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251 - Chapitre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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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화

지금에 이르러서는 인영이 무슨 말을 하든, 어떻게 도발하든 리은의 마음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인영은 화를 참지 못하고 리은 앞까지 다가왔다. 금방이라도 손을 뻗을 기세였다.리은은 아무 말 없이 서 있었지만 시선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허인영 씨, 나한테 진짜 손을 댈 작정이야?”주먹을 꽉 쥐고 리은을 한참 노려보던 인영의 눈빛이 서서히 어두워졌다.“진리은, 할머니한테 잘 보여서 이 자리 지킨다고 네가 진짜로 편하게 주씨 가문의 며느리 노릇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인영은 그렇게 말하며 한 발짝 더 다가왔다. 그리고 리은의 귀 가까이에서 낮게 속삭였다.“너 말이야, 사실은 살인자잖아.”리은은 그대로 굳어지면서 고개를 번쩍 들고 인영을 바라봤다.“무슨 말이야?”인영은 의미를 알 수 없는 웃음을 흘렸다.“맞혀봐.”‘살인자라니... 내가 누구를 죽였다는 말이야?’리은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벌레 한 마리 제대로 죽여본 적도 없었다. 그런 리은이 사람을 죽였다니, 말이 될 리 없었다.리은은 완전히 냉정해진 채 의자에서 일어나 인영을 바라봤다.“허인영 씨, 내가 예전에 말했지? 머리가 아프면 정신병원에 가서 치료받으라고. 여기 와서 미친 소리 하지 말고.”“미친 소리?” 인영이 비웃듯 말했다. “내가 하는 말은 전부 사실이야. 넌 진짜 살인자야. 나랑 같은 공간에 서서 말할 자격도 없고, 유한 오빠랑 결혼할 자격은 더더욱 없어.”“너는 유한 오빠의 인생만 망치고, 오빠한테 씻을 수 없는 오점만 남길 거야. 너는 애초에 존재하면 안 되는 사람이야.”인영의 상태를 본 리은은 미간을 찌푸렸다.리은은 인영이 그냥 아무 말이나 내뱉고 있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신이 누군가를 죽였다는 말을 믿을 수는 없었다.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설령 정말 그런 일이 있었다면, 리은 자신이 모를 리도 없었다.‘혹시 말 그대로의 의미가 아닌 건가?’리은의 시선이 인영의 배 쪽으로 옮겨갔다.‘혹시 내가 임신을 했다가 아이를 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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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화

인영은 그 말을 듣자 몸이 굳어졌다. 입을 열려고 했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때 리은이 먼저 입을 열었다.“허인영 씨가 말하기 곤란해 보이니, 내가 대신 말할게. 방금 내가 한 말은 간단해.”“그렇게 오랜 시간 둘이 같이 있었으면서 허인영 씨가 왜 아이 하나 못 낳았냐고 물었을 뿐인데, 갑자기 그렇게 무너지더라고.”말을 마친 리은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한 표정의 인영을 바라봤다.“허인영 씨, 난 진짜 몰랐어. 네가 이렇게 마음이 약한 사람인 줄은... 예전에 네가 나한테 했던 말들이랑 비교하면, 오늘 내가 한 말은 아무것도 아니잖아?”“나한테 살인자라고 하던 사람이, 정작 자기 얘기엔 이렇게 울어버리네.”리은은 마지막 말을 할 때 말투와 억양을 바꿨다.그 한마디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동시에 굳어졌다.그 변화를 놓치지 않았던 리은의 마음도 함께 가라앉았다.‘설마 허인영이 정말로...’인영은 리은을 똑바로 바라봤다. 이렇게까지 직접적으로 말할 줄은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이내 인영은 유한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유한은 여전히 무표정했다. 이전과 다를 것 없어 보였지만, 인영을 바라보는 유한의 눈은 분명히 더 차가웠다.“오빠, 나... 