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전설이 된 여자: Chapter 561 - Chapter 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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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1화

“강 대표님,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으셨다면 제가 대신 화풀이해 드릴까요? 그년을 상대할 힘과 수단은 얼마든지 있으니 말만 하시면...”“배 대표님, 선을 넘었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강시원은 아름다운 눈썹을 찌푸리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배명욱과도 살짝 거리를 뒀다.“임씨 가문과의 원한은 저 스스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 누구의 개입도 필요하지 않아요. 배 대표님은 저를 위해 나섰다고 생각하고 도와준 거라 생각하겠지만 대표님이 하신 일들은 결코 제가 원한 것이 아니에요. 이번 일로 대표님한테 감사하다는 말은 하지 않을 겁니다.”“쯧쯧, 강 대표님 말은 제가 좋은 뜻으로 한 일이 오히려 잘못된 일이 됐다는 뜻이군요.”배명욱은 혀끝으로 볼을 밀어 올리며 여유롭게 허리를 펴고 일어섰다.“그럼 내 호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되잖아요? 그냥 돌아서서 가면 되잖아요. 그런데 오늘 보니 강 대표님도 꽤 재미있게 욕하던데요.”강시원은 말문이 막혔다.사실 진작부터 임씨 가문 사람들에게 복수하고 싶었다. 다만 적절한 기회를 찾고 있었을 뿐이다.기회가 없으니 그저 기다릴 수밖에...하지만 기회가 생긴 이상 확실하게 잡아야 했다.배명욱은 품에서 담뱃갑을 꺼내 담배 한 대를 공중으로 튀어 올려 입으로 정확히 받아 물었다.“강 대표님, 강하고 고집 센 여자는 복이 없어요. 약하고 불쌍한 척할 줄 아는 여자가 남자에게 가장 사랑받는 법이죠. 대표님 동생 임지민 씨가 바로 그 예시예요. 비록 저질이긴 하지만 강 대표님 남편도 저런 여자를 하늘 높이 받들어 모시잖아요.”강시원은 배명욱 말 속에 담긴 목적을 잘 알고 있었다. 서정혁과 그녀의 관계를 이간질하려는 것이었다.하지만 배명욱이 모르는 것은... 강시원과 서정혁의 사이는 이미 산산조각이 났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굳이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없었다.“방금 임지민 보고 저질이라고 했죠? 내가 임지민처럼 꼬리를 흔들며 구걸한다면 같은 인간이 되는 게 아닐까요?”“음... 일리가 있네요.”배명욱은 연기를 내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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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2화

배명욱은 욕망으로 가득 찬 눈을 가늘게 뜨고 낮은 소리로 웃었다.“알고 있어요. 강 대표님이 우리 셋째와 아는 사이라는 걸, 심지어 그 자식 아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더군요.”강시원은 순간 얼굴이 차갑게 얼어붙었다.“제 뒷조사를 하신 건가요?”“단지 강 대표님이 애 딸린 배훈에게 속지 않길 바랄 뿐이에요. 속이 깊어서 하는 모든 일에 동기와 목적이 있으니까요.”배명욱은 담배를 깊이 들이마신 후 꽁초를 떨어뜨리고 발끝으로 비비며 껐다.“배훈이 진심으로 강 대표님을 도우려 했다면 오늘 밤 강 대표님과 함께 임씨 가문을 상대한 사람은 그 자식이어야지, 내가 아니었을 거예요.”아름다운 눈을 내리깐 강시원은 입술이 하얄 정도로 깨물었다.한편, 임씨 가문 별장 뒷마당.불이 꺼진 마이바흐가 밤 속에 소리 없이 멈춰 있었다.옥같이 하얀 손이 차 창문 밖으로 내밀어져 있었다. 마디가 두드러진 손가락 사이에는 담배가 끼어져 있었다. 담배의 담뱃재가 가끔 아래로 후두두 떨어졌다.잔치가 시작될 때부터 이 차는 여기에 주차되어 있었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담배꽁초가 바닥에 흩어져 있어 말할 수 없는 적막과 쓸쓸함이 감돌았다.“대표님, 왜 직접 강시원 씨를 위해 이번 일을 처리해 주지 않으셨나요?”