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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되어 빛나리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751 - チャプター 760

831 チャプター

제751화

송하나는 진지한 표정으로 최로운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 때문에 최로운은 왠지 모르게 긴장되었다.“설아 잘 챙겨줘요.”그녀의 말투에는 분명한 경고의 뉘앙스가 담겨 있었다.“감히 우리 설아 괴롭히면 절대 가만 안 둘 거예요!”최로운은 억울하다는 듯 실소를 터트렸다.“제가 감히요? 얘만 저 안 괴롭히면 감지덕지죠!”하긴, 틀린 말도 아니었다.최씨 가문과 차씨 가문 두 집안 어른들이 매일 그를 감시하고 있는데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는 한 함부로 행동할 수가 있을까?게다가...차설아는 송하나의 둘도 없는 절친이다.이강우와 심성빈 모두 송하나에게 호감을 품고 있는데 차설아를 괴롭히는 것은 송하나의 심기를 건드리는 거나 뭐가 다를까?그때 가서 이강우, 심성빈이 과연 최로운을 그냥 내버려 둘까?아무리 제멋대로인 최로운이라 해도 이 문제만큼은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다.옆에 있던 차정원은 부드러운 제스처로 송하나의 어깨를 감싸 안고 고개를 숙여 그녀를 바라보았다.남자의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질 지경이었다.“이만 가야 해, 하나야.”송하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한번 차설아를 바라보았다.“설아야, 우리 간다. 몸 잘 챙겨.”차설아는 문 앞에 서서 힘차게 손을 흔들었다.“그래, 조심히 가. 도착하면 꼭 문자하고!”차가 서서히 출발하고 백미러 속 차설아와 최로운의 모습이 점점 작아졌다.차설아는 여전히 힘차게 손을 흔들었고 옆에 서 있던 최로운은 무슨 말을 건넨 건지 그녀에게 발길질을 당했다.그 모습을 바라보며 송하나는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차정원이 나직이 입을 열었다.“걱정 마. 로운 씨 부모님들이 지켜보고 계시니 함부로 못 할 거야. 설아 괴롭힘당할 일 없어.”송하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시선을 거두었다.의자 등받이에 기댄 채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았다.처음엔 그녀도 차설아가 조금 걱정됐었다.최로운과 둘 사이에 감정의 끈도 없이 억지로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이 될까...하지만 지금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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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2화

‘발령?’그 소식에 약간 놀랐지만 송하나는 재빨리 마음을 가다듬었다.“다미 씨, 일에만 집중해요. 이것저것 신경 쓰지 말고.”그녀는 옆에 있는 기기를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가서 방금 나온 데이터나 기록하세요.”안다미는 혀를 날름거리고 순순히 일하러 갔다.퇴근 후, 송하나는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섰다.안다미도 그녀와 함께 연구동을 나섰다.“언니, 차 변호사님이 오늘은 안 오셨나 보네요?”안다미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늘 이 시간대만 되면 일찌감치 건물 아래에서 기다리는 그 남자, 자상함이 철철 흘러넘치는 차정원 때문에 연구 센터의 여자 동료들이 얼마나 부러워했는지 모른다.다들 안다미에게 똑같은 질문만 건넸었지. 송 연구원님은 대체 어디 가서 이토록 완벽한 남자친구를 찾았냐고 말이다.한편 송하나는 웃으며 말했다.“내일 중요한 재판이 있어서 오늘 밤은 야근한대요.”안다미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인 후 갑자기 그녀에게 바짝 다가갔다.“언니, 뭐 하나 여쭤봐도 될까요?”머뭇거리는 그녀의 모습에 송하나가 되물었다.“뭔데요? 말해봐요.”안다미는 멋쩍게 옷자락을 만지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그러니까 그게... 언니는 평소에 차 변호사님께 무슨 선물 해드리세요? 참고하고 싶어서요.”송하나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진지하게 고민해보았다.그녀는 평소에 자주 쇼핑하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선물을 준비할 만한 에너지도 없었다.하지만 가끔 백화점을 지나가다가 남성용 넥타이, 지갑, 면도기 같은 물건을 보면 차정원을 위해 즉흥적으로 사주곤 했다.비싼 물건은 아니어도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것들이었다.선물을 줄 때마다 차정원은 ‘마침 필요했는데’라며 웃어주었다. 정말 필요한 건지 아니면 그녀를 기쁘게 하려고 그런 건지는 알 길이 없었다.그녀의 이야기를 들은 안다미는 두 눈이 반짝였다.“면도기, 그거 아주 실용적이네요. 남자들 매일 쓰는 거잖아요.”기뻐하는 그녀의 모습에 송하나가 농담 삼아 물었다.“어머,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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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3화

