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Chapter 241 - Chapter 250

310 Chapters

제241화

바로 이때 불같이 급하게 달려온 유재윤이 마침 안으로 들어서다가 서정혁의 말을 듣고 말았다.생각지도 못하게 표정이 굳어진 유재윤은 이내 냉소를 흘렸다.‘서정혁, 겉치레만 번지르르한 찌찔이 인간아! 꼬박 5년 동안, 시원이를 그렇게 차갑게 대했으면서... 시원이 진심을 몇 번이고 저버렸으면서. 그런데 사람들 많으니까 좋은 남편 행세를 하고 있구나! 정말 구역질 나!’한편 늙은 얼굴이 확 빨개진 임성호는 황급히 변명을 늘어놓았다.“다 내 핏줄인데 어떻게 시원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어...”“서 대표님! 서장님께서 승인하셨습니다. 반드시 최선을 다해 대표님 사모님 찾는 것을 돕겠다고 하셨습니다.”황급히 돌아온 진선용은 말을 다 하기도 전에 휴대폰이 울렸다.전화를 받은 순간 표정이 싹 변하더니 서정혁을 응시했다.그러자 서정혁이 쉰 목소리로 급히 물었다.“시원이가 어디 있는지 확인되었나요?”진선용은 표정이 잔뜩 어두워졌다.“서 대표님, 동료한테서 방금 전화를 줬는데 오늘 밤 임안 사거리에서 완전히 폐차된 검은색 페라리 한 대가 발견되었다고 합니다.”‘검은색... 페라리?’온몸을 휘청한 유재윤은 이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다.“조사 결과, 페라리 소유주가 바로 사모님... 강시원 씨라고 합니다.”“뭐라고요?”순간 귓가에 윙 하는 소리가 난 서정혁은 관자놀이가 송곳에 찔린 듯 아팠다.“강시원 씨가... 아주 심한 교통사고를 당하신 것 같아요. 지금 생사를 알 수 없다고 합니다...”안 그래도 조마조마하던 한수현은 이 순간 심장이 바닥에 내려앉은 듯했다. 심지경도 깜짝 놀라 입을 반쯤 벌린 채 말을 잃었다.심지경은 확실히 강시원을 깔보며 싫어했다.하지만 그저 서정혁과 이혼하기를 바랐을 뿐 강시원에게 사고가 나길 바란 적은 한 번도 없었다.“생사를 알 수 없다니 무슨 뜻이냐고!”서정혁이 시뻘겋게 충혈된 눈을 부릅뜨고 진선용의 멱살을 확 잡아챘다.늘 어디서나 당당한 경시 재벌가 도련님이 지금 이성을 잃고 완전히 실성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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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우리 시원이 해친 놈이 저 안에 있는 건가요?”성수연은 어느새 눈시울이 시뻘겋게 충혈되었다.황근우가 성수연을 안내하며 앞으로 걸어갔다.“네, 안에 있습니다.”“시원이는... 그쪽 대표님이 구해주신 건가요?”“맞습니다.”“우리 시원이 생명의 은인이네요. 이 큰 은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네요!”성수연은 너무 감사한 마음에 주먹을 꽉 쥐고 인사했다. 귀엽기도 하면서 약간 재밌는 모습이었다.“시원이는 제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쪽 대표님께서 시원이 목숨을 구해주신 것은 곧 제 목숨을 구해주신 것과 같아요. 이 은혜 마음속 깊이 새기겠습니다. 나중에 대표님께서 도움이 필요하신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십시오.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일이라도 절대 마다하지 않겠습니다.”표정이 살짝 굳어졌던 황근우는 이내 웃으며 말했다.“그럴 것까지는 없습니다. 정말로 대표님께 보답하고 싶으시다면 오늘 밤 대표님을 만나러 오신 일과 강시원 씨의 근황을 당분간 서정혁과 심지경에게 비밀로 해주십시오. 강시원 씨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치료와 휴식입니다. 대표님께서는 상관없는 사람들이 강시원 씨 치료에 방해가 되는 것을 원치 않으십니다.”“알겠어요. 이해해요.”그윽하던 성수연의 잔뜩 어두워졌다.“그쪽 대표님께서 얘기하지 않으셨어도 그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을 거예요. 서정혁은 시원이 남편이 될 자격조차 없어요. 아니, 인간 자격조차 없어요!”감정이 북받쳐 오르자 성수연은 눈시울이 다시 촉촉해졌다.“시원이가 오늘 밤 죽을 뻔했는데 사고를 당했을 때... 서정혁은 어디 있었는데요? 싱글벙글 웃으며 임지민 그년과 팔짱을 끼고 개똥 같은 경매회에 참석하고 있었잖아요! 