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Chapter 251 - Chapter 260

308 Chapters

제251화

성수연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며칠 전부터 강시원이 줄곧 의식 불명 상태라 한시도 자리를 비우지 않고 곁을 지켰으며 혹시라도 심지경이 방해할까 봐 휴대폰도 계속 꺼두었다.오늘에야 강시원의 상태가 안정되었기에 휴대폰을 다시 켰다.성수연의 침묵에 심지경은 하늘을 찌를 듯 분노하며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이를 악물고 목소리를 떨며 말했다.“요 며칠, 어디 있었어?”성수연이 아무 말 없이 입술을 깨물자 심지경이 포효하듯 외쳤다.“성수! 얼른 말 못 해!”“단호 별장에 있는 게 너무 답답해서 나가서 바람 좀 쐤어요.”성수연은 되는 대로 둘러댔다.심지경을 바보라고 생각한 듯 대충 얼버무린 것이다.“나가 바람 좀 쐤다고? 며칠씩 나가서 바람만 쐤다고? 바람 쐬는 데 그렇게나 오래 걸려?”이를 갈고 한 마디 한 마디 내뱉는 심지경은 당장이라도 눈앞의 여자를 산 채로 잡아먹을 듯했다.“지금, 어디야?”“밖이에요.”“성수, 지금 나와 말장난이라도 하자는 거야?”크게 숨을 들이쉰 심지경은 갑자기 시니컬한 웃음을 내뱉었다.“네 외할머니 수술도 끝났고 그동안 병세도 안정됐으니 이제 나한테서 벗어나려는 거야?”깜짝 놀란 성수연은 가냘픈 몸을 살짝 떨었다.강시원 외에 성수연의 가장 큰 약점이 외할머니기 때문이다.“네 외할머니 요즘 잘 지내?”심지경의 웃음소리는 음침하고 사악했다.“오랜만에 뵙고 싶은데 혹시 내가 직접 찾아뵙고 인사라도 드리는 게 좋을까?”곧바로 조용해진 성수연은 머리카락마저 땀에 젖어 수척한 얼굴에 달라붙었다.“대표님, 죄송합니다... 바로 돌아갈게요.”심지경과의 통화 후 병실로 돌아온 성수연은 아무 일 없는 척 다시 10여 분 동안 강시원 곁을 지켰다. 겉으로는 억지로 웃고 있었지만 눈빛 속에는 근심이 가득했다.“수연아, 왜 그래?”강시원이 성수연의 차가운 손을 살짝 잡으며 귓가에 속삭였다.“그 사람이랑... 싸웠어?”“괜찮아, 그 개 같은 성격 이미 익숙해졌으니까.”두 팔을 벌려 강시원을 껴안은 성수연은 코끝이 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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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화

배기훈이 숟가락을 너무 깊숙이 밀어 넣어 목구멍까지 찔렀기 때문이다.배다울을 혼자 키운 배기훈은 사람을 잘 돌보는 편이었지만 강시원 앞에 있으니 저도 모르게 긴장되어 행동을 주체할 수 없었다.따뜻하고 부드러워 솜과 같은 여자의 입술이 거친 손가락을 스치자 연약한 느낌이 손가락 끝을 타고 올라와 심장까지 간질거리는 것 같았다.알 수 없는 욕망이 희미하면서도 아련하게 온몸에 감돌았다.“콜록, 콜록...”강시원이 참지 못하고 기침을 했다.“미안해요, 내가 너무 깊숙이 넣었죠.”멈칫한 배기훈이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자 목젖이 가볍게 움직였다.강시원은 기침 때문에 얼굴이 빨개진 채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문 앞을 지키고 서 있던 황근우도 순간 얼굴이 뜨거워진 듯 시뻘게졌다.‘대박, 드라마 보는 것보다 더 떨리잖아!’“문 웨스트 음식은 거의 다 먹어봤는데 이 국물은 맛이 좀 다르네요... 요리사가 바뀌었나요?”입 안에 남아 있는 신선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맛을 음미하던 강시원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배기훈이 속눈썹을 내린 깐 채 다시 한 숟가락 떴다.“맛없어요?”강시원은 순순히 대답했다.“아니요. 이것도 아주 맛있어요.”강시원의 촉촉하고도 붉게 물든 입술을 힐끗 본 남자는 다소 쉰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됐어요. 어느 요리사가 만들었든 맛있으면 되죠. 여기요.”벽에 기댄 황근우는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몰래 웃었다.‘새로 온 요리사가 성이 배씨인가 보네요?’...저녁 무렵, 서정혁이 서도훈을 데리고 박해순을 만나러 본가로 갔다.