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황근우는 조급하게 물었다.“왜 이 좋은 기회를 배명욱에게 주신 건가요? 그 인간은 강시원 씨에게 절대 좋은 마음이 아니에요!”배기훈의 복숭아꽃 같은 눈동자에는 방탕한 기운이 조금 감돌았다. 평소 담배를 잘 피우지 않아 그런지 너무 짙은 연기에 목이 칼칼해져서 몇 번이나 거칠게 기침을 했다.“배명욱이 강시원 씨를 위해 나섰는데... 강시원 씨가 혹시라도 배명욱에게 호감을 가지면 어쩌시려고요? 이러면 대표님이 죽 쒀서 개 준 꼴이 되잖아요?”“넌 몰라.”배기훈은 핏대가 선 큰 손으로 담배꽁초를 힘껏 비틀어 껐다. 손바닥이 데인 듯한 통증이 이성을 유지하라고 일깨워 주었다.“배명욱은 철저한 미친개야. 그 녀석이 미치면 온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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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임지민은 심장이 꽉 조여들었다.서정혁의 수단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알기 때문에 버텨야 했다.어떻게 오늘 이 자리까지 왔는데, 서정혁의 동정과 신뢰를 어떻게 얻었는데... 절대 이대로 모든 걸 포기할 수 없었다. 이미지가 무너지면 지난 5년간 그녀와 어머니가 공들여 쌓아온 것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것이었다.“오빠... 진짜 몰랐어! 맹세코 아무것도 몰랐어!”임지민은 숨이 넘어갈 듯 울며 떨리는 손으로 들썩이는 가슴을 움켜쥐었다.“나 오빠 곁에 5년 동안 있었어... 남들이 나를 얕보고 모함해도 오빠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잖아? 난 오빠를 위해 목숨까지 바칠 수 있어...”서정혁은 아무 말도 없이 차갑게 임지민을 내려다봤다. 잘생긴 얼굴에는 초조한 감정이 스쳤다.꾸물대며 자꾸만 뻔한 말을 되풀이하니... 똑같은 말을 하도 많이 들어 귀에 굳은살이 박일 것 같았다.지난 5년 동안 임지민이 은인이라는 것은 한 번도 잊지 않았다. 그녀가 말하지 않아도 죽을 때까지 잊지 않을 것이었다. 임지민이 목숨을 바쳐 그를 구해줬다는 것을...그러나 요즘 들어 임지민이 더욱 자주 이 일을 올렸다. 이건 마치 서정혁에게 보이지 않는 압박과 구속을 가하는 듯했다.임지민에게 감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은혜를 자꾸 내세우며 언급하는 것은 정말 싫었다. 서정혁이 원하는 관계는 두 사람이 이렇게 순수한 감정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었다. 임지민의 이미지가 그의 마음속에서 무너지는 것을 서정혁도 원치 않았다. 이 은혜가 변질되는 것은 더더욱 원하지 않았다.“오빠, 하늘에 맹세코 몰랐어!”임지민은 눈물을 머금은 채 세 손가락을 치켜세웠다.“내가 오빠를 속였다면... 천벌을 받을게. 목숨 걸고 맹세해!”임지민이 스스로에게 저주를 퍼붓는 것을 본 서정혁은 입술을 꽉 다물더니 다소 누그러진 어조로 말했다.“그 정도까지는 아니야, 지민아. 너무 흥분하지 마.”임지민은 억울한 듯 눈물을 닦았지만 마음속으로는 음흉한 웃음을 지었다.스스로에게 저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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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박영주는 순간 얼굴의 핏기가 사라졌다. 임지민은 박영주보다 더 험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누군가 와서 그녀의 목을 꽉 조르는 것 같았다. 목구멍까지 치솟은 심장이 누군가의 손에 움켜쥐어져 당장이라도 터질 듯했다.“정혁아, 그 말이 무슨 뜻이야?”서정혁이 임씨 가문 사람들 앞에서 모든 것을 폭로하고 단호하게 이혼하지 않겠다고 말하자 당황한 임성호는 급히 물었다.“어떤 일이 있어도 시원과 이혼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서정혁은 봉황 같은 차가운 눈으로 임성호를 흘낏 보았다.“왜요. 회장님은 제가 시원과 이혼하길 바라시나요? 설마 시원이도 회장님의 딸이라는 것을 잊으신 건 아니겠죠?”분노가 치민 임지민은 입술 안쪽 살을 깨물었다.날카로운 서정혁의 시선에 숨이 막힌 임성호는 당황해 급히 말을 바꿨다.