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얘기에 미쳐 버린 내 남편: Chapter 51 - Chapter 60

145 Chapters

제51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루이 엄마 아주 잘하고 다니네. 내가 내 와이프를 너무 우습게 본 모양이야.” “지난 5년 동안 내가 와이프한테 무관심했고 너무 방치했더니... 이제는 하늘로 올라가시겠다고?”“대표님, 그... 지금 회사로 갈까요, 집으로 갈까요?”“지금 위치부터 찾아.”“네, 대표님...”...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유한의 분위기는 곧 폭발할 화약고 같았다.숨도 제대로 못 쉬고 운전한 선호가 겨우 유한을 집 앞까지 데려다주고, 이제야 살았다 싶어 안도의 숨을 내쉬려고 할 때...도우미 유영자가 급히 뛰어나왔다.“대표님, 큰 사모님하고... 허인영 아가씨가 오셨어요...”“누가?”유한이 묻기도 전에, 선호가 먼저 놀라서 되물었다.유영자는 유한의 좋지 않은 표정을 살피면서 천천히 다시 말했다.“크... 큰 사모님하고 허인영 씨가...”선호는 눈동자를 굴리면서 유한을 바라봤다.그러나 유한의 얼굴에서는 아무 감정도 읽히지 않았다.유한은 차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갔고, 떠나라는 말이 없으니 선호도 따라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어떻게 직접 오셨어요?”이 말이 유한이 집에 들어와서 처음 내뱉은 말이었다.강덕순은 손자의 얼굴을 한번 훑어보고는 말없이 시선을 돌렸다.대신 인영이 먼저 반응했다.유한의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기쁜 듯 벌떡 일어났다.“오빠, 왔어?”그제야 유한은 인영에게 시선을 돌렸다.“또 왜 왔는데?”인영은 테이블 위의 쇼핑백을 가리켰다.“루이한테 옷이랑 장난감 좀 사왔어. 오늘 시간이 돼서 들고 왔지.”그때 강덕순이 일부러 헛기침을 크게 했다.유한과 인영은 동시에 그녀를 바라봤고, 인영은 순간 조금 긴장한 듯 자세를 고쳐 앉았다.인영 스스로도 강덕순이 자신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렇다고 대놓고 미워하는 것도 아니어서 더 조심스러웠다.“아빠, 돌아오셨어요.”루이가 두 손으로 옷을 붙들고 총총걸음으로 다가왔다.유한이 손짓으로 딸을 불렀다.루이는 충실한 강아지처럼 착하게 다가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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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인영이 강덕순의 말에 담긴 뉘앙스를 못 알아들을 리 없었다.‘상관없는 사람’, 그게 바로 자신을 두고 하는 말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인영은 표정이 무너지지 않게, 예의 바르고 단정한 미소를 그대로 유지했다.단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손을 세게 쥘 뿐이다.‘늙은 할망구... 당신 손자는 곧 진리은 그 년이랑 이혼할 거야.’‘내가 결국 유한 오빠의 아내가 될 여자야.’‘주씨 가문의 작은 안주인으로 들어갈 사람이라고.’‘그때가 되면, 더는 아무 말도 못 하게 만들어주겠어...’“저는 퇴근하자마자 바로 온 건데요. 할머니, 그렇게 생각하시면 전 너무 억울해요.”“억울한지 아닌지는 네 스스로 잘 알겠지.”강덕순이 부축을 받으며 일어나려고 하자, 인영도 어쩔 수 없이 따라 일어섰다.유한만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벌써 가세요?”“여기서 뭐 하라고? 내가 아끼는 손주며느리도 없는데. 너만 보면 속이 뒤집혀.”이어 강덕순은 유한을 매섭게 째려보며 말했다.“그리고 너, 잘 들어. 앞으로는 일찍 일찍 집에 들어와서 리은이랑 루이 좀 챙겨. 밖에서 쓸데없는 것들이랑 어울릴 시간이 있으면, 가정을 챙기란 말이야.”“너한텐 아내랑 애가 제일 소중한 거야. 평생 함께할 사람도 결국 그 둘뿐이야. 쓸데없는 인간들한테는 시간 쏟지 마. 알겠니?”인영의 얼굴에 걸린 미소가 점점 굳어갔다.