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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별이 되어 빛나리: Chapter 771 - Chapter 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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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1화

맨 처음 같은 팀에 배정되었던 또 다른 인턴 신우혁은 이미 중도에 포기했다.모든 성과는 안다미가 오롯이 자신의 끈기와 노력으로 얻은 것이었기에 당연히 받아 마땅했다.하지만 그녀는 완강하게 고개를 저으며 진지한 말투로 말했다.“아니요! 다 언니 덕분이죠. 언니 곁에 1년 가까이 있으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어요.”안다미는 누구보다 잘 안다. 송하나가 항상 자신을 묵묵히 챙겨주었고 중요한 연구 보고서에도 늘 자신의 이름을 넣어 세상에 알릴 기회를 만들어주었다.학계에서 제자의 성과를 가로채는 사람들은 간간이 보았지만 송하나는 그와 정반대로 자신을 뒤에서 밀어주어 연구 기관에 주목받게 해주었다.안다미는 이 은혜를 늘 마음 깊이 새기고 있었다.“아무튼, 지금의 제가 있는 건 모두 언니 덕분이에요.”송하나는 그녀의 진심 어린 눈빛을 보며 마음이 뭉클해졌다.안다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송하나가 다정하게 말했다.“됐네요. 감성적인 얘기는 이제 그만하고 저기 가서 좀 더 구경하고 싶다고 했죠? 가요 얼른.”안다미와 함께 요가를 하거나 쇼핑하러 다니는 시간을 제외하면 송하나는 차정원과 함께 꾸려갈 작은 보금자리에 더 많은 신경을 쏟고 있었다.그녀는 생화를 사 와서 정성스럽게 다듬고는 꽃병에 꽂았다.거실 테이블 위, 침대 옆 창가에도 꽃이 피어나며 생기와 온기가 가득 찼다.더불어 서툰 솜씨로나마 하나씩 가구를 들이고 소품을 더하며 이 작은 보금자리를 점점 더 아늑하고 편안한 곳으로 꾸며나갔다.차정원은 매일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문을 여는 순간 맛있는 음식 냄새가 미각을 자극했다.앞치마를 두르고 국자를 쥔 송하나가 부엌에서 빼꼼히 고개를 내밀었다. 눈가에는 웃음이 가득했고 그에게 손을 씻고 식사 준비를 하라고 말했다.그 순간, 차정원은 정말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사랑하는 그녀가 집에서는 살림을 알차게 꾸려나가고 밖에서는 또 얼마나 당차고 멋진지, 그런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된 게 너무나도 감사할 따름이었다.송하나와 함께할 수만 있다면 아무리 오래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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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2화

안다미는 포장된 케이크를 들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연구 센터에 돌아왔다.그녀는 기숙사 건물로 걸어가는 내내 생각했다.‘언니는 진짜 좋은 사람이야. 착하지 예쁘지 능력까지 뛰어난 데다 왜 또 케이크까지 맛있게 만드냐고! 차 변호사님은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나 봐. 하나 언니처럼 완벽한 사람을 얻었으니.’사무실 건물 앞을 지날 때, 안에서 누군가가 쏜살같이 달려 나왔다. 꼿꼿한 그의 발걸음은 바람처럼 빨랐다.안다미는 순간적으로 넋을 잃어 피할 타이밍을 놓쳤고 하마터면 그와 부딪힐 뻔했다.손에 들려 있던 케이크 상자가 끝내 탁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투명한 상자 안에서 원래도 그리 예쁘지 않던 케이크가 완전히 으스러지고 말았다. 크림이 엉망으로 번져서 더욱 처참해 보였다.안다미는 재빨리 쪼그려 앉아 케이크 조각들을 주워 담으며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그녀는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상대는 무려 심성빈, 심 대표님이었다.깔끔한 정장 차림에 서류 가방을 들고서 급한 볼일이 있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안다미의 손에 들린 엉망이 된 케이크를 보더니 남자의 목소리에 약간의 미안함이 묻어났다.“미안해요. 급한 일이 있어서 미처 보지 못했네요. 