“지난번 강현에서 도와줘서 고마웠어.”송하나는 봉투를 받아들었다. 두툼한 두께, 아마 그날 그녀가 대신 내주었던 돈인 듯했다.“당연히 도와드려야죠.”그녀의 말투가 한결 홀가분해졌다.“너무 신경 안 쓰셔도 돼요, 국장님.”최시훈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엘리베이터 앞 조명이 그의 얼굴 위로 떨어지자 무뚝뚝하던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 보였다.잠시 침묵이 흐른 뒤 최시훈이 갑자기 진지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하나야, 넌 참 좋은 사람이야. 앞으로도 쭉 행복하길 바라.”송하나는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마주 보았다.남자의 눈동자에는 더 이상 미련도, 아쉬움도 없었다. 오직 모든 것을 내려놓은 뒤에야 찾아오는 평온함만이 깃들었다.송하나는 비로소 그의 말에 담긴 뜻을 알아차렸다. 최시훈은 지금 그녀와 차정원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다.그렇다면 최시훈 역시 정말로 마음을 단념한 모양이다.그녀는 굳어 있던 어깨에 서서히 힘이 풀리고 말투도 한결 부드러워졌다.“고마워요, 국장님. 저도 항상 국장님을 좋은 상사라고 생각하고 있어요.”이 또한 송하나의 진심이었다.직장에서 최시훈은 책임감 있고 유능한, 존중받아 마땅한 훌륭한 리더였다.그녀의 말을 들은 최시훈은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씁쓸함이 천천히 퍼져나갔다.아무리 좋은 사람이라 해도 결국 그녀의 마음을 얻지 못했으니까. 이것만이 팩트였다.“나 다른 지역으로 발령 났어. 조만간 부임하게 될 거야.”최시훈은 마음을 정리하고 담담하게 말했다.송하나도 딱히 놀라지 않았다. 안다미가 전에 했던 말이 헛소문은 아니었나 보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진심을 담아서 말했다.“새로운 곳에서도 모든 일이 순조롭길 바랄게요, 국장님.”최시훈의 시선이 그녀에게 닿았다. 깊은 감회가 묻어나는 그의 눈빛은 순식간에 봄눈 녹듯 부드러워졌다가 이내 평정을 되찾았다.몇 초간 침묵이 흐른 뒤 그가 갑자기 물었다.“떠나기 전에 한 번 안아봐도 될까?”송하나는 잠시 멈칫했다.이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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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연구가 심화할수록 송하나의 업무는 더욱 늘어났고 실험실에 머무는 시간도 점점 길어졌다.심성빈과 이강우는 프로젝트 협력업체로서 가끔 보고회나 업무 현장에서 모습을 보였다.송하나는 심성빈을 대할 때, 철저히 공적인 선을 지켰다.사적인 감정만 섞이지 않는다면 그들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파트너이자 친구였다.심성빈 또한 늘 분수를 지켰다. 결코 선을 넘지 않았고 차분하면서도 절제된 태도를 유지했다.한편 이강우는 아예 낯선 이 취급을 받았다.업무 보고를 하는 동안 송하나는 오직 상석에 앉은 상사에게만 시선을 향하거나 프로젝터 화면으로 눈을 돌릴 뿐 이강우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이강우는 그저 자리에 앉아 차분하면서도 침착한 그녀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심장이 꽉 조여오는 듯 답답했다.어느 날, 비즈니스 연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 중이었다. 신호등 앞에서 차가 천천히 멈춰 섰을 때 길 건너편 인도 위로 젊은 부부가 유모차를 밀고 지나갔다.남자는 부드러운 손길로 유모차를 밀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신중하게 내디뎠다.여자는 유모차 안의 아기를 내려다보며 얼굴 가득 번지는 행복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아기는 옹알이하며 작은 손을 흔들었고 통통한 얼굴은 러블리 그 자체였다.이강우의 시선이 그 유모차에 고정되었다. 걷잡을 수 없이 밀려드는 상념 속에 그와 송하나가 지켜내지 못했던 아이의 기억이 아련하게 떠올랐다.그때 만약 그녀를 더 소중히 여겼더라면, 조금 더 관심을 기울였다면, 그 모든 집착과 상처가 없었다면 과연 지금과는 다른 결과가 있었을까?어쩌면 이들처럼 서로의 손을 잡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아이를 품은 채 완벽한 가정을 이룰 수도 있겠지.이강우는 눈을 질끈 감았다. 가슴이 무언가에 꽉 눌린 듯 질식할 정도로 아팠다.상상만으로도 너무 괴로워서 숨이 턱턱 막혔다.그녀가 홀로 아이를 잃는 아픔을 감내해야 했을 때, 몸과 마음이 모두 무너져 내렸을 때 견뎌야 했던 고통은 지금 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과 비교도 안 될 만큼 백 배, 천 배의 절규였을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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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5화

