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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얘기에 미쳐 버린 내 남편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281 - チャプター 290

390 チャプター

제281화

“보미 씨, 깼어요?”선호의 목소리를 듣자 보미는 바로 불안한 기색을 드러냈다.침대에서 몸을 조금 일으키며 주위를 둘러봤다.“장 비서님? 제가 왜 여기 있는 거죠? 병원이라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선호가 막 입을 열려던 참에 핸드폰이 울렸다.“네, 대표님.”잠시 통화를 이어가던 선호가 짧게 대답했다.“네, 보미 씨는 깨어났습니다. 알겠습니다. 바로 모시고 가겠습니다.”전화를 끊은 선호는 더 이상 설명할 여유가 없다는 듯 말했다.“보미 씨, 우선 돌아가셔야 합니다. 대표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이동하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보미는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표정이었지만,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아... 네, 알겠습니다.”...라에르 몬테라 파크.리은은 샤워를 마치고 욕실에서 나왔다. 몸을 감싸던 긴장감은 조금 가라앉았지만, 마음속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허인영이 한 번 했다는 건, 또 할 수도 있다는 뜻이야.’‘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야.’“다 씻었어? 다친 데는 없어?”유한의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리은은 고개를 들었다.유한의 표정에는 분명 걱정이 담겨 있었다.‘그래도... 정말로 허인영을 그냥 두진 않겠지?’“오늘 밤 나를 납치한 사람이 누군지 알아?”유한의 시선이 리은에게로 향했다.“누군데?”“네 옆에서 늘 떨어지지 않던 그 여자.”유한은 말없이 리은을 바라봤다.“허인영.”리은이 이름을 입에 올렸지만, 유한의 표정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하나가 보였던 반응과는 달리 지나치게 차분해 보였다.리은은 손에 쥐고 있던 수건을 꽉 잡았다.유한에게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말했다.“내가 말했잖아. 오늘 밤 나를 납치한 게 허인영이라고. 허인영이 직접 말했어. 나를 망가뜨려서, 할머니랑 너한테 버림받게 만들겠다고.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하겠다고. 그 말, 들었어?”그제서야 유한이 리은 앞으로 다가왔다.리은의 손에 든 수건을 받은 유한이 머리를 닦아주며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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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화

유한은 처음부터 끝까지 리은 곁을 지켰지만, 끝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경찰 세 명이 유한을 한 번 바라본 뒤, 그중 한 명이 물었다.“주 대표님께서는 추가로 하실 말씀이 있으십니까?”유한은 짧게 한마디만 했다.“공정하게 처리해 주세요.”그 말을 듣는 순간, 리은의 시선이 미세하게 흔들렸다.‘이상해... 너무 이상해. 이미 허인영이 범인이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어떻게 이렇게 차분하게 ‘공정하게’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만약 정말로 인영을 아무렇지 않게 여긴다면...’‘왜 허인영은 그렇게 확신에 차 있었던 거지?’리은의 머릿속에 의문이 끊임없이 쌓였다.‘내가 모르는 뭔가 분명히 있어. 뭐지? 대체 내가 모르는 게 뭐야?’불안감이 다시 올라오면서 리은은 무의식적으로 손톱을 긁었다.“임하나 씨는 당시 현장을 목격하신 분이시죠? 사모님을 직접 구하신 게 맞습니까?”하나는 유한과 리은을 한 번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네. 