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Chapter 531 - Chapter 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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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1화

“하지만 조건이 있다. 반드시 영원 테크를 흑자로 전환시켜야 해.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상무이사는커녕 그룹의 핵심 사업은 생각도 하지 마. 네 무모한 투자에 대한 대가가 어떤지 똑똑히 알도록 말이야.”“알겠습니다. 그럼 약속한 겁니다.”거래가 성사된 후, 배기훈은 그들 부자가 아직 할 얘기가 있을 것이고 배강수가 자신을 그다지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기에 적당한 핑계를 대고 서재를 나왔다.하지만 바로 떠나지 않았다.대신 복도 어두운 구석에 서서 마음속의 원한과 증오를 조금씩 삭였다. 마치 피 묻은 유리 조각을 삼키듯 천천히 삼켜버렸다.그러나 증오가 오장육부를 얼마나 아프게 베어오는지는 오직 자신만이 알 뿐이었다.서재에 남은 배명욱은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아버지, 어떻게 저 녀석의 요구를 들어주실 수가 있어요? 수년간 잠적했다가 갑자기 회사에 나타난 목적을 정말 모르시겠어요? 입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만 사실은 제 권력을 나누려는 게 분명해요. 나중에는 아빠의 주식까지 빼앗으려 할지도 몰라요!”“고작 상무이사 하나 가지고 왜 그리 호들갑이야. 주식도 없고 이사회에도 들어가지 않았는데 뭘 그렇게 겁을 먹어?”배강수는 애석한 표정으로 배명욱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쟤는 경시에서도 회사 내에도 아무런 기반이 없어. 주식만 손에 쥐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으키지 못해. 그런데 뭘 그렇게 무서워하는 거냐? 게다가 솔직히 말해서 능력은 뛰어난 아이야. 아까 살짝 떠보니 바로 알겠더라. 이런 녀석은, 다른 데 두는 것보다 우리 곁에 두는 것이 나아. 회사 내부를 감시도 할 수도 있고 내가 따로 불러다 쓸 수도 있으니 나한테는 일석이조지.”배명욱이 비웃음을 터뜨렸다.“능력이요? 흥, 진짜 능력이 있었다면 영원 테크에 투자하지 않았겠죠.”“너도 영원 테크에 투자하려고 했잖아?”“그건...”배강수는 여자에 눈이 먼 아들의 속내를 꿰뚫어 보며 엄하게 경고했다.“명욱아, 밖에서 여자들을 만나는 건 상관 안 해. 슈퍼모델이든 무명 연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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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2화

배기훈은 마치 온몸에서 서늘한 기운을 내뿜는 빙산처럼, 배명욱이 아무리 힘을 써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살짝 놀란 배명욱은 표정이 잠시 굳어졌다.눈앞의 이 남자는 더 이상 어릴 적 자신에게 괴롭힘과 모욕을 당하던 겁많은 꼬마가 아니었다. 이제 매우 강해진 데다 속도 깊으며 온몸에서 위험한 기운을 내뿜었다. 손대기 어려운 적이 되어버린 것이다.“형님 생각은 알겠지만 곧 크게 실망하실 겁니다.”배기훈이 갑자기 손을 확 밀쳐내자 배명욱은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다.“형님이 아버지 아들이라면 저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법에 따라, 저와 형님, 그리고 어머니 모두 상속자 1순위에 속하고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는 형님 몫도 있을 뿐만 아니라 저와 제 어머니 몫이 있습니다.”배명욱은 화가 나서 입에 거품을 물 지경이었다.한효선과 배기훈 모자는 배씨 가문의 기생충이자 재앙이었다.배기훈이 배명욱의 곁을 지나가려는 순간, 그의 음흉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그날 밤, 강시원을 구한 사람, 너지?”배기훈의 시선이 한층 무거워졌다.“구한 사람?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는데?”