단잠에 빠졌던 최로운이 옆방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몽롱한 정신으로 눈을 뜬 그는 연이어 들려오는 구토 소리에 짜증이 났지만,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슬리퍼를 신고 뛰쳐나갔다.그는 몸이 먼저 반응했다. 따뜻한 물을 한 잔 따라 차설아에게 건넸고 자연스레 등을 두드려주었다.수백 번은 족히 해봤을 법한 막힘없는 손길이었다.차설아는 물을 받아 입을 헹구고 몇 모금 마신 후에야 겨우 숨을 돌렸다.그녀는 옆에 서 있는 최로운을 돌아보았다.헝클어진 머리에 여전히 비몽사몽한 두 눈, 삐뚤빼뚤하게 채워진 잠옷 단추까지 그야말로 지저분하기 짝이 없었다.차설아는 잠시 멍해졌다가 이내 정신을 차렸다.“잠깐! 내 방에는 왜 들어왔어?”그들은 서로의 방에 들어가지 않기로 약속했었다.최로운은 아직 졸린 듯 하품을 하며 잠기운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시끄럽게 토하니까 들어온 거 아니야? 아침 댓바람부터 그렇게 토하면 잠이 싹 다 깨잖아.”순간 차설아는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그녀는 냅다 주먹을 날리면서 욕설을 퍼부었다.“네가 뭔데 따지고 난리야? 너만 아니었으면 이 고생을 왜 하냐고? 난 토하느라 다 죽어가는데 넌 편하게 아빠만 되면 끝이야?”차설아의 주먹질에 최로운은 비명을 삼키며 팔을 부여잡았다. 때릴 수도, 막아설 수도 없는 난처함 속에서 그녀의 팔을 억지로 붙잡았다. 결국 그녀를 세면대와 제 몸 사이에 가두었다.“알았어. 그만해.”잠이 덜 깬 탓인지 남자의 목소리는 여전히 낮게 갈라져 있었다.“바닥 미끄러워. 넘어지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 네가 넘어지는 건 상관없는데 애한테 문제라도 생기면 양가 어른들한테 내가 다 추궁당할 거 아니야.”대뜸 다가온 남자 앞에서 차설아는 비로소 깨달았다. 이 녀석은 자신보다 훨씬 컸고 힘의 차이도 엄청났다.지금 이 자세는 마치 그에게 안겨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그녀는 팔을 꽉 잡혀서 꼼짝달싹할 수가 없었다.최로운에게 제압당하는 게 분했던지 그녀는 이 품을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며 거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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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6화

