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설아는 이강우가 계산해준다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그녀는 문득 예전에 이강우가 송하나와 사귈 때, 얼마나 냉혹하고 매정했는지, 송하나가 겪었던 수많은 설움까지 생생히 떠올랐다.마음속 깊이 쌓여 있던 억울함이 단숨에 터져 나왔다.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차설아는 더 이상 최로운을 막지 않았다. 오히려 함께 물건들을 고르며 복수라도 하듯 폭풍 쇼핑에 나섰다.“아기 목욕 세트랑 보온 젖병, 그리고 아기 목욕 타월에 기저귀 패드까지 전부 다 제일 좋은 거로 사자!”둘은 척척 호흡을 맞추며 지나가는 곳마다 남김없이 싹쓸이했다.아기 양말에 모자, 침받이까지 챙기고 젖병 세척 솔은 무려 세 개씩이나 챙겼다.옆에 서 있던 직원은 가격도 안 묻고 장바구니에 물건을 쓸어 담는 이들 부부의 모습에 입이 쩍 벌어졌다.수년간 육아용품을 판매하며 통 큰 고객을 많이 봐왔지만 이렇게까지 광적으로 쇼핑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30분 후, 두 개의 쇼핑 카트에 물건이 산더미처럼 쌓였고 그마저도 더는 놓을 자리가 없어 바닥에 한가득 쌓아두었다.최로운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이 정도면 됐지?”차설아는 쌓인 물건들을 훑어보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아기 모니터를 아직 안 챙겼는데...”이에 최로운이 손을 휘둘렀다.“챙겼어!”곧이어 다시 달려가 아기 모니터를 하나 더 집어 카트에 담았다.계산할 때, 점원은 점점 길어지는 리스트를 보며 놀라움을 뛰어넘어 무덤덤해졌고 마지막엔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이 물건들을 다 합치면 소규모의 육아용품 매장을 하나 열어도 충분히 가능할 터였다.점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두 분... 결제는 어떻게 하시겠어요?”이때 최로운이 휴대폰을 꺼내 곧바로 이강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제연.이강우는 한창 회의실에서 중요한 프로젝트 관련 회의를 진행 중이었다.별안간 휴대폰이 진동했는데 최로운인 걸 확인하곤 미간을 찌푸리며 전화를 끊었다.하지만 몇 초 뒤, 또다시 진동하기 시작했다.이번엔 비서가 나직이 속삭였다.“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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