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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되어 빛나리의 모든 챕터: 챕터 91 - 챕터 100

198 챕터

제91화

홍경자는 이상한 점을 눈치채고 당황했다.“하나야, 왜 그래? 왜 갑자기 우는 거야? 혹시 누가 너를 또 괴롭힌 거야?”“아니요…”송하나는 황급히 눈물을 닦고 고개를 저으며 애써 괜찮은 척했다.“할머니가 슬퍼하시는 모습을 보니까 저도 슬퍼서요. 괜한 생각하지 마세요. 저는 정말 괜찮아요.”송하나는 감히 그 사진을 볼 수가 없었다.그녀는 그들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까 봐 걱정되었다.이강우는 옆에서 그녀의 반응을 전부 지켜보고 있었다.설마 송하나가 이하준을 알고 있는 걸까?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이강우는 이내 부정했다.‘그럴 리가 없어. 자신의 돌아가신 부모님이 떠올라서 그랬겠지. 형이 송하나와 아는 사이일 리가 없잖아.’송하나는 할머니를 부축하며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송하나는 자신이 챙겨온 간식을 꺼내 할머니의 입가에 가져갔다.“할머니, 저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간식 사 왔어요. 아직 따끈따끈하니까 얼른 드셔보세요.”홍경자는 송하나의 눈빛 속 애정을 보고 어쩔 수 없이 그녀가 건넨 간식을 한 입 베어 물었다.“아줌마 말씀을 들어보니까 하루 종일 아무것도 드시지 않으셨다면서요? 주방에서 죽을 끓였는데 아직 따뜻하대요. 조금이라도 드시는 건 어때요?”송하나는 마치 아이를 달래듯 홍경자가 음식을 먹게 달랬다.이강우는 옆에서 그냥 멀뚱히 서 있기만 했다.홍경자는 이강우보다 송하나를 더 아끼는 듯했다.오래 앉아 있은 홍경자는 조금 피곤해져 일찍 방으로 돌아가서 잠을 잤고 안정인은 송하나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사모님, 역시 사모님이세요. 사모님께서 오시니까 그래도 어르신께서 조금이라도 음식을 드신 거예요.”송하나는 말 없이 웃기만 했다.바로 이때 이강우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고 휴대폰 화면 위에 송태리의 이름이 떴다.이강우는 옆으로 걸어가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송태리의 목소리가 전화 너머로 들려왔다. 그녀는 걱정스러운 듯이 물었다.“강우 씨, 할머니는 괜찮으세요?”“간식 좀 드시고 죽도 좀 드신 뒤에 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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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어깨끈이 내려와 팔에 걸렸다. 송태리는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있었다.송태리는 발꿈치를 들어 이강우의 턱에 입을 맞추려고 했으나 이강우가 본능적으로 뒤로 한 걸음 물러나면서 그녀의 입술을 피했다.“태리야. 가서 옷 입어.”이강우의 목소리는 매우 낮았고, 또 거절은 용납할 수 없다는 단호함과 엄숙함이 느껴졌다.송태리는 그대로 얼어붙더니 속상한 눈빛을 해 보였다.“강우 씨, 저는 그저… 강우 씨랑 더 가까워지고 싶었을 뿐이에요.”송태리는 그렇게 말하면서 이강우의 넥타이로 손을 뻗어 그의 넥타이를 풀려고 했다.어깨끈이 아래로 흘러내리자 흰 피부가 조명을 받아 빛을 내뿜었나.이강우는 손을 들어 송태리의 손목을 붙잡았다.힘을 많이 쓴 건 아니지만 송태리가 더 가까이 다가올 수 없게 하기엔 충분했다.이강우는 송태리의 어깨를 쳐다보더니 이내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이러지 마.”“왜 안 돼요?”송태리의 목청이 갑자기 높아졌다.그녀는 이번에 사활을 걸었다는 듯이 입고 있던 슬립을 벗어 던졌다. 송태리의 검은색 슬립이 바닥에 떨어졌다.그렇게 송태리는 알몸으로 이강우의 앞에 서서 기대 어린 눈빛을 해 보였다.“강우 씨, 저를 좀 봐요. 오늘 밤 제가 강우 씨 곁에 있어 줄게요.”이강우는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곧바로 몸을 돌려 소파에 있던 담요를 송태리의 몸에 둘렀다.“내 말 들어. 이러지 마.”“강우 씨, 저 농담하는 거 아니에요!”송태리는 뭔가 더 말하고 싶었으나 이강우는 이미 서재로 들어갔다.“안방 문 안 잠갔어. 거기 새 잠옷 있어.”