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원은 송하나의 손을 잡고 병원을 빠져나왔다.그는 곧게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몇 차례 복잡한 경로를 거치며 버스도 몇 번 갈아탔다. 아무도 자신들을 미행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든 후에야 택시를 잡았다.아파트로 돌아온 그는 송하나에게 짐을 챙기라고 했다.“우리 이만 국내로 돌아가야겠다!”담담한 말투지만 상의의 여지가 없었다.“가서 정밀 검사 다시 받아보자, 하나야. 여긴 뭔가 찝찝해.”송하나 역시 병원의 수상한 분위기를 어렴풋이 느꼈던 터라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그녀는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차정원은 창가에 서서 아래 거리를 살펴보았다.그 시각, 길 건너편 건물에서는 누군가가 망원경으로 그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했다. 물론 차정원과 송하나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이 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또 가장 신비로운 존재로 알려진 리히터 가문의 실질적인 지배자 빅토르는 나라 경제의 절반을 쥐락펴락하는 말 그대로 천하를 손안에 쥔 권력자였다.차정원, 송하나가 병원을 나선 순간부터 빅토르의 부하들에게 철저히 감시당했다.그들의 모든 움직임은 빅토르의 통제 아래 있었다.차정원은 국내로 돌아가는 항공권 두 장을 예약했다.그는 송하나의 손을 잡고 서둘러 공항으로 향했다.모든 과정이 순조로웠지만, 비행기 탑승권을 들고 게이트로 향하던 바로 그때, 안내 방송이 울렸다.“승객 여러분, 안내 말씀드립니다. 항공기 고장으로 인해 화인국행 항공편은 임시 결항되었습니다. 정확한 출발 시각은 추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차정원의 안색이 돌변했다.왜 하필 탑승 직전에 고장이 난 걸까?단순한 우연일지 누군가의 의도적인 방해일지 가늠이 안 됐다.“육로로 가자.”차정원은 단호하게 결정을 내린 뒤, 송하나의 손을 잡고 공항을 나섰다.그들은 도시를 벗어나기 위해 버스 회사를 찾아갔다. 인근 국가에서 다시 비행기를 타면 되니까.그러나 직원이 서류를 확인하더니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죄송합니다, 손님. 시스템상으로 두 분 모두 비자 발급 기록이 없어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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