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솔이 자?”차설아가 물었다.“응, 잠들었어.”최로운은 그녀 옆에 앉았다.“오늘 많이 힘들었지?”차설아는 아무 대답 없이 한참 침묵하다가 별안간 입을 열었다.“로운아, 이제 애 낳은 지도 한 달은 됐으니 우리도 시간 내서 일 처리해야지.”최로운은 잠시 멍해졌다.“무슨 일?”차설아는 그를 쳐다보지 않고 매우 덤덤한 말투로 말했다. 마치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말이다.“이혼 말이야. 그때 약속했잖아. 애 낳으면 바로 이혼하기로.”최로운의 표정이 미세하게 변했다.“무슨 이혼이야! 이솔이 아빠 없는 아이로 크는 게 말이 돼?”“아이도 공동 양육하기로 했으니 네가 한 달, 내가 한 달 키우면 돼. 아빠 없는 아이 아니야, 우리 이솔이.”다만 최로운의 태도는 확고했다. 그는 더없이 단호하게 쏘아붙였다.“그래도 안 돼, 이혼은!”차설아가 그를 빤히 쳐다봤다.“너 지금 약속 번복하는 거니? 남자가 뱉은 말은 지켜야지.”최로운은 입을 열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평소에 언변도 좋고 그렇게 능글맞던 사람이 지금은 말문이 턱 막혀버렸다.그는 오랫동안 침묵했다. 마침내 다시 입을 열었을 때 목소리는 한껏 가라앉았고 그 속엔 약간의 억울함과 체념이 섞여 있었다.“설아야, 우리 이혼 안 하면 안 될까?”차설아는 이혼을 언급할 때 마음이 씁쓸하고 괴로웠지만, 이 남자의 애원을 듣고 아쉬움까지 느껴지자 마음 한구석에서 희미한 기쁨이 피어올랐다.입꼬리가 올라갈 뻔했지만,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며 말했다.“우린 서로 감정도 없고 속도위반으로 결혼했을 뿐이잖아. 피차 시간 낭비할 필요 없어.”“뭐가 감정이 없어?”최로운이 대뜸 눈시울을 붉혔다.그는 마치 모든 용기를 끌어내듯 심호흡하고 천천히 말을 이었다.“설아야, 나는 이솔이 때문이거나 책임감 때문에 네 곁에 있는 게 아니야. 진심으로 널 좋아하고 너랑 함께하고 싶어. 평생토록 너랑 이솔이와 함께 우리 가족 세 식구가 오붓하게 살아가는 게 내 소원이야.”차설아는 심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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