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신태현 씨, 양치도 안 하고 나오신 것 같아서 입 헹구시라고.”태현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이어서 분노가 폭발하듯 주먹을 움켜쥔 채 팔을 들어 올렸다.“진리은, 이 X발! 나한테 물을 끼얹어? 오늘 제대로 혼나 봐야 정신 차리겠네!”그때 병실 안에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누굴 혼내는 꼴을 보게 될까?”인영의 얼굴이 순간 하얗게 질리면서 급히 뒤를 돌아봤다.“아, 할... 할머니? 여긴 어떻게...”강덕순은 인영을 한 번 흘겨봤을 뿐이었다.“그건 내가 묻고 싶은데, 인영아. 네가 왜 여기 있냐?”“할머니, 저희는 진리은 씨가 아프다고 해서 걱정돼서 찾아온 거예요...”“찾아온 게 아니라 시비 걸러 온 거 아니고?”강덕순의 말은 한 치의 완곡함도 없었다.인영의 얼굴은 더 창백해졌고, 손에 쥔 가방 끈을 꽉 움켜쥐었다.“할머니, 오해세요. 정말 문병하러 온 거예요.”“내가 아직 눈이 멀진 않았다. 그리고 난 너랑 안 친해. 함부로 할머니라 부르지 말고,’사모님’이라고 불러.”인영이 억울한 표정을 짓자 태현이 곧바로 앞으로 나섰다.“할머니, 사실 인영이는...”“너, 내 손주며느리를 혼내려고 했어?”태현의 표정이 굳어졌다.“아, 아닙니다. 할머니. 제가 말을 좀 험하게 한 것뿐이지...”강덕순은 더 따질 생각이 없다는 듯이 코웃음을 쳤다.인영은 이를 악물고 고개를 숙였다.시선은 리은을 향해 스쳤고, 속이 뒤집히는 감정이 치밀어 올랐다.‘대체 이 늙은이는 진리은 저 여자의 뭐가 그렇게 마음에 드는 거야.’‘나보다 나을 것도 없으면서.’“할머니, 저랑 유한 오빠도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랐고요. 저희에겐 할머니도 가족 같은 분이에요. 전 항상 존경해 왔어요.”강덕순은 고개를 기울이며 인영을 바라봤다.“그래? 그럼 호칭부터 바로 잡아야겠네.”“네...?”“네가 나를 진짜 존경한다면, 앞으로는 증조할머니라고 불러. 그리고 유한이는 네 삼촌뻘이야.”인영은 말문이 막혔다.“뭐... 뭐라고요?”“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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