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얘기에 미쳐 버린 내 남편: Chapter 131 - Chapter 140

146 Chapters

제131화

유한은 리은을 담담하게 한 번 훑어보고 말했다.“안 들어오고 거기 서서 뭐 해?”리은은 입술을 꾹 다문 채 고개를 숙이고 슬리퍼로 갈아 신었다.그리고 아무 말 없이 곧장 계단 쪽으로 향했다.처음부터 유한과 대화를 나눌 생각이 없어 보였다.리은이 계단 앞에 설 때까지 말없이 바라보던 유한이, 결국 먼저 입을 열었다.“나한테 할 말 없어?”리은은 잠시 걸음을 멈췄지만 대답하지 않았다.그리고 그대로 2층으로 올라갔다.유한의 얼굴이 단번에 굳어졌다.이렇게까지 일찍 들어왔는데 겨우 이런 대접을 받기 위해서였나 싶었다.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두 다리가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결국 유한은 냉랭한 얼굴로 다시 소파에 앉았다.“대표님, 오늘 저녁은 집에서 드시나요?”유한은 그제야 고개를 돌려 가사도우미 유영자를 바라봤다.“뭐 만들 건데요?”유영자는 몇 가지 메뉴를 나열했다.말이 끝나자, 유한도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전부 리은이 좋아하던 음식들이었다.“리은 입맛은 잘 아네요.”“대표님이 따로 드시고 싶은 메뉴가 있으세요?”유영자는 이 집에서 일한 지 5년이 넘었지만, 유한의 취향을 완벽히 파악했다고 말하긴 어려웠다.그래도 유한이 뭘 좋아하는지는 대략 알고 있었다.리은이 직접 요리하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괜찮아요. 리은이 좋아하는 걸로 해요.”“알겠습니다, 대표님.”...방으로 들어간 리은은 샤워를 한 뒤 옷을 갈아입었다.그리고 본가로 가서 루이를 데려올 생각이었다.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익숙한 핸드폰 벨소리가 아래층에서 울렸다.리은은 걸음을 멈추고 자연스럽게 거실 소파 쪽을 내려다봤다.사실 회사 협업 문제로 유한과 이야기를 해야 하긴 했지만, 굳이 오늘 할 필요는 없었다.위층과 아래층 사이 거리 때문에 통화 내용도 들리지 않았다.리은은 당연히 유한이 허인영의 전화를 받자마자 나갈 거라고 생각했다.“오늘은 일정이 있어서 못 가.”유한의 짧은 한마디가 들렸다.리은은 유한이 전화를 끊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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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그래서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리은의 담담한 얼굴을 마주하자, 유한의 속이 더 불편해졌다.“차에 타. 같이 가게.”리은은 입술을 살짝 눌러 다물었다.“그럴 필요 있어?”하지만 유한은 깊고 어두운 시선으로 리은을 바라보며 조용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같은 말 두 번 하게 하지 마.”리은은 더 말다툼을 하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원래 목적은 강덕순을 뵙는 것이기도 했다.결국 말없이 차에 올랐다.이번에는 리은이 조수석에 앉고, 유한이 운전석에 앉았다.차 안은 침묵으로 가득 찼다.서로를 너무 잘 아는, 그러나 전혀 모르는 사람들처럼.그때, 주행 중이던 차 안에 다시 익숙한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인영 전용 벨소리였다.리은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거리의 사람들과 불빛이 스쳐 지나갔다.차량의 핸즈프리로 연결된 통화가 자동으로 연결됐고, 통화가 시작되자마자 인영의 목소리가 그대로 차 안에 울려 퍼졌다.[유한 오빠!! 아!]짧은 비명과 함께 시끄러운 소음이 들려왔다.고성과 욕설, 그리고 맥주병이 깨지는 소리까지.유한은 반사적으로 브레이크를 밟고 길가에 급정거했다.리은의 몸이 순간 앞으로 쏠렸지만, 안전벨트 덕분에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무슨 일이야?”[연준 오빠가... 싸움이 났어! 빨리 와줘!]전화기 너머로 여전히 소란은 계속됐다.연준의 욕설이 희미하게 들릴 정도로 상황은 심각해 보였다.