길을 가다 리은 씨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차량에 실려 가는 걸 봤어요. 상황이 심상치 않아서 따라갔고, 그 창고까지 갔습니다. 다만 제가 본 건 남자 두 명뿐이었어요.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얼굴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그렇다면 임하나 씨는 사모님이 말씀하신 용의자를 직접 보신 적은 없으신 건가요?”하나는 리은을 바라봤다.두 사람의 시선이 잠시 마주쳤다.하나는 리은의 말을 믿고 있었지만, 실제로 인영을 보지는 못했다.그래서 고개를 저었다.“제가 있던 위치에서는 차량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차에 몇 명이 타고 있었는지도 정확히 알 수 없었습니다.”리은은 하나의 진술에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사실 그대로였기 때문이다.하나의 차에 오른 리은도 주변을 확인했지만, 보이는 건 지나가는 차량뿐이었다.기록을 마친 경찰들은 자리에서 일어섰다.“신속하게 조사를 진행하겠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리은도 함께 일어났다.“수고 많으십니다.”그때 현관 쪽에서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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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리은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유한은 그런 리은을 잠시 바라보다가 천천히 손을 거두었다.두 사람이 자리를 떠나자, 보미가 더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언니, 아까 그 예쁜 분은 누구예요? 언니가 감사 인사까지 하던데... 혹시 오늘 밤 언니를 구해준 사람이에요?”리은은 고개를 끄덕였다.“응, 그 사람이 나를 구해줬어.”“언니 친구예요?”“아니야. 너희 오빠 친구야.”“아... 그렇구나.”보미는 현관 쪽을 힐끗 바라보며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저 여자가... 오늘 일을 망친 사람이구나.’...집 밖.하나는 걸음을 멈추고 유한을 돌아봤다.“물어볼 거 있으면 그냥 물어봐.”하나를 바라보는 유한의 눈길은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오늘 밤 납치범 얼굴 정말 못 봤어?”그 질문의 의미를 이해한 하나가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경찰이 사고 난 주변 CCTV는 다 확인할 거야. 난 거짓말 안 했어. 리은 씨가 말한 대로라면 인영이 범인일 수는 있겠지만, 난 현장에서 인영이를 직접 보진 못했어.”유한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잠시 정적이 흐른 뒤, 하나가 다시 입을 열었다.“만약 오늘 밤 일이 정말 인영이가 계획한 거라면... 인영이한테 마음이 약해질 수 있어?”유한은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올려다봤다.도심 위의 하늘에는 별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아까 말했잖아.”하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만약 오늘 밤 납치가 인영이가 한 짓이라면... 그건 아마 너를 너무 갖고 싶어서 그랬을 거야.”“그건 범죄를 정당화하는 이유가 안 돼.”유한의 태도는 전혀 망설임이 없이 냉정하고 단호했다.그 모습에 하나는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졌다.하나는 국내에 돌아온 뒤로 유한과 인영에 대한 이야기를 수없이 들었다.혹시 두 사람이 이미 선을 넘은 게 아닐까 의심한 적도 있었다.하지만 지금 유한의 반응을 보면, 또 그런 것 같지도 않았다.“너랑 인영이 말이야. 밖에서 떠도는 소문처럼 그런 관계야?”“넌 어떻게 생각해?”“의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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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하나가 한참을 이야기했지만, 유한은 끝까지 표정을 드러내지 않았다.