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얘기에 미쳐 버린 내 남편: Chapter 311 - Chapter 320

390 Chapters

제311화

‘이제 벌써 버티지 못하는 건가?‘아무리 그래도 부자가 망해도 3대는 간다고 했는데.’리은은 허명그룹이 아무리 위태로워도 최소 몇 달은 더 버틸 거라고 생각했다.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 성빈의 전화였다. 최근 뉴스를 봤을 게 분명했다.“여보세요, 오빠?”[리은아, 뉴스 봤어?]“응, 봤어.”[허명그룹이 왜 이렇게까지 된 거야? 뒤에 주유한이 있잖아. 이 일... 너랑 관련 있는 거야?]리은은 성빈의 말투에서 걱정을 느꼈다.유한이 허명그룹과의 모든 협력을 끊은 뒤로, 업계 안에서는 온갖 소문이 돌고 있었다.그 중심에 리은이 있다는 이야기 역시 피할 수 없었다.대부분은 강덕순의 큰 생일날 발표된 일과 연관 지어 해석했다.주씨 가문의 후계 구도를 위해 유한이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이 허씨 집안과의 단절이라는 쪽이었다.“난 걱정 안 해도 돼. 오빠는 몸 회복하는 데만 신경 써.”[그럼 허명그룹 파산이 진짜 너 때문인 거네. 주유한은 너를 택했어. 그럼 너는? 지금도 이혼할 생각이야?]리은은 잠시 침묵하다가 솔직하게 말했다.“지금은 아니야. 확인해야 할 게 좀 있어.”전화기 너머에서 성빈이 갑자기 말을 멈췄다.“오빠?”침묵이 길어지자 리은이 다시 불렀다.[너 마음 약해진 거 아니야? 그 사람 용서하려는 거지?]“아니야. 그냥 아직 정리가 안 된 게 있어. 오빠, 진짜 걱정 안 해도 돼.”[정말이지?]“응. 오빠, 그럼 나 이만 끊을게.”[그래.]통화를 마친 리은은 그대로 차를 몰고 별장으로 향했다.하지만 도착하자마자, 어둠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사람 때문에 급히 브레이크를 밟아야 했다.차를 막은 사람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리은의 눈이 싸늘하게 식었다.차에서 내려 인영의 앞으로 다가간 리은은, 말없이 손을 들어 뺨을 때렸다.“죽고 싶으면 혼자 다른 데 가서 뛰어내려. 남 인생 망치지 말고.”말도 꺼내기도 전에 뺨을 맞은 인영은, 얼굴이 일그러진 채 뺨을 부여잡고 리은을 노려봤다.“유한 오빠는 어딨어? 나 오빠 만
Read more

제312화

리은의 눈에 담긴 냉기를 보자, 인영은 저도 모르게 몇 걸음 물러섰다.“미쳤어?”“농담이야. 벌써 겁먹었어?”“미친년.”인영은 이를 악물고 리은을 노려봤다.“꺼져.”하지만 리은은 더 말하지 않고 그대로 몸을 돌려서 차에 타려고 했다.안색이 순식간에 창백해진 인영이 다급히 앞으로 나서서 리은의 팔을 꽉 붙잡았다.“거기 서. 나 유한 오빠 만나야 해. 유한 오빠 나오라고 해. 오빠 나오게 해. 너지? 분명 너가 오빠를 부추겨서 이렇게까지 한 거지? 전부 너 때문이지?”“손 놔.”“못 놔. 네가 뒤에서 꾸민 거잖아. 맞지? 전부 너 짓이지?”리은의 표정이 차갑게 가라앉더니, 다시 한 번 손이 올라갔다.“아!”비명을 지른 인영이 얼굴을 감싸 쥐고 리은을 바라봤다. 충격과 함께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뒤섞였다.“또 나를 때렸어?”“마지막으로 말하겠어. 손 놔.”인영은 오히려 더 세게 리은의 팔을 붙잡았다. 마음속에 쌓여 있던 분노와 증오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하지만 리은은 더 이상 참아줄 생각이 없었다. 다시 손을 들었다.리은이 또 때리려는 걸 본 인영은 그제서야 급히 손을 놓고 반 발짝 물러섰다. 하지만 입으로는 끊임없이 욕설을 쏟아냈다.“진리은, 이 미친년. 이 미친년!”리은은 팔을 가볍게 털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주유한을 만나고 싶으면 왜 나한테 와? 설마 주유한이 내 말이면 다 듣는 개라도 된다고 생각해?”“뭐라고?”리은은 더 이상 인영과 실랑이를 벌일 생각이 없었다.허명그룹이 아직 공식적으로 파산을 선언하지 않은 이상, 인영은 아직 완전히 코너에 몰리지 않았다.리은은 그날을 기다릴 생각이었다. 허명그룹이 완전히 무너지는 날을.리은은 그대로 차 문을 열고 차에 올랐다.앞유리를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리은은 기어를 넣고 가속 페달을 밟았다. 차갑게 굳은 표정이 묘한 불안을 자아냈다.방금 리은이 내뱉은 말들이 머릿속을 스치자, 인영은 갑자기 겁이 났다.‘설마... 진짜로 날 치겠다는 건 아니
Read more