난 방금 그냥, 그냥...”“그냥 뭐?”리은도 유한을 바라봤다. 여전히 유한의 속을 알 수는 없었다.“나도 묻고 싶네. 내가 누구를 죽였다는 거야? 그래서 내가 살인자가 됐다는 거야?”리은은 시선을 돌려 허 회장 부부를 바라봤다. 두 사람의 표정은 동요하는 게 분명했다.허 회장 부부는 가슴이 내려앉은 듯 급히 말을 이었다.“진리은 씨, 인영이 말이 좀 지나쳤습니다. 그런 말은 신경 쓰지 마세요. 사람이 사람을 죽였는지 아닌지는 본인이 제일 잘 알지 않겠습니까.”“맞아요, 진리은 씨. 정말 그런 일이 있었으면 본인이 모를 리가 없죠. 인영이 말은 그냥 감정이 앞서서 나온 말이에요.”하지만 그럴수록 리은은 확신이 들었다. 이 자리의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고, 모르는 사람은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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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아까 제가 한 얘기 잊지 마세요.”“유한 오빠!”인영은 유한이 리은을 데리고 자기 앞을 지나쳐 떠나는 모습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힘이 풀린 인영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왜... 왜...!”“왜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내가 원하는 건 하나도 손에 넣지 못하는 거야. 왜!”그 모습을 본 허 회장 부부는 화가 나면서도 마음이 아팠다.“인영아, 부모 말 한 번만 들어라. 이제 유한이한테 더 이상 집착하지 마. 유한이는 절대 너를 선택하지 않아. 계속 이렇게 나오면 결국 우리 집안만 망가지게 돼.”“그래, 인영아. 네가 욕심만 내려놓으면, 유한이랑 그동안 쌓아온 정 때문에라도 우리 집안은 계속 평온하게 갈 수 있어. 부모 말 좀 들어라.”인영은 충혈된 눈으로 두 사람을 노려보며, 두 사람의 손목을 세게 붙잡았다.“아빠, 엄마. 유한 오빠가 뭐라고 했어요? 저에 대해서 뭐라고 말했어요? 말해 줘요. 대체 무슨 말을 했는데요?!”허 회장 부부는 서로를 바라보다가 입을 다물었다.조금 전, 유한이 했던 말을 떠올리면서.“회장님과 사모님께서 왜 귀국했는지... 저도 압니다. 하지만 5년 전에 이미 합의한 내용은 그대로 유지됩니다.”“허씨 집안에 줘야 할 보상은 한 푼도 빠짐없이 드리죠. 다만, 넘보지 말아야 할 건 넘보지 마세요.”“인영이의 생각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능성은 없습니다. 선만 지킨다면, 겉으로 드러나는 체면과 배려는 이전과 다르지 않게 하겠습니다.”“하지만 다른 마음을 먹는다면, 기존의 합의는 전부 무효입니다. 그리고 제 사람에게는 손댈 수 없습니다.”“...”“아빠? 엄마?”인영은 다급한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봤다.“말 좀 해 봐요. 유한 오빠가 대체 뭐라고 했는데요?!”허 회장이 더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그만해. 너도 이제 유한에 대한 마음 접어라. 우리가 다 봤다. 이건 전부 너 혼자만의 착각이었어.”“유한이는 처음부터 네 오빠한테도, 우리한테도 어떤 설명도 할 생각이 없었다. 이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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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돌아오는 길 내내 유한은 묵묵히 있으면서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리은은 인영이 던진 터무니없는 말 때문에 기분이 가라앉아 있었다.유한에게 약을 먹였다느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리를 차지하려 했다느니, 그런 말들은 차라리 참을 수 있었다.하지만 살인자라는 말은 도저히 넘길 수 없었다.“허인영이 내가 살인자라고 한 말, 그게 무슨 뜻이야?”결국 리은이 먼저 입을 열었다.앞을 보면서 운전대만 잡고 있던 유한의 목소리는 담담했다.“그 말 믿었어?”“당연히 안 믿지.”“그럼 뭐가 문제야? 아니면 진짜로 사람 죽인 적 있어?”리은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유한의 옆모습을 똑바로 바라봤다.