다만 예의를 잃지 않은 어조로 한마디를 덧붙였다.“조언은 고마워. 오늘 일도 고맙고, 이 일은 기억해 둘게.”하나는 고개를 저을 뿐,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그럼 난 이만 갈게. 잘 있어.”차가 천천히 시야에서 멀어지는 걸 바라보면서, 유한의 눈빛은 점점 더 차갑게 어두워졌다.유한은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허명그룹과 진행 중인 협업 전부 중단해.”잠시 말을 멈춘 뒤 다시 덧붙였다.“그래. 모든 협업.”통화를 끝낸 유한은 그제서야 몸을 돌려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거실에 들어서자 소파에 앉아 있는 리은과 보미가 눈에 들어왔다.유한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누가 밖에서 아무 음식이나 먹으라고 했어?”순간 멈칫하며 시선을 피한 보미가 리은 뒤로 살짝 물러섰다.리은은 고개를 들어 유한을 바라봤다.“그럼 앞으로 나는 밖에서 밥도 못 먹는 거야?”“누가 제안했어?”보미는 입술을 깨물며 선뜻 대답하지 못했고, 리은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유한의 시선이 보미에게로 향했다.차갑고 날카로운 시선에 보미는 불안해하면서 급히 입을 열었다.“저예요. 제가 밖에서 먹자고 했어요. 언니랑 쇼핑하고 나니까 시간이 너무 늦어서 둘 다 배가 고팠거든요. 그래서 저녁 먹고 가자고 한 거예요. 그렇지만... 식당은 언니가 정했어요.”리은은 그 말에서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밖에서 먹자는 제안은 보미가 했고, 식당 선택은 리은이 했던 게 사실이었다.하지만 유한의 눈빛은 오히려 더 차가워졌다.잠시 침묵이 흐른 뒤, 유한이 조용히 말했다.“본가로 들어가서 지내.”보미의 표정이 단번에 굳어졌다.보미가 급히 리은의 팔을 붙잡았다.“언니, 이건 저랑 상관없어요. 저 여기서 나가기 싫어요.”리은이 말을 꺼내려고 할 때, 유한의 목소리가 더 날카로워졌다.“내가 직접 짐 싸 주길 바라?”보미의 안색이 창백해졌다.유한이 정말로 화가 나서 자신을 내보내려는 것처럼 느껴졌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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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리은은 차갑게 가라앉은 표정으로 시선을 피했다.높지도 낮지도 않은 리은의 말투에는 미묘한 비아냥이 깃들어 있었다.“네가 보기에 내가 잠이 오겠어? 임하나 씨가 오늘 우연히 나를 못 봤으면, 내가 지금 어떤 꼴이었을지 알아?”“내가 그때 상황을 하나하나 설명해 줘야겠어? 네 그 소중한 여자가 어떤 방법으로 나를 망가뜨리려 했는지 정말 알고 싶어?”유한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턱선이 단단히 굳어지더니, 다음 순간 리은을 품에 끌어안았다.“알아. 다시는 그런 일 없게 할게. 걱정하지 마.”리은의 머릿속에는 아까 인영이 자신을 바라보던 시선이 스쳤다.‘정말로 죽이고 싶다는 눈이었어.’“정말 그렇게 확신해?”“응. 확실해.”그럼에도 리은은 유한을 밀어내고 등을 돌린 채 누웠다.이 일의 직접적인 원인이 유한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다.하지만 모든 갈등의 출발점이 유한이라는 사실 또한 부정할 수 없었다.‘유한이 관계를 정리하지 못했어.’‘그래서 허인영의 분노가 전부 나한테로 향한 거야.’“네가 조금만 일찍 이혼 서류에 서명했어도 오늘 밤 일은 없었어. 결국 이 모든 게 다 너 때문이야.”유한은 반박하지 않았다. 대신 리은의 이불을 정리해 주었다.유한의 대답이 없자, 리은의 머릿속에 오늘 밤의 위태로웠던 장면이 다시 떠올랐다.정말로 아슬아슬한 경계였다.예전에 겪었던 일과 다르지 않을 정도의 공포였다.다만 이미 한 번 겪은 뒤라, 자신을 진정시키는 속도가 조금 빨라졌을 뿐이었다.그렇다고 두려움이 없어진 건 아니었다.“차라리 나를 놓아줘. 나... 아무것도 안 가지고 나갈게.”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한은 리은의 허리를 더 세게 끌어안았다.“그 생각은 버려. 난 너랑 이혼 안 해. 죽어도 안 해.”리은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도대체 내가 얼마나 더 참아야 놓아줄 거야?”