“그날 밤, 만찬이 열린 호텔에서 내 비서가 네 비서와 마주쳤어. 그때 네 비서가 안고 있던 사람은 강 대표의 그 여비서였지.”배명욱이 서늘한 눈빛으로 당당하게 서 있는 배기훈의 뒷모습을 흘낏 보며 말했다.“너와 네 비서,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잖아. 네 비서가 거기 나타났으니 너도 그곳에 있었겠지. 하지만 그날 밤 참석자 명단에는 네 이름이 없었어. 그런데 네가 왜 갑자기 그 호텔에 나타났을까?”배기훈이 주먹을 꽉 움켜쥐자 연푸른 핏줄이 팔뚝에 드러났다. 그 속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응축되어 있었다.“막내야, 내가 강시원 씨에게 상당히 관심이 있다는 걸 너도 알아챘을 거야. 분명히 말해두는데 나, 강시원 씨에게 첫눈에 반했어. 여태껏 이토록 내 마음에 쏙 드는 여자는 처음이야. 그래서 강시원 씨와의 만남, 아주 소중히 여기고 있어.”배명욱이 한숨을 쉬었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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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3화

익숙한 목소리가 강시원의 귀에 들렸다. 이어 무거운 체구가 흔들리며 그녀 쪽으로 쓰러진 탓에 하마터면 숨이 막힐 뻔했다.“누구... 서정혁?!”전기에 감전된 서정혁은 이미 온몸에 힘이 빠져 의식이 흐릿한 상태로 그녀의 부드러운 몸에 매달렸다. 그 탓에 강시원은 점점 더 숨이 막혔다.“서정혁... 정신 차려! 숨 막혀!”강시원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힘을 줘 서정혁을 밀어냈지만 남자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그때 목 부근에 습한 열기가 느껴지더니 귓가에 남자의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서정혁, 일어나... 윽!”놀라 어깨를 움츠린 강시원은 목에서 시작한 통증이 순식간에 사지로 퍼져 나갔다.서정혁이 갑자기 그녀의 목을 세게 물어버린 것이다.도대체 자기 아내를 얼마나 싫어하길래,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물리적으로 이렇게 센 공격을 퍼붓냐 말이다.“강시원...”서정혁이 흐릿한 눈빛으로 중얼거렸다.남자를 붙잡고 있기 힘들어진 강시원은 서정혁의 몸이 점점 아래로 처지는 것을 보며 물었다.“뭐라고?”“시원아... 시원아...”거친 숨을 내쉬던 서정혁은 갑자기 어조가 따뜻하고 부드러워지더니 애틋하면서도 집착하듯이 말했다.“떠나지 마... 돌아와... 줄래...?”남자의 헛소리를 들은 강시원은 마음이 설레기보다는 오히려 깜짝 놀라 심장이 조여 들었다.“서정혁, 정신이 나갔어? 아니면 가짜 술이라도 마신 거야? 정신 차려 봐!”‘시원아'라고 부르는 것도 충분히 무서운데 떠나지 말라고 하다니...강시원은 이 개 같은 남자가 자신을 임지민으로 착각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말을 마친 서정혁은 완전히 의식을 잃었다.강시원은 어쩔 수 없이 죽은 개를 끌듯 서정혁을 집 안으로 끌고 들어간 뒤 있는 힘을 다해 간신히 소파에 옮겨놓았다.모든 걸 마치고 나니 거의 탈진할 지경이었다. 이마에는 땀이 물 흐르듯 흘렀고 손은 멈출 수 없을 정도로 떨렸다. 잠시 진정한 후에야 휴대폰을 들어 한수현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사모님!”한수현의 목소리에는 놀라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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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4화

