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끝으로 허 회장 부부의 굳어버린 표정을 확인한 리은은, 유한의 팔짱을 끼고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허 회장 부부는 충격을 받은 듯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었다.두 사람이 엘리베이터를 탄 뒤에야, 허 회장과 한영숙은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이게... 이게 말이 돼?”“유한... 유한아...”한영숙은 얼굴이 창백해진 채 허 회장을 붙잡고 다급히 물었다.“여보, 방금 진리은이 한 말이 사실이야? 5년 전에 약을 먹인 사람이 진리은이 아니라 우리 인영이라는 거... 그게 정말이야?”허 회장의 표정은 이미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굳어 있었다.“만약 그게 사실이 아니라면, 유한이 갑자기 허명그룹이랑 모든 협력을 끊을 이유가 뭐가 있겠어.”허 회장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집에 가자. 그동안 우리 몰래 무슨 짓을 해왔는지, 오늘은 반드시 따져봐야겠어.”한영숙은 이미 엘리베이터 쪽으로 사라진 두 사람의 방향을 한 번 더 바라본 뒤, 다급히 허 회장을 따라 나섰다.“여보, 여보 좀 기다려!”...한편, 집으로 돌아온 인영은 거실에 불이 꺼진 걸 보고 걸음을 멈췄다.부모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고용인에게 물은 뒤에야 두 사람이 이른 아침부터 급하게 외출했다는 걸 알게 됐다.뭔가 급한 일이 생긴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급한 일이라고요? 무슨 일이요?”“그건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가씨.”인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곧장 2층으로 올라갔다.어젯밤 인영이 경찰서로 끌려갈 때 핸드폰을 소지할 수 없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상황을 전혀 알지 못했다.침대 옆에 놓인 핸드폰을 집어 드는 순간, 화면에 떠 있는 수십 통의 부재중 전화가 눈에 들어왔다.대부분 태현이었다.‘이렇게 많이?’‘뭔가 일이 터진 거야.’순간, 인영의 머릿속에 한 가지 가능성이 스쳤다.‘설마... 그 사람들이 잡힌 거야?’그 생각이 들자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인영은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태현 오빠, 나한테 이렇게까지 전화한 거 보면... 그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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