유한은 그저 말없이 리은을 안은 채 놓지 않았다.마치 지금 이 순간에도 잃을까 두려워서 붙잡고 있는 것처럼....같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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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허 회장 부부는 딸이 경찰에 이끌려 나가는 모습을 그대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인영아... 인영아!”한영숙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안절부절못했다.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혔고, 거실을 빙글빙글 돌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여보, 이거 어떡해? 당신은 왜 아무 말도 안 해!”허 회장은 소파에 앉아 담배를 피우면서 한동안 말이 없었다.연기가 천천히 퍼진 뒤에야 허 회장의 조용한 목소리가 들렸다.“뭘 어쩌겠어. 저 애가 점점 선을 넘고 있는 거잖아. 내가 그렇게 경고했는데도 하나도 안 들었어. 남자 하나 때문에, 정말 남자 하나 때문에... 못 할 짓이 없어졌어.”허 회장은 담배 연기를 다시 깊이 빨아들였다.“이제는 납치 같은 짓까지 벌였는데, 내가 뭘 더 할 수 있겠어?”그 말을 듣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린 한영숙은 그대로 카펫 위에 주저앉았다.“난 몰라. 인영이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나도 못 살아.”“조용히 좀 해. 생각 좀 하게.”허 회장의 말에 한영숙은 바로 고개를 들었다. 눈빛에는 간절한 기대가 담겨 있었다.“여보, 방법이 생각난 거야?”허 회장은 담배를 비벼 끄며 물었다.“인영이 오늘 밖에 나간 적 있어?”한영숙은 잠시 멍해졌다가 곰곰이 기억을 떠올렸다.“내가 본 바로는... 없는 것 같아. 밖에 나가는 건 못 봤어.”“가서 집에 있는 사람들 전부 불러와. 할 말이 있어.”“알겠어, 지금 바로 부를게.”...경찰서.인영은 조사실에 앉아 있으면서도 전혀 주눅 든 기색이 없었다.오히려 ‘나는 잘못한 게 없다’는 태도가 또렷했다.“허인영 씨, 오늘 밤 주강그룹 주유한 대표의 아내분 진리은 씨가 해안도로 인근에서 납치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이 있으십니까?”인영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그럼 형사님들께서는 제가 납치했다는 증거를 가지고 계신가요?”“이미 목격자의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해당 목격자는 진리은 씨가 의식을 잃은 채 외진 창고로 끌려가는 장면을 확인했고, 경찰에 신고하는 척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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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인영은 의자에 몸을 기대며 어깨를 으쓱였다.“그 여자가 뭐라고 하면 형사님들은 다 믿으시는 건가요? 진리은은 저를 정말 싫어해요. 제가 자기 결혼을 망쳤다고 생각하고, 저 때문에 불행해졌다고 믿고 있어요.”“솔직히 말해서, 그 여자는 제가 죽길 바랄 걸요. 그런 사람이 하는 말을 그대로 믿으시는 거예요? 일부러 저를 제거하려고 꾸민 말일 수도 있잖아요.”인영의 말이 전혀 근거 없는 주장처럼 들리지는 않았다.해성시에서 세 사람의 관계에 대한 소문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게다가 그날 밤 유일한 목격자는 인영을 직접 보지 못했다.현재로서는 리은의 진술만으로 인영을 범인으로 단정할 수는 없었다.결국 핵심은 인영의 동선이었다.만약 명확한 알리바이가 없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었다.하지만 인영은 처음부터 끝까지 태연했다.마치 자신에게 아무 일도 생기지 않을 걸 확신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그렇게 밤새 조사가 이어졌지만, 새로운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유일한 단서는 해안도로 인근에서 확보된 흐릿한 영상이었다.