송태리는 이강우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히 서재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서재 문이 닫히는 순간 두 사람의 세계가 완전히 분리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결국 송태리는 눈물을 흘렸다.그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이강우는 그녀를 매우 아꼈고 그녀가 원하는 건 뭐든 들어줬으나 이런 순간만큼은 너무도 이성적이었다.송태리가 알몸으로 그의 앞에 서 있는데도 이강우는 아무것도 보지 못한 척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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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송종현이 서재에서 나오다가 두 사람의 얘기를 들었다.그는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설마 몸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니야?”김지영은 그 말을 듣더니 이내 눈을 빛냈다.“그러고 보니 정말 그런 걸지도 모르겠어요! 송하나랑 결혼한 지 4년이 됐는데도 아이 한 명 없잖아요. 그쪽으로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해요! 그리고 곁에 여자라고는 태리밖에 없는데 그 이유가 아니면 설명이 되지 않아요!”“말도 안 돼요…”송태리는 당황한 표정이었다.“그러면 앞으로 어떡해요?”김지영은 송태리의 어깨를 두드렸다.“무서워하지 마. 엄마가 약을 준비해줄게. 약만 있으면 안 되는 사람도 되게 돼있어.”송태리는 비록 그것이 떳떳한 일은 아니지만 이씨 가문에 시집갈 수만 있다면 그 정도 노력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송태리는 결국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였다.이원 그룹 대표 사무실.이강우는 노트북 화면 속 표를 오전 내내 쳐다보았다.오늘 아침 송태리가 떠나기 전, 이강우는 서재에서 송태리가 훌쩍거리던 걸 똑똑히 들었다. 이강우는 그 일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비서가 조심스럽게 옆에서 보고했다.“대표님, 해외 협력 건의 계약서에 보충될 서류들 도착했습니다.”이강우는 짧게 대답해 놓고는 여전히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며 냉담한 어조로 말했다.“법무팀에 맡겨.”비서가 나가려는데 이강우가 그를 불러세웠다.“선물 좀 골라서 강현시 병원 태리가 있는 과로 보내. 그리고 간식이나 커피 같은 거 시켜서 그 과에 있는 사람들한테 다 돌려.”비서는 잠깐 당황했지만 이내 대답했다.“네, 알겠습니다.”강현시 병원.이강우의 비서는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송태리의 사무실로 걸어가 선물과 꽃다발을 건넸다.“송태리 씨, 이건 대표님께서 보내신 겁니다.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선물 박스를 열어 보자 안에 수 억짜리 보석이 박힌 주얼리가 들어있었다.너무 눈이 부셔서 제대로 눈을 뜨기가 힘들 정도였다.“그리고 대표님께서 이 과에 계신 분들을 위해 간식과 커피를 주문하셨습니다.”대량의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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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간호사장이 밀크티를 들고 와 눈가에 잔잔한 주름이 잡히도록 웃었다.“송 선생님 덕 좀 보죠.”그녀는 사무실 쪽을 가리켰다.“아마 어제 이 대표님이 송 선생님 기분을 상하게 했던 모양이죠. 오늘은 선물에 꽃에 심지어 전 부서 사람들한테 디저트랑 밀크티까지 사줬다니까요.”“이렇게 애인 챙기는 모습은 우리 병원에서는 처음 봐요.”이야기 도중 젊은 간호사가 밀크티 두 잔을 내밀었다.“송 선생님, 대표님, 한잔 드실래요? 이 대표님이 쏘신 거예요. 아직 많이 남았어요.”송하나는 사무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그곳에서 송태리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고 얼굴에는 감출 수 없는 자부심이 가득했다.