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영은 문득 그날 밤이 떠올랐다.호텔에서 한 직원이 실수로 인영의 드레스에 술을 쏟았던 일.그때 인영은 꽤 화가 나 있었다. 술 얼룩이 묻은 채로 유한을 만나러 갈 수는 없었다.그날은 인영에게 특별했다. 처음이었고, 오래 기억해야 할 순간이었기에, 반드시 가장 완벽한 모습을 남기고 싶었다.그때 호텔 매니저가 나섰다.유한이 준비해둔 새 드레스가 있다며, 갈아입을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고 했다.인영은 그 말을 듣고 기뻤다.‘유한 오빠도 드디어 나를 신경 쓰기 시작했구나.’그렇게 생각했다.인영은 유한의 모습을 찾았다.곧바로 연회장 한쪽에 있던 유한이 문제가 있는 술을 마시는 걸 확인했다. 그제야 마음을 놓은 인영은 기대를 안은 채, 매니저를 따라 새 드레스로 갈아입으러 갔다.하지만 다시 돌아왔을 때, 유한은 보이지 않았다.인영은 거의 호텔 전체를 뒤지듯이 찾아다녔다.그리고 다음 날, 평범한 스탠다드 객실 문을 열었을 때, 침대 위에 있던 사람은 유한과 리은이었다.인영은 그때의 감정을 잊을 수가 없었다.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으면서, 리은에게 달려들어 모든 걸 끝내고 싶었다.용기를 내서 겨우 한 걸음을 내디뎠는데, 그 선택이 결국 리은에게 모든 걸 넘겨주는 결과가 될 줄은 몰랐다.유한과 리은은 이미 헤어진 사이였다.반년 넘게 얼굴도 보지 않았고, 연락도 없었다.완전히 끝난 관계였다.다시 엮일 일은 없다고, 누구나 그렇게 믿고 있었다.그런데 하룻밤의 사고로 두 사람은 다시 얽혀버렸다.당시 모두가 자연스럽게 생각했다.유한에게 약을 먹인 사람은 리은이라고.인영은 억울했지만, 분노를 삼킬 수밖에 없었다. 입을 다물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대신 인영은 사람들을 움직였다.이야기가 여기저기 퍼지게 만들었다.리은이 어떻게든 유한을 꼬시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여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었다.그 한 달 동안, 리은은 명문가 아가씨들 사이에서 웃음거리가 됐다.리은의 이름만 나와도 조롱이 따라붙었다.인영의 분노도 어느 정도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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