검은 옷을 입은 남자 두 명이 리은을 붙잡고 밴 차량에 태우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현재 그 남자들에 대한 전면 수배가 내려진 상태였다.하지만 인영에 대해서는 명확한 알리바이가 성립됐다.결국 리은의 진술은 채택될 수 없었다.둘 중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다음 날 아침, 리은은 경찰로부터 전화를 받는 순간 얼굴이 굳었다.“허인영에게... 알리바이가 있다고요?”리은의 목소리가 나직하게 떨렸다.“그럴 리 없어요. 절대 있을 수 없어요.”전화를 끊자마자 리은은 곧장 유한을 바라봤다.시선에는 경계와 냉기가 동시에 담겨 있었다.“설마 네가 한 짓은 아니겠지?”유한은 리은의 의심에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다만 어두운 눈빛으로 리은을 바라봤다.“어제 밤부터 지금까지 계속 같이 있었잖아. 내가 한 건지 아닌지, 너도 알 거 아니야.”“그럼 다른 사람 시킨 거잖아.”리은의 생각에는 그 가능성밖에 남지 않았다.그만한 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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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리은은 손에 쥔 조서를 꽉 움켜쥐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저... 허인영 씨를 직접 만나볼 수 있을까요?”“가능합니다, 사모님. 이쪽으로 오시죠.”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안쪽에서 인영의 날 선 목소리가 먼저 튀어나왔다.“아니, 도대체 언제까지 저를 여기 붙잡아 둘 건데요? 밤새 조사하고도 아직도 결론이 안 난 거예요?”말을 하다 고개를 들던 인영은 들어오는 사람이 리은이라는 걸 확인하는 순간, 말이 뚝 끊겼다.“네가 왜 여기 있어?”이내 인영은 비웃듯 웃었다.“혹시 날 보러 온 거야? 내가 꼴사납게 구는 거 구경하러? 그럼 기대는 접는 게 좋아. 내가 안 한 일은 끝까지 인정 안 하니까.”리은은 인영의 여유로운 태도를 보며 확신했다.창고에서 그렇게 당당할 수 있었던 이유가 있었다.‘처음부터 다 준비해 둔 거였어.’‘알리바이까지.’“허인영, 너 정말 기억력이 나쁘네. 어젯밤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벌써 잊은 거야?”인영은 어깨를 으쓱이며 태연하게 말했다.“내가 너한테 뭘 했는데? 나는 어제 밤 내내 집에 있었어.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쳐서 끌려오지 않았으면, 지금쯤 피부관리 받으면서 자고 있었을걸?”인영은 말을 멈추지 않았다.“네가 납치당했다고? 그럼 가서 범인이나 잡아야지, 왜 나한테 와서 화풀이야. 근거도 없이 나를 범인으로 몰아 놓고, 이제 와서 당당하게 내 앞에 나타난다고?”명백한 왜곡과 뒤집기였다.리은은 표정도 바꾸지 않고 인영을 바라봤다.‘지금은... 당장 어떻게 할 수 없어.’‘이 시간 안에 인영을 처벌하긴 어렵겠지.’리은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난 여전히 그 말을 믿어. 하늘 아래 숨길 수 있는 건 없어. 공정함이 늦게 올 수는 있어도, 결국은 오게 되어 있어. 네가 한 짓은 언젠가는 다 드러날 거야.”인영은 여전히 여유로운 태도를 유지했다.“무슨 말인지 모르겠네.”리은은 한동안 인영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웃었다.그리고 인영 앞에서 핸드폰을 꺼냈다.인영은 리은의 표정이 점점 차가워지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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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진리은, 너 이 천박한 년. 정말 뻔뻔하네.”“뻔뻔하다고? 그럼 어디 한번 말해 봐. 내가 뭐가 뻔뻔한데? 내가 내 남편이랑 아이 갖는 게 불법이야?”“그리고 너, 방금 선택적 난청 온 거야? 못 들었어? 애초에 그 사람이 나한테 아이를 더 갖자고 한 거잖아.”“아, 그만 말해! 닥쳐!”인영은 리은의 말 몇 마디에 금세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나한테 이혼한다고 했잖아. 그거 다 거짓말이었어?”