송하나는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저으며 차갑게 말했다.“고마워요. 전 단 거 별로 안 좋아해요.”서유준도 곧바로 말을 이었다.“죄송합니다. 저도 밀크티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두 사람이 병실로 들어가 데이터를 수집할 때 서유준은 그녀를 흘끗 바라보다가 결국 물었다.“하나야, 괜찮아?”송하나는 환자 정보를 대조하느라 고개를 숙인 채 펜으로 서류를 체크하면서 담담히 대답했다.“괜찮아요.”그녀의 표정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눈썹과 눈가에는 오직 일에 집중하는 모습만이 어려 있었다.마치 조금 전의 일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듯했다.서유준은 그런 그녀의 담담한 태도에 그제야 마음속의 걱정을 조금 내려놓았다.어쩌면 그녀는 이미 이강우를 다 잊었는지도 몰랐다.데이터 수집을 마치고 병원을 나왔을 때 송하나는 심성빈으로부터 만나자는 메시지를 받았다.서유준이 그녀의 차 문을 열어주려 하자 송하나가 먼저 입을 열었다.“선배, 심하 그룹의 심 대표님이 일 관련해서 보자고 해서요. 우선 회사에 못 들어가요.”“내가 데려다줄까?”“괜찮아요. 카페가 여기서 멀지 않아서 걸어갈게요.”카페에서 송하나가 문을 밀고 들어갔을 때 심성빈은 이미 창가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테이블 위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이 놓여 있었다.“심 대표님, 오래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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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그가 잠시 말을 멈추더니 한층 진지한 어조로 덧붙였다.“솔직히 말해서 난 송하나 씨의 전문성을 정말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번 감사회가 우리 양측의 심층 협력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길 바랍니다. 저에게 한 번의 기회를 주시고 현진 바이오테크에도 한 번의 기회를 주실 수 있을까요?”송하나는 그의 눈에 비치는 진심을 바라보다가 이번 프로젝트가 연구개발 과정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떠올렸다.이번 감사회는 분명 자원을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개인적인 감정으로 회사의 이익에 영향을 줄 수는 없었다.손끝이 초대장 위에 잠시 머물렀다가 송하나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심 대표님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꼭 참석하겠습니다.”심성빈의 눈가에 미소가 번졌다.“기대하겠습니다.”송하나는 감사회 초대장을 회사로 가져와 서유준과 심하 그룹과의 협력 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서유준이 초대장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금요일 감사회 나도 같이 갈까?”“잘 됐네. 심하 그룹의 임원 몇 분도 만나볼 겸 이후 협력에도 도움이 될 거야.”송하나는 가볍게 웃었다.“괜찮아요. 임효민 씨랑 같이 갈게요.”그녀는 책상 위 일정표를 가리켰다.“금요일에 정부 기관에서 주최하는 혁신 의약 세미나에 참석 하셔야잖아요. 회사의 정책 신청에도 중요한 행사라던데요.”서유준이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하지만...”그는 송하나가 그런 자리에 혼자 가는 게 마음에 걸렸다.임효민은 이제 막 졸업한 신입 사원일 뿐 갑작스러운 상황이 생기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걱정 마세요. 심 대표님은 우리 회사와의 협력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해요. 저를 난처하게 만들 일은 없을 거예요.”송하나는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정부 쪽 회의가 더 중요해요. 앞으로 회사의 연구개발 방향은 정책 지원이 꼭 필요하니까요. 이번 기회는 놓치면 안 돼요.”서유준은 그녀의 침착한 눈빛을 보며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전화해.”