밤에 연안 빌리지로 돌아오면 서정혁은 완전히 탈진하여 정장도 벗지 못한 채 침대에 쓰러져 그대로 기절하곤 했다.그럴 때마다 강시원은 오늘처럼 한 걸음도 떨어지지 않고 서정혁의 곁을 지켜주며 옷을 갈아입혀 주고 약을 먹여주며 세심하게 보살폈다. 서정혁과 관련된 일이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정성을 다했다.그때 강시원은 옷도 제대로 갈아입지 못한 채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그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서정혁에 대한 사랑이었다. 이 남자를 미친 듯이 사랑하지 않았다면 진작 무너졌을 것이다.30분이 지나고 1시간이 지나도... 한수현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얼마나 기다렸을까, 하루 종일 바빴던 강시원은 마침내 견디지 못하고 소파에 엎드려 잠들었다.바로 그때 의식 불명 상태였던 서정혁이 서서히 깨어났다. 온몸과 말초신경까지 마비된 상태라 한참이나 진정한 후에야 겨우 소파에서 일어났다.봉황 같은 눈으로 주위를 한 번 둘러본 서정혁은 이내 자신의 곁에서 깊이 잠든 강시원을 발견했다. 죽은 듯이 잠들어 있는 강시원은 연분홍 입술에 침이 살짝 흘러내렸다.평소 잠버릇이 없는 강시원이었지만 오늘 꾸밈없는 모습이 오히려 진실되고 생생해 보였다.플로어 램프의 어둑하고 부드러운 불빛이 강시원의 하얀 얼굴, 살짝 떨리는 속눈썹, 고르고 긴 호흡, 통통하고 귀여운 입술 위에 비쳤다... 지금 보니 한 곳 한 곳 너무 아름다웠다.지난 5년 동안 서정혁은 자신이 이걸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에 한탄했다.이런 풍경을 매일 보면서도 보지 못한 척하다니...고요한 호흡에 맞춰 강시원의 얇은 어깨가 가볍게 오르내리자 서정혁은 자신의 심장 한쪽이 순간적으로 무너져 내리는 것을 느꼈다.“강시원, 너 참 독하네. 내가 감전돼서 죽으면 넌 과부가 되는 거야. 알아?”서정혁이 강시원 앞에 서자 그의 큰 키에 강시원의 하얀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천천히 허리를 숙여 소파 팔걸이에 팔을 짚었다.남자가 목젖을 꿀꺽 움직였다.전기충격기에 맞아 정신이 혼미해진 탓인지, 이 순간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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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5화

서정혁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이제 와서 자세히 되새겨보니 그들이 동침한 다음 날 아침은 강시원이 항상 이 서정혁보다 먼저 깨어 있었다. 서정혁이 충분히 자고 일어났을 때 강시원은 이미 가볍게 화장을 하고 단정하게 옷도 입고 있었으며 머리맡에는 따뜻한 커피까지 갖다 놓은 상태였다. 서정혁이 입을 정장도 이미 반듯하게 다려놓았다.5년 동안, 강시원의 부지런하고 단정한 모습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었다.이렇게 한 이유는 단지 결혼 전에 서정혁이 무심코 한 말 때문이었다.“서씨 가문의 안주인이 되었으니 서씨 가문의 사모님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해. 그리고 나는 결혼 후에 단정하지 못하고 몸 관리를 못 하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아.”마음에 두지 않고 한 말이었기에 서정혁은 오래전에 잊어버렸다.하지만 강시원은 그 말을 좌우명처럼 여기며 5년 내내 서씨 가문 안주인으로서의 규칙과 예절을 지켜왔다.서정혁의 봉황 같은 눈에 어두운 빛이 감돌았다. 머릿속에는 복잡한 생각들이 가득 얽혔다. 그때 강시원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왜 몰래 내가 사는 집까지 따라온 거야?”숨을 깊이 들이마신 서정혁은 눈빛이 차가운 소용돌이처럼 깊어졌다.“그날, 만찬이 열린 크라운 호텔에서 배명욱과 무슨 일 있었지?”머리 위에서 울려 퍼지는 차가운 한마디에 강시원은 순간 찬물을 끼얹은 듯했다.“여기까지 온 이유가 고작 그걸 묻기 위해서야?”강시원은 어이가 갑자기 웃음이 났다. 이 남자는 정말 수십 년이 지나도 한결같이 쓰레기였다. 쓰레기 중의 쓰레기, 구제 불능이었다.“그걸 왜 나한테 묻는데? 어차피 당신 마음속에는 이미 답이 있잖아. 당신이 생각한 대로라면 대답이 되려나?”“강시원!”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서정혁은 분노의 불길이 순식간에 목구멍으로 타올랐다. 이내 사나운 목소리가 우레처럼 터져 나왔다.“그까짓 몇 푼 안 되는 투자 때문에 배명욱에게 접근한 거야? 그래서 한 방에 있었던 거야? 넌 부끄러움도 몰라? 그렇게 생각이 없어? 