케이크가 다 망가졌으니 변상해드리죠. 어디서 샀는지 알려주시면 비서 시켜서 새것으로 보내드릴게요.”그가 연구 센터에 온 이유는 과학 연구 성과 협력 사업자 선정 입찰 때문이었다.심하 그룹은 본래 프로젝트를 연구 개발할 때부터 협력해 온 기업이었기에 우선 협상권을 누리고 있었다. 이번 방문 역시 향후 이어질 협력 세부 사항을 최종적으로 확정하기 위함이었다.하지만 회사에 긴급회의가 잡혀 있었다. 시간이 촉박해 발걸음이 빨라질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주변의 어떤 움직임도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었다.안다미는 서둘러 손을 내저었다.“아니요, 심 대표님!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 없어요. 이 케이크는 원래 살짝 찌그러졌어요. 하나 언니가 직접 만든 건데 모양이 별로라고 버리겠다는 걸 제가 하도 아까워서 다 챙겨왔거든요. 바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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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3화

안다미는 그 자리에 서서 심성빈의 훤칠한 뒷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다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겨우 마음을 진정했다.‘다미야, 제발... 언제쯤 긴장하면 말실수를 하는 버릇 고칠래?’안다미는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휴대폰을 꺼냈다. 송하나에게 연락해 이 일을 전달하려 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적절치가 않았다.지금 한창 차 변호사님의 생일 서프라이즈를 준비하느라 정신없을 텐데 이런 얘기를 꺼내는 건 번거롭게 구는 것밖에 더 될까?‘됐다, 됐어. 그냥 아무 일도 없던 거로 하자.’그녀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다시 넣고 케이크를 챙겨서 기숙사로 돌아왔다.한편 회사로 돌아온 심성빈은 손에 엉성한 케이크 상자가 들려 있었다. 고귀하면서도 진중한 평소 그의 분위기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았다.비서는 이제 막 회의 자료를 정리하고 그의 손에 들린 케이크를 보더니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디저트를 거의 안 먹는 대표님인데, 심지어 저 케이크는 다 찌그러져서 처참하기 그지없는데 왜 회사까지 특별히 들고 온 걸까?비서가 서둘러 앞으로 다가갔다.“대표님, 회의 곧 시작합니다. 다들 회의실에 도착했는데 이 케이크는...”심성빈은 케이크를 그에게 건넸다.“냉장고에 넣어뒀다가 이따 회의 끝나고 사무실로 가져와.”비서는 아무리 봐도 판매용 같지 않은 케이크를 받아 들고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입을 열었다.“대표님, 케이크가 드시고 싶으신 거라면 괜찮은 곳 하나 알고 있습니다. 지금 바로 전화해서 보내오도록 할까요?”“필요 없어.”심성빈은 담담하면서도 더없이 단호하게 쏘아붙였다.그는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곧장 회의실로 향했다.한편 그의 비서는 다 망가진 케이크를 보다가 떠나가는 대표님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이토록 처참한 몰골의 케이크를 대표님은 대체 왜 보물처럼 다루는 걸까?심성빈을 수년간 보필해온 비서는 그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이렇게까지 신경 쓰는 걸 보면 아주 특별한 사람이 만들어준 것임이 명확했다.비서는 재빨리 케이크를 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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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4화

