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인영은 아무리 계산한다 해도, 유한이 온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자기도 모르게 귀국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오빠, 몇 시쯤 도착해?”[한 4시간 정도 남았어.]“4시간...?”인영은 시계를 보았다.‘그럼 어제 한밤중에 떠났다는 건데?’‘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렇게 급하게?’“알겠어요.”전화를 끊자마자, 인영은 바로 태현의 번호를 눌렀다.“여보세요, 태현 오빠. 아직 안 자고 있죠?”[왜? 인영아, 이 시간에 전화를 다 하고,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어?]“유한 오빠가 어젯밤 갑자기 국내로 돌아갔어요. 지금 연락도 안 되고... 장 비서님은 모르겠다고만 하고...”“그래서 부탁 좀 하려고요. 오빠가 좀 알아봐줘요. 이번에 왜 이렇게 급하게 돌아간 건지... 우리 아빠, 엄마도 걱정하고 계셔서...”[그거였어?]“응, 그거.”[알았어. 내가 알아보고 연락할게. 기다려.]“고마워, 오빠. 부탁해.”전화를 끊은 인영은 차갑게 굳은 표정으로 소파에 앉았다.‘도대체 뭐가 그렇게 급했길래... 그렇게까지 서둘러 돌아간 거지?’...일요일.리은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음식을 정성껏 준비해서 루이를 데리고 요양병원에 갔다.전날 세 사람 모두 모처럼 웃는 시간이었기에, 오늘도 자연스레 발걸음이 그곳으로 향했다.“오빠, 이거 먹어봐. 메기탕이야. 오래 끓였어.”“그래. 먹어볼게.”성빈은 웃으면서 국물을 들어 올렸다.리은이 성빈을 살피고 챙기는 모습은 이미 5년 동안 쌓여온 습관처럼 자연스러웠다.“오빠, 국물이 묻었네. 닦아 줄게.”리은이 몸을 숙여 성빈의 입가를 닦아주는 장면은, 특정한 각도에서 보면 너무나 친밀하게 보여서 오해의 여지를 줄 만큼 다정한 모습이었다.그리고 바로 그 순간, 리은의 손목을 누군가 거칠게 붙잡았다.예상치 못한 강한 힘에 리은은 놀라 눈을 크게 뜨면서 고개를 돌렸다.그리고 그 얼굴을 보자, 눈은 더 휘둥그레졌다.“너... M국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어떻게 여기에 있어?”잿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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