“당연히 없어.”“그래, 없어.”유한의 대답은 짧았다.하지만 리은의 표정은 더 굳어졌다. 조금 전 인영이 보였던 그 확신에 찬 태도와 비틀린 웃음이 계속 떠올랐다.“근데 허인영은 너무 확신에 차 있었어. 진짜 내가 사람을 죽이기라도 한 것처럼 말했잖아. 그래서 묻는 거야. 네가 알고 있는 게 있는 건지, 아니면 나한테 숨긴 게 있는 건지.”유한은 고개를 돌려 리은을 힐끗 쳐다봤다. 그 시선에는 특별한 감정이 담겨 있지 않았다.“그럼 너는 내가 뭘 숨기고 있다고 생각해? 네가 진짜 사람을 죽였으면, 나한테 말했을까, 아니면 허인영한테 말했을까?”그 말에 리은은 더 이상 말이 이어지지 않았다.‘그러니까 말이 안 되는 거야.’리은이 사람을 죽였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됐다. 설령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도 인영이 그걸 알 이유가 없었다.살인을 저지르고 나서 그걸 굳이 자기 인생의 최대의 적에게 떠벌릴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인영이가 너를 어떻게 여긴다고 생각해?”유한의 질문에 리은은 거의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증오하고 싫어해.”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다 드러나 있었다.“그 정도로 널 싫어하는 사람이 네 약점을 쥐고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리은은 그제서야 멈칫했다.‘맞아. 허인영이 정말로 결정적인 약점을 쥐고 있었다면, 진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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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아니야.”리은이 급히 말을 받았다.하지만 너무 빠른 대답이라 설득력이라고는 전혀 없었다.유한이 비웃듯 웃었다.“잤으면 잔 거고, 안 잤으면 안 잔 거야. 내가 한 일을 숨길 이유도 없어. 내가 너한테 거짓말할 필요가 있어?”유한 말대로였다.어차피 유한이 인영이랑 잤든 안 잤든, 리은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리은이 대답하지 않자 유한은 한 손으로 핸들을 잡은 채 상체를 리은 쪽으로 기울였다.“뭐야, 아직도 안 믿어? 내가 인영이랑 잤다고 말해야 믿고 속이 시원해지는 거야?”“그런 뜻 아니야.”사실 이제는 잤든 안 잤든 중요하지도 않았다.믿든 말든, 만족하든 말든 그 역시 상관없었다.유한은 리은의 무심한 태도 앞에서 잠시 말을 잃은 듯했다.잠시 리은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말했다.“다시 말하지만 나 인영이하고 잔 적 없어. 믿든 말든 그건 네 마음이야.”리은은 고개를 돌려 창밖을 봤다.‘허인영이 임신한 적도 없다면, 대체 왜 그런 말을 했던 거야?’그날 밤, 리은은 샤워를 마친 뒤 루이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모녀는 한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엄마, 할머니 집에 고모할머니 있는 거 알아요?]주은미라는 이름이 나오자 리은은 잠시 멈칫했다.지난번 본가에 갔을 때 주은미를 보지 못한 탓에 리은은 완전히 잊고 있었다.“알지. 왜?”[근데 저... 고모할머니가 저를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아요.]루이의 목소리가 살짝 가라앉아 있었다.리은은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라 잠시 말을 잃었다.그때 누군가 리은의 핸드폰을 툭 빼앗았다.리은이 고개를 들자 유한이 서 있었다.“왜 내 핸드폰을 뺏어?”유한은 화면 속 루이를 내려다보며 말했다.“우리 딸도 뭐 사람들 다 좋아하게 만드는 요정이야? 왜 다 너를 좋아해야 하는데.”그 말을 듣자마자 리은의 표정이 굳어졌다.리은은 핸드폰을 되찾으려고 다가갔다.“지금 루이한테 무슨 말 하는 거야. 헛소리하지 말고 핸드폰 줘.”유한은 리은의 머리를 눌러 더 다가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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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화