“정혁아, 무슨 말이 그래... 시원이랑 지민이 모두 내 딸이야.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어디 있겠니. 시원이가 내 딸인 걸 어떻게 잊을 수 있어... 내 말은 어떻게 그런 인간의 말을 듣고 지민이 엄마를 그렇게 못된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냐는 거야. 나와 영주는 부부로 지낸 지도 몇십 년이야. 영주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모르겠냐?”“평판은 남들의 입에서 나오는 거겠지만 증거는 그렇지 않습니다.”서정혁은 어두운 눈빛으로 박영주를 바라봤다. 남자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한기에 병실 전체도 얼음처럼 차가워졌다.“사모님, 수법 정말 대단하시네요. 단 한 걸음만 더 나갔더라면 제 아내는 모두가 욕하는 창녀가 될 뻔했습니다. 서씨 가문과 배씨 가문을 뒤흔든 죄악의 원흉이 될 뻔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결혼도 유지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배씨 가문도 시원이를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할머니께서 알게 되셨다면 건강이 안 좋아져 쓰러졌을지도 모르고요. 일석삼조, 정말 계산 하나는 치밀하시네요.”남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못이 되어, 온몸을 떠는 박영주를 구멍투성이로 만들었다.얼굴이 잔뜩 굳어진 임지민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무능한 어머니를 위해 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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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5화

‘말도 안 돼! 그 방은 벌써 몇 달째 잠겨 있었는데!’임성호의 머릿속이 혼란스러웠지만 그래도 필사적으로 변명했다.“아니... 정혁아, 정말 오해야! 시원이는 내 친딸이야. 그런데 내가 왜 내 딸을 그렇게 박대하겠어?”손을 크게 휘저은 서정혁은 무섭도록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만하세요! 임씨 가문 사람들이 시원이를 어떻게 대했는지 나도 나름대로 판단이 가니까요.”임성호는 이번 일이 정말로 서정혁의 분노를 샀다는 것을 똑똑히 느꼈다.서정혁을 적으로 돌리면 결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심각했다.그래서 연신 임지민에게 눈짓을 보냈다. 지금 이 남자의 감정을 달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임지민뿐이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임지민이 입을 열기도 전에 서정혁이 먼저 선수를 쳤다.“임 회장님, 운도 테크가 개발 중인 인공지능 로봇에 대해 서정 그룹은 더 이상 그 어떤 지원도 하지 않겠습니다. 2차 투자는 다른 데 알아보시기 바랍니다.”임성호는 붉으락푸르락하는 얼굴을 들이대며 언성을 높였다.“서 대표! 이 일은 어찌 됐든 집안일이지 않나, 이럴 필요까지 있어?”“오빠, 우리 엄마도 잘못한 거 알아... 엄마도 기꺼이 벌 받을 준비를 하고 있고...”임지민은 급히 여러 번 기침을 하며 눈물까지 흘렸다.“오빠 화가 그래도 풀리지 않으면 내가 직접 언니에게 사과하러 갈게. 무릎까지 꿇으라면 꿇을게!”“그래.”눈물범벅이 된 임지민을 바라본 서정혁은 예전과 달리 마음 한쪽에서 이상하게도 불쾌함이 느껴졌다. 그래서 아무 말 없이 뒤돌아서서 문밖으로 나갔다.“정혁아! 서 대표! 잠깐만!”임성호는 수억 투자가 날아갈 위기에 처하자 얼굴이 빨개지며 급히 쫓아갔다.“지금 투자를 철회하면 현재 진행하는 것도 멈춰야 해서 회사에 막대한 손실이 생길 거야! 우리 오랫동안 장인이랑 사위로 지내지 않았나, 지민이는 자네의 은인이기도 하잖아. 내 두 딸을 봐서라도 지금 바로 투자를 철회하는 것만은 하지 말아 주게!”발걸음이 잠시 멈칫한 남자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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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6화