오후, 송하나는 차정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오늘 저녁 일찍 들어올 수 있어요?]차정원은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응, 최대한 노력해볼게. 사건이 마무리 단계라 야근해야 할 수도 있어.]이 남자는 지금 머릿속에 온통 일뿐이라 자신의 생일은 까맣게 잊은 모양이다.송하나는 정성껏 준비한 선물과 케이크를 보다가 직접 로펌까지 찾아가 깜짝 선물을 주기로 했다.로펌 프런트 데스크에서 젊은 여직원이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다.그녀는 이곳에서 일한 지 반년째, 차 변호사님에 대한 인상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남자, 도저히 가까이 다가설 수 없는 남자였다.준수하면서도 차분한 외모를 지닌 차정원은 법정에서 거침없고 카리스마 넘치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업계 최고로 인정받는 스타 변호사였다.게다가 막대한 재산을 지녔고 자기 관리도 투철한 분이었다.평소 그를 몰래 좋아하는 여성 의뢰인들이 끊이지 않았고 사건이 끝나고 나서도 며칠씩이나 로펌을 찾아와 어떻게든 핑계를 만들어 그를 만나려는 여자들이 줄을 지었다.그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끊임없이 들이댔다.차 변호사님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얼음장처럼 차가운 태도를 보였지만 여자친구에게 전화할 때만큼은 꿀 떨어지는 부드러운 말투로 바뀌었다.그것만으로도 여자친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짐작이 갔다.다만 그 신비로운 여자친구분은 단 한 번도 로펌에 찾아온 적이 없었다.여직원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엘리베이터 문이 띵하고 열리며 누군가가 걸어 나왔다.라이트 피치 원피스를 입은 송하나는 가냘픈 자태에 깔끔하면서도 맑은 기운을 풍겼다. 손에는 케이크 상자와 예쁜 선물 봉투를 들고 있었고 눈빛에는 부드러운 온기가 감돌았다.프런트 데스크 여직원은 즉시 사색에서 빠져나와 형식적인 질문을 건넸다.“안녕하세요. 어떻게 오셨어요?”“차정원 씨 안에 있나요?”“사건 상담이 필요하신가요?”“아니요.”프런트 데스크 여직원은 속으로 칫 하고 혀를 찼다.‘또 왔네, 또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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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5화

“충고하는데 그냥 돌아가는 게 좋을 겁니다.”노수영은 느긋한 말투로 말했다.“변호사님 여자친구 있는 건 알죠?”송하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이 대답에 오히려 노수영이 잠시 멍해지다가 킥킥 웃음을 터뜨렸다.“알면서도 와요? 뻔뻔하게.”송하나는 화를 내기는커녕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그러는 그쪽도 마찬가지 아닌가요?”순간 노수영의 얼굴에 띤 미소가 그대로 굳었다.“이봐요!”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쉬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우리가 같나요?”상대방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목소리에도 노골적인 경멸과 빈정거림이 묻어났다.“변호사님 여자친구 연구원이라던데 분명 못생기고 재미도 없는 사람일 거예요. 종일 실험실에 틀어박혀 사는 여자가 변호사님한테 어울리기나 하겠어요? 조만간 질려버릴 거예요!”노수영은 턱을 치켜들며 의기양양한 말투로 말했다.“나처럼 꽤 괜찮은 위치에 있는 여자야말로 변호사님과 어울리죠. 그쪽도 이쯤에서 단념하는 게 좋을 겁니다. 괜히 망신만 당하지 말고요.”한편 송하나는 입꼬리를 씩 올리고 묵묵히 듣기만 할 뿐 아무런 반박도 없었다.노수영은 그녀의 정곡을 찔렀다고 여기며 더욱 의기양양해졌다.바로 그때, 회의실 문이 열리고 차정원이 가장 먼저 걸어 나왔다.깔끔한 핏의 슈트 차림에 훤칠한 몸매를 뽐냈고 눈가에 피곤함이 깃들었지만 잘생기고 진중한 이미지에 강렬한 아우라를 풍겼다.송하나는 그를 보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다.노수영도 두 눈을 반짝이더니 한발 앞서 차정원에게 달려갔다.킬힐을 신고 발 빠르게 달려가며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띠었다.“변호사님, 회의 끝났어요?”그녀를 본 차정원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노수영 씨? 그쪽 사건은 진작 끝난 거로 아는데요?”남자가 차분하게 묻자 노수영은 웃음을 가득 머금고 손에 든 케이크 상자를 흔들었다.“오늘 정원 씨 생일이라 제가 특별히 케이크 가져왔어요. 생일 축하해요, 정원 씨.”하지만 차정원은 그 케이크를 쳐다보지도 않았다.“저는 케이크 안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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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6화