정말 겉만 번지르르한 짐승이 따로 없다니까요!”황근우는 끼어들지 않고 조용히 서서 성수연이 서정혁을 욕하는 것을 들었다.속으로는 왠지 모르게 통쾌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심장이 터질 듯 화가 난 성수연은 계속해서 분노를 쏟아냈다.“진짜 의심스럽다니까요? 서정혁이 진짜 인간이 맞는지! 행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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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마음껏 분풀이하세요. 기분 내키는 대로.”“목숨만 살려주십시오... 형님...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제가 알고 있는 건 다 말했습니다...”남자는 울부짖으며 살려달라고 빌었다. 너무 오래 거꾸로 매달려 있어서 머리가 돼지 대가리처럼 퉁퉁 부었다.성수연은 아름다운 눈에 잔혹한 빛이 스치더니 이내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러자 주먹에서 우두둑 소리가 났다.“죽여도 되나요?”배기훈이 여유로운 얼굴로 입꼬리를 올렸다.“시체는 저희가 알아서 처리할게요.”황근우는 저도 모르게 온몸을 세 번 떨었다.‘이건... 진짜 두목들이 따로 없잖아?’...이날 밤, 서정 그룹과 심현 그룹의 경호원들, 경찰들은 경시 전체를 뒤집어엎을 정도로 샅샅이 수색했다.서정혁은 할머니와 서도훈이 놀랄까 봐 모든 정보가 외부에 새어나가지 않도록 완전히 차단했다. 하지만 날이 밝을 때까지 여전히 강시원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임성호는 아내 박영주가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그녀와 함께 먼저 돌아갔다. 임지민은 너무 졸려서 눈꺼풀이 천근만근이었지만 여전히 서정혁 곁을 지켰다.강시원과는 그래도 자매 사이였기에 이런 때라도 언니를 걱정하는 태도를 보여 서정혁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기고 싶었다.그리고 여기에 있어야만 서정혁과 경찰의 수사 상황을 제때 확인할 수 있었다. 만약 강시원 실종에 대한 단서가 발견되면 바로 기회를 틈타 대처할 생각이었다.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 사건에 자신까지 엮였다는 건 들키고 싶지 않았다.서정혁은 경찰서 휴게실 창가에 서서 끊임없이 담배를 피웠다. 담배 연기가 눈 아래 턱밑까지 내려온 타크써클과 함께 우울하고 초라한 얼굴을 가렸다.임지민이 물컵을 들고 다가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오빠, 여기 꽤 오래 서 있는 거 알아...? 물 좀 마시고 좀 쉬어.”눈빛이 잔뜩 어두운 서정혁은 담배가 타서 손가락이 뜨거운 것도 몰랐다.“괜찮아.”“이렇게 마음 졸이며 기다리기만 하면 뭐가 해결돼? 몸만 상하게 될 거야...”한마디 한 임지민은 손을 내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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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잘생긴 서정혁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굳어졌다.원한을 가진 자가 없을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아버지가 병환으로 식물인간이 된 이후 당시 내우외환이었던 서정 그룹을 얼른 물려받아야 했다.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 서정혁은 지난 5년간 있는 힘껏 과감하게 혁신하고 많은 사람들을 해고했다. 강탈을 일삼는 사업 방식으로 많은 사람들의 원한까지 샀다.이것이 바로 서정혁이 결혼 후 강시원에게 냉랭하게 냉대를 한 이유이기도 했다. 원래부터 감정이 없는 결혼이었고 게다가 회사를 지키기 위해 거의 자신을 불태울 정도로 애쓰느라 부부 관계를 유지할 여력이 전혀 남지 않았다.한때 강시원 스스로 어려움을 알고 먼저 이혼을 요구하길 바랐다. 자신이 나쁜 사람이 되지 않도록...