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두 사람과 리은 사이는 객차가 몇 개나 떨어져 있었다.그런데도 한 시간이 넘는 이동 시간 동안, 소문은 객차를 몇 칸이나 건너서 리은이 있는 곳까지 흘러 들었다.“야, 뒤쪽 칸에 완전 잘생긴 남자 있다던데. 분위기가 장난 아니래. 엄청 차갑고, 딱 봐도 큰 회사 대표 같은데 비서도 같이 있고. 근데 아쉽게도 결혼했고 애도 있대.”“결혼해서 애까지 있는 남자가 잘생겨도 얼마나 잘생겼겠어. 결혼 생활에 다 갈려 나간 거 아니야?”“아니래, 진짜 잘생겼대. 가서 볼래?”“가보자.”리은은 그 말을 들어도 별다른 감정이 들지 않았다.그러다 다시 이런 말이 들려왔다.“와, 진짜 미쳤다. 어떻게 저렇게 잘생길 수가 있지? 선글라스를 껴도 가려지지가 않아. 특히 그 아무도 가까이 오지 말라는 분위기, 대박이야.”“게다가 맞춤 정장에 파텍 필립 시계야. 그냥 딱 봐도 돈 많은 사람이지.”그 말에 리은이 고개를 들었다.맞춤 정장, 파텍 필립 시계, 비서.‘설마...?’“근데 왠지 낯익지 않아? TV나 신문에서 본 것 같기도 하고.”“TV? 연예인 아니야?”“연예인이면 팬들이 벌써 난리 났겠지. 연예인은 아닌 것 같아.”“근데 너무 익숙한데. 어디 대기업 대표나 기업가 아닐까?”여기까지 듣고 나서야 리은은 확신했다.유한과 선호는 차를 타지 않고 지하철을 탔다.리은이 옆으로 고개를 돌려봤지만, 객차와 사람들에 가로막혀서 보일 리 없었다.곧 시선을 거둔 리은은 눈을 감은 채 등받이에 머리를 기댔다.귓가에는 인영이 했던 말들이 반복해서 맴돌았다.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민정의 전화였다.“여보세요, 민정아?”[리은아, 바빠?]“아니, 왜?”[내일 동창 모임 있는 거 기억하지? 내가 너 데리러 갈게. 같이 가자.]리은은 잠시 거절할까 고민했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응, 좋아.”[그럼 내일 보자. 마침 너 줄 것도 있어.]“응, 내일 봐.”전화를 끊은 리은은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곧 도착 안내가 나오자, 리은은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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