“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는데?”“네가 어제...”인영은 말을 잇다 말고 그제야 뭔가를 깨달은 듯 표정이 더 험악해졌다.리은을 노려보는 눈에는 음산한 기색이 어려 있었다.“지금 나한테 말을 유도하려고 한 거지? 꿈도 꾸지 마.”“그럼 내가 언제 그 말을 했는지 말해 봐.”“예전에! 너 몇 번이나 말했잖아. 이혼하고 싶다고, 나한테 도와달라고까지 했으면서, 이제 와서 부정하려는 거야?”리은의 눈빛이 잠시 가라앉았다.‘이번엔 빠져나갔네. 아직 자극이 부족해.’“그래, 예전에 그런 말 한 적 있어. 근데 마음이 바뀌었어.”리은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이 결혼, 꼭 끝내야 할 필요는 없겠더라. 솔직히 말해서 다른 사람들 결혼에 비하면 난 꽤 괜찮은 남편을 가지고 있고, 아이도 있고 지위도 있어.”“이런 결혼, 대부분의 여자들이 꿈꾸는 거잖아. 이렇게 계속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너는 어떻게 생각해?”리은이 일부러 자신을 자극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인영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너 일부러 이러는 거지?”리은은 어깨를 으쓱하며 입꼬리를 올렸다.“아니, 그냥 생각이 정리됐어. 지난 5년도 버텼잖아. 앞으로 50년이라고 못 버틸 이유도 없지. 명분도 있는 데다가 돈 걱정도 없고 가정도 있어. 이런 조건은, 누군가는 평생 바라기만 하다 끝나는 거 아니야?”리은은 몇 걸음 다가가 인영과 거리를 좁혔다. 인영의 노골적인 적의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내가 이혼만 안 하면, 이 사모님 자리는 평생 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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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진리은, 돌아와! 유한 오빠 애는 낳을 수 없어! 너는 그럴 자격 없어!”인영의 고함이 여전히 뒤에서 이어지고 있었지만, 리은은 그저 고개를 돌려 한 번 바라보는 것으로 그쳤다.‘괜찮아. 이처럼 남자 때문에 쉽게 이성을 잃는 허인영은 제대로만 이용하면 반드시 꼬리를 드러내게 되어 있어.’인영이 한 번 그녀를 납치할 수 있었다면, 두 번째도 가능했다.이번에는 아무런 대비가 없었지만, 다음은 다를 것이다.‘다음번엔... 내가 기다릴 차례야.’함정을 파고 인영이 스스로 함정으로 들어오게 만들 방법이 있다고 리은은 확신했다.그리고 지금 리은에게는 가장 확실한 미끼가 있다.바로 주유한이라는 미끼가.인영이 리은에게 품고 있는 증오는 지나치게 깊었다.이 상태로 두면, 리은에게도 유한에게도 언제든 다시 위협이 될 수 있다.리은은 한때 인영에게 죄책감을 느꼈던 적도 있었다.하지만 그동안 겪은 일들이 이미 그 감정을 전부 닳아 없어지게 만들었다.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사실이 있었다.예전에 유한에게 약을 먹였던 사람은 리은이 아니었다.그건 인영 혼자 꾸며낸 연극이었다.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리은은 더 이상 인영에게 미안해할 이유가 없었다.게다가 이번엔 인영이 먼저 손을 댔다.이제 리은은 더 이상 참지 않을 생각이었다. 진작에 반격했어야 했기에.경찰서를 나서면서, 리은은 고개를 들어 따뜻한 햇빛을 바라봤다.누군가의 시선을 느끼자, 리은은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렸다.유한이었다.‘언제 온 거지?’리은과 눈이 마주치자 유한은 차 문을 열었다.“타.”잠시 망설였던 리은은, 조금 전 전화 통화를 떠올리고는 결국 그쪽으로 걸어갔다.차에 오르자마자 리은이 먼저 입을 열었다.“아까 전화로 한 말,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 없어.”“날 이용한 거야?”리은은 부정하지 않았다.“그래. 근데 그게 뭐? 허인영이 나를 납치할 정도로 미쳐버린 이유도 결국 너 때문이잖아. 내가 너를 이용해서 반격하는 게 그렇게 이상해?”유한은 리은을 한 번 바라본 뒤, 말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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