제313화

“저는...”‘맞아. 신태현도 이미 죽을힘을 다해 버텨주고 있잖아.’‘그렇지 않았다면 허명그룹은 사흘도 못 버티고 진작에 무너졌을 거야.’“들어오라고 해.”병실 안에서 들려온 허 회장의 목소리에 한영숙은 인영을 노려보며 말했다.“아빠가 부르셔.”인영은 말없이 병실로 들어갔다.병상에 누워 있는 허 회장을 보자, 그제야 눈에 걱정하는 기색이 스쳤다.“아빠, 괜찮으세요?”허 회장은 한참 동안 인영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남아 있는 자산 전부 정리해. 갚을 수 있는 데까지 갚고, 그 다음엔 우리랑 같이 M국으로 가자. 다시는 해성시로 돌아올 생각하지 말고.”“뭐요?”인영은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아빠, 무슨 말씀이세요? 회사를 포기하겠다는 말씀이에요?”허 회장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내 말대로 해.”“아빠!”“그만해.” 한영숙이 나섰다.“아빠 말 들어. 아빠가 우리한테 해를 끼치겠어?”인영은 두 주먹을 꽉 쥐었다. 눈에는 억눌린 분노가 가득했다.‘모두 진리은 때문이야. 그리고 주씨 집안 그 늙은이 때문이야!’‘그 둘만 아니었어도, 내가 이렇게까지 몰릴 리 없었을 거야.’이를 악문 인영이 돌아서서 나가려고 했다.그때 허 회장이 나지막하게 외쳤다.“거기 서.”“어디 가려고 그래. 뭘 하겠다는 거야?”인영은 고개를 돌려 허 회장을 똑바로 바라봤다.“전 절대 회사를 포기 안 해요. 해성시도 떠나지 않을 거고, 해외도 안 가요.”“고집 부리지 마.”허 회장의 목소리가 낮아졌다.“허명그룹이 완전히 무너지면, 네가 해성시에 발붙일 수 있을 것 같아? 사람들한테 쫓기는 신세가 되고 싶어?”“그렇지 않을 거예요!”인영은 다급히 한영숙의 손을 붙잡았다.“아빠, 엄마, 괜찮을 거예요. 설사 허명그룹이 정말 파산한다 해도 태현 오빠가 말했어요. 나랑 결혼하겠다고. 허씨 집안 딸이 아니어도, 난 신씨 가문의 사모님이 될 수 있어요!”허 회장은 가슴을 움켜쥔 채 거칠게 기침했다.“어리석기 짝이 없구나.”“설령 태현이
Read more