유한은 미간을 찌푸리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주소 보내. 지금 갈 테니까.”통화를 끊은 유한이 방향을 틀려고 하자, 리은이 더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난 택시 타고 본가 갈게.”리은은 안전벨트를 풀려 했지만, 유한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기어를 바꾸는 소리와 함께 차는 그대로 유턴했다.순식간에 얼굴이 굳어진 리은이 고개를 돌려 유한을 똑바로 바라봤다.“차 세워. 나 혼자 택시 타고 본가 간다고 했잖아. 세워, 나 내릴 거야.”“조용히 해.”“그럼 내려 달라고!”리은은 분노가 치밀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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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주 대표님, 구 대표님이랑 신 대표님이 오늘 술을 좀 과하게 드셔서요. 손을 좀 거칠게 썼는데... 상대 쪽 신분이 조금 민감합니다.”“누군데.”매니저가 유한의 귀에 이름 하나를 낮게 말했다.그 순간 유한의 걸음이 멈추면서, 자연스럽게 미간을 찌푸렸다.“어떻게 된 거야.”“그게요... 구 대표님이 마음에 들어 하신 여자가 있었는데, 오늘 그쪽에서 데려온 분이라서요. 그래서...”유한은 입꼬리를 비틀 듯 올렸다.“여자 하나 때문에?”“네...”“한심하네.”룸 앞에 도착하자마자 리은이 걸음을 멈췄다.표정은 차갑게 굳어 있었고, 시선은 유한을 똑바로 향했다.“난 안 들어가.”유한은 안쪽 상황이 어떤지 짐작하고 있었던 터라, 그제야 리은의 팔을 놓았다.“가지 마. 여기서 기다려.”리은은 그저 말없이 유한을 바라봤다.그 눈빛만으로도 ‘기다릴 생각 없다’는 뜻이 분명했다.유한은 옆에 있던 매니저를 돌아봤다.“이 사람 지켜보고 못 나가게 해.”매니저는 리은을 한 번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주 대표님.”유한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리은은 곧장 몸을 돌려 걸음을 옮기려고 했다.“아, 잠깐만요. 손님, 나가시면 안 됩니다.”“비켜주세요.”“죄송합니다만... 방금 주 대표님 말씀도 들으셨잖아요. 저도 곤란합니다.”리은은 매니저를 돌아보며 차갑게 물었다.“그래도 제가 꼭 가야겠다면요?”“그럼... 사람을 불러서라도 모셔야 할 것 같습니다.”리은은 짧게 웃었다. 비웃음에 가까운 웃음이었다.“알겠어요. 안 갈게요.”리은은 그대로 벽에 기대고 섰다.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전혀 관심이 없다는 얼굴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룸의 문이 다시 열렸다.리은은 상황이 정리됐다고 생각했지만, 문을 나선 사람은 인영이었다.시선이 마주친 순간, 인영의 얼굴이 확 굳어졌다.“너 왜 여기 있어?”리은은 대답하지 않고 시선을 돌렸다.그러자 인영이 다가오며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내가 묻잖아. 왜 여기 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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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인영은 최근에 있었던 일들이 연달아 떠올랐다.그 기억들이 겹쳐지면서, 눈앞에 서 있는 리은의 얼굴을 보는 순간 가슴 깊은 곳에서 증오가 치밀어 올랐다.결국 참다 못한 인영이 그대로 손을 들어 리은의 뺨을 내리치려고 했다.하지만 리은은 더 이상 맞고만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피하지도 물러서지도 않은 채 인영의 손목을 정확히 붙잡았다.“감히 나를 막아? 당장 놔!”리은의 얼굴은 담담했지만, 눈빛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차가웠다.“허인영 씨, 다시 말할게.”리은의 목소리는 낮고 또렷했다.“이혼 안 하는 게 내가 아니라, 주유한이야. 주유한이 사인 안 하고 질질 끄는 거라고.”리은은 인영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할 말 있으면 나한테 하지 말고 주유한한테 가. 주유한 설득해서 나랑 이혼하게 만들어. 이혼은 나 혼자 결정하는 거 아니야. 