하지만 막상 강시원이 이혼을 요구했을 때 서정혁은 극도로 화가 나고 억울했으며 답답한 마음까지 들면서 그녀를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이혼하자마자 강시원이 바로 유재윤의 아내, 배기훈의 아내가 될 것이라는 생각만 하면 목구멍에 가시가 걸린 듯 숨조차 쉬어지지 않았다.“원한을 가진 자는 있습니다만 외부에 저와 강시원 관계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정신을 차린 서정혁은 답답하고 탁한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 이성을 잃었을 때는 반말까지 했지만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진선용에게 존칭을 썼다.“저도 혹시나 이런 상황이 생길까 봐 사람들 앞에 제 아내를 드러내지 않은 것입니다.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에 제 아내를 최대한 보호해야 했으니까요.”임지민은 소파 가죽을 찢을 듯 손에 힘을 줬다.‘결혼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가 원한을 가진 자들이 혹시라도 강시원에게 복수할까 봐 그런 거였다고? 그렇다면 지난 5년간 나를 데리고 사람들 앞에 나서고 함께 다닌 것은 뭐야? 나를 미끼로 삼은 거야? 다른 사람들이 나를 노릴 수도 있다는 건 전혀 생각하지 않은 거야?“외부에서 대표님과 사모님의 결혼 사실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하셨죠? 그럼 수색 범위가 확 줄어드는군요!”진선용은 뭔가 희망이 생긴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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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조금 전 임지민이 실수로 강시원이 죽었다고 말한 바람에 경찰이 벌써 냄새를 맡고 의심하기 시작했는지도 몰랐다.“진 경관님, 지민이 의심할 필요 없습니다. 어젯밤 내내 저와 함께 베이럴 경매회에 참석했습니다.”서정혁은 아주 단호하게 임지민을 감싸며 말했다. 임지민에 대한 무조건적인 편애와 신뢰였다.“비록 지민이와 제 와이프가 배다른 자매 사이긴 하지만 지민이는 제 아내를 해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이건 제가 보증할 수 있습니다. 이 일은 지민이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임지민이 콜록콜록 기침을 몇 번 하자 창백했던 볼에 약간 핏기가 돌았다.“오빠... 믿어줘서 고마워요.”진선용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두 분이 줄곧 같이 계셨다면 더 물어볼 필요 없겠네요. 범인이 사모님을 납치한 이유가 복수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공갈 협박을 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습니다.”서정혁은 눈빛이 어두워졌다.“공갈 협박이요?”“오랫동안 사건을 처리해 온 경험으로 볼 때 이런 유형의 납치는 80퍼센트 이상이 공갈 협박을 동반하며 고액의 몸값을 요구합니다. 게다가 대표님의 신분이 워낙 특수하시니 이럴 가능성이 더욱 크고요.”임지민은 눈에 음험한 기색이 스쳤다.‘그렇다면 강시원 그년이 아직까지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잖아!’시간을 끌면 끌수록 경찰이 더 많은 단서를 확인할지도 모른다.바로 그때 또 다른 경찰관 한 명이 황급히 달려왔다.“진 팀장님, 사모님의 통화 기록이 나왔습니다. 어젯밤 9시 정각에 서씨 가문 사모님께서 확실히 서 대표님께 전화를 한 통 걸었습니다. 통화연결 시간은 십여 초 정도였으나 서 대표님께서 끊으신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전화가 걸려 온 위치는 북교 역리 인쇄공장 근처입니다.”충격을 받은 서정혁은 눈이 휘둥그레졌다.들썩이던 가슴은 순간적으로 뼛속까지 얼어붙은 듯 온몸이 차갑게 굳어지는 것 같았다.진선용이 무거운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내 추측이 맞아. 아마 그때 납치범에게 이미 통제당한 것 같아. 