유한은 그제서야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하게 대답했다.“네, 들었습니다.”인영은 그 말에 고개를 숙이면서도 속으로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유한 오빠가 얼마나 효자인지 모르는 사람이 없지.’‘진리은이 그런 더러운 짓을 했다는 걸 알면서도, 할머니 말 한마디에 바로 결혼했을 정도니까. 미친...’‘이 늙은이가 그때 나서지만 않았어도 내가 벌써 유한 오빠 아내였어.’‘내가 왜 오빠 옆에서 5년 동안이나 ‘없는 사람’처럼 매달려 있어야 했는데.’강덕순의 말은 더 차가워졌다.“쓸데없는 여자 때문에 주먹질이나 하고, 아주 잘났다. 집안 망신이 따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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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나는 상관도 없는 어린애하고 시비 걸 만큼 한가한 사람이 아니야. 허인영 씨도 예의와 분수는 알고 행동했으면 좋겠네.”“뭘 해야 하고, 뭘 하면 안 되는지 구분하고. 괜히 허씨 가문의 체면 깎는 일 하지 말아. 사람들 입방아에 올라가는 일은 더더욱 하지 말고.”말을 끝낸 강덕순은 집사의 부축을 받으면서 천천히 현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유한을 지나치다가 곁눈질로 흘겨보면서 말했다.“내가 그냥 으름장만 놓는 줄 알지? 집에 들어가면 바로 변호사 불러서 유언장 손볼 거야.”“그것만 기억해. 우리 주씨 집안엔 이혼은 없어. 내 손주며느리는 리은이 하나야. 주씨 가문의 피는 다 한 집에서 살아야 해. 흥, 가자.”그 말과 함께 강덕순이 먼저 나섰고, 집사도 뒤를 따랐다.인영은 강덕순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눈가가 빨개졌다.참으려 해도 감정이 차올라 주체할 수 없었다.결국 불안한 눈빛으로 유한에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오빠, 할머니도 너무...”유한은 인영을 한 번 쳐다보고 담담히 말했다.“우리 할머니 말, 방금 들었지.”인영은 그제야 입술을 달싹이며 불안하게 물었다.“그럼 오빠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 정말 이혼 안 할 거야? 오빠는 원래 진리은 씨랑 헤어지고 싶어 했잖아. 그 결혼에 계속 묶여 있을 거야?”“안 그러면 뭘 원해? 나보고 주씨 가문에서 쫓겨나서 빈털터리로 살라고? 해성시에서 조롱거리가 되고?”“아니, 나는...”당연히 인영은 그걸 원하지 않았다.그녀의 목표는 주씨 가문의 작은 안주인으로 들어가는 것.그런데 유한이 가문에서 밀려난다면 아무 가치도 없어진다.“그럼... 어떻게 되는 거야?”초조한 인영은 손끝까지 굳어 있었다.하지만 유한은 태연하게 말했다.“방법이 뭐 더 있겠어? 여자 때문에 내가 가진 재산과 권리를 내던질 생각은 없어. 이혼을 못 한다면, 그냥 지금처럼 가는 거지. 난 상관없어.”그 말을 남기고 유한은 계단 쪽으로 걸어갔고, 돌아서기 직전 덧붙였다.“너도 들어가. 나는 밤에 일이 있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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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허 대표님, 옆에 계신 분은 새로 뽑은 비서인가요?”“리은 씨, 이분은 장제부 회장님이십니다.”리은은 자연스러운 미소로 잔을 들어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장 회장님. 진리은입니다.”장제부는 위아래로 대놓고 리은을 훑어보더니, 의미심장하게 웃었다.“근데 제가 알기론 허 대표는 여자 비서는 절대 안 쓰는 걸로 아는데요? 웬일로 파격적으로 비서를 뽑았어요? 혹시 이 진 비서가 허 대표님의...”“장 회장님, 오해십니다. 진리은 씨는 우리 회사에서 손에 꼽히는 엔지니어입니다.”“아, 진리은 씨가 비서가 아니라 엔지니어였군요?”“비서이기도 하고요. 허 대표님 회사의 직원이라는 점에서는 같습니다.”광윤이 리은을 바라보며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장제부는 턱을 매만지며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허 대표님은 사람 마음 사는 건 정말 잘해요. 