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우는 송하나가 떠난 방향을 바라보다가 문득 그녀가 왜 그렇게까지 집착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어쨌든 부부였던 사이이지 않은가?비록 인연이 다했더라도 이런 방식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그녀의 마음을 짓밟아서는 안 됐다.조금 전 손을 번쩍 들어 입찰에 참여했던 그 순간의 충동은 지금 돌이켜보면 그저 어처구니없고 우스꽝스러울 뿐이었다.돌아가는 차 안, 송태리는 손에 쥔 옥패를 굴리며 기분 좋게 웃고 있었다.결국 자기가 원하기만 하면 이강우는 뭐든지 갖다 바친다는 사실이 또 한 번 증명된 셈이었다.설령 그게 송하나가 애지중지하던 물건일지라도 말이다.이강우는 말없이 앞에 보이는 신호등을 응시했다.그러다 초록 불로 바뀌는 찰나, 문득 입을 열었다.“태리야, 옥패 줘.”그러자 송태리가 손놀림을 딱 멈추더니 눈빛에 당황한 기색을 띠었다.“강우 씨, 이거 강우 씨가 나 주려고 낙찰받은 거잖아?”“다른 거로 보상할게.”그는 담담하게 운전대를 돌리며 말했다.“이원 그룹 산하에 수백 억대 프로젝트 몇 개가 있어. 너희 아버지 회사랑 잘 맞을 거야. 내일이라도 사람 보내서 협의하게 할게.”옥패를 움켜쥔 송태리의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다.속으로는 천 번, 만 번도 싫었다.하지만 이강우의 옆모습을 바라보는 순간, 감히 반기를 들 수 없음을 직감했다.이강우는 그녀에게 인색한 사람이 아니었다.수백억 규모의 프로젝트를 맡긴다니 그 정도면 아버지 회사가 도약할 절호의 기회였다.결국 그녀는 대범한 척 미소를 지으며 옥패를 내밀었다.“그래. 하나가 그렇게 갖고 싶어 한다면 양보하지, 뭐.”한편, 차설아는 송하나와 함께 택시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창밖의 네온사인이 빠르게 지나가며 그녀의 얼굴에 어른거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차설아는 불안한 듯 송하나를 바라보며 물었다.“하나야, 진짜 괜찮아?”송하나는 애써 입꼬리를 씩 올리며 웃어 보였다.“무슨 큰일이라고 그래? 그냥 옥패 하나일 뿐인데.”그녀는 스쳐 지나가는 거리 풍경을 보며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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