감사회 당일 오후 송하나는 임효민을 데리고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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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송하나는 옷을 갈아입고 피팅 룸에서 나왔다.“임효민 씨, 이거 좀 봐요...”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동작이 갑자기 멈췄다.임효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대신 마주친 건 깊고 어두운 눈빛이었다.이강우가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서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그 순간 송하나는 짙은 청색의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오프숄더 디자인이 완벽하게 쇄골선을 드러냈고 잘록한 허리선이 가슴선을 더욱 풍만하게 강조했다.치맛자락은 몸의 곡선을 따라 내려오다 발목 부분에서 부드럽게 퍼졌다.드러난 피부는 눈처럼 희고 검은 머리카락은 어깨 위로 흘러내렸다.그녀는 마치 바다 깊은 곳의 인어공주 같았고 너무 아름다워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였다.평소엔 차가운 얼음처럼 가라앉은 이강우의 눈빛이 이 순간에는 미세하게 흔들렸다.두 사람의 시선이 맞닿는 순간 공기마저도 멈춘 듯했다.“강우 씨, 나 이 옷 어때요?”옆 피팅 룸 문이 열리고 송태리가 흰색 드레스를 입고 걸어 나왔다.온몸이 반짝이는 드레스 자락이 눈이 부셨다.이강우의 시선이 송하나에게서 떨어져 송태리에게로 향했다.“예쁘네.”한마디 내뱉은 말은 아주 담담했다.방금 전 송하나를 보았을 때의 그 놀람과는 전혀 다른 온도였다.송태리는 곁에 서 있는 송하나를 알아챘다.그녀는 청색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드레스는 자신의 것처럼 화려하지 않았지만 묘하게 시선을 끄는 고요한 아름다움이 있었다.송태리의 마음속에 알 수 없는 불쾌함이 치밀어 올랐다.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일부러 친근한 척 인사를 건넸다.“우연이네. 송하나도 있었구나.”송하나는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러게, 우연이네.”송태리의 시선이 그녀를 위아래로 훑었다.“송하나가 입은 드레스 색깔은 특이하긴 하네. 다만... 좀 올드해 보여서 심심해.”겉으로는 옷에 대한 평가였지만 말 속에는 뚜렷한 공격의 기운이 스며 있었다.송하나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난 현진 바이오테크를 대표해서 심하 그룹 감사회에 참석해. 격식을 차리는 건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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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이강우가 송태리의 팔짱을 끼고 들어서자 순식간에 현장은 모든 시선이 집중되는 중심이 되었다.“이 대표님, 송태리 씨, 드디어 오셨네요!”협력사 관계자 몇 명이 술잔을 들고 다가왔다.“송태리 씨, 오늘 이 복장 진짜 끝내주네요. 이 대표님과 함께 서 있으니 진짜 천생연분이에요.”송태리의 볼은 발갛게 달아오르며 이강우에게 더 가까이 몸을 붙였다.“박 대표님, 과찬이세요. 그래도 강우 씨 눈이 좋죠. 이 드레스는 직접 특별히 맞춰준 거예요.”이강우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주변의 인사에 대응했다.업계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이강우가 송태리를 얼마나 편애하는지 그리고 어떤 자리든 그녀를 항상 데리고 다닌다는 것을 모두가 눈치채고 있었다.마치 편애라는 글자를 얼굴에 새긴 것처럼 말이다.자연히 많은 사람들이 송태리에게 달려와 아첨하고 칭찬했다.최로운이 샴페인 잔을 흔들며 다가왔다.“송태리 씨, 오늘 정말 빛나네요. 이번에도 몸에 한 대의 스포츠카를 입은 건가요?”그는 이강우를 보며 눈썹을 치켜올렸다.“강우야, 정말 편애가 대단하네. 다른 사람들이 송태리 씨가 너 마음속에 있는 사람인 걸 모를까 봐 일부러 그러는 거야?”송태리는 귀엽게 눈을 치켜뜨며 그를 쏘아보았다.“최로운 씨, 이제 농담 그만해요.”그 사이 심성빈도 걸어왔다.