제314화

인영은 병원을 나온 뒤 곧바로 주씨 가문 본가로 향했다.주은미는 그 소식을 듣자마자 속에서 욕부터 튀어나왔다.‘진짜 사람 귀찮게 하는 데는 재주가 따로 있네.’“엄마, 무슨 일이야? 누구 연락인데 표정이 그렇게 안 좋아?”주은미는 말없이 휴대전화를 보미에게 내밀었다.“네가 직접 봐.”보미는 화면을 한 번 훑어보고 미간을 찌푸렸다.“허인영? 걔가 왜 여기로 와?”“뭐겠어. 갈 데가 없어진 거지.”주은미는 한숨 섞인 웃음을 흘렸다.“유한이가 이렇게까지 냉정할 줄은 나도 몰랐어. 허명그룹이랑 일 끊겠다고 마음먹더니 진짜 한 치의 여지도 없더라. 이제 허명그룹 파산은 시간문제야. 허인영도 이제 완전히 막다른 골목이겠지.”“그럼 어떡해? 왜 굳이 여기까지 오는 거야? 설마 우리한테 도와달라고 하려는 거야? 우리가 뭘 어떻게 도와줘. 아니면... 협박?”주은미는 인상을 찌푸렸다.“내가 직접 물어볼게.”말을 마치자마자 전화를 걸었다.“너 본가엔 왜 왔어? 강덕순 여사가 널 얼마나 싫어하는지 네가 제일 잘 알잖아.”[알아요. 그런데 지금 전 더 이상 갈 데가 없어요. 유한 오빠도 안 만나줘요. 전 이제 할머님께 부탁드리는 수밖에 없어요.]“우리 어머니가 널 도와줄 거라고 생각해? 널 유한이 곁에서 완전히 지워버리고 싶어 하는 분이야. 그런 분이 왜 널 돕겠니.”[쓸데없는 말 하지 마세요. 전 할머님을 만나야 해요. 도와주실 거예요, 말 거예요?]“주씨 가문이 내가 좌지우지할 수 있는 집안인 줄 알아?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었으면 너랑 협력 같은 걸 했겠어?”주은미는 속으로 이를 갈았다.‘이렇게 멍청하고 무능할 줄은 몰랐네.’‘조사해 온 정보가 이렇게까지 부실할 줄이야.’그리고 유한이 인영을 얼마나 아낀다고 떠들었지만, 결과는 한 번에 손절. 정도라는 게 없었다.‘재수 없게 이런 인간이랑 엮여서는...’이제는 이 멍청한 애가 자신까지 물고 늘어질까 봐 그게 더 걱정이었다.[전 상관없어요. 고모님이 안 도와주면, 전 전부 말할
Read more

제315화

“응, 엄마. 걱정 마, 나 그렇게 할게.”인영은 주씨 가문 본가에 도착하자마자 초인종을 눌렀다.안에서 가사도우미가 누구냐고 물었고, 인영이 자신의 이름을 말하자 잠시 정적이 흐른 뒤 바로 거절의 대답이 돌아왔다.“죄송합니다, 허인영 씨. 큰사모님께서는 이미 쉬고 계십니다. 손님을 맞이할 수 없으니 돌아가 주세요.”이런 반응은 인영의 예상 안에 있었다.하지만 그대로 물러설 생각은 없었다.몇 번을 더 초인종을 눌러도 아무 대답이 없자, 인영은 근처에 있던 나무 막대를 집어 들고 대문을 세게 두드리기 시작했다.“들여보내 주세요! 할머니! 제발 저 좀 들여보내 주세요!안 그러면 저 안 갈 거예요!”“들여보내 주세요!”허명그룹을 둘러싼 소동이 워낙 컸던 탓인지, 그 소란은 금세 집 안까지 전해졌다.결국 방에서 나온 주은미가 얼굴을 찌푸린 채 물었다.“무슨 일이야? 누가 문 두드리면서 소리치는 것 같은데?”“허인영 씨가 큰사모님을 뵙겠다고 왔습니다만, 큰사모님께서 만나지 않겠다고 하시니까 문 앞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습니다.”“소란을 피운다고?”주은미는 신경질적으로 말했다.“이 밤중에 다들 쉬어야 하는데, 신경이 쓰여서 어떻게 자겠어. 내가 나가볼게.”주은미는 겉옷을 걸치고 별장 밖으로 나왔다.대문 앞에 서 있는 인영을 보자 주은미의 표정은 더 굳어졌다.“문 열어 주세요. 저 들어가야 해요.”주은미는 차갑게 인영을 바라보며 낮게 경고했다.“내가 경고하는데, 말하면 안 되는 건 절대 입에 올리지 마.”인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주은미를 끌어들일 생각은 없었다.주은미가 본가에 남아 있는 것 자체가 리은 옆에 폭탄을 묻어두는 것과 같았다.자신과 같은 사람과 손을 잡을 정도라면, 주은미의 욕심도 결코 작지 않을 터였다.리은에게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줄 수 있다면, 인영은 그걸로 충분했다.“걱정 마세요. 한 마디도 안 할게요.”“그 말 꼭 지켜.”주은미는 마지못해 문을 열어 인영을 들여보냈다.“아가씨, 왜 저 사람을 들이셨어
Read more