차정원은 웃으며 송하나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아니야, 좋아해.”그는 고개를 숙여 송하나에게 입맞춤하곤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너무 좋아. 네가 만든 건 뭐든지 다 좋아.”가까운 곳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노수영은 벼락이라도 맞은 듯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누구에게나 차갑고 쌀쌀맞던 차 변호사님이 어떻게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단 말인가?저토록 부드러운 눈빛과 다정한 미소는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모습이었다.그녀는 내키지 않은 듯 앞으로 달려나가 송하나를 가리키며 따지는 말투로 물었다.“변호사님! 이 여자 누구예요? 왜 이 여자한테만 그렇게 특별해요? 도대체 무슨 수작을 부렸길래 이 여자한테만 친절하게 구냐고요?”차정원의 품에 안긴 송하나가 머리를 빼꼼 들고 분노에 찬 노수영의 모습을 보더니 태연하게 웃었다.“수작 같은 거 없고요. 제가 바로 아까 그쪽이 말한 못생기고 재미없는, 종일 실험실에만 틀어박혀 사는 연구원 여자친구예요.”노수영은 두 눈이 휘둥그레져서 믿을 수 없다는 듯 송하나를 바라보았다.깔끔한 분위기에 단정한 용모를 지닌 이 여자가 차 변호사님의 여자친구라니?외모만 봐도 인기 여배우 뺨치는 비주얼인데!노수영은 아무런 말도 내뱉을 수가 없었다.“앞으로 송하나 씨 오면 따로 통보하지 말고 바로 안으로 안내해. 아, 그리고 노수영 씨는 돌려보내도록!”차정원은 프런트 데스크에 지시를 내린 뒤, 송하나의 손을 잡고 사무실로 걸어갔다.노수영이 계속 뒤따라가려 했으나 프런트 데스크 직원이 막아섰다.“노수영 씨, 차 변호사님은 지금 손님이 계시니 이만 돌아가 주시죠.”노수영은 제자리에 서서 닫힌 문을 바라보며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사무실 안.차정원은 문을 닫자마자 송하나를 품에 안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을 탐했다.남자의 입술이 깊숙이 파고들었다. 꾹꾹 눌러 담았던 그리움과 벅찬 감격이 키스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송하나가 숨쉬기 힘들 지경이 돼서야 차정원은 아쉬움을 머금고 그녀에게서 떨어졌다.“하나야...”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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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7화

차정원은 송하나를 품에 안고 마음이 사르륵 녹아내렸다.한참 후에야 송하나가 그를 살짝 밀어냈다.그녀는 케이크 상자를 열고 안에 미리 준비해둔 초를 꺼내 차정원을 위한 생일 파티를 열었다.케이크에 조심스럽게 초를 꽂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자 노란 불빛이 흔들리며 그녀의 눈썹을 은은하게 비추었다.송하나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를 위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었다.나긋나긋한 목소리는 마치 부드러운 바람이 마음 한구석을 스치듯 감미로운 울림을 남겼다.눈앞의 이 장면은 가슴 시릴 정도로 따뜻했다.차정원은 그녀에게 시선이 고정된 채 단 한순간도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촛불은 그녀의 눈동자에 부서져 별빛처럼 반짝였고 그 어떤 풍경보다 아름다웠다.그는 이 순간을 더없이 만끽했다.시간이 이대로 멈춰버렸으면...노래를 다 부른 후, 송하나는 여전히 멍하니 넋 놓고 있는 그를 보며 나직이 다그쳤다.“오늘의 주인공님, 이제 소원 빌어야죠.”그의 목울대가 살짝 움직였다. 이어서 낮게 깔린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하나야, 지금 네가 곁에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내 소원은 다 이뤘어.”