직원들도 이렇게 충성심이 대단하니 제가 데려가고 싶어도 못 데려가겠더라고요.”“성의껏 대하면 대가가 돌아오는 법입니다. 장 회장님도 잘 아시잖아요.”“하하하, 맞네요. 자, 한잔합시다!”광윤은 티 나지 않게 리은의 잔을 가져가서 대신 들이켰다.리은은 순간 멈칫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리고 다시는 잔에 손을 대지 않았다....잠시 후, 리은이 화장실에 간 사이.“허 대표님, 아까 보니까 꽤 감싸던데... 혹시 진리은 씨에게 마음이라도 있는 거예요?”광윤은 넥타이를 살짝 느슨하게 풀면서 입꼬리를 올렸다.“제가요? 제가 감히 그럴 수 있겠습니까?”“오? 왜요?”“진리은 씨 남편분이 또 저를 성희롱으로 고소라도 하면 곤란하니까요.”그 말에 장제부의 눈이 번뜩 빛났다.“허 대표님 말씀은... 진리은 씨가 유부녀라고요?”“그럼요. 아이도 벌써 몇 살 됐습니다. 그러니 장 회장님이 오해하신 겁니다. 단순히 우리 직원일 뿐이에요.”장제부는 눈을 가늘게 뜬 장제부가 은근히 손등을 문지르면서 히죽 웃었다.“의외네요. 진리은 씨는 갓 스무 살 넘은 아가씨 같던데, 피부며 몸매며... 결혼해서 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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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알겠습니다, 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주의하겠습니다.”그제야 고개를 돌린 광윤이 리은과 시선이 마주치자,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우리 회사가 경항시에 지사를 두려면 이번 계약은 꼭 잡아야 합니다. 장제부 회장이 이 분야에서는 영향력이 크니까요. 리은 씨, 내일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실수가 없게요.”리은은 고개를 끄덕였다.“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대표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광윤은 옅게 웃으며 말했다.“좋습니다. 수고가 많아요.”“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호텔에 도착하자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대표님, 저는 먼저 방에 들어가서 쉬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그래요. 오늘은 일찍 쉬고, 내일 컨디션 좋게 준비하세요.”“네, 알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대표님.”“그래요, 좋은 밤 보내요.”...방에 들어온 리은은 먼저 샤워를 하고 나왔다.그제야 루이를 본가로 무사히 데려갔다는 연락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루이를 그 집에 혼자 두는 건 리은에게는 불안 그 자체였다.더구나 유한 옆에는 인영이 있다.루이의 팔이 어떻게 데인 건지, 아직 명확하지도 않았다.인영처럼 자신을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이... 리은의 딸을 진심으로 예뻐할 리 없었다.그런데도 사람들은 다들 인영 편을 들었고, 유한조차도 그걸 특별히 문제 삼지 않았다.‘다들 허인영 말만 믿는데... 내가 뭘 더 말할 수 있겠어.’리은은 더 이상 맞서 싸울 힘이 없는 사람이었다.그래서 루이를 최대한 인영과 떨어뜨려두는 것만이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그리고 루이를 온전히 지킬 수 있는 사람은 결국 유한의 할머니인 강덕순뿐이다.리은이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핸드폰이 울렸다.머리를 말리는 중이라 그대로 받았다.“여보세요?”[출장을 왜 미리 말 안 해?]유한의 목소리였다.리은은 순간 잘못 들은 줄 알았다.급히 드라이기를 끄고 화면을 확인했다.