그 녀석과 엮인 여자 중에 깨끗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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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하... 그러니까 나더러 서 대표랑 미래의 서 대표 사모님에게 감사해야 한다는 거야?”가슴이 답답해진 강시원은 정말로 토할 것 같았다.자극적인 강시원의 말에 서정혁은 가슴이 크게 일렁였다.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화가 났다.“미래 사모님? 내 아내가 누군데, 몰라서 물어? 강시원, 너 정말 병원에 좀 가봐. 왜 아무 이유 없이 생사람을 잡아? 함부로 물어뜯는 게 특기야? 정신병이라도 걸린 거 아니야?”이 남자의 눈에 임지민은 언제나 하늘 위에 떠 있는 밝은 태양 같은 존재였다.반면 강시원은 그냥 미친년, 미치광이, 정신병자일 뿐이었다.“서정혁, 지금 내가 미친 여자가 아닌 거에 감사하게 될 거야.”눈시울이 붉게 충혈된 강시원은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내가 제정신이 아니었으면 당장 당신을 칼로 찔러 죽이고 뼈마디까지 다 갈아서 하수구로 흘려보냈을 거야. 찌꺼기도 남기지 않았을 거라고!”서정혁은 눈을 부릅뜬 채 강시원을 노려보았다.“강시원!”‘정말 독하네, 남편한테 일말의 체면도 안 세워주고 말이야...’도대체 자신이 뭘 잘못했기에 강시원이 이러는지 정말 이해가 안 갔다. 자기 목숨을 구해준 은인에게 잘해주는 게 뭐가 어때서? 그게 당연한 거 아닌가? 그런데 강시원은 왜 입장 바꿔 생각해 보지 않는 걸까?이것 때문에 아내가 자신을 죽이겠다는 말까지 하다니...“당신이 우리 엄마가 생전에 연구한 특허를 인수한 이유가 적어도 장모님을 위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어. 내 감정을 조금이라도 배려했다고 생각했다고. 영원 테크가 경영 부진으로 곤경에 빠졌을 때 당신이 이른바 부부의 정을 생각해서 영원 테크를 도와주려고 한 거라고 말이야.”강시원은 숨을 깊게 들이쉬며 북받쳐 오를 듯한 감정을 간신히 억눌렀다.“그런데 이제 와서 보니 내가 너무 순진했어. 당신은 그저 자신한테 그럴싸한 핑계를 만들어서 우리 강씨 가문을 모욕하려고 했을 뿐이야.”서정혁은 충혈된 강시원의 눈을 뚫어지게 응시했다. 맑은 동공에 무너질 듯한 기색이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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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7화

서정혁은 강시원의 빈정대는 어조가 너무 듣기 싫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남이 모르게 하려면 애초에 하지 말았어야지. 네가 그때 자중하고 조심했더라면 남들도 뒤에서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 거야. 근데 이제 와서 그걸 캐묻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데?”옆에서 듣고 있던 한수현은 화가 나 주먹을 꽉 쥐었다. 정말 자신의 대표님에게 주먹을 날리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말 한마디도 이렇게 상처를 주는 대표님을 사모님이 5년이나 참아 온 것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다.괴롭히고 억누르고 멸시하는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임지민이 알려준 거야?”강시원은 서정혁의 헛소리를 무시한 채 직설적으로 물었다.잘생긴 얼굴을 찡그린 서정혁은 이유 모를 초조함과 불쾌함에 강시원을 흘끗 보며 물었다.“하고 싶은 얘기가 뭔데?”역시나, 이 남자는 자기가 아끼는 여자 얘기만 나오면 긴장하는 것 같았다. 강시원은 물결 하나 없는 고요한 마음으로 조롱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임지민 얘기만 나오면 왜 그렇게 예민하게 굴어? 인정하는 게 무서워?”서정혁은 강시원의 헛소리가 더욱 터무니없다고 생각하며 짜증 섞인 어조로 말했다.“지민이 알려준 거라면 뭐?”강시원의 아름다운 눈동자가 어둡게 가라앉았다.“지민이가 얘기를 해줘서 오히려 고마워. 알려줬으니 그나마 마음의 준비라도 할 수 있었어. 그러지 않았다면 네가 얼마나 더 터무니없이 행동했을지, 또 어떤 돌이킬 수 없는 큰 실수를 저질렀을지 몰랐을 테니까!”“어젯밤, 사람 시켜 나를 감시한 게 당신이 아니라 임지민이라는 거네?”