서유정 내외도 아이를 데리고 왔다. 서도훈과 서한성은 어른들 앞에서 악수하며 화해한 척했지만 두 사람의 사이가 예전처럼 좋아질 수 없다는 것은 두 녀석만 알고 있었다.강시원이 보이지 않자 박해순이 급히 물었다.“어? 정혁이, 네 아내는?”긴장한 서정혁은 순간 목이 메는 듯했지만 담담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몸이 좀 안 좋대요. 혹시 할머니께 병이라도 옮길까 봐 걱정되어서 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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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서정혁의 준수한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비녀? 무슨 비녀가 400억씩이나 해?”박해순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비취가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 해도 결국엔 돌이잖아. 네 할아버지가 우리 결혼할 때부터 죽기 전까지 선물한 금은보화와 비취만 해도 한 박스는 넘어. 지금은 다 창고에 있는데 그중에 명나라 청나라 시대 골동품도 꽤 많아. 하지만 400억씩이나 한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어.”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 서로 열렬히 사랑했다. 할머니는 딴따라 집안 출신으로 집안에서 가장 천대받던 막내딸이었지만 연꽃같이 하얀 얼굴에 버들 같은 눈썹을 지닌 얼짱이었을 뿐만 아니라 머리까지 총명하며 그야말로 재주와 미모를 모두 갖춘 엄친아였다.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첫 만남은 친구들의 결혼식에서였다. 할아버지는 신랑 들러리였고 할머니는 신부 들러리였다. 두 사람이 무심코 눈을 마주친 순간 운명의 쳇바퀴가 돌아가기 시작한 것이다.당시 서씨 가문에서는 할머니의 집안이 별로라며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할머니를 보잘것없는 가문의 여자라며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고 하면서 서씨 가문에 시집오려는 헛된 꿈은 꾸지도 말라고 했다.할머니를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할아버지는 사당에 무릎을 꿇고 단식했다. 그렇게 미치광이처럼 매달리고 피를 토하며... 목숨의 반을 내다 바친 고생 끝에 어르신들은 마지못해 승낙했다.할아버지는 그렇게 충분한 예물을 준비한 뒤 봉황 왕관을 하고 하늘빛 비단 치마를 입은 할머니를 정식으로 서씨 가문에 들였다.할머니는 할아버지의 심장 같은 존재였다. 할아버지는 금은보화뿐만 아니라 목숨까지도 할머니에게 기꺼이 바치려 했다.그래서 할머니는 절대 임지민을 용납할 수 없었다.깊고 순수한 감정을 겪어온 사람인지라 티끌 하나 용납할 수 없었다.“원래는 그렇게 비싸지 않았어요. 다만 우리 오빠가 한 여자를 위해 홧김에 값을 확 올리는 바람에 그렇게 돼버린 거죠.”서유정이 빈정거렸다.“경매 대회에 갑자기 경쟁자가 나타나더니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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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온 세상 사람들에게 네가 가장 아끼는 사람이 임지민이고 임지민이야말로 서씨 가문 안주인이라고 선포를 하지 그러니!”“할머니, 너무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시는 거 아니에요?”서정혁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할머니께서 지민이를 안 좋아하시는 건 알겠지만 그렇다고 그렇게까지 안 좋게 말할 필요는 없잖아요. 고작 비녀 하나 가지고...”“고작 비녀 하나?”온몸을 떨며 일어선 박해순은 분노에 눈까지 빨개졌다.“만약 다른 물건이었다면 그냥 지나가는 개한테 준 셈 치고 굳이 따지지 않겠다. 그런데 하필이면 비녀라니! 비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 비녀는 부부 사이의 사랑의 증표야.”