그는 회색 정장을 입고 있었다.“아까 왜 안 오나 했더니 여기 모여 있었네.”최로운은 농담조로 말했다.“주최 측이 이렇게 바쁜데 일부러 방해할 수는 없지.”그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문 앞에서 갑작스러운 소란이 일어났다.문쪽으로 송하나와 임효민이 들어왔다.“헐.”최로운이 가장 먼저 보고 손에 들었던 샴페인이 거의 쏟아질 뻔했다.그는 팔꿈치로 이강우를 찔러 속삭였다.“너 전부인 맞지? 화장하고 이렇게 등장할 줄은 몰랐네.”“혹시 너 올 거 알고 일부러 이렇게 꾸민 거 아니야? 유혹하려고?”이강우의 시선이 송하나에게 머물렀다가 곧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쓸데없는 생각이 너무 많아.”심성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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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이강우는 그 자리에서 말없이 서 있었다.그는 잔에 담긴 위스키를 단숨에 들이켰다.강렬한 액체가 목을 타고 내려갔지만 가슴속의 그 말할 수 없는 초조함은 전혀 눌러지지 않았다.송태리는 치마자락을 움켜쥔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송하나의 등장은 그녀에게는 일종의 위협이었다.오자마자 원래 자신에게 주목됐어야 할 스포트라이트를 모두 빼앗아갔다.그게 그녀 마음을 유난히 불쾌하게 만들었다.그녀는 억지로 미소를 지어 올리며 일부러 가볍게 들리는 말투로 말했다.“심하 그룹과 현진 바이오테크가 지금 깊은 협력을 논의 중이잖아요. 심 대표님은 당연히 협력 파트너에게 예의 있게 할 수밖에 없죠.”옆에 있던 최로운은 콧웃음을 흘렸다.“그러게요. 심성빈이 예전에 그렇게 송하나를 싫어했는데 협력 때문이 아니었으면 아마 쳐다보지도 않았을걸요.”심성빈이 송하나와 이야기하고 있을 때 심하 그룹의 원로인 심준호가 도착했다.“실례하겠습니다. 제가 가서 할아버지께 인사드릴게요.”심성빈은 심준호 쪽으로 걸어갔다.현장에도 많은 사람들이 심준호께 인사하러 다가갔다.이강우와 최로운도 포함되어 있었다.임효민이 구석을 가리키며 말했다.“하나 언니, 우리 저쪽에 앉아요.”송하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그들은 사람들 사이를 지나 구석 자리에 앉았다.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진 유리창 밖에는 화려한 야경이 펼쳐져 있었고 홀 안의 소란보다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임효민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하나 언니, 사람이 너무 많아서 방금 내 손바닥이 계속 땀나더라고요.”송하나가 안심시키며 말했다.“괜찮아요, 그냥 세상 구경 나온 셈 치죠.”임효민의 시선은 멀지 않은 뷔페 대 위에 머물렀고 눈이 반짝였다.거기에는 정성껏 준비된 각종 디저트와 음료가 가득했다.“하나 언니, 나 좀 먹을 것 좀 가져올게요.”심준호는 얼굴만 살짝 비치고 몸이 불편하다는 핑계로 자리를 떠났다.심성빈의 시선이 사람들 사이를 여러번 훑고 나서야 구석에 앉아 있는 송하나를 발견했다.그는 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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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네, 맞아요.”송태리는 미소를 지으며 달콤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런 우연이.”그녀는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고등학교 이후로 못 봤네. 난 네가 오래전에 강현을 떠난 줄 알았어. 연락처 좀 남겨줘. 나중에 한번 만나자.”임효민의 눈빛에 잠깐 공포가 스쳤다.“저, 저 핸드폰을 안 가지고 와서...”송태리는 그녀의 거짓말을 눈치챈 듯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내가 추가하면 되지. 번호 뭐야?”임효민은 몸까지 바들바들 떨려왔다.송태리의 시선 속에서 그녀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번호를 내뱉었다.송태리는 핸드폰을 흔들며 고개를 끄덕였다.“친구 신청했어. 돌아가서 확인해. 나중에 차 한잔하자고.”송태리가 떠난 이후에도 임효민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멈춰 서 있었다. 