강시원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팔짱을 꼈다.“정말 좋은 여동생이 아니랄까 봐, 남편인 당신보다 나를 더 철저히 감시하네. 임지민은 사람을 붙여서 나를 따라다녔으면서도 내가 배명욱과 방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도 현장에서 제지하지도 않았어. 바로 당신한테 알리지도 않았고. 오히려 나중에야 이 사실을 알렸어. 본인은 나를 도와줄 생각을 하지도 않았으면서 당신이 나한테 와서 따지길 바라. 그럼 임지민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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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화

이 말을 듣자 서정혁은 가슴이 답답해졌다. 마치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무언가가 사라진 것처럼, 모든 게 불편하고 문제가 생긴 것 같았다. 다만 서정혁 자신만 마주하기 싫어서 버티고 있을 뿐이었다.강시원이 떠난 후, 서정혁과 아들의 생활은 엉망이 되었다.이 집사가 참지 못하고 불평을 했다.“그런데 임지민 씨는 입에 발린 말로 작은 도련님을 걱정한다고 하면서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작은 도련님의 비위가 좋지 않다는 걸 어떻게 모를 수 있을까요? 작은 도련님이 뭐든 함부로 하게 내버려 두다니, 이런 과잉보호는 작은 도련님을 해치는 거예요!”한수현이 남자의 뒤에 서서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서정혁은 손을 들어 넥타이를 세게 잡아당기며 본능적으로 임지민을 변호했다.“됐어, 지민이는 그냥 몰랐을 뿐이야. 다음엔 그런 실수 다시 안 할 거야.”이 집사는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아 중얼거렸다.“세심하지도 않고 아이를 키워본 적도 없으면서 굳이 나서서 작은 도련님을 돌보겠다고 해놓고는 결국 엉망으로 만드니 정말 도움은 안 되고 방해만...”서정혁이 엄한 목소리로 끊어 말했다.“이 집사, 이 집사가 우리 아버지 때부터 서씨 가문에서 일했다고 해서 내가 이 집사 모든 언행을 묵인해 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 한 번 더, 그런 말이 내 귀에 들어오면 이 집사가 알아서 그만둬.”이 집사는 감히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한 채 답답한 마음을 안고 자리를 떴다.아이 방으로 간 서정혁은 아들이 깊이 잠든 것을 보고 한참을 말없이 앉아 있다가 일어나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대표님, 이 집사의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임지민 씨는 작은 도련님을 너무 오냐오냐 키우고 있습니다. 그건 아이를 해치는 일이에요.”한수현이 이 집사의 편을 들었다.소파에 털썩 주저앉은 서정혁은 긴 다리를 벌리고 지친 듯 손으로 미간을 짚었다.“그럼 네가 말해 봐. 강시원과 배명욱 사이에 정말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아니면 내가 너무 생각이 많았던 걸까? 오늘 밤 그 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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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9화

한수현이 남자의 표정을 살피며 입을 열었다.“저희가 더 조사하지 않았다면 대표님께서 정말로... 사모님을 오해하실 뻔했어요.”“수현아, 네 말은 지민이가 나를 유도해서... 배명욱과 강시원의 불륜 현장을 잡으려고 했다는 거냐?”서정혁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그런데 지민이는... 어떻게 강시원과 배명욱이 분명 무슨 일이 있었다고 확신하고 있었던 걸까?”“그게... 제 생각에는 대표님께서 직접 깊이 조사하시거나 임지민 씨에게 직접 물어보시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한수현은 바로 방을 나갔다.서정혁은 혼자 서재에서 얼마나 오래 망연자실하게 앉아 있었는지도 모른다. 