무서움에 벌벌 떠는 박영주는 어찌나 놀랐는지 이불을 문 채 숨이 넘어갈 듯 울었다.예전에는 박영주가 눈물만 흘리면 애가 타는 얼굴로 다가와 그녀를 안아줬다. 그때면 원하는 건 뭐든 다 들어주곤 했다.그런데 지금은 눈이 부어오르도록 울었지만 임성호는 여전히 그녀를 질책하고 있었다. 그것도 딸이 보는 앞에서!‘설마 내가 늙어서 싫증이 난 걸까? 역시 남자란 다 똑같아. 자기 이익을 해칠 것 같으니 바로 모르는 척하는 거네.’“내가 너랑 결혼한 건 네가 침착하고 부드럽고 남을 잘 이해하기 때문이야. 자기 분수도 알고 별다른 속셈도 없어 보여서였어!”임성호는 몹시 화가 난 얼굴로 마구 지껄였다.“만약 그때 이런 구린 수단으로 나를 속였더라면 절대 너랑 결혼하지 않았을 거야!”“아빠!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요?”임지민은 더 이상 듣고 있을 수 없었다.이 말에 박영주는 더더욱 가슴이 아팠다. 십여 년 동안 임성호와 살면서 얼굴 붉힌 적이 없었지만 지금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울부짖으며 말했다.“성호 오빠... 오빠랑 몇 년 동안 살면서 내조 잘해왔어. 지민이도 잘 키웠고. 오빠 말이라면 뭐든지 따르고 심한 말 한 번도 한 적 없어! 그런데 어떻게 내 맘을 이렇게 상하게 할 수 있어?”“남편 잘 보필하고 자식 잘 가르치는 게 네가 할 일 아니야? 안 그러면 내가 너랑 왜 결혼했겠어? 차라리 강부안을 다시 아내로 들이는 게 낫지!”임성호는 여전히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온 상태였다. 지금 임성호의 눈에 수억 원짜리 투자가 물거품이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었다. 그래서 그토록 아끼던 박영주조차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강부안, 강부안! 이년! 넌 죽어서조차 내 목구멍에 가시처럼 걸려 있구나!’박영주도 화가 나는 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런 말을 밖으로 내뱉을 순 없었다. 임성호와의 결혼과 임씨 가문의 사모님이라는 신분이 박영주가 강부안에게서 훔친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말이었기 때문이다.“흥...”마음이 싸늘해진 박영주는 냉소를 내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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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화

생신 잔치 소동으로 임씨 가문은 난리 났지만 강시원의 나날은 평온하기 그지없었다.3일 후, 회사에서 회의를 마친 후 사무실에서 성수연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다.“하하... 웃겨 죽겠네! 교활한 모녀가 이번에 제대로 망신당했어, 서정혁이 더 이상 임씨 가문을 봐주지 않을 텐데, 네 아빠 그 늙은 바람둥이가 아직도 자기 늙은 아내를 좋아할지 한번 보자고!”성수연은 쉬지 않고 웃었다. 정말 통쾌하다는 듯이.강시원은 커피를 마시며 무심하게 입꼬리를 올렸다.“자기 아내니까 계속 좋아하겠지, 임성호는 그런 사소한 일로 박영주를 포기하지 않을 거야, 국민들에게 욕먹고 천지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받을 위험을 감수하면서 데려온 여자니까.”“쯧쯧, 과연 그럴까?”“왜?”성수연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때 심 대표와 비서랑 이야기하시는 걸 우연히 들었는데 네 그 인간쓰레기 아빠가 요즘 업계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자기 회사에 투자해 줄 사람 없냐고 묻고 다닌대.”눈빛이 살짝 흔들린 강시원은 생각에 잠겼다.“운도 테크는 줄곧 서정 그룹의 투자를 받았어, 서정 그룹은 임씨 가문의 기둥이나 다름없지. 게다가 서정혁은 운도 테크에 지분도 없고 회사 경영에도 참여하지 않아.”성수연은 화가 나서 욕을 퍼부었다.“와! 자기 아내 친정 회사는 팽개쳐 두고 임씨 가문 부녀한테 미친 듯이 돈을 쏟아붓다니, 그게 사람이야?!”“목숨을 구한 은인이니 당연하다고 생각한 거겠지.”담담하게 웃는 강시원은 이미 모든 과거를 훌훌 털어버린 듯했다.