차설아는 말문이 턱 막혔다.최로운의 얄미운 모습에 주먹을 날리고 싶었지만 그래도 제 몫은 했다는 생각에 일단 봐주기로 했다.어느새 마음 한구석이 뭉클하고 말랑하게 녹아내리는 듯했다.그 시각, 제연.프로젝트가 마지막 결실을 앞둔 골든 타임, 송하나는 이제껏 마주한 적 없는 거대한 기술적 난관에 봉착했다.실험 데이터는 매번 엇박자를 냈고 어떤 파라미터를 건드려 봐도 결괏값은 요지부동이었다.팀원들과 함께 수많은 밤을 지새우며 방대한 자료를 뒤졌지만, 문제의 근본 원인은 도무지 실마리조차 잡히지 않았다.몇 주째 이어지는 정체기에 팀의 사기는 바닥을 치고 있었다.송하나는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했다.‘내가 방향을 잘못 잡은 걸까? 내 능력이 부족한 탓일까? 애초에 이 과제를 맡지 말았어야 했나?’불면증은 나날이 심해져 갔다.새벽 두세 시가 넘어도 머릿속을 맴도는 복잡한 데이터들 때문에 좀처럼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기 일쑤였다.가끔 간신히 잠들어도 꿈속에서조차 실험에 매달리는 탓에 깨어나면 안 잔 것보다 더 피곤했다.그 모습을 지켜보는 차정원은 마음이 타들어 갔다.하루가 다르게 수척해지는 송하나의 얼굴을 보면서도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었다. 그저 매일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주며 한 숟갈이라도 더 먹이려고 노력할 뿐이었다.그녀가 실험실에서 밤샘 작업을 할 때면 차정원은 야식을 들고 그녀를 찾아갔다.안다미는 매번 부러움 가득한 눈길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와, 진짜 언니 남친만 한 분은 없어요 이 세상에.”다른 팀 여자 동료들조차 부러움에 겨워 어떻게 해야 이런 남친을 만날 수 있을지 고민할 정도였다.차정원의 헌신을 송하나가 모를 리 없었다.단지 눈앞의 난관에 가로막혀 그의 깊은 마음을 다 헤아리고 보답할 여력이 없을 뿐이었다.어느 날 밤, 그녀는 또다시 잠을 이루지 못했다.침대 위를 굴러다녀 봐도 머릿속은 온통 윙윙거리는 데이터들뿐이었다. 마치 쫓아내도 끈질기게 달라붙는 파리 떼처럼 말이다.답답함에 몸을 일으킨 그녀는 물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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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7화

송하나는 잠시 멈칫하며 물었다.“무슨 이야기요?”“옛날 옛적에...”차정원은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아주 오래된 동화였지만 그의 목소리를 타고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묘하게도 듣는 이에게 깊은 안정감을 선사했다.송하나는 이야기를 듣는 동안 스르륵 졸음이 쏟아졌다.눈꺼풀은 점점 무거워졌고 의식도 흐릿해졌다.그녀는 차정원의 품에 안겨 마치 고된 날갯짓을 마치고 둥지를 찾은 새처럼 비로소 편안함을 느꼈다.의식이 희미해지기 전, 송하나는 희미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정원 씨는 분명 좋은 아빠가 될 거예요.”차정원의 마음이 잔잔하게 술렁였다.그는 고개를 숙여 그녀를 바라보았다.고요히 내려앉은 속눈썹과 고른 숨결, 깊은 잠에 빠진 그녀의 평온한 얼굴을 바라보며 잠긴 목소리로 귓가에 나직이 속삭였다.“그럼... 앞으로 우리 아이의 엄마는 네가 되어줄래?”송하나가 그 말을 똑똑히 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꿈결인 듯 어렴풋이 대답했다.“네.”그 찰나의 순간, 차정원의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차오르는 전례 없는 희열에 온몸이 찌릿했다. 자신도 모르게 어느 특정 부위는 걷잡을 수 없이 뜨겁게 달아올랐다.지금 품에 안긴 그녀는, 수년간 좋아했던 그녀는 아무런 경계심 없이 잠들어 있었다.차정원은 그런 그녀를 간절히 원했지만 이내 욕구를 억누르고 고개를 숙여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하나야, 이제 도장 찍었으니 번복하기 없기다.”다음 날, 이른 아침.잠에서 깨어난 송하나는 자신이 차정원과 함께 소파에서 포옹한 채 하룻밤을 지새운 것을 알아챘다.그녀는 두꺼운 담요을 덮고 남자의 품에 안겨 있었다. 몸의 중력이 절반이나 그에게 쏠렸지만, 여느 때보다 편안하게 잠들었다.그러나 차정원은...그녀를 편안하게 해주려고 꿈쩍도 하지 않고서 같은 자세만 유지했다.송하나는 고개를 들어 이 남자를 바라보았다. 미간은 살짝 구겨졌고 팔은 아마 진작 저렸을 테지...송하나의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일어나 화장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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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8화