범인이 사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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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비서는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성수연이 어디 여자입니까... 그냥 아테나 신이지, 안 그래요? 이길 수가 없어요. 진짜 못 이겨요...’화가 난 심지경은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들어 성수연에게 전화를 걸었다.아니나 다를까 휴대폰은 예상대로 꺼져 있었다.“성수... 아이 씨발!”한바탕 포효한 심지경은 밤을 새운 탓에 눈이 피가 날 정도로 시뻘게졌다.남의 집 아내를 찾아주려고 애쓰다가 자기 여자가 집에서 나간 것은 모르고 있었다.김호진이 황급히 위로했다.“대표님, 좋은 쪽으로 생각하세요. 성수연 씨가 적어도 납치가 된 게 아니라 스스로 나간 것이니...”“찾아!”심지경은 음산한 목소리로 내뱉었다.“찾지 못하면 너희들 오른팔도 부러뜨려 버릴 테니.”...이틀 내내 성수연은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강시원의 병상 곁을 지켰다.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잠도 자지 않았다.강철처럼 강한 소녀였지만 매일 눈물로 세수하듯 많이 울어 눈이 빨갛게 부어 거의 뜰 수 없을 지경이었다.사흘째 되는 날, 배기훈은 성수연이 지쳐서 몸이라도 상할까 봐 황근우를 시켜 억지로 휴게실로 끌고 가 쉬게 했다.깊고 적막한 밤, 병실 안에 달빛이 쏟아졌다. 밤바람이 나무를 스치자 병실 안에 비친 그림자가 흔들렸다.배기훈은 강시원의 침대 곁을 지키며 아들과 영상 통화를 했다.“아빠, 시원 이모는 좀 어때요? 너무 걱정돼요.”배기훈이 담담하게 웃었다.“많이 좋아졌어. 곧 퇴원할 수 있을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배다울이 카메라에 얼굴을 가까이 댔다.“아빠, 눈이 엄청 빨개요. 이모 걱정에 잠을 잘못 잤어요?”잠시 멈칫한 배기훈은 무심한 얼굴로 대답했다.“조명 때문에 그래. 네가 잘못 본 거야.”“아빠, 나 이모 좀 볼 수 있을까요? 너무 보고 싶어요...”배다울도 마음이 아픈지 눈시울이 붉어졌다.가끔 인간의 본성이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전혀 혈연관계가 없는데 이렇게 사랑하고 의지할 수 있다니...강시원은 안색이 창백해 아주 허약해 보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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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순간, 배기훈은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하얗고 빳빳한 셔츠가 선혈로 새빨갛게 물들었다.“강시원 씨... 아픈 데 얘기해 봐요!”배기훈은 강시원의 들썩이는 몸을 부축한 뒤 다른 손으로 머리맡에 있는 의사 호출 벨을 눌렀다.이내 두 명의 의료진을 이끌고 도착한 신우민은 배기훈을 문밖으로 밀어낸 뒤 강시원에게 응급처치를 해줬다.“대표님! 대, 대표님 괜찮으세요?”황급히 달려온 황근우는 온몸에 피를 뒤집어쓴 배기훈의 모습에 간이 떨어질 뻔했다.“내 피 아니야.”두 손이 허공에 멈춘 배기훈은 굳게 닫힌 문을 응시하며 어쩔 줄 몰라 당황했다.마찬가지로 동공 지진이 일어난 황근우는 연신 위로의 말을 건넸다.“대표님, 걱정 마세요. 강시원 씨는 착한 사람이에요. 착한 사람은 하늘도 돕는 법이라고 했어요. 절대 별일 없을 겁니다.”배기훈의 깊고 어두운 눈에는 어두운 불길이 꿈틀거리는 듯했다. 이내 바싹 마른 입술을 떼며 쉰 듯 탁한 목소리로 물었다.“배후에 있는 사람 알아냈어?”“그 망할 놈이 말하길 그 사람과는 모두 전화로 연락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얼굴을 본 적이 없대요. 하지만 거래 기록을 조사해 보니 그쪽에서 송금한 곳이 오성이었습니다.”배기훈은 눈빛이 음산하고 섬뜩해졌다.“휴대폰 통화 기록은 조사했어?”“조사했습니다. 전화를 건 위치도 오성이었어요. 최종 위치를 추적해 보니 오성의 가장 큰 카지노 인근이었습니다.”“당일 카지노에 출입한 모든 손님 명단을 확인할 수 있어?”“그건... 아마 어려울 것 같습니다. 카지노는 완전히 개방된 곳이라 매일 관광객이 끊이지 않고 게다가 우리가 함부로 힘을 쓸 수 있는 곳도 아닙니다. 