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은이 다시 눈을 뜬 건, 해가 완전히 저문 뒤였다.천장과 사방을 한참 바라본 뒤에야 상황을 인지한 듯 몸을 일으켰다. 온몸의 힘이 다 빠져나간 듯했지만, 그래도 이전보다는 훨씬 회복된 느낌이었다. 단지 아직 약간의 무기력함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옆에 놓인 물컵이 눈에 들어오자, 리은은 물을 마시려고 손을 뻗었다.그러나 손끝이 제대로 힘을 받지 못해서 컵을 떨어뜨리고 말았다.쨍!유리 깨지는 소리와 함께 컵은 산산이 부서졌다.밖에서 소리를 들은 선호가 바로 문을 열고 들어왔다.“사모님, 깨어나셨습니까?”선호는 바닥의 부서진 컵을 보고, 급히 다가가서 새로 물을 따랐다.“사모님, 드십시오.”“고마워요.”리은은 고개를 숙여 감사 인사를 건넨 뒤, 컵을 받아 반 정도 마셨다.따뜻한 물이 목을 타고 내려가자, 조금은 기력이 돌아오는 듯했다.리은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유한이 제때 도착해서 자신을 구해냈다는 사실을.그런데 정작 유한은 보이지 않았다.“주유한은 어디 갔어요?”“대표님은 나가셨습니다. 하지만 곧 돌아오실 겁니다.”“허 대표님이랑 그 장제부는요?”“아, 그 둘은...”선호가 말을 채 잇기도 전에, 병실 문이 갑자기 열렸다.선호와 리은이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대표님, 돌아오셨습니까.”유한은 리은을 바라봤지만, 우선 선호에게 말했다.“장 비서, 나가 있어.”“알겠습니다.”선호는 더 묻지도 않고 바로 병실을 빠져나갔다.병실 안은 갑자기 조용해졌다.리은은 물컵을 쥔 손가락에 조금 더 힘을 주면서, 유한에게 먼저 고맙다는 말을 해야 하나 망설였다.‘어쨌든... 주유한이 제때 오지 않았으면, 난 지금...’그 끔찍한 상상을 떠올리는 순간, 리은의 얼굴이 갑자기 창백해졌다.그 표정을 놓치지 않은 유한의 미간이 살짝 일그러졌다.“어디가 불편해?”리은은 살짝 눈을 떨며 고개를 저었다.“괜찮아.”‘그런데... 주유한이 왜 경항시에 있었던 거지?’‘게다가 하필 그 타이밍에 나타나 날 구한 거야?’‘어떻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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