서정혁은 순간 얼굴이 잔뜩 굳어졌다.경매 대회 때 강시원에게 화가 나 있던 서정혁은 비녀가 마음에 든다는 임지민의 말에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냥 낙찰받아 주었던 것이다. 비녀가 뜻하는 의미까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옛날에는 남자가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평생을 함께하자는 의미로 비녀를 선물했어. 여자와 백년해로하겠다는 뜻으로 말이야. 임지민이 네게 비녀를 달라고 한 것도 그 뜻을 알고 있었기에 일부러 그런 거야. 너만 멍청하게 임지민에게 빠져서 이리저리 휘둘리는 거라고. 네가 뭐 대단한 일이라도 한 줄 아네!”이때 서유정이 다시 끼어들었다.“할머니야말로 너무 깊이 생각하시는 거예요. 지민이는 외국에서 유학하고 왔어요. 학력이 얼마나 높은데요. 외국에서 오래 있었는데 그런 옛날얘기를 어떻게 알겠어요? 할머니께서 오해하시는 거예요. 게다가 오빠가 지민이에게 비녀를 선물했다고 한들 그게 뭐 어때서요? 오빠도 제일 신경 쓰는 사람이 지민이잖아요. 가장 신경 쓰는 사람에게 선물한 게 잘못된 건 아니죠.”이마를 짚으며 자리에 앉은 송현태는 가시방석에 앉은 듯했다. 목에는 물고기 가시가 걸려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기분이 들었다.정말 다른 집 아내는 내조를 아주 잘해준다고 하지만 왜 본인 아내는 내조는커녕 남의 심기만 건드려 오히려 본인이 매일 노심초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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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서유정은 황급히 몸을 돌리며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였다.“오빠, 누구긴 누구겠어? 당연히 지민이지.”그러자 서정혁이 갑자기 송현태를 바라보더니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현태야, 네 아내 저 망할 입 좀 어떻게 할 수 없을까?”서유정은 순간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울상이 된 송현태는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나... 나는...”“네가 못하겠으면 내가 대신하지 뭐.”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서정혁이 손을 들더니 손가락 끝으로 서유정의 볼살을 꼬집었다.힘이 너무 강해서 서유정의 볼 전체를 통째로 찢어버릴 듯했다.“오빠... 아파!”목청이 터질 듯 소리친 서유정은 아파서 눈물을 뚝뚝 흘렸다.어렸을 때도 서정혁이 가끔 서유정의 볼을 꼬집곤 했다. 그때는 오빠가 동생에게 장난치는 것으로 동작이 매우 부드러웠고 눈에는 애정이 가득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서정혁의 눈에 온기라고는 전혀 없었다. 오직 흉포함만이 가득한 짙은 눈동자는 마치 얼음장처럼 차가웠다.잔뜩 어두워진 서정혁의 눈빛에 송현태는 심장이 오그라드는 듯했다.“하하... 정혁아, 다 한 가족인데 그냥 말로 하자! 오늘 밤 유정이가 확실히 좀 오버했어. 앞으로 어른들 앞에서는 함부로 말 못 하도록 내가 단단히 주의를 줄게.”서정혁은 그제야 얼굴이 잔뜩 일그러진 채 손을 놓았다.온몸을 휘청이며 비틀거린 서유정은 곧바로 볼이 벌겋게 부어오르며 아파 났다. 뺨을 한 대 맞은 것과 다를 바 없었기에 이것보다 더 한 굴욕은 없었다.“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처음부터 임지민이 아니었어.”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낸 서정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손가락 끝에 묻은 파운데이션을 닦아낸 뒤 손수건을 바닥에 내팽개쳤다.“다음에 또다시 함부로 지껄이면 더 확실히 기억하게 해줄 테니 각오해.”말을 마친 뒤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갔다.“오빠, 오빠 점점 이상해지고 있는 거 알아?”서유정은 경련을 일으키는 입꼬리를 감싸 쥔 채 원망 가득한 눈빛으로 서정혁의 준수한 뒷모습을 노려보았다.“지난 몇 년 동안, 오빠와 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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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화

