀가 술에 취하지만 않았어도 자신을 일부러 유혹하는 거로 확신했을 터였다.차정원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샤워기를 틀었다. 적당한 온도로 맞춰진 물줄기가 욕실 안을 금세 따스한 습기로 가득 채웠다.그는 돌아서서 송하나를 조심스레 세면대 위에서 안아 내렸고 이내 그녀의 드레스 지퍼로 손을 뻗었다.비단처럼 매끄러운 등 피부에 손가락이 닿는 순간, 남자의 숨결이 멈칫했다.툭.드레스가 미끄러져 발치에 쌓였다.차정원은 꿀꺽하고 마른침을 삼켰다. 해서는 안 될 곳으로 향하려는 시선을 필사적으로 억누르며 수건으로 그녀를 감싸 안은 채 샤워 부스 안으로 이끌었다.따스한 온수가 쏟아지고 자욱한 습기가 욕실을 채우자 송하나는 만족스러운 듯 나른한 신음을 흘렸다.차정원은 등 뒤에서 그녀를 감싸듯 다가가 거품을 낸 샤워 볼로 조심스레 몸을 닦아내기 시작했다.그녀의 어깨와 목덜미를 어루만지는 남자의 손길에는 억눌린 절제심이 묻어났다. 혹여나 그녀가 다칠까 봐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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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9화

차정원은 마치 신성한 의식을 치르듯 송하나의 모든 피부에 입을 맞추었다.그녀의 쇄골, 어깨의 움푹 팬 곳, 잔잔히 오르내리는 가슴팍, 그 모든 것이 차정원을 깊은 황홀경으로 이끌었다.가빠지는 숨소리 속에서 송하나의 몸은 솔직하게 그를 갈구했다.그 낯선 공허함이 그녀를 더욱더 이 남자에게로 이끌었다.차정원이 최후의 빗장을 열려는 순간, 송하나가 이성을 되찾았다.그녀는 차정원의 어깨를 붙잡고 손끝에 힘을 주었다. 날카로운 손톱이 그의 어깨를 파고들었다.그녀는 몽롱한 정신을 다잡으며 애타는 시선으로 차정원을 바라보았다.“정원 씨...”“응?”그의 목소리는 갈라질 듯 낮게 짓눌려 있었다. 마치 목구멍 깊은 곳에서부터 억지로 쥐어짜 내는 듯한 거친 신음이었다.“피임 꼭... 해야 해요.”차정원이 대뜸 동작을 멈췄다.그녀가 뭘 말하는지 잘 알지만,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송하나가 스킨십에 거부감이 있다는 걸 알기에 그는 늘 스스로를 절제해 왔다.그런 일은 두 사람이 온전히 서로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을 때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었으니까.미리 준비해 둔다는 건 어쩐지 딴마음을 품은 것처럼 보일까 봐, 괜히 제 발 저리는 일 같아서 망설여졌다.하지만 오늘 밤에 이런 일이 펼쳐질 줄은 정말 꿈에도 예기치 못했다.이미 걷잡을 수 없는 궤도에 올라선 욕망이었다.남자의 눈에는 욕구와 절제가 뒤섞인 처절한 사투가 보였고 이마의 핏줄은 그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음을 알리고 있었다.바로 눈앞에 그녀를 소유할 기회가 있지만, 차정원은 끝내 참아냈다.그녀가 겪을지 모를 작은 위험이나 뜻밖의 변수조차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차정원은 깊은숨을 내뱉으며 차오르는 욕망을 억지로 삼켜냈다.하지만 자신을 향해 몽롱하게 젖어 든 그녀의 눈빛, 오직 자신을 위해 온전히 피어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가슴 속 깊은 곳에서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이 요동쳤다.어렵사리 마음을 열어준 그녀인데, 이 결정적인 순간에 찬물을 끼얹고 싶지 않았다.그는 상체를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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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0화

다음 날 아침.햇살이 커튼 틈새로 새어 들어와 침대 위를 비췄다.송하나는 속눈썹을 가늘게 떨었고 서서히 의식이 돌아왔다.그녀는 따뜻한 품 안에서 몸을 뒤척였다. 코끝에는 익숙한 향기가 감돌았다.곧이어 어젯밤의 기억이 파도처럼 밀려왔다.욕실에서 들리던 그의 억눌린 숨소리, 침대 위에서의 진한 키스, 그리고 줄곧 아래로 옮겨가던 남자의 손길까지...그리고 무엇보다 마지막 순간, 낯설지만 강렬하고 자극적이던 그 느낌은 송하나의 얼굴을 터질 듯 빨갛게 물들였다.그녀는 남자의 품 안에서 굳어버린 채 숨소리마저 가늘게 죽였다.머리 위에서 나른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막 잠에서 깬 듯한 거친 숨결이었다.“깼어?”이에 송하나의 얼굴은 더욱 붉어졌다. 간신히 고개를 끄덕이곤 이불 속으로 파고들려 했다.한편 차정원은 그녀가 질식해 죽을까 봐 부드럽게 이불 안에서 끌어냈다.두 사람은 서로 시선이 마주쳤다.그녀의 뺨은 발그레했고 눈빛은 정처 없이 흔들렸다. 수줍음 때문에 속눈썹이 가늘게 떨리고 차마 차정원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그 모습을 본 차정원은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렸다.그는 고개를 숙여 송하나에게 입을 맞추려 했다.하지만 그녀가 무심코 손을 뻗으며 밀쳐냈다. 여자의 손끝이 그의 가슴에 닿았다.“하지 마요.”그는 어제... 거기까지 해주었다.차정원은 밀쳐졌지만, 짜증 내지 않았다. 그저 그녀를 바라보며 눈가에 다정한 웃음기만 가득했다.“왜 스스로를 싫어하는 거야?”이에 송하나의 얼굴이 터질 듯 빨개졌다.“정원 씨, 앞으론 거기에 키스하지 말아요.”“왜?”낮게 깔린 남자의 목소리에 이른 아침이 선사하는 나른함이 묻어났다.“분명 좋았으면서...”그 순간, 송하나는 마치 온몸에 불이 붙은 것만 같았고 머릿속이 윙 하고 울렸다.그녀는 재빨리 남자의 입을 틀어막고 빨개진 얼굴로 말했다.“그만!”수줍어하는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차정원은 마침내 그녀의 손바닥에 입을 맞췄다.“알았어. 말 안 할게.”그러고는 그녀를 품에 안고 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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