차정원은 더 이상의 욕심을 부릴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지금 이 순간, 생애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까. 마치 꿈처럼 비현실적인,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순간이었다.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바랄 것이 없었다.송하나는 잠시 멍해지더니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그녀는 케이크를 앞으로 쭉 내밀었다.“그래도 소원은 빌어야죠. 얼른요. 촛농 다 떨어지잖아요.”차정원은 그녀의 진지한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마침내 두 손을 모으고 경건하게 소원을 빌기 시작했다.“우리 하나랑 빨리 결혼해서 평생 함께하게 해주세요.”이 남자가 대놓고 소원을 말해버릴 줄이야.심지어 그 소원이 전부 송하나와 관련된 것이었다.그녀는 얼굴이 붉어져 황급히 차정원의 입을 틀어막았다.“그걸 말해버리면 어떡해요. 그렇게 하면 이뤄지지 않는다고요.”차정원은 비록 입틀막을 당했지만, 눈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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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8화

‘혹시 마지막 거 만들 때 재료라도 잘못 넣었나?’송하나는 서둘러 포크를 들어 케이크를 작게 한 조각 찍어서 입에 넣었다.천천히 맛을 음미해 보았으나 달달하고 부드럽기만 할 뿐 쓴맛이라곤 전혀 없었다.그녀가 의아한 표정으로 막 입을 열려던 찰나, 차정원이 불쑥 몸을 숙여왔다. 그는 송하나의 턱을 부드럽게 감싸 쥐고 고개를 낮춰 입술을 포개어 왔다.그녀의 입술 끝을 조심스레 머금자 입안에 남은 케이크의 달콤한 맛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한참 뒤에야 천천히 입술을 뗀 남자는 눈가에 만족스러운 웃음이 어렸다.“이제 다네.”감미롭고 애틋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송하나는 잠시 멍해졌다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얼굴이 빨개졌다. 심지어 귓불까지 뜨거워지고 말문이 턱 막혔다.“뭐야, 정원 씨!”예전의 그 점잖고 젠틀하던 차정원은 어디 갔을까?왜 요즘은 이토록 능글맞아진 거지? 툭하면 뽀뽀하려고 들고!그녀의 당황한 모습에 차정원의 웃음기가 짙어졌다.다정하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귓가에 속삭이는 이 남자.“그러게 누가 우리 하나 이렇게 달콤하래? 안 맛보고는 못 참겠잖아.”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송하나는 황급히 치마를 정돈하며 그의 곁에서 한 발짝 떨어졌다.“들어와.”차정원의 눈가에 맴돌던 애틋함이 순식간에 옅어지고 말투도 평소의 차분함으로 돌아왔다.문이 열리자 비서가 서류를 들고 들어왔다.“변호사님, 말씀하신 사건 자료 전부 정리되었습니다. 검토 부탁드립니다.”타인의 시선 속 차정원은 언제나처럼 냉정하고 유능한 에이스 변호사였다그는 서류를 받아 들었다. 종이를 넘기는 움직임은 집중되었고 시선은 진지하기 그지없었다. 또한, 주변에는 범접하기 어려운 위압감이 감돌았다.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낮은 목소리로 몇 가지 수정 의견을 제시했는데 속도는 빠르지 않았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핵심을 찔렀다.“여기 증거 자료가 좀 부족해. 논리 흐름에 끊기는 부분이 있으니 보완해야겠어. 그리고 이 증거 조사 의견서는 요점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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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9화