제316화

바닥을 기어간 인영이 칼을 손에 쥐었다.곧바로 표정이 바뀐 주은미가 급히 일어나서 강덕순 앞을 막아섰다.“칼은 왜 집었어? 미친 거야?”인영은 손에 쥔 칼을 꽉 움켜쥔 채 그대로 자신의 목에 갖다 댔다.눈에 띄게 표정이 달라진 강덕순이 눈을 가늘게 뜨고 인영을 바라보며 말했다.“이걸로 지금 나를 협박하겠다는 거냐, 이 늙은이를?”인영은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고집스러운 기색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할머니, 죄송해요. 저도 할머니를 협박하고 싶어서 이러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정말 방법이 없어요.”“허명그룹은 이제 곧 버티지 못해요. 저는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 돼요. 오늘 밤 안에 유한 오빠를 만나지 못하면, 여기서 죽을 거예요.”“허명그룹이 망하면 전 정말 아무것도 아니게 돼요. 그렇게 되면 제가 살아서 뭘 하겠어요?”말을 마치며 인영은 마음을 다잡듯 힘을 더 주었다. 칼끝이 피부를 찢는 통증에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그래도 그녀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지금 이 순간에도 인영은 유한이 정말 이렇게까지 냉정할 거라고는 믿고 싶지 않았다.정이라는 건 조금도 남기지 않았고, 자신의 생사 따위는 상관도 하지 않은 채 허명그룹이 무너지는 걸 그대로 지켜보려 한다는 사실이.그가 그렇게까지 차갑게 군 이유가 예전에 약을 쓴 사람이 리은이 아니라 바로 자신이라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일까?하지만 리은이 저지른 일은 훨씬 심했는데도 유한은 리은에게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겉으로는 5년 동안 외면한 듯 보였지만, 리은을 아내의 자리에 그대로 묶어 두었다.주변 사람들이 아무리 업신여겨도, 그 신분 하나 때문에 감히 리은에게 함부로 하지는 못했다.그 순간, 인영의 머릿속에 하나의 단어가 스쳤다.‘보호...’그렇다. 리은은 사람들에게 환영만 받지 못했을 뿐, 분명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삶을 살고 있었다.그 가능성을 떠올리는 순간, 인영의 감정은 더 격해졌고 손은 더욱 떨렸다. 상처를 따라 피가 흘러내렸다.“야, 너 진
Read more

제317화

“오빠, 나도 알아. 지난번에 그렇게 말한 건 화가 나서 그랬던 거잖아. 나도 잘못했어, 인정해. 우리 이렇게까지 하지 말자.”유한은 그저 인영을 바라보고 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할 말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침묵으로 대답하고 있는 것으로도 보였다. 농담이 아니라는 뜻이었다.인영은 유한의 이런 태도에 마음이 급해졌다. 아무런 반응도 없는 모습에 결국 유한의 팔을 붙잡았다. 놓지 않은 채, 억울함과 고통이 뒤섞인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왜 그래? 난 그냥 한 번 잘못했을 뿐이야.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나한테 잔인해? 왜?”유한은 인영을 차갑게 내려다봤다. 깊은 눈빛은 흔들림은 없었다.“잘못했으면 벌을 받는 거야. 그 정도도 이해 못 해?”“벌? 하하, 무슨 벌? 정말 잘못하면 벌을 받아야 한다면, 오빠가 진리은한테 한 건 뭐야? 그건 대체 뭐냐고!”인영은 팔을 세게 휘두르며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눈가가 붉어진 채 유한을 똑바로 바라봤다.“진리은이 오빠한테 저지른 짓은 나보다 백 배는 더 심했잖아. 그런데 오빠는 나한테는 어떻게 했고, 진리은한테는 어떻게 했어?”말이 끝나자 인영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눈물이 주르륵 떨어졌다.“불공평해. 너무 불공평해.”“공평?”유한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세상에 절대적인 공평이 어디 있어. 사람 마음은 원래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법이야. 그러니까 편애도 생기는 거고.”인영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유한이 이렇게까지 담담하게, 자신이 불공평하다는 걸 인정할 줄은 몰랐다.‘진리은이 그런 일을 해도 아무 일도 없었는데, 대상이 자신으로 바뀌자 모든 걸 잃게 만들다니.’“왜야? 우리 이렇게 오래 알았잖아. 왜 나를 한 번도 제대로 봐주지 않아? 난 이렇게 오빠를 좋아했는데, 왜 나한테 이렇게까지 해? 내가 오빠를 좋아한 마음이 오빠한테는 그렇게 하찮아?”“나 좋아하는 여자 많아. 그럼 다 마음에 담아야 해?”“그거랑은 다르잖아. 우리는 이렇게 오래 쌓아온 게 있
Read more

