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품 브랜드 매장 앞.“언니, 이 구두 어때요? 예쁘죠?”리은은 한 번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예뻐.”“그럼 이건요?”“네 마음에 들면 됐지.”리은은 모든 질문에 답은 했지만, 어떤 선택도 대신해 주지는 않았다.의견을 주지 않으면서도 무시하지 않는 딱 그 정도의 거리였다.두 사람은 그렇게 무려 세 시간을 쇼핑몰 안에서 보냈다.보미가 충분히 만족한 표정을 짓고서야 돌아가자고 했을 때, 리은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리은은 원래 쇼핑을 즐기는 편이 아니었다.쇼핑이 이 이상 이어졌다면, 리은의 인내심이 먼저 바닥났을지도 몰랐다.“언니, 오늘 저랑 쇼핑해 주셔서 감사해요. 제가 저녁 살게요.”리은은 시간을 확인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이미 늦은 시간이라서, 밖에서 먹고 들어가는 게 맞았다.식당에 도착해 주문을 마치자, 보미가 말했다.“언니, 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같이 가 주실래요?”리은도 마침 화장실에 갈 생각이 있던 터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다시 자리에 돌아왔을 때, 보미의 핸드폰이 울렸다.주은미의 영상 통화였다.“응, 마미. 안녕. 저녁 드셨어?”[지금 먹고 있어.]보미는 말을 하다 말고 리은을 바라봤다.“언니하고 여기서...”리은이 식당 이름을 말해 주자, 보미는 그대로 핸드폰에 대고 반복했다.“응, 쉬는 날에 본가에 갈게. 할머니도 뵙고. 응, 바이바이. 쪽.”통화를 끊은 뒤, 보미는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갔다.유한과 리은이 어떻게 만났는지 따위의 가벼운 뒷이야기들이었다.리은은 적당히 넘기며 대답했다.그러다 보미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근데요, 언니. 제가 들은 얘기로는... 언니가 임신해서 오빠랑 결혼했다던데, 그거 진짜예요?”리은은 속으로 숨을 고르면서 잠시 말을 멈췄다.‘굳이 다시 꺼내고 싶지 않은 이야기인데.’리은은 차분하게 말했다.“그게 궁금하면 나한테 묻지 말고 오빠한테 물어봐. 오빠의 말이 답이겠지.”“아...”보미는 잠시 당황한 듯하더니, 급히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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