번호를 지웠어도, 그가 몇 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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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주씨 가문 본가.“루이야, 정말 그렇게 된 거니?”“증조할머니, 제가 실수로 그 이모님한테 부딪힌 거예요. 아빠 잘못이 아니에요.”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던 강덕순이 냉정하게 말을 이었다.“네 아빠가 문제지. 지 눈 앞에서 애를 다치게 하다니 뭘 한 거야? 도대체 뭘 하고 다니는 거야?”[네, 네. 제 잘못입니다. 화 좀 푸세요, 할머니.]“그리고 내가 경고한다. 앞으로 허씨 집안 그 애 근처엔 얼씬도 말게 해라. 루이랑 가까이 못 있게. 들었지?”[네, 네... 할머니. 저 지금 비행기 타야 해서 이만 끊겠습니다. 할머니 말씀은 명심할게요.]...다음 날.리은은 알람이 울리자마자 바로 눈을 떴다.얼른 씻고 준비를 마친 뒤 식당으로 내려갔다.식당에서 광윤과 마주쳤다.“대표님, 좋은 아침입니다.”“좋아요. 어젯밤엔 잘 쉬었습니까?”“네, 잘 잤습니다.”“와요, 앉아요.”“네, 대표님.”둘은 아침 식사 동안 ‘식사 중엔 말하지 않는다’ 같은 형식적인 분위기와는 달리, 오늘 회의와 기술 검토 관련 이야기를 주고받았다....식당 밖, 선호는 하품을 하며 말했다.“대표님, 저희... 안에 들어가서 사모님께 인사라도...”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한이 잔뜩 부은 표정으로 차 안에 앉아 있었다.‘내가 오늘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러고 있는 건지...’‘회사 일은 산더미인데, 경항시까지 쫓아와서 사람이나 찾고 있고.’‘게다가 아침부터 내 와이프가 다른 남자랑 웃으며 얘기하는 꼴을 보고 있어?’‘내 와이프가 나한테 마지막으로 저렇게 웃어준 게 대체 언제였지?’“잘도 웃네. 남하고는.”“대...대표님, 사모님이 허 대표님이랑 나오십니다.”리은과 광윤이 차에서 내렸다.리은은 조수석, 광윤은 뒷좌석이었다.그걸 본 유한의 표정이 아주 조금 누그러졌다.장선호가 조심스레 물었다.“대표님, 저희... 따라가야 하나요?”“아니면 관광하러 왔겠어?”“네.”...잠시 뒤, 리은과 광윤은 장제부의 회사로 들어갔다.유한은 차 창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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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이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전부입니다, 허 대표님, 장 회장님, 두 분 더 질문 있으십니까?” 장제부는 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제일 먼저 박수를 쳤다. “진리은 씨, 좋구먼, 참 잘했네. 허 대표님, 참 보물을 건졌군요. 이 진리은 씨, 얼굴도 곱고 능력도 좋으니, 제가 허 대표님이 좀 부럽네요.” “과찬이십니다. 그럼 장 회장님, 문제없으시면 계약서 먼저 체결해도 될까요?” “어이, 서두르지 말아요. 이렇게 완벽한 데이터 계약인데 당연히 체결해야죠. 진리은 씨, 그렇게 오래 설명했으니 목이 마를 텐데, 물 좀 드시고, 점심은 제가 대접하는 게 어때요?” 말을 마치자 장제부의 비서 차훈이 커피와 물을 들고 들어왔다. 오래 말하느라 확실히 목이 말랐던 리은은 물병을 들고 몇 모금 마셨다. 시선을 거둔 광윤이 장제부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괜찮습니다. 그래도 제가 모시겠습니다.” “허 대표님, 우리 회사에 처음 오셨으니 이러면 어떨까요? 제가 허 대표님을 제 사무실로 안내해 드리죠.” 광윤이 리은을 바라보자 리은은 곧바로 말했다. “대표님, 장 회장님, 저는 먼저 화장실에 다녀오겠습니다. 두 분이 말씀 나누세요.” 광윤은 고개를 끄덕이고 리은이 회의실을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럼 가시지요, 장 회장님.” 장제부는 차훈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럼 이쪽으로 오세요, 허 대표님.” 리은은 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몸에 이상을 느꼈다. 