제318화

유한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인영은 자신이 짐작한 게 맞다는 걸 알았다.유한은 정말로 인영을 해성시에서 내보낼 생각이었다.‘정말... 나를 여기서 완전히 밀어내려는 거구나.’“하... 하하...”인영은 웃음 같은 소리를 흘렸다.“그렇게까지 진리은을 사랑해?”말을 하면서 점점 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인영은 앞으로 다가가 유한의 옷깃을 움켜잡았다.“진리은이 오빠를 배신했잖아. 진리은이 오빠를 배신했는데, 왜 아직도 그렇게 신경 써? 왜? 오빠는 원래 눈에 티끌 하나만 걸려도 못 참는 성격이잖아. 그런데 왜 진리은한테만 그렇게 관대해? 나한테는 왜 이렇게 잔인한데? 왜야?”인영은 거의 매달리듯 소리쳤다.“말해 봐, 말 좀 해 봐. 내가 오빠를 이렇게 오래 사랑했어. 난 내가 지켜주면 오빠 마음도 돌아올 줄 알았어. 그런데 왜 나한테 이렇게 해? 왜!”인영을 바라보던 유한은, 인영의 손목을 붙잡고 뒤로 밀어냈다.“너도 답 알고 있잖아. 그런데 왜 계속 묻는 거야.”“답?”인영은 그제야 모든 걸 이해한 듯했다. 울다가 웃고, 웃다가 다시 울었다.“결국 오빠는 진리은을 사랑하고, 나는 사랑하지 않는다는 거지?”“하, 웃겨. 정말 웃겨.”인영은 손을 들어 유한의 얼굴을 가리켰다.“오빠가 진리은을 사랑한다고 해도, 끝까지 사랑한 건 아니잖아. 진짜 사랑했으면 어떻게 5년이나 외면해? 일부러 우리 관계를 오해하게 만든 건 뭐야? 오빠 입에서 ‘사랑’이라는 말이 나오는 게 안 우스워?”유한의 표정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허 회장님, 제 인내심도 한계가 있습니다.”아버지의 호칭이 들리자, 인영의 눈에 불안과 날카로움이 동시에 스쳤다.곧이어 핸드폰 너머로 허 회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알겠다. 인수 계약서에 서명하겠다. 유한아, 인영이와 더는 다투지 말아라. 내가 최대한 빨리 인영이를 데리고 해성시를 떠나겠다.]그 말을 듣는 순간, 인영의 감정이 폭발했다.“아니야! 난 안 가! 난 떠나지 않아!”인영
Read more