나한테 와서 존재감 드러내지 마.”말이 끝나자마자 리은은 인영을 힘껏 밀쳤다.마침 그 순간, 룸의 문이 열렸다.인영의 눈빛이 순간 번뜩였다.인영은 그대로 중심을 잃은 것처럼 뒤로 넘어졌다.“아!”유한이 재빨리 인영을 붙잡았다.“지금 뭐 하는 거야?”리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설명할 생각도, 변명할 생각도 없었다.인영은 곧바로 상황을 수습하듯 말했다.“아니야, 유한 오빠. 진리은 씨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리은의 입꼬리가 비틀 듯이 올라갔다.두 사람을 볼 생각조차 없다는 표정이었다.특히 유한과 인영이 나란히 붙어 서 있는 모습은 더 눈에 거슬렸다.리은은 그대로 몸을 돌려 걸음을 옮겼다.단 1초도 더 이 자리에 있고 싶지 않았다.인영은 가늘게 뜬 눈으로 리은의 뒷모습을 바라봤다.유한 역시 같은 방향을 보고 있었다.“유한 오빠...”“일은 정리됐어.”유한은 인영의 말을 끊듯 말했다.“나머지는 네가 처리해. 연준이랑 태현이는 사람 불러서 집에 보내고, 난 먼저 간다.”그 말을 남긴 채 유한은 인영의 앞을 그대로 지나쳤다.“오빠, 어디 가?”인영은 유한이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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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어쨌든 유한이 하겠다고 마음먹은 일은 리은이 말린다고 해서 멈출 사람이 아니었다.눈꼬리를 살짝 들어 올린 유한이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으면서 차 문을 열었다.그 장면은 클럽 입구에 서 있던 인영의 눈에도 고스란히 들어왔다.인영은 핸드폰을 꽉 쥔 채, 두 사람이 차를 몰고 떠나는 모습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유한 오빠가... 웃고 있어.’‘방금 진리은이 유한 오빠를 밀었잖아. 보통 때라면 다투는 게 맞는 거 아냐?’‘근데 왜... 왜 진리은 같은 여자한테 웃어?’인영의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유한과 리은이 본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9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루이는 리은의 품에서 잠들어 있었다.리은은 조심스럽게 루이를 안아 침대에 눕힌 뒤, 그대로 옆에 누워 함께 잘 생각이었다.막 잠이 들려는 순간, 리은의 몸이 갑자기 침대에서 들려 올려졌다.놀란 리은이 눈을 번쩍 떴다.“뭐 하는 거야? 내려놔!”“자야지.”리은은 유한과 같은 침대에서 자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최대한 목소리를 낮췄다.“오늘은 루이랑 같이 잘 거야. 내려놔.”“안 돼. 루이도 이제 혼자 잘 나이야.”“그런데 나도 너랑 자고 싶지 않아. 내려줘. 손님방 가서 잘 테니까.”유한은 리은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그대로 리은을 안은 채 안방으로 향했다.“얌전히 자.”침대 위에 내려놓아진 리은은 문 쪽을 한 번 바라봤다.그 순간 유한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이 방... 내 허락 없이 못 나가.”리은은 그 말을 의심하지 않았다. 곧바로 등을 보이고 침대에 누웠다.리은의 등을 바라보던 유한의 눈빛이 가라앉았다.“돌아누워.”리은은 움직이지도, 대답하지도 않았다.‘여기서 고개 숙일 필요는 없어. 하지만 맞설 필요도 없지.’유한은 짧게 웃음을 흘리더니, 리은의 옆에 누웠다.굳이 얼굴을 마주 보게 하지는 않았지만, 긴 팔을 뻗어 리은을 끌어안았다.리은이 몇 번 몸을 비틀자, 유한의 팔에 힘이 더 들어갔다.결국 리은은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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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리은의 표정이 단번에 변했다.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리안이 말했다.“꼭 이렇게까지 해야 돼?”“난 이미 선택지를 준 거야.”