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은미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 말이 무슨 뜻인지 고모도 다 알아 들었어. 보미 자리야 네가 알아서 마련하면 되지.”“그렇다고 너무 뭐랄까, 티 나게 하지는 말고. 어쨌든 다 식구인데 조금 챙겨주는 건 당연한 거잖아. 유한아,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유한은 대학을 졸업한 뒤 회사에서 1년간 실무 인턴으로 근무했다. 업무 전반에서 기준을 충족했을 뿐 아니라 목표를 넘기는 성과를 낸 뒤에야, 비로소 이사회 승인을 받아 정식으로 주강그룹을 맡게 됐다.물론 유한의 정체는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인턴 시절부터 회사 전체가 유한을 차기 후계자로 인식하고 있었고, 적어도 유한을 곤란하게 대하는 사람은 없었다.보미는 두 사람의 대화에는 큰 관심이 없는 듯,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고 있었다.“차 마셔.”유한의 말에 보미는 유한을 바라봤다. 시선은 유한의 길게 뻗은 손가락과 정갈한 손목시계에 머물렀고, 이내 보미는 입꼬리를 올려 환하게 웃었다. 금발 머리에 인형처럼 예쁜 인상은 자연스레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대부분의 남성들이 떠올리는 이상적인 이미지와도 잘 맞아떨어졌다.천사 같은 얼굴, 대비되는 몸매.“고마워요, 오빠.”유한은 가볍게 입꼬리를 올리며 물었다.“비서는 어때?”“비서?”주은미는 그 직함이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였다. 주은미의 딸이 회사에 들어와 맡는 자리가 고작 비서라니, 체면이 서지 않았다.최소한 본부장이나 팀장급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유한아, 비서는 좀...”주은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보미가 먼저 입을 열었다.“좋아요. 고마워요, 오빠.”“보미야?”주은미는 놀란 얼굴로 딸을 바라봤다. 자신이 그동안 해줬던 말들을 딸이 전부 잊어버린 건가 싶었다. ‘그저 비서 자리인데 이렇게 쉽게 받아들이다니.’“오빠, 그럼 제가 오빠 비서 하는 거예요?”유한은 고개를 끄덕였다.“응.”보미는 웃으며 말했다.“엄마, 나 원래 오빠 존경했어. 오빠 옆에서 비서로 일하면서 배우는 거면 난 너무 좋아. 옆에서 직접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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