“지금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어.”유한은 리은의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말했다.“그게 아니라 내가 좀 도와준 거 아니야?”“너...!”리은은 반박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 말문이 막혔다.그러다 두 사람의 자세를 깨닫자 몸이 굳어졌다.“일어나.”“여보, 우리 이제 다시 열심히 해야지.”유한이 말하는 ‘열심히’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기에, 리은의 표정이 달라졌다.“당장 일어나.”하지만 유한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리은은 점점 겁이 나서 급히 말했다.“애 낳고 싶지 않아. 제발 나 좀 그만 몰아붙여.”그제야 유한의 움직임이 멈췄다.유한은 리은의 얼굴을 붙잡고 가만히 들여다봤다. 마치 속까지 들여다보려는 것처럼.“그럼 그때는 왜 낳았어?”“그땐 사고였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고, 이미 임신한 상태였잖아. 그럼 루이를 지워야 했어?”“생명인데 난 그렇게까지 할 수 없었고,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았어. 하지만 지금은 사고를 피할 수 있잖아. 왜 뻔히 알면서 또 반복해야 해?”유한은 리은을 가만히 바라봤다.“그 이유뿐이야?”“그럼 뭐가 더 있어? 내가 애를 갖고 싶어서 일부러 임신했다고 생각해?”리은은 단단히 마음을 먹은 얼굴로 유한을 똑바로 봤다.“네가 하겠다면 말릴 수는 없어. 하지만 반드시 피임해. 아니면 나한테 손대지 마. 정말 아들을 그렇게 갖고 싶으면 다른 여자한테 낳아.”원래도 차가웠던 유한의 표정이 그 말과 함께 완전히 싸늘하게 굳었다.“조용히 해. 지금 너 입은 키스할 때 말고는 쓸모가 없어.”‘아까까진 벙어리처럼 굴더니, 이제는 쉬지 않고 말을 쏟아내며 날 자극하고 있네.’말이 끝나자마자 유한은 그대로 리은에게 키스를 했다.그리고 다른 한 손은 자연스럽게 서랍 쪽으로 향했다.모든 게 끝난 뒤, 유한은 리은을 품에 꼭 끌어안은 채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 준비를 했다.하지만 리은은 좀처럼 잠들지 못했다.허리에 감긴 팔을 내려다보던 리은이 잠시 참고 있다가 말했다.“이거 좀 놓아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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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내가 이 모든 걸 한 건 다 너 때문이야! 주유한! 너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했는데, 나를 이렇게 쉽게 차버리면 안 되지. 난 너한테 평생 매달릴 거야. 나랑 선 긋겠다는 생각은 하지도 마. 절대 안 돼!”고개를 젖힌 채 크게 웃던 인영은 바닥을 기어가서 떨어진 핸드폰을 주워들었다.그리고 연락처 하나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저 허인영이에요. 지난번에 말씀하신 그 협력 건, 받아들이겠습니다.”통화를 끊은 뒤 인영은 핸드폰을 세게 움켜쥐었다.붉게 충혈된 눈에는 증오만이 가득했다.“진리은, 네가 이렇게 질기게 붙어서 떨어지질 않으니 나도 더는 봐줄 수가 없네. 내가 독하다고 탓하지 마. 다 네 탓이니까.”...그 시각, 주은미는 전화를 끊고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곧바로 다른 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내일 비행기 몇 시야? 내가 마중 나갈게. 바로 회사로 가자.”다음 날, 해성시 국제공항.“마미!”딸을 발견한 주은미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보미, 마미 여기 있어.”금발의 여자애가 달려와 주은미 품에 안겼다.“마미, 나 너무 보고 싶었어.”“마미도 네가 보고 싶었어. 마미 없던 동안 잘 지냈어?”혼혈이 뚜렷한 이목구비의 소녀는 곧장 얼굴을 찌푸렸다.“마미, 대디 너무 나빠. 마미가 떠나자마자 그 여자랑 그 애를 집으로 들였어. 그 사생아랑 그 늙은 여자가 매일 나한테 눈치 주고 표정 관리도 안 해. 마미, 나도 거기 못 있겠어. 다시 돌아가기 싫어. 마미랑 같이 있고 싶어.”