성수연은 순간 목덜미가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직업 경호원으로서 일 년 내내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태였기에 외부의 이상 변화에 유난히 예민했다.갑자기 눈을 뜬 성수연은 뇌보다 빠른 반응으로 손을 뻗어 두 손으로 앞에 있던 남자의 어깨를 잡아챘다. 그리고 곧바로 몸을 홱 뒤집어 남자를 소파 위에 눕힌 뒤 그 위에 올라탄 후 목을 세게 조르기 시작했다.위치가 바뀐 순간 심지경의 벌게진 얼굴을 알아본 성수연은 숨이 멎는 듯했다.“대... 대표님?”“빌어먹을... 놔... 놔!”극도의 질식 상태에 처한 심지경은 당장이라도 기절할 지경이었다.성수연은 황급히 손을 거두었지만 몸은 여전히 남자의 탄탄한 허리와 복부 위에 걸터앉았다. 너무 당황해 내려오는 것을 잊어버렸다.바로 그때 심지경은 성수연이 정신이 팔린 틈을 타 다시 몸을 뒤집어 그녀를 몸 아래로 눕혔다.왼손으로 성수연의 가냘픈 두 손목을 움켜쥔 뒤 머리 위에 고정시키고 오른손으로는 복수하듯 그녀의 하얀 목을 움켜쥐었다. 다섯 손가락에 점점 힘이 들어가더니 흉포함이 가득한 눈빛으로 성수연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봤다.“성수, 내가 그동안 너무 오냐오냐했지?”심지경은 온몸으로 사나운 기운을 내뿜었다. 성수연의 얼굴이 점점 붉어지는 것을 봤지만 눈빛에 애원하거나 굴복하는 기색이 없자 더욱 화가 치밀어 눈까지 빨개졌다.“죽일 년... 아예 이 손으로 널 죽여 버릴까 보다. 그래야 깔끔하지! 아니면 매일 목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제대로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자지도 못하잖아... 어디 하나 편한 데가 없으니까!”잔잔한 호수보다 더 고요하던 성수연의 눈빛이 갑자기 살짝 흔들렸다.왜 성수연이 없으면 심지경은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다는 것일까?설마 바람기 가득하고 진심이 무엇인지 모르는 이 남자의 심장이 성수연에게만은 예외가 있는 것일까?이렇게 오랫동안 잠자리 상대로 삼고 성수연이 목숨을 걸고 충성하니 심지경도 드디어 성수연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걸까?하지만 바로 그때 성수연은 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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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성수연은 남자의 깊고 어두운 눈을 피하며 모깃소리같이 낮은 소리로 한마디 내뱉었다.“그런 거 없어요. 지경 씨와 서정혁도 못 찾았는데 저 혼자서 어떻게 찾겠어요.”“정말이야?”남자의 어두운 눈빛에 성수연은 다시 한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정말이에요.”“성수, 너도 알겠지만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거짓말과 배신이야. 백번 잘해도 한 번 배신하면 다 소용없어, 알지?”심지경이 손가락 끝을 성수연의 입 속에 밀어 넣더니 그녀의 따뜻하고 촉촉하며 부드러운 혀를 세게 눌렀다. 손가락에는 약간의 정욕과 압박감이 섞여 있었다.“한 번만 더 물을게. 강시원 행방 알고 있어?”“만 번 물어도 내 대답은 같아요. 몰라요.”끝까지 버티기로 결심한 성수연은 얼굴을 돌려 심지경의 시선을 피했다. 혀도 얼얼해 나는 것 같았다.“지경 씨와 권력이 하늘을 찌르는 서정혁이 천군만마를 동원해도 못 찾는 사람을 제가 어떻게 찾겠어요? 그런데 정말 이상하네요. 하늘을 뚫을 듯한 경시 제일의 재벌가가 평소에는 본인이 대단하다고 그렇게 떠벌리더니 막상 중요한 순간에는 자기 아내가 어디 있는지조차 모르다니... 정말 겉만 번지르르한 무능력자네요.”“고작 경호원 주제, 남의 시중드는 게 전부인 주제에 감히 내 친구를 평가해? 