먼저 온몸이 힘없이 풀리는 느낌이 들더니 이내 뜨거운 열기가 몰려왔다. 리은은 옷깃을 잡아당기면서 뜨겁게 달아오른 뺨을 손으로 짚었다. 직감적으로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은 리은은 자신이 마신 물병을 떠올리며 깜짝 놀랐다. 놀라움에 벽에 기댄 리은은 핸드폰을 꺼내 광윤에게 도움을 청하려 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누군가 핸드폰을 낚아챘고, 리은이 뒤를 돌아보기도 전에 뒤에서 리은의 입과 코를 틀어막았다. 리은은 힘이 전혀 없어서 저항할 수도 없었다. 리은을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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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리은은 의식을 조금 되찾았다. 다행히도 차훈이 탄 약의 양이 아주 많지는 않았던 모양이었다. 장제부는 완전히 의식을 잃은 여자를 갖고 노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 건 시체를 더듬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여겼다. 리은은 머리가 지끈거릴 뿐이었다. 눈을 뜨니 흐릿한 형체가 눈앞에 있었고, 누군가 자신의 옷을 벗기고 있는 듯 보였다. 좌우를 둘러보던 리은은 자신이 약에 취해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이렇게 대낮에, 누군가 대담하게 범죄를 저지르다니...’ 리은의 가슴이 얼어붙었다. “꺼져, 날 건들지 마!” 장제부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지만 옷을 벗기는 손놀림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침대 위에 축 늘어진 리은을 음흉하게 바라보았다. “어이, 꼬맹이, 깨는 속도가 빠하네. 걱정 마, 오빠가 금방 해줄게. 편하게 해줄 테니까, 하하하...” 리은은 몇 초간 정신을 가다듬고서야 자신이 놓인 환경을 제대로 파악했다. 표정이 순식간에 변했다. 일어나 도망치려고 했지만 몸에는 힘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불안과 공포가 뒤섞이면서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꺼져, 절대 날 건들지 마! 내가 누군지 알아?” 장제부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리고 머릿속에는 오직 리은을 잠식하는 생각뿐이었다. “귀요미, 네가 누군데? 무슨 대단한 신분이라도 있나? 허 대표가 그런 얘긴 안 했는데?” 광윤의 이름이 나오자 리은은 온몸이 굳었다. 눈에 놀람이 스쳤다. “허 대표님이... 아세요...” “허 대표가 알든 모르든, 설령 나중에 알게 된다 해도 무슨 상관이겠어? 허 대표가 너 같은 하찮은 직원 하나 때문에 나한테 대들겠어?” “허 대표도 내가 경항시에서 자리 잡는 걸 기대하고 있다는 걸 알아야지.” “됐어, 귀요미, 시간 낭비하지 말고 시작하자고.” 장제부는 벽에서 작은 가죽 채찍을 하나 집어 들었다. “귀요미, 이거 해본 적 있어?” 리은은 장제부의 손에 든 채찍을 보고 얼굴이 새하얘졌다.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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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거짓말이 아니라... 난 진짜 주유한 대표의 아내야!” “퉤, 나를 바보로 아나? 당당한 주강그룹 대표이사의 부인이 이런 작은 회사에 출근을 한다고?” “너 같은 싸가지가 제정신이야? 주유한 대표의 아내가 얼마나 신비로운지, 인터넷에도 그 아내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었어. 그걸 알면서도 감히 내 앞에서 주유한 대표의 아내인 척하다니! 내가 바보로 보여?” “내가 충고하는데, 잘 협조하는 게 좋을 거야. 오빠가 기분 좋으면 네게도 이득이 돌아갈 테니까. 만약 네가 몰상식하게 나한테 반항하면, 오빠가 널 제대로 ‘가르쳐’ 줄 테니까!” 