온몸의 피가 굳어버린 듯한 기분이었다.송하나와 심성빈은 협업 세부 사항을 마무리하고 고개를 들었다. 창백한 얼굴로 멍하니 서 있는 임효민의 모습이 보였다.송하나는 자리에서 일어서 그녀에게 다가갔다.“어떻게 된 거예요? 얼굴이 왜 이렇게 창백해요?”임효민은 불현듯 꿈에서 깨기라도 한 듯 당황하며 고개를 흔들었다.“아니, 아니에요.”그녀는 차마 송하나와 시선을 마주할 수가 없었다.“저 머리가 좀 아파요. 먼저 가도 될까요?”송하나는 그녀의 상태가 정말 안 좋아 보였기에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병원엔 안 가도 되겠어요?”임효민은 급하게 손을 저으며 말했다.“아니에요. 그냥 집에 가서 쉬면 괜찮을 거예요.”송하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조심해서 가요. 집에 도착하면 문자 남기고요.”“네! 감사합니다!”송하나의 허락이 떨어지자 임효민은 가방을 재빨리 움켜잡고 도망치듯 자리를 떴다.임효민이 떠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파티장의 조명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무대와 주위 기둥만 따뜻한 노란색 조명으로 비추어졌다.사회자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졌다.“이제 프리 댄스 시간입니다. 모든 손님들께서는 함께 춤을 춰주시기 바랍니다.”부드러운 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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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송하나는 최로운의 눈빛에 깃든 적대감을 포착했다. 분명히 그녀에게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는 것이다.그녀는 두 사람의 오랜 친구 관계를 고려했을 때, 심성빈이 최로운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하지만 예상과 달리 심성빈은 담담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 춤을 잘 추는 아가씨는 너 같이 예술적인 인물에게 더 어울리지.” 최로운은 입술을 비틀며 더 이상 고집하지 않았다. 하지만 눈동자 속의 비웃음은 더욱 짙어졌다.그의 옆에 있던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자는 눈치가 빠른 사람이었다.최로운의 말에서 일찌감치 적대감을 감지했다. 그녀는 남자의 팔을 잡고 턴을 하다가 우연인 척 송하나의 허리와 부딪혔다.너무 빠른 동작이라 전혀 방어할 틈이 없었다.“으...”송하나의 몸이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발목에서 강한 통증이 느껴져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조심해요!”심성빈은 반사적으로 움직여 그녀를 잡아주었다.그녀의 등을 받쳐준 손바닥을 통해 긴장감에 경직되어 있는 그녀의 몸을 느낄 수 있었다.“발목 삔 거예요?”송하나의 창백한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그녀는 입술을 꽉 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심성빈은 조심스럽게 그녀를 옆에 있는 휴식 공간으로 데려갔다.무릎을 꿇고 그녀의 발목을 살펴보니 빨갛게 부풀어 올라 있었다. 그의 미간이 미세하게 찌푸려졌다.“병원에 가서 엑스레이 찍어야겠어요. 내가 데려다줄게요.”송태리가 절뚝거리며 파티장을 나가는 송하나를 보며 속으로 고소해하고 있을 때, 이강우가 돌연 손을 풀고는 아무 말 없이 바로 휴게실 쪽으로 달려갔다. 송태리는 못마땅한 얼굴로 서둘러 그 뒤를 따랐다.이강우가 심성빈에게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파티 주최자인 네가 먼저 자리를 뜨면 안 되지. 내가 병원에 데려갈게.”심성빈은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내 초대로 와서 다친 거니까 마땅히 내가 책임져야 해.”“어찌 됐든 내 아내잖아.”이강우는 여전히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데려다주는 것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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