“생각해 보면 자기 목숨보다 중요한 게 뭐가 있겠어. 임지민과는 이미 운명 공동체라고 생각하겠지.”“운명 공동체? 웃기고 있네!”성수연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근데 내 말을 끝까지 들어봐. 임씨 가문이 여기저기 투자자를 찾기 시작한 이유가 뭔지 알아? 서정혁이 투자를 철회했기 때문이야!”이 말에 강시원의 눈빛에 복잡한 감정이 스쳤다.“대외적으로는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분명 임성호 생신 잔치에서 터진 일 때문일 거야. 시원아, 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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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화

윤슬은 이 말을 듣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역시 강 대표님!’전화기 너머의 서정혁은 안색이 잔뜩 굳어졌다. 자신이 항상 뒤에서 따라다니던 여자가 사람을 다루는 수단이 이렇게도 독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남자가 침묵하자 강시원은 건물 아래를 내려다보며 가볍게 웃었다.“왜? 마음 아파?”“강시원, 밖에 곧 폭우가 쏟아질지도 몰라. 그런데 밖에 나가 무릎을 꿇리라고? 너 그렇게 독한 사람이었어?”서정혁은 이를 악문 채 차갑게 웃음을 내뱉었다.목소리는 아주 낮았지만 임씨 가문 모녀 귀에는 똑똑히 들렸다. 이내 두 사람의 안색이 확 변했다.“뭐... 시원이가 나보고 밖에 나가 무릎 꿇고 사과하라니? 어떻게 사람을 이토록 모욕할 수 있어... 차라리 나더러 죽으라고 해!”박영주는 가슴을 움켜쥔 채 울면서 주저앉았다. 만약 임씨 가문의 사모님이라는 체면만 아니었다면 땅에 드러누워 몸부림치며 울부짖었을 것이다.“차라리 회사 문 앞에서 목매달아 죽을게! 그러면 되지!”그 순간, 하늘에서 벼락이 치더니 곧이어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땅에서도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마치 하늘이 이 악독한 여자를 더는 봐주지 못하겠다는 듯이...“오빠! 밖에 광풍이 몰아치고 폭우가 쏟아지는데 나가라고? 우리 엄마는 원래 몸이 약하셔... 언니 심보가 너무 독한 거 아니야?!”임지민이 옆에서 박영주를 부축했다. 두 모녀가 서로 의지하는 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처절해 보였다.“우리 엄마도 잘못한 걸 알고 사과하겠다고 하잖아, 보상을 원하면 직접 말로 해. 왜 이런 음흉한 수단으로 사람을 괴롭히는 거냐고? 언니가 그렇게나 무릎 꿇는 걸 보고 싶다면... 내가 엄마 대신 무릎 꿇을게! 어차피 언니 마음속에 보고 싶은 건, 내가 언니 앞에 무릎 꿇는 모습일 테니까.”말을 마친 임지민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당장이라도 밖으로 뛰쳐나갈 듯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박영주는 놀라 소리쳤다.“지민아! 넌 몸도 안 좋잖아, 안 돼!”바로 그때 서정혁의 봉황 같은 눈이 어두워지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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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화

바로 그때 회사 문밖에서 고급 차량의 엔진 굉음이 울려 퍼졌다.모두들 소리가 난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보아하니 검은색 마이바흐 한 대가 문 앞에 멈춰 서 있었다.이어서 조수석에서 키가 크고 날렵한 체격의 남자가 내려오더니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검은 우산을 펼쳤다.얼굴을 알아본 순간 서정혁의 봉황 같은 눈이 순식간에 먹구름처럼 어두워졌다.배기훈의 비서 황근우였다.황근우는 뒷좌석 문을 열고 곧바로 반듯하고 공손하게 한쪽에 서서 우산 전체를 문 위쪽에 받쳐 들었다. 하지만 서정혁은 우산도 없었기에, 불과 몇 초 만에 흠뻑 젖었다.배기훈이 긴 다리를 내밀며 차에서 내렸다. 반짝이는 고급 구두가 바닥을 밟자 고인 빗물 때문에 물보라가 튀었다.