강현.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차설아의 배도 서서히 불러왔다.그녀와 약혼한 이후로 최로운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다.밤마다 술을 마시고 새벽에 귀가하던 이 남자는 어느덧 철저히 통제받으며 감히 밖에서 놀아날 엄두를 내지 못했다.부모님이 보낸 몇몇 가정부들은 차설아를 돌본다는 명목하에 사실상 최로운을 감시하기 위해 곁에 붙어 있었다.귀가 시간이 밤 10시를 넘기면 다음 날 어머니의 잔소리가 그를 아주 혼쭐을 내놓곤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설아와의 말다툼은 여전히 멈출 기미가 없었다. 둘은 매일같이 티격태격하며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었다.하지만 최로운은 그녀와 말다툼하는 와중에도 줄곧 챙겨주고 있었다.물을 따라주고 신발을 가져다주며 심지어 가방까지 챙기는 등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가 없었다.행여나 차설아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양가 어른들 모두 최로운만 잡아먹을 기세였으니까.그녀가 한밤중에 마라탕이 먹고 싶다고 하면 투덜거리면서도 곧바로 침대에서 내려와 옷을 대충 걸치고 차를 몰아 아직 운영 중인 마라탕 가게를 찾아다니곤 했다.싸움에서 지는 쪽도, 매를 맞는 것도 늘 최로운의 몫이었다.이날은 차설아의 산부인과 검진 날이었다.최로운의 어머니 연세경이 아침 일찍 그들의 신혼집에 찾아왔는데 영양제와 보양식을 한가득 가지고 와서 거실 탁자를 꽉 채웠다.차설아는 비록 최로운이 별로지만 연세경과는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그녀를 보자마자 차설아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어머님, 왜 또 오셨어요? 검진 같은 건 저 혼자 가면 되는데.”여태껏 산부인과 검진 때마다 연세경이 직접 동행했다.차설아는 그녀에게 너무 부담을 주는 것 같아 사양했다. 어차피 임신 초기라 크게 불편함도 없으니 혼자서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연세경이 손을 내저었다.“그건 안 되지. 임산부 혼자 보내놓고 내가 어떻게 마음이 놓여? 만에 하나 무슨 일 생기면 곁에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잖니.”바로 그때, 최로운이 침실에서 나왔다.연세경은 그를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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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9화