네가 무슨 자격으로?”큰 손으로 성수연의 뒷목을 움켜잡은 심지경은 다섯 손가락을 그녀의 머리카락 사이로 밀어 넣은 뒤 세게 움켜쥐어 성수연이 억지로라도 고개를 들어 자신을 바라보게 했다.여자의 촉촉한 눈에 붉은 핏줄이 몇 가닥 아련하게 있는 모습은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웠다.마음이 살짝 움직인 심지경은 급격히 치솟았던 분노가 조금 가라앉은 듯 성수연을 놓아주었다.성수연에게는 강시원이 실제 실종이 아니라 납치되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만약 진짜 내막을 알게 된다면 지금처럼 침착하게 있지 못할 것이기에 숨겨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오늘 밤 편히 잘 수 없을 테니까...“만약 강시원한테서 연락이 오면 바로 말해. 정혁이가 지금 사방으로 찾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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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화

매일 하루하루 너무 바쁜 일상을 보내는 강시원인지라 민낯인 날이 많았고 쪽진 머리도 살짝 느슨하게 풀어 헤친 채 젓가락이나 아이의 연필로 아무렇게 꽂아 두는 경우가 많았다.하지만 왠지 모르게 자연스러우면서도 순수하며 자유분방한 아름다움이 있었다.다만 그 당시 서정혁은 그 모습이 이쁘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저 단정하지 못하고 옷차림에 신경 쓰지 않으며 서씨 가문 안주인의 기품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한편 트위터 아래에는 네티즌들이 끊임없이 댓글을 달았다.[와! 임지민이 머리에 꽂은 거 며칠 전 베이럴 경매회에서 서 대표가 낙찰받은 그 400억짜리 비녀 아니야? 이제 보니 서 대표가 임지민에게 주려고 낙찰받은 거였네!][400억을 그냥 머리에 꽂고 다닌다고? 정말 대박이다.][서정혁 같은 최상위 재벌에게 그 정도 돈은 껌값이지. 핵심은 이 비녀가 어떤 의미가 있냐야. 서 대표 어제 행동, 임지민과의 관계를 확정한 거나 마찬가지 아니야?][400억짜리 보석이 다른 여자 머리에 꽂혀 있다니... 서씨 가문 안주인은 속상하겠네...][자기 와이프와는 이미 끝났을 걸? 매일 같이 남편이 다른 여자와 러브신 찍는 꼴을 보면 제 명에 못 살 것 같은데? 화가 진작 머리끝까지 뻗쳤을 걸?]묵묵히 댓글을 훑어보던 서정혁은 손가락으로 화면을 으스러뜨릴 듯 움켜쥐었다.“할머니도 참, 너무 쪼잔하셔.”서도훈이 지민 이모 대신 억울함을 토로했다.“지민 이모가 아빠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나한테도 엄청 잘해주고. 엄마가 나 신경 안 썼을 때 지민 이모가 나 돌봐줬고... 내가 아팠을 때도 지민 이모가 곁에서 지켜줬어. 그리고 이모가 아빠 일도 많이 도와줬다며? 아빠가 이모한테 선물 하나 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건데 할머니는 왜 화를 내셔? 할머니는 엄마 편만 들고 이모만 미워하네...”“그만해!”서정혁이 엄숙한 얼굴로 서도훈의 말을 끊었다.“네가 네 엄마에 대해 아무리 불만이 많아도 네 엄마야. 네가 누구의 아들인지 몰라서 그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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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안아 준다고...?’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강시원은 부끄럽고 민망한 듯 어린 꽃 같던 얼굴이 활짝 피어오른 분홍 장미처럼 붉어졌다.반면 배기훈은 태연하고 여유로웠다.“아니면 직접 걸어갈래요?”“기훈 씨한테 신세 지고 싶지 않아요. 제가 알아서 갈 수 있어요...”벚꽃 빛 입술을 굳게 다문 강시원은 팔로 침대 모서리를 짚은 뒤 몸을 뒤집어 침대에서 내려왔다.발끝이 땅에 살짝 닿자마자 연약한 몸이 위태롭게 한 번 휘청이더니 남자의 넓고 단단한 가슴에 안겨 넘어졌다.“윽!”약간 헐떡이면서 몸을 가눈 강시원은 하얗고 가냘픈 손이 때마침 배기훈의 가슴 근육 위에 놓였다.“음...”