너무 깊이 관여했다간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황근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병실 문이 열리더니 신우민이 한숨을 내쉬며 나와서 이마의 땀을 닦았다.“어떻게 됐어?”배기훈이 곧바로 다가갔다.“괜찮아, 괜찮아... 약물 배척 반응이었어. 피를 토했으니 아무 일 없을 거야.”신우민이 분노를 참지 못하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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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강시원은 핏기 없는 입술을 살짝 달싹였다.역시 아이가 있는 아빠라 보통 남자들보다 더 세심하고 배려심이 깊었다.서정혁에게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행동들이었다.“그 나쁜 놈은... 법의 심판을 받았나요?”눈시울이 붉어진 강시원은 숨 쉬는 것도 조금 힘들어 보였다.복숭아꽃 같은 눈부신 배기훈의 눈동자도 너무 깊어 헤아리기 어려웠다.“그건 제가 알아서 할 테니 강시원 씨는 신경 쓰지 마세요.”사실... 배기훈은 범인을 법의 심판대에 넘기지 않았다.그날 밤 심문을 마친 후 성수연이 그 망할 잡종을 마구 때려서 갈비뼈 여덟 대가 부러졌다.양같이 순해 보이는 성수연이었지만 주먹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독했다.거기에 배기훈이 몇 대 더 때려서 남자의 손발 힘줄을 끊어버렸다. 앞으로 범죄자는 불구자가 될 것이다.“강시원 씨도 알겠지만 그 납치범은 그저 남의 손에 놀아난 졸개에 불과해요. 진짜 범인은 따로 있어요.”강시원을 응시하는 배기훈은 눈빛이 칼날처럼 날카로웠다.“강시원 씨, 지금 많이 지쳤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기억을 최대한 되살려서 납치당하던 과정에 배후 인물에 대해 들은 게 없는지 생각해 주세요. 아주 사소한 거라도 괜찮으니 생각나는 건 전부 알려주세요.”강시원은 두 눈을 꼭 감았다. 머릿속에 구타당하고 모욕당하는 끔찍한 장면들이 스쳐 지나가더니 온몸이 경련하듯 떨리며 호흡이 점점 더 가빠졌다.“그 사람... 서정혁을 꽤 잘 아는 것 같았어요. 나와 서정혁이... 부부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배기훈은 눈빛이 잔뜩 어두워졌다.“더 있나요?”“그... 그 사람 목소리가 귀에 익었어요...”최대한 그때의 일을 기억해 내기 위해 애쓴 강시원은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그러다가 갑자기 눈을 번쩍 뜨더니 물에 빠진 사람처럼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맞... 맞아요! 그 사람이에요!”배기훈이 바로 물었다.“누구죠?”“오... 대호...!”배기훈은 순간 눈을 가늘게 떴다. 배기훈 또한 이 사람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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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사흘 내내 강시원은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경찰은 여전히 전력을 다해 수색 중이었다. 하지만 하늘을 찌를 듯한 서정 그룹의 영향력으로도 서씨 가문 사모님의 행방을 찾아내지 못했다.사실은 그들의 조사 방향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그들은 줄곧 강시원이 아직 범인의 손에 통제당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진작 구조되어 경시 종합병원 VIP 병실에서 몸조리 중인 줄은 몰랐다.배기훈이 신우민을 시켜 강시원의 병력을 위조했기에 서정혁이 병원을 조사하더라도 자기 와이프가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사실 서정혁이 강시원의 신분을 대외적으로 공개하고 사람들의 제보를 받기로 했다면 강시원의 행방을 쉽게 알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여러 날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모든 걸 비밀로 하고 강시원이 자신의 아내라는 사실을 공개하려 하지 않았다.