임신하면 머리가 나빠진다고 하더니 이토록 중요한 일을 깜빡할 줄이야.차설아는 마지못해 일반 번호표를 뽑았다. 일반 진료실 앞에는 이미 긴 줄이 늘어섰다.줄을 선 사람들은 모두 임산부였고 동행한 가족들은 휴식 공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줄은 아주 천천히 움직였다. 배가 많이 나온 한 임산부가 너무 오래 서 있었던 탓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려 거의 쓰러질 뻔했다.차설아가 줄을 서려고 할 때, 최로운이 갑자기 휴식 공간을 가리켰다.“내가 대신 줄 설 테니 저기 가서 앉아 있어. 네 차례 거의 되면 부를게.”차설아는 약간 의외라는 듯 머뭇거리다가 순순히 그쪽으로 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한편 최로운은 임산부들 사이에 섰다.훤칠한 몸매에 잘생긴 얼굴을 지닌 이 남자는 캐주얼한 옷차림도 잘 소화하여 인파 속에서 단연 돋보였다.주변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자 그는 곧바로 눈썹을 치켜올리며 째려보았다. 꼭 마치 ‘뭘 봐?’라고 말하는 듯한 얄미운 표정이었다.차설아는 그의 장난기 가득한 얼굴을 보며 웃음이 터져 나올 뻔했다.원래는 이 남자가 곁에 있는 것이 귀찮았지만 지금 보니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았다.초음파실에 들어선 후, 의사의 지시에 따라 차설아는 침대에 누워 옷을 걷어 올렸다.차가운 젤을 배 위에 바르는 동안 옆에 선 최로운은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몹시 당혹스러웠다.급기야 밖으로 나가려는데 의사가 갑자기 불러 세웠다.“아빠도 같이 계세요.”최로운은 걸음을 멈추고 마지못해 옆자리를 지켰다.의사가 차설아의 배 위로 탐촉자를 대고 천천히 움직이자 모니터에 흐릿한 흑백 영상이 떴다.갑자기 화면에서 쿵쾅대는 힘찬 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치 기차가 폭주하듯 빠르고 거침없는 고동이었다.“이건 태아 심장 소리예요.”의사가 웃으며 말했다.“아기는 아주 건강해요. 심장 소리도 힘차네요. 곧 부모가 되시는 걸 축하드립니다.”처음으로 태아의 심장 소리를 들은 두 사람은 동시에 얼어붙었다.이토록 빠르고 힘차게 두근두근 뛰는 소리는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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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0화

제연.업무 때문에 송하나는 원래 계획했던 5월 휴가도 내지 못했다.프로젝트가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어 멈춰버렸다. 마치 승리가 바로 눈앞에 와 있는 듯한데 결정적인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기가 쉽지 않았다.뭐랄까? 투명한 창문 너머에 답이 빤히 보이는데도 얇은 막을 뚫을 수 없는 기분이었다.매일 똑같은 실험을 반복했고 똑같은 오류 데이터를 얻었으며 똑같은 악순환에 빠졌다.어느 날 밤, 송하나는 또 홀로 늦게까지 야근했다.실험동을 나서며 뻐근한 눈을 비비고 고개를 들자 멈칫하고 말았다.길가에 익숙한 차 한 대가 서 있었고 차정원이 그 옆에 기댄 채 밤의 어둠이 그의 훤칠하고 부드러운 실루엣을 감쌌다.송하나의 발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자 입가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걸렸다.그녀는 가슴이 움찔거렸고 서둘러 그에게 다가갔다.“정원 씨, 여긴 왜 왔어요?”차정원을 바라보며 안쓰러움과 미안함이 섞인 목소리로 말하는 그녀...“오래 기다렸죠? 이제 데리러 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잖아요. 당분간은 기숙사에서 지낸다고 분명 말했는데...”그녀는 차정원이 너무 안쓰러웠다.야근할 때마다 함께 밤을 지새우며 아무리 늦어도 그녀가 퇴근할 때까지 기다려 주었으니까.자신 때문에 차정원까지 힘들어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한편 이 남자는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기숙사가 집만큼 편할까? 타, 얼른.”그가 차마 말하지 못한 것은...송하나가 아무리 늦게 돌아온다 한들 그녀가 있는 집이야말로 비로소 집다운 분위기가 감돈다는 것이었다.송하나가 밤에 돌아오지 않으면 집은 텅 빈 느낌이고 차정원도 덩달아 마음이 텅 비어서 잠조차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송하나는 그를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이 약해져서 순순히 차에 올라탔다.차가 밤의 어둠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집으로 가는 길, 그녀는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가로등 불빛을 바라보았다.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지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르륵 잠이 들었다.차정원은 조심스럽게 속도를 늦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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