자리에서 일어날 때 뼈에서 삐걱거리는 소리도 났다. 몸을 일으켜 무거운 걸음으로 창가로 걸어갔다. 동공에 비치던 은빛 달빛은 점점 풀리지 않는 검은 안개에 가려졌다.다음 날, 배강 그룹 본사.배강수가 이사회를 소집하여 앞으로 그룹이 신에너지 자동차 분야에 진출하고 인공지능 프로젝트의 미래 사업 계획을 발전시키겠다고 발표했다.아버지는 의욕에 넘쳤지만 아들은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간신히 회의가 끝나고 사람들이 흩어지자 배명욱이 하품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바로 그때 배강수가 갑자기 차가운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명욱아, 이리 와.”배명욱은 아버지의 어두운 표정을 보고 놀란 마음으로 배강수 앞으로 걸어갔다.“아버지, 왜 그러세요?”배강수의 눈빛에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 휴대폰을 집어 화면을 켠 후 아들 앞에 내팽개쳤다.“이거 봐,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배명욱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자세히 들여다본 순간 곧바로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이, 이게 어떻게!”“이게 뭔지 네가 몰라?”배강수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전과가 화려한 아들에게 화가 완전히 폭발했다. 책상 위의 서류를 집어 들어 아들을 내리쳤다.“오성 과학 기술 서밋 만찬 연회에서 서정혁의 아내와 껴안고 있던 게, 모두 파파라치에게 찍혔어! 이 사진들이 밖으로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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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0화

배강수는 아들을 쳐다보기도 귀찮은 듯 고개를 저었다. 자기와 너무 똑같아 뭐라고 해도 소용이 없는 것 같았다.“아버지, 한 가지만 여쭤봐도 될까요? 이 사진들... 어디서 얻으신 거예요?”배명욱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설마, 언론사에서 이 사진들로 협박해서 입막음할 돈을 거액으로 요구한 건 아니죠?”“훈이가 이 사진들을 가로채서 내게 준 거다.”배강수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만약 파파라치가 사진을 들고 내 코앞에 나타났다면 그 전에 내가 먼저 네 가죽을 벗겨 버릴 거야!”배명욱의 눈빛이 잔뜩 어두워졌다. 누군가에게 농락당한 듯한 섬뜩한 느낌이 순식간에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아버지, 이상해요! 배훈 그 자식이 나를 함정에 빠뜨렸어요! 파파라치도 분명 그 자식이 고용한 거예요. 몰래 저를 찍어서 아빠 앞에 나서서 잘난 척하려는 거였어요!”“너를 몰래 찍었다고? 네가 먼저 남에게 빌미를 제공했으니까 그런 거지. 네가 유부녀를 꼬시지 않았더라면 남들이 어떻게 찍을 수 있었겠어?”배강수는 안색이 더 어두워졌다.“네가 의심하는 걸 나라고 의심하지 않을 것 같냐? 벌써 사람을 보내 조사했다. 훈이와 그 YS 뉴스라는 언론사는 아무런 연관도 없더라. 훈이 비서가 우연히 발견하고 그 실마리를 따라 파파라치를 잡아낸 거였어. 설령 훈이가 꿍꿍이 속셈으로 널 어쩌려는 게 사실이라 해도 어쩌겠냐? 그건 네가 실력이 모자라서 자신의 약점을 상대에게 드러낸 탓이지. 자기 아랫도리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네 욕심 때문이니까.”주먹을 꽉 쥔 배명욱은 분노가 활활 타올라 가슴이 급히 오르내렸다.배훈이라는 잡종 같은 개가 자신에게 이런 수작을 부린 게 너무 화가 났다. 이건 배명욱에게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지만, 그로 하여금 극에 달하는 모욕감을 느끼게 했다.‘내가 이 자식 너무 얕잡아 봤네.’서자로 배씨 가문에 들어온 이 자식은 기회만 생기면 눈에 드는 여자라도 이용할 수 있는 족히 음흉한 놈이었다.“YS 뉴스의 주건우라는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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