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연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며칠 전부터 강시원이 줄곧 의식 불명 상태라 한시도 자리를 비우지 않고 곁을 지켰으며 혹시라도 심지경이 방해할까 봐 휴대폰도 계속 꺼두었다.오늘에야 강시원의 상태가 안정되었기에 휴대폰을 다시 켰다.성수연의 침묵에 심지경은 하늘을 찌를 듯 분노하며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이를 악물고 목소리를 떨며 말했다.“요 며칠, 어디 있었어?”성수연이 아무 말 없이 입술을 깨물자 심지경이 포효하듯 외쳤다.“성수! 얼른 말 못 해!”“단호 별장에 있는 게 너무 답답해서 나가서 바람 좀 쐤어요.”성수연은 되는 대로 둘러댔다.심지경을 바보라고 생각한 듯 대충 얼버무린 것이다.“나가 바람 좀 쐤다고? 며칠씩 나가서 바람만 쐤다고? 바람 쐬는 데 그렇게나 오래 걸려?”이를 갈고 한 마디 한 마디 내뱉는 심지경은 당장이라도 눈앞의 여자를 산 채로 잡아먹을 듯했다.“지금, 어디야?”“밖이에요.”“성수, 지금 나와 말장난이라도 하자는 거야?”크게 숨을 들이쉰 심지경은 갑자기 시니컬한 웃음을 내뱉었다.“네 외할머니 수술도 끝났고 그동안 병세도 안정됐으니 이제 나한테서 벗어나려는 거야?”깜짝 놀란 성수연은 가냘픈 몸을 살짝 떨었다.강시원 외에 성수연의 가장 큰 약점이 외할머니기 때문이다.“네 외할머니 요즘 잘 지내?”심지경의 웃음소리는 음침하고 사악했다.“오랜만에 뵙고 싶은데 혹시 내가 직접 찾아뵙고 인사라도 드리는 게 좋을까?”곧바로 조용해진 성수연은 머리카락마저 땀에 젖어 수척한 얼굴에 달라붙었다.“대표님, 죄송합니다... 바로 돌아갈게요.”심지경과의 통화 후 병실로 돌아온 성수연은 아무 일 없는 척 다시 10여 분 동안 강시원 곁을 지켰다. 겉으로는 억지로 웃고 있었지만 눈빛 속에는 근심이 가득했다.“수연아, 왜 그래?”강시원이 성수연의 차가운 손을 살짝 잡으며 귓가에 속삭였다.“그 사람이랑... 싸웠어?”“괜찮아, 그 개 같은 성격 이미 익숙해졌으니까.”두 팔을 벌려 강시원을 껴안은 성수연은 코끝이 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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