한수현은 회의실 입구에 서서 회사 재무 상황을 듣고 있는 서정혁의 어두운 얼굴을 보자 속에 열불이 나는 것 같았다.‘왜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사모님과의 관계를 공개하려 하지 않는 것일까? 설마 대표님 눈에는 임지민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임지민의 명예가 사모님의 목숨보다 더 중요한 걸까?’회의가 끝난 뒤 임원들이 떠난 회의실에 서정혁만이 굳어버린 듯 자리에 앉아 있었다. 큰 손으로 휴대폰을 꽉 움켜쥐고 있어 손바닥에 땀이 흥건했으며 손가락 뼈마디도 하얗게 질렸다.사흘이 지났지만 두통은 온몸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듯 일분일초마다 서정혁을 괴롭혔다.온몸은 담배 냄새에 절인 듯 걸어 다니는 니코틴처럼 침울하면서도 쓴 기운을 풍겼다.“대표님, 오후에 해외 손님 접견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사무실에 가셔서 잠시 휴식하십시오. 매일 이렇게 잠을 안 주무시면 몸이 버티지 못합니다.”한수현이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밤샘으로 입안까지 씁쓸해진 서정혁은 손가락으로 시큰거리는 관자놀이를 눌렀다.“사흘이 지났는데 범인은 왜 아직도 전화를 안 한 걸까?”“진 경관님도 전력을 다해 사모님 행방 추적 중입니다. 경찰을 믿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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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서도훈은 말하면 말할수록 화가 났다.“지민 이모가 나랑 안 놀아줬으면 나 진작 우울증에 걸렸을 거야!”통화를 마친 서정혁은 점점 더 머리가 지끈거렸다.마음속에 화가 불타오를 듯 치밀어 정말 답답했지만 강시원이 사고를 당한 일을 아이에게 알릴 수는 없었다.서도훈은 보기에는 강해 보이지만 마음은 유리구슬보다 더 나약하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 세상에 사실 엄마를 사랑하지 않는 아이가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서도훈이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천식이 재발하여 몸이 상할까 봐 두려워 일단은 숨겨야 했다.아이가 하루라도 더 늦게 알기를 바랐다.아들의 전화를 끊자마자 곧바로 박해순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답답한 듯 한숨을 내쉰 서정혁은 넥타이를 잡아당기며 아무 일 없는 척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할머니.”박해순이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정혁아, 오늘 밤에 시원이랑 도훈이 데리고 본가에 와서 저녁 먹어.”서정혁의 안색이 잔뜩 어두워졌다.“네 엄마가 요즘 불공드리러 절에 간다고 해서 부르지 않았어. 나는 고기를 먹어야 힘이 나거든. 유정이도 온다고 하니까 이참에 같이 보자. 우리 두 증손자를 못 본 지도 꽤 된 것 같아. 아이들이 보고 싶구나.”서정혁은 도저히 거절할 수 없어 마지못해 승낙했다.“알겠습니다. 저녁에 가겠습니다.”...병원.“흑흑... 시원아! 너 때문에 나 진짜 깜짝 놀랐잖아!”성수연이 강시원을 껴안고 통곡하며 울었다.“네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나도 너를 따라갈 거야! 같은 날에 태어나지 못한 건 어쩔 수 없다지만 같은 날 죽는 건 결정할 수 있으니까...”“그만해.”강시원이 성수연의 입을 막더니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내가 정말 죽으면... 같이 죽어줄 필요는 없고 인공지능 학술 자료랑 컴퓨터도 좀 태워서 보내줘... 그러면 내가 구천에서도 웃을 수 있을 것 같아.”성수연이 화가 잔뜩 난 척하며 말했다.“뭐? 네 마음속에 나보다 컴퓨터가 더 중요하구나!”강시원은 피식 웃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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