제319화

넓은 본가에는 인영의 처절한 울음소리만 가득 울려 퍼졌다.깊은 밤 고요함 속에서 그 소리는 더 또렷하게 퍼져 나가면서, 집안 공기를 짓눌렀다.2층에서 이 광경을 몰래 지켜보던 보미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긴장한 나머지 연신 침을 삼켰다.유한이 여자에게 손을 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유한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거친 기운은 너무나도 날카로워서, 주변에 있던 사람들 누구도 쉽게 숨을 내쉴 수 없었다. 주은미조차 그 분위기에 눌려, 천천히 숨을 쉬어야 할 정도였다.결국 강덕순이 굳은 얼굴로 소파에서 일어섰다.“그만해라.”그제야 정신을 차린 주은미가 곧바로 강덕순을 바라보며 다급히 말했다.“엄마, 괜찮으세요? 다치신 데는 없으시고요?”유한도 고개를 돌려 강덕순을 보면서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강덕순은 유한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날카롭게 물었다.“약이니 배신이니, 도대체 무슨 소리냐? 이게 다 무슨 일이야?”주은미 역시 두 사람의 대화를 따라가지 못한 채 혼란스러웠다.“그러게. 유한아, 인영이가 아까 한 말들, 그게 무슨 뜻이야? 설마 그때 약을 쓴 사람이 리은이 아니라 인영이었던 거야?”그 말을 듣자 강덕순의 표정은 더욱 굳어졌다.“내가 뭐랬어. 리은이는 그런 애가 아니라고 했잖아. 너는 말을 안 듣고 끝까지 의심하더니, 이 꼴이 나서야 속이 시원하냐?”유한은 대답하지 않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할머니, 괜찮으세요?”“말 돌리지 마. 인영이가 말한 배신이라는 건 또 뭐야?”“배신이 뭐냐고요?”인영이 흐느끼며 웃음을 섞어 말했다. 눈에는 함께 망가져도 상관없다는 듯한 증오가 서려 있었다.그러나 유한의 시선이 차갑게 쏟아지면서, 더없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입 다물어.”인영은 이를 악물고 유한을 노려봤다.예전의 인영은 리은과 강덕순만을 미워했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유한 역시 증오의 대상이었다.‘왜 나를 사랑하지 않아? 왜 나를 이렇게 해코지를 하고, 이렇게까지 몰아붙여?’그동안 품어왔던 기
Read more

제320화

두 사람을 번갈아 보던 강덕순이 결국 유한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너 귀가 먹었어? 방금 쟤가 이 늙은이를 죽이겠다고 소리친 거 못 들었어?”강덕순의 말에 몸이 굳어진 인영이, 급히 몸을 돌려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할머니, 할머니!”“제가 잘못했어요, 할머니. 정말 잘못했어요. 방금은 정신이 나가서 말이 막 나왔어요. 제가 틀렸어요. 진짜로 반성하고 있어요.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할머니. 제가 잘못했어요!”유한은 강덕순의 날카로운 시선을 마주한 채 조용하게 말했다.“앞으로는 다시는 마주칠 일 없을 겁니다.”강덕순은 다시 무릎 꿇은 인영을 내려다봤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죽이겠다고 소리치던 아이였지만, 그래도 끝까지 몰아붙이고 싶지는 않았다.허씨 집안의 사정을 모르는 것도 아니었고, 나이가 들수록 마음은 더 무뎌지기보다 약해지는 법이었다.사람을 벼랑 끝까지 몰아넣을 생각까지는 없었다.강덕순은 코웃음을 치듯 숨을 내쉬고는 등을 돌렸다.주은미도 두 사람을 힐끗 보고는 강덕순을 부축해 방으로 향했다.인영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눈물은 멈추지 않았지만, 더이상 애원조차 나오지 않았다.‘이제 뭘 해도 달라질 건 없겠지.’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주먹을 꽉 쥔 채 고개를 숙인 인영은, 스스로를 비웃듯 몇 번 헛웃음을 흘리더니 비틀거리면서 일어섰다.절망과 분노가 뒤섞인 눈으로, 차갑게 굳어 있는 유한을 바라봤다.“이렇게 하면 반드시 후회할 거야.”그 말을 남기고 인영은 눈물을 거칠게 훔친 뒤 돌아섰다.두 손은 주먹을 꽉 쥔 채 풀리지 않았고, 손바닥 안으로 손톱이 깊게 파고들었다.‘난 돌아올 거야. 반드시.’이렇게 쫓겨나듯 떠나는 결말로 끝낼 생각은 없었다....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허 회장은 인영의 뺨을 거세게 때렸다.“누가 너보고 주씨 가문 본가까지 가서 난장판을 치라고 했어? 우리 늙은 것들까지 같이 죽이겠다는 거냐?”“여보, 진정해요. 의사가 감정이 격해지면 안 된다고 했잖아요.”한영숙이 급히 말렸다
Read more
PREV
1
...
3031323334
...
39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