유한은 리은이 이 집을 나서 새장 밖으로 날아간 뒤에도 다시 돌아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처음부터 리은을 평생 가둬 둘 생각도 없었다.리은은 날아갈 수 있었다. 더 넓은 숲을 보고, 더 먼 곳까지 가도 괜찮았다.하지만 조건이 있었다.리은의 발목에는 반드시 자신이 잡은 줄이 묶여 있어야 했다.그렇지 않으면, 이 새는 정말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이게 선택이야?”리은의 목소리가 낮아졌다.“이건 선택이 아니라 강요잖아.”유한은 말없이 리은을 바라봤다.‘강요면 어쩔 건데?’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이었다.“세 번째 선택지는 없어?”“있길 원해?”리은은 대답하지 않고 유한을 바라봤다.당연히 리은은 세 번째 선택지가 있기를 바랐다.“있어.”유한의 목소리는 담담했다.“나랑 이혼할 생각 접어. 그러면 나머지는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리은의 눈꼬리가 미세하게 떨리면서 더이상 밥도 넘어가지 않았다.리은은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앉아서 밥 먹어.”리은은 잠시 멈췄다가 고개를 돌려 유한을 차갑게 바라봤다.“네 얼굴 보니까 배가 부르네.”그 말을 남기고 리은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유한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그리고 커피를 들고 느긋하게 한 모금을 마셨다....회사에 도착하자마자 광윤은 리은을 바로 사무실로 불렀다.“주 대표님이랑 이야기는 어떻게 됐어요?”리은은 고개를 저었다.유한은 세 가지 선택지를 준 것처럼 말했지만, 사실상 뒤의 두 선택지는 첫 번째보다 훨씬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다.사직하거나 이혼을 포기하거나.그 둘보다는 차라리 주강그룹으로 들어가는 편이 나았다.“대표님, 프로젝트 협업 기간 동안 팀을 이끌고 주강그룹 기술팀에 상주하는 걸로 하겠습니다.”광윤은 안경을 고쳐 쓰면서 고개를 끄덕였지만, 놀라는 기색은 없었다.“정말로 결정한 거예요?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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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팀장님, 예전에 주강그룹 와보신 적 있으세요? 왜 이렇게 태연하세요?”리은은 대답 대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그대로 핸드폰을 들어 메시지를 확인했다.선호가 보내온 내용에는 이번에 배정된 근무 층수가 적혀 있었다.“가요. 우리가 일하게 될 공간부터 보죠.”“와, 좋아요 좋아요!”리은은 세 사람을 이끌고 이동했다.안내데스크 근처를 지날 때, 팀원들이 다른 곳을 보고 있는 사이에 리은은 직원들을 향해 조용히 손짓했다.입술에 검지를 갖다 대며 ‘쉿’ 하는 제스처를 취한 뒤,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리은의 의도는 분명했다.아는 척하지 말고 모르는 사람처럼 대해 달라는 신호였다.바로 그 뜻을 알아차린 안내데스크 직원들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리은은 그에 답하듯 미소만 남긴 채 팀원들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랐다....한편, 같은 시각.유한은 사무실에서 모니터 화면을 보고 있었다.보안 시스템을 통해 전송된 실시간 영상에는 막 엘리베이터로 들어가는 리은 일행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특히 리은이 안내데스크 직원들에게 조심스레 손짓하던 순간까지도.유한은 짧게 웃음을 흘렸다.“쥐새끼처럼 몰래 다니네. 자기 신분 알려지는 게 그렇게 싫은가?”선호는 안경을 고쳐 쓰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실 리은의 신분은 결코 비밀이 아니었다.다만 최근 몇 년 동안 리은이 지나치게 조용히 지냈고, 유한 역시 공식 석상이나 언론 앞에서 리은을 언급한 적이 거의 없었다.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잊어버렸다.