장제부는 그렇게 말하자마자 또 한 번 채찍을 휘둘렀다. “읏!” 리은의 얼굴은 창백해지면서, 절망이 비쳤다. ‘그냥 출장을 온 건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된 거지?’ “자, 귀요미, 오빠가 잘 달래줄게!” 말을 남기고 장제부는 가죽 채찍을 던져놓고 리은에게 달려들었다. “꺼져, 만지지 마, 꺼져!” ...한편 장제부의 개인 신상조사를 받은 선호의 표정이 창백해졌다. “대표님, 사모님에게 큰일이 생겼을지도 모릅니다!” 유한은 차갑게 선호를 바라보았다. 선호는 지체하지 않고 조사한 자료를 유한에게 건넸다. 유한이 서류를 훑어보자, 그의 얼굴은 순식간에 북극의 얼음처럼 차가워졌다. ...광윤은 손목시계를 계속 바라보던 광윤은 시간이 됐다고 생각하고 일어나서 리은을 찾으러 갈 준비를 했다. 리은에게 정말로 무슨 일이 생기게 둘 수는 없었다. 그랬다간 광윤도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중으로 손해를 보는 그런 거래는 광윤이 결코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가 문을 열려는 순간, 누군가 사무실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해성시에 있어야 할 유한이 위엄 있게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광윤은 잠시 멈칫하다가 물었다. “주 대표님, 어떻게 여기 계십니까?” 유한은 음산한 눈빛으로 광윤을 응시하더니, 그의 옷깃을 잡아당기면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제 아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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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주, 주강, 주강그룹 대표님? 아, 아내?”차훈은 완전히 겁에 질린 표정으로 더듬거리다가, 다음 순간 응접실 문을 가리켰다.“장 회장님, 장 회장님은... 안에...”선호는 차훈의 머리채를 거칠게 움켜잡고 그대로 앞으로 내던졌다.“문 열어.”차훈은 손을 덜덜 떨면서 문을 열었다. 그러나 그 응접실은 크지 않았지만, 한눈에 훑어봐도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선호의 주먹이 다시 한번 차훈의 옆구리에 꽂혔다.“우릴 가지고 놀아? 죽고 싶어?”“아, 아니에요! 제발, 제발 때리지 마세요! 여, 여기 ‘비밀의 방’이... 제가, 제가 안내할게요! 제발...”차훈은 금방 오줌이라도 지릴 듯 울상을 지으면서, 연신 살려달라고 빌었다.“그럼 빨리 해!”“네, 네! 여, 여기... 지금 열겠습니다!”차훈이 책장을 밀어내자 숨겨진 문이 드러났다.잔뜩 가라앉은 표정의 유한이 문을 그대로 발로 걷어찼다. 그리고 안에 펼쳐진 광경을 본 순간, 유한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면서 이마의 핏줄이 요동쳤다. 심장이 한 박자 멎은 듯하면서, 귓속에서 날카로운 이명이 일었다. 피가 거꾸로 흐르는 느낌이었다.유한이 처음으로 느껴 본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이었다.‘사람이... 이렇게까지 분노하면, 진짜 죽일 수도 있겠구나.’선호도 그 모습을 보고 바로 고개를 돌렸다.손에 붙잡혀 있던 차훈은 그대로 발길질에 응접실 밖으로 튕겨 나갔다.“짐승 같은 새끼...”뒤쪽에서 소리가 나자, 장제부가 지금 하던 짓도 잊은 채 허둥지둥 고개를 돌렸다.“지, 지랄하고 자빠졌네! 누가 감히 내...”하지만 장제부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유한의 발끝이 장제부의 가슴을 정확히 찍어 올렸다.“윽! 푸... 콜록, 콜록...”장제부는 그대로 바닥에 처박힌 채 피를 한 모금 토해냈다.“콜록... 너, 너 누구...”유한은 장제부를 걷어찬 뒤 바로 리은을 끌어안았다.그 순간 드러난 리은의 모습은 참혹했다.리은의 셔츠는 찢겨 있었고, 바지도 반쯤 벗겨져 있어서 거의 반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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