주은미는 딸을 안은 채 다정하게 말했다.“그래, 안 돌아가도 돼. 이제부터는 마미랑 같이 해성시에 살자. 주씨 가문 본가에서.”“응, 마미.”“가자. 마미가 회사에 가서 네 사촌오빠도 보여줄게.”그러고는 딸의 귀에 가까이 다가가 낮게 말했다.“전에 마미가 말해준 것들, 다 기억하고 있지?”“응, 마미. 다 기억해. 마미 걱정 안 하셔도 돼. 실망시키지 않을게.”딸의 빼어난 얼굴을 바라보며 주은미는 깊은 만족감을 느꼈다.자신감이 더 단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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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화

주강그룹은 원래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곳이다.지금처럼 ‘특례’가 적용된 건 극히 드문 일이었고, 그 사실을 리은은 전혀 알지 못했다.주은미의 표정은 완전히 굳어졌다.“나도 주씨 가문의 딸이에요. 주강그룹 대표 고모라고요. 그런데 자기 집안의 회사에 들어오는 것도 안 된다는 거예요?”안내데스크 직원은 고개를 숙인 채 조심스럽게 말했다.“죄송합니다, 여사님. 대신 지금 바로 장 비서님께 연락드리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당신들 정말...”주은미는 여전히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더 말을 잇고 싶어 했지만, 옆에서 보미가 먼저 나섰다.“마미, 괜찮아. 아마 막 귀국하셔서 아직 직원들이 잘 모르는 거겠지. 화내지 마.”딸의 말에 주은미는 겨우 감정을 눌렀다.여전히 고개를 쳐든 채 태도는 거만했지만, 더 이상 따지지는 않았다.“그럼 전화나 빨리 해.”“네.”안내데스크 직원은 곧바로 선호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다.불과 몇 분 뒤, 선호가 직접 1층으로 내려왔다.“여사님,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주은미는 선호를 힐끗 훑어보며 코웃음을 쳤다.“나까지 막아?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규정이야. 나는 주씨 가문 사람이 아닌가?”선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말했다.“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대표님께서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쪽으로 안내하겠습니다.”보미가 주은미를 바라보며 말했다.“마미, 그만해. 중요한 일 때문에 온 거잖아. 할머니도 집에서 기다리고 계셔.”주은미는 딸을 한 번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가 참 어른스럽구나. 가자. 오빠 보러 가자.”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주은미의 태도는 눈에 띄게 바뀌었다.변화가 너무 빨라 선호조차 속으로 감탄할 정도였다.“여사님, 이쪽입니다.”주은미는 선호를 힐끗 보며 물었다.“너가 유한이 비서야?”“네, 여사님.”“여기서 일한 지는 얼마나 됐어?”“5년 됐습니다.”주은미는 그제야 선호를 다시 한번 위아래로 살폈다.“꽤 오래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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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주은미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 말이 무슨 뜻인지 고모도 다 알아 들었어. 보미 자리야 네가 알아서 마련하면 되지.”“그렇다고 너무 뭐랄까, 티 나게 하지는 말고. 어쨌든 다 식구인데 조금 챙겨주는 건 당연한 거잖아. 유한아,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유한은 대학을 졸업한 뒤 회사에서 1년간 실무 인턴으로 근무했다. 업무 전반에서 기준을 충족했을 뿐 아니라 목표를 넘기는 성과를 낸 뒤에야, 비로소 이사회 승인을 받아 정식으로 주강그룹을 맡게 됐다.물론 유한의 정체는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인턴 시절부터 회사 전체가 유한을 차기 후계자로 인식하고 있었고, 적어도 유한을 곤란하게 대하는 사람은 없었다.