유한이 이미 결혼했고,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게다가 유한이 의도적으로 온라인상에서 리은과 관련된 흔적을 정리해 왔기 때문에, 해성시에서 상류층 일부를 제외하고는 리은이라는 사람을 아는 이가 거의 없었다....주강그룹 기술팀 부장 이정민은 이미 현장에서 대기하고 있었다.주강그룹 직원들 모두가 리은을 아는 건 아니지만, 공교롭게도 이정민은 과거 한 번 리은을 직접 본 적이 있었다.“안녕하세요, 진 팀장님. 주강그룹 기술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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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유한이 한참을 기다렸지만, 보고 싶던 얼굴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더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이정민을 곧장 집무실로 불렀다.“진 팀장은 어디에 있지?”이정민은 고개를 조금 숙인 채로 답했다.“주 대표님, 진 팀장님과 팀원들은 이미 업무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전반적으로 다들 굉장히 열심히 하고 계십니다.”그 말을 듣고 유한은 입술을 가볍게 다물었다. 당장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열심히, 성실하게 일하고 있다는 건 분명 좋은 일이었다.“알겠다. 나가도 돼.”“네, 주 대표님. 다른 지시 없으시면 이만 나가겠습니다.”문이 닫히자 집무실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열심히 일하고 있을 때 시간은 늘 순식간에 지나간다.자리에서 크게 기지개를 켜던 가을은 모니터 하단의 시계를 보고서야 눈을 크게 떴다.“벌써 12시네요. 점심 먹을 시간인데, 오늘은 밖에서 먹을까요?”허 대표가 말했듯이, 주강그룹에 머무는 동안 발생하는 비용은 영수증 처리로 모두 정산이 가능했다. 당연히 식비도 포함이었다.게다가 LC테크놀로지에는 원래 구내식당이 있는 회사였다.우길이 목을 좌우로 돌리며 말했다.“근처에 뭐가 맛있는지 모르겠네요. 인터넷으로 좀 찾아볼까요?”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이정민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잠시 실례하겠습니다.”리은은 그 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났다.“이 부장님, 무슨 일이세요?”이정민은 말없이 식권 네 장을 각각의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구내식당 식권입니다. 앞으로 구내식당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비용은 미리 충전해 두었습니다.”가을의 얼굴이 순식간에 환해졌다.“와, 이런 것까지 챙겨주시다니요?”정말로 예상 밖이었다. 외부에서 온 인원인데도 이렇게까지 세심하게 배려해 줄 줄은 몰랐다.“이 부장님, 회사가 정말 좋네요.”이정민은 리은을 한 번 바라본 뒤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 나서 조용히 돌아섰다.“팀장님, 배도 고픈데 먼저 식당부터 갈까요?”리은은 시간을 확인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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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저 사람들 누구야? 전에 본 적 없는데, 가슴에 달린 것도 우리 회사 사원증은 아닌 것 같지 않아?”“아까 가까이서 봤는데, 무슨 테크놀로지 회사라고 적혀 있던데.”“테크놀로지 회사가 왜 우리 회사에 있어?”“그러게. 가서 물어볼까?”“굳이? 우리 부서랑도 상관없잖아”“...”리은 팀의 팀원들은 각자 음식을 받아 들고 비교적 자리 잡기 좋은 곳에 앉았다.가을은 자리에 앉자마자 연달아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테이블 앞에 모여 단체 사진까지 한 장 남겼다. SNS에 위치 태그까지 올리고 나서야 비로소 안심한 듯 수저를 들었다.“보기만 해도 식욕이 돋네요. 맛도 분명 좋을 것 같아요. 주강그룹 식당 요리사들, 설마 다 특급 호텔 출신 아니에요?”말이 끝나기도 전에 모두가 기다렸다는 듯 식사를 시작했다.