우아하게 차에서 내린 배기훈은 광풍 폭우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우람한 체구를 자랑했다. 하얀 피부에 준수한 얼굴은 마치 수묵화 속 여백처럼 사람들의 상상을 무한히 자극했다.“와! 엄청 멋있어! 저건 또 누구야!”“서 대표 옆에 서도 전혀 뒤지지 않게 멋져! 오늘 날씨가 안 좋아서 쉴까 생각했는데 오길 정말 잘한 것 같아, 눈이 호강했잖아!”자동문이 열리더니 배기훈이 큰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황근우가 배기훈의 뒤에서 깔끔하게 우산을 접어 보안 직원에게 건넸다.머리부터 발끝까지 말끔한 배기훈은 온몸으로 거침없는 아우라를 내뿜었다.“배기훈 씨.”서정혁이 배기훈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목멘 소리로 말했다.“여기서 서 대표를 만나다니, 정말 우연이네요.”배기훈은 시선을 살짝 내리며 한 손을 주머니에 넣었다.서정혁과 악수할 생각 자체가 전혀 없는 듯했다.“무슨 일로 여기에 온 거죠?”얼음 같은 서정혁의 차가운 눈빛에는 경계심이 서려 있었다.“강 대표님을 만나러 왔어요.”무심결에 울먹이고 있는 임씨 가문 모녀를 흘끗 쳐다본 배기훈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서 대표님은 가족들을 데리고 여기 와서 뭘 하시는 거죠? 가족 모임이라도 하는 건가요? 여기가 그럴 장소는 아닌 것 같은데요?”서정혁의 안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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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화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특히 서정혁의 얼굴은 순식간에 먹구름에 뒤덮인 듯 어찌나 어두운지 눈 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억울함이 가득 차올라 혀 밑바닥까지 쓰라렸다. 성큼성큼 윤슬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뭐라고? 다시 한번 말해봐.”윤슬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모습이 오히려 상대방의 신경을 더욱 건드렸다.“강 대표님께서 배 대표님만 만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그 외 다른 잡상인들은 일절 만나지 않으시겠다고 했어요.”눈시울이 점점 붉어진 서정혁은 온몸으로 한기를 내뿜었다.화가 난 나머지 관자놀이마저 욱신거릴 지경이었다. 곧바로 위층으로 올라가 강시원을 찾으려 했지만 황근우가 바로 다가왔다. 재빨리 윤슬 앞을 가로막으며 차가운 눈빛으로 서정혁을 응시했다.“서 대표님, 자중하시죠. 젊은 여자를 괴롭히는 게 부끄럽지 않으십니까?”믿음직스러운 황근우의 모습에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윤슬은 동그란 얼굴에 홍조가 번졌다. 심장도 두근두근 뛰었다.“근우야, 가자.”서정혁의 뒤에 있던 배기훈은 맑은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 그러더니 일부러 서정혁과 어깨를 부딪치며 스치듯 지나갔다.서정혁은 온몸이 휘청거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왼쪽 어깨에 은근한 통증이 느껴졌다. 눈은 화가 나 시뻘겋게 충혈되었다.윤슬이 배기훈과 황근우를 데리고 떠나는 것을 보고 여전히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쫓아가려 했지만 임지민이 그를 붙잡았다.“오빠, 가지 마! 안 보여? 언니가 만나고 싶은 사람은 배기훈이지, 오빠가 아니야! 가서 망신당하려고 그래?”‘망신?’분노가 치민 서정혁은 눈가가 시뻘겋게 충혈되었다.자기 아내가, 남편인 자신을 문전 박대하면서 다른 남자를 대놓고 만나는데... 따라가면 망신당하는 게 된단 말인가?“쌍년! 엿이나 먹어!”화가 난 심지경은 성가신 듯 눈썹을 찌푸렸다.“우리 모두 잡상인이 됐는데 냉대받으러 가서 뭘 하겠어? 정혁아, 가자. 이 좁고 초라한 곳에는 애초에 올 게 아니었어!”하지만 강시원을 반드시 만나겠다고 마음먹은 서정혁은 하늘이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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