보미는 두 사람의 대화에는 큰 관심이 없는 듯,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고 있었다.“차 마셔.”유한의 말에 보미는 유한을 바라봤다. 시선은 유한의 길게 뻗은 손가락과 정갈한 손목시계에 머물렀고, 이내 보미는 입꼬리를 올려 환하게 웃었다. 금발 머리에 인형처럼 예쁜 인상은 자연스레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대부분의 남성들이 떠올리는 이상적인 이미지와도 잘 맞아떨어졌다.천사 같은 얼굴, 대비되는 몸매.“고마워요, 오빠.”유한은 가볍게 입꼬리를 올리며 물었다.“비서는 어때?”“비서?”주은미는 그 직함이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였다. 주은미의 딸이 회사에 들어와 맡는 자리가 고작 비서라니, 체면이 서지 않았다.최소한 본부장이나 팀장급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유한아, 비서는 좀...”주은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보미가 먼저 입을 열었다.“좋아요. 고마워요, 오빠.”“보미야?”주은미는 놀란 얼굴로 딸을 바라봤다. 자신이 그동안 해줬던 말들을 딸이 전부 잊어버린 건가 싶었다. ‘그저 비서 자리인데 이렇게 쉽게 받아들이다니.’“오빠, 그럼 제가 오빠 비서 하는 거예요?”유한은 고개를 끄덕였다.“응.”보미는 웃으며 말했다.“엄마, 나 원래 오빠 존경했어. 오빠 옆에서 비서로 일하면서 배우는 거면 난 너무 좋아. 옆에서 직접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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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리은은 유한을 한 번 바라본 뒤 다가갔다. 그 순간 유한이 리은의 손목을 잡아당기면서 그대로 자신의 옆자리에 앉게 됐다.보미는 한동안 리은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호기심을 감추지 못한 채 먼저 입을 열었다.“오빠, 이분이 새언니예요?”“고모 딸 보미야. 진리은이야. 내 아내.”유한은 가장 간단하게 서로를 소개했다.리은은 보미를 바라봤다. 솔직히 말해 정말 예쁜 외모였다. 혼혈 특유의 이목구비가 자연스럽게 눈길을 끌었다.“안녕하세요.”“안녕하세요, 새언니. 처음 뵙는데 만나서 반가워요. 진짜 예쁘세요.”“고마워요. 보미 씨도 예뻐요.”주은미는 눈을 굴리며 말했다.“아니, 너는 왜 회사까지 따라왔어? 유한이 일하는 데 방해될까 봐 걱정도 안 돼?”“마미, 오빠랑 언니가 사이가 좋으니까 그런 거잖아. 얼마나 보기 좋아.”“사이 좋아서 보기 좋다?”주은미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소리를 흘렸다.보미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눈을 깜빡이며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 마치 ‘두 분 사이 안 좋은 거야’라고 묻는 듯한 표정이었다.리은은 그저 보미를 향해 가볍게 웃어 보였다.“고모님도 계시니까 오늘은 동료들이랑 구내식당에서 먹을게. 계속 이야기 나눠.”“그럴 필요 없어.”리은을 붙잡으면서 말한 유한이 주은미를 바라봤다.“할머니도 본가에서 고모랑 함께 식사하려고 기다리고 계세요.”주은미는 그 말이 사실상 자리를 정리하라는 뜻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다만 변명치고는 지나치게 자연스러웠다.“맞다, 맞다. 보미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너 보러 온 거잖아. 할머니도 본가에서 기다리고 계시지. 유한아, 그럼 나랑 보미는 먼저 갈게.”모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오빠, 언니?”그때 보미가 갑자기 두 사람을 불렀다.두 사람은 동시에 보미를 바라봤다.보미는 조금 쑥스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그럼... 우리 다 같이 밥 한 번 먹으면 안 돼요?”“그래, 유한아. 오늘 저녁은 본가로 와서 같이 먹자.”“알겠습니다.”유한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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