“와, 이거 진짜 너무 맛있어요. 세상에... 여기서 일하면 너무 행복한 거 아니에요?”“응, 진짜 맛있어요!”살짝 고개를 저은 리은이 젓가락을 들고 막 한 입 먹으려는 순간, 핸드폰이 울렸다.화면에는 장선호의 이름이 떠 있었다. 리은은 잠시 망설이다 전화를 받았다.“장 비서님?”[사모님, 점심시간이라 주 대표님께서 사무실에서 함께 식사하시자고 하십니다.]“괜찮아요. 동료들이랑 이미 구내식당에서 먹고 있어요.”[사모님, 그러시면 제가 식사를 들고 식당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습니다.]리은은 입술을 가볍게 다물고 식당 안을 한 번 훑어보았다. 이 많은 사람들 앞에 장선호가 찾아오는 상황은 원하지 않았다.주강그룹에서 리은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주유한 대표의 아내’라는 존재는 늘 조용히, 눈에 띄지 않게 지내왔다.리은은 괜한 말이 오가는 것도, 시선을 끄는 것도 싫었다. 이번 협업을 무사히 끝내고 LC테크놀로지로 돌아가는 게 목표였다.“알겠습니다.”짧게 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정가을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리은을 보고 물었다.“팀장님, 어디 가세요? 식사 안 하세요?”리은은 고개를 끄덕였다.“잠깐 나갔다 올 일이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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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두 사람 사이에 짧은 침묵이 흐르고, 유한이 막 입을 열려던 순간.사무실 문이 갑자기 거칠게 열렸다.“오빠, 내가 직접 끓인 국인데...”목소리가 들리자마자 리은은 시선을 거두었다. 담담한 표정에는 감정의 흔들림도 전혀 없었다. 허인영이 이렇게 불쑥 나타났다고 놀란 기색도, 신경 쓰는 기색도 없었다.마치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일처럼.반면 유한의 얼굴은 보기 드물게 굳어 있었다. 미세하게 굳은 턱선에 입술을 다문 채 고개를 돌렸다.인영의 뒤에는 선호가 서 있었다. 선호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곤란함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특히 유한의 차갑게 가라앉은 눈빛과 마주친 순간, 한숨이 절로 나올 지경이었다.선호는 정말로 막아보려고 했다.불과 2분 전.“허인영 씨,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제가 직접 끓인 국이에요. 일부러 가져왔어요. 유한 오빠도 아직 점심 안 먹었죠?”인영은 웃는 얼굴로 말하며 자연스럽게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선호는 그 순간 머리가 지끈거렸다. 급히 앞으로 나서며 길을 막았다.“아, 허인영 씨. 지금 대표님께서 손님을 만나고 계셔서요. 지금은 들어가시기 곤란합니다. 국은 제가 맡아두었다가 미팅 끝나면 대신 전달해 드릴까요?”인영은 그 말에 미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많이 의심하지는 않았다.“괜찮아요. 그럼 여기서 기다렸다가 직접 드리면 되죠.”“허인영 씨, 아무래도 미팅이 금방 끝날 것 같진 않습니다. 국은 제가...”그제서야 이상함을 확실히 느낀 인영이 사무실 문을 힐끗 바라보았다. 굳게 닫힌 문.‘설마... 안에 다른 여자가 있는 거야?’그렇지 않고서야 선호가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막을 이유가 없었다.‘좋아. 어디 한번 보자.’유한은 기혼자였다. 하지만 해성시에서 유한과 인영의 관계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오랜 시간 동안 늘 자신이 유한의 곁에 있었고, 유한의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분명했다.유한의 마음속에 자신이 꽤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영은 당연하게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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