사진 속 송하나는 더없이 풋풋했다. 맑고 깨끗한 눈매에는 앳된 순수함이 어려 있었다.그녀는 깜짝 놀라 액자를 집어 들고 자세히 들여다보았다.차설아와 함께 찍은 이 사진은 그녀에게도 익숙했다.따로 백업해 둔 적이 없고 여태껏 차설아의 집에 있을 텐데 대체 왜 차정원의 로펌까지 온 걸까?더 이상한 것은 액자에 오직 그녀뿐이었다.송하나는 사진을 뚫어지라 바라보았다. 마음 한구석에서 복잡한 감정이 소용돌이쳤다.그 당시 차정원과는 단 한 번 스쳐 지나갔을 뿐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뭐지? 무슨 상황이야?’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차설아에게 전화를 걸었다.그 시각, 차설아는 소파에 누워 과일을 먹고 있었다.임신 후기에 접어들며 배가 제법 불러왔고 그 탓에 몸짓도 살짝 둔해졌다.그녀는 나른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그래, 하나야.”“설아야, 뭐 하나 물어보자.”송하나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우리 고등학교 때 같이 찍은 사진 혹시 기억나?”차설아는 멈칫하더니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아, 그 사진...”그녀는 좀 더 편안한 자세를 취하며 묘하게 달라진 말투로 말을 이었다.“전에 어떤 책갈피에 끼워뒀는지 몰라서 계속 못 찾다가 잃어버린 줄 알았거든. 그러다가 얼마 전에 오빠 서재에 우연히 들어갔는데 웬일! 그 사진이 거기 있는 거야. 오빠가 보물처럼 액자에 넣어둔 거 있지. 더 황당한 건 내 얼굴만 싹둑 잘라냈더라!”송하나는 휴대폰을 쥔 손에 힘이 꽉 들어갔다.“대체 왜 그랬지?”“너 정말 몰라서 물어보는 거니?”차설아의 목소리가 한층 낮아졌다.“정원 오빠 너한테 첫눈에 반했어. 사실 오빠가 널 좋아한 지 꽤 오래됐는데 그때는... 자기가 너한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감히 말도 못 꺼냈대. 그러다 겨우 고백할 자신이 생겼을 땐 넌 이미 결혼했지.”“첫눈에 반했다고...”송하나는 나직이 그 말을 되뇌었다.그녀는 줄곧 차정원과의 관계가 자신이 이혼하고 그가 변호사를 맡아주면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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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0화

회의가 끝난 뒤, 차정원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그는 수중의 서류를 내려놓으며 꿀 발린 듯 달콤한 목소리로 물었다.“오래 기다렸어?”송하나가 몸을 돌려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눈앞의 남자는 여전히 훤칠하고 멋있었다. 소년 시절의 날카로운 기세는 온데간데없고 대신 어른의 성숙함이 깃들었다.깔끔한 수트 차림으로 뿜어내는 차분한 기운, 세상 전부를 적으로 돌릴 듯 날카로웠던 예전의 모습은 기억 속에만 남은 듯 도저히 같은 사람이라고 믿기 어려웠다.그녀가 멍하니 넋 놓고 있자 차정원이 가까이 다가와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었다.“무슨 생각해? 오래 기다리게 해서 심심했어?”송하나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살짝 흔들었다.“아, 아니요.”차정원은 예정보다 일찍 업무를 마치고 외투를 챙겨서 그녀와 다정하게 손을 맞잡았다.“가자. 이제 집 가야지.”둘은 나란히 로펌을 나섰다.뒤에 있던 몇몇 젊은 인턴 변호사들이 한데 모여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차 변호사님 여자친구분 굉장히 미인이시네요.”“소문에 의하면 엄청 대단한 연구원이래요. 젊은 나이에 나라에서 주는 상도 받으셨다는데 외모에 실력까지 갖췄으니 말 그대로 엄친딸이네요. 변호사님이랑 완전 잘 어울려요!”“변호사님 손에 찬 시계 여자친구가 선물한 거 아닐까요? 아까 회의 때, 열 번도 넘게 보시던데. 예전엔 회의 중에 그렇게 딴생각하시는 모습을 절대 못 봤거든요.”강현.최로운은 자신의 바에 들러 한 바퀴 둘러보았는데 언제나처럼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시간을 확인한 그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막 문 앞에 이르렀을 때, 평소 어울리던 친구들이 그를 붙잡았다.“로운아, 몇 시인데 벌써 가는 거야? 앉아서 한잔해!”이에 최로운이 손을 흔들었다.“다음에 마시자. 재미있게 놀아.”친구 한 명이 짓궂게 물었다.“무슨 일인데 이렇게 급해? 술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도 있어?”“집에 가서 와이프 봐야지.”그 친구는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헐! 얘 왜 이렇게 변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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