눈살을 찌푸린 남자는 갑자기 숨결이 무거워졌다.무거운 숨결이 강시원의 붉어진 귓불까지 닿아 남자의 긴장감이 강시원의 주위를 감싸는 듯했다.긴 속눈썹을 파르르 떤 강시원은 왠지 모르게 머리가 윙 해지며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했다.멀미도 뱃멀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피를 보면 멀미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설마 호르몬 멀미인 걸까...’“강시원 씨, 정말 힘을 못 쓰네요.”그 순간, 강시원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배기훈이 긴 팔로 강시원의 가는 허리를 감싸 안아 가로로 번쩍 들어 올렸다.“제, 제 발로 갈 수 있어요!”남자에게 이렇게 안겨 본 적이 없었던 강시원은 마음이 조급하고 어지러워 서정혁의 품에서 버둥거렸다.남자가 복숭아꽃 눈을 가늘게 뜨며 손을 놓았다.“아!”깜짝 놀란 강시원은 비명을 지르며 두 눈을 꼭 감은 채 배기훈의 옷깃을 꼭 움켜쥐었다.그러자 배기훈은 이내 강시원을 안정적으로 안았다. 강시원을 이렇게 놀리는 것이 배기훈에게는 아주 재미있는 일인 듯했다.“강시원 씨, 딴생각하지 마세요. 강시원 씨가 내 신부도 아닌데 내가 왜 강시원 씨를 안고 있겠어요? 휠체어가 문 앞에 있으니까 휠체어까지 안아다 주려고 그러는 거예요.”“그럼... 신게 좀 질게요.”부드러운 목소리로 몸을 살짝 떨며 말한 강시원은 더 이상 거부하지 않았다.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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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과일즙이 입안에서 터지자 달콤함이 온몸을 자극하는 듯했다.맛있는 과일을 먹으니 기분도 한결 나아졌다.배기훈은 강시원의 가냘픈 몸 전체를 감쌀 듯한 넓은 등을 굽히더니 그녀의 목 옆을 지나 손을 뻗어 귤 한 조각을 떼서 자기 입으로 가져갔다.멀지 않은 곳에 서서 그들을 바라보던 황근우는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마치 오랜 부부처럼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졌다.배기훈이 느긋한 얼굴로 귤을 씹으며 말했다.“오늘 오전에 누군가 경찰서에 가서 자수했어요. 자기가 유 변호사를 모함하고 함정에 빠뜨린 주범이라고요. 지금은 경찰에 구금됐어요. 아마 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넷에도 해당 기사가 퍼질 거예요. 유 변호사의 명예도 곧 회복될 거고요.”강시원은 순간 표정이 멍해졌다.“어떻게 갑자기...”“서정혁이에요.”배기훈이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서정혁, 지금까지도 강시원 씨의 행방을 전력으로 수색하고 있어요. 아마 강시원 씨가 납치된 일에 대해 속으로 죄책감을 많이 느끼는 모양이에요. 강시원 씨에게 보상하기 위해 강시원 씨와 친한 친구들을 도와주면 속으로 조금은 위로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겠죠.”“그 사람 때문이 아니었으면 선배도 그런 화를 당하지 않았을 거예요.”강시원은 눈빛이 얼음장처럼 차가웠다.“그 사람과 옆에 있는 친구가 선배를 얕보고 모욕한 거예요. 죄 없는 사람을 손바닥 안에서 갖고 놀았어요. 그 사람이 이렇게 한다고 해서 있었던 일이 없던 게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선배에게 손가락질하고 침을 뱉었어요. 평판이 실추되었고 피와 땀을 쏟아 설립한 법률 사무소도 하마터면 망할 뻔했어요. 이런 손실을 서정혁이 뭘로 메꿀 수 있겠어요? 그런 사람에게 절대 감사하지 않을 거예요. 용서할 수도 없고요.”까마귀 깃털 같은 긴 속눈썹을 살짝 내린 배기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바로 그때 간호사 두 명이 멀지 않은 곳에 서서 웃고 떠들며 이야기하고 있었다.“어머나, 네 그 머리핀 되게 예쁘네! 비취야?”“비취? 내게 돈이 어디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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