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근주를 마신 최진겸은 수줍게 얼굴을 붉히고 있는 신부를 보자 가슴이 일렁였다.“은비 너는 조금 쉬고 있어. 나는 손님들을 접대하고 올게. 이따가 시종이 음식을 가져올 거야.”설은비는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밤 치를 초야를 생각하니 벌써 가슴이 설레었다.“어서 가보세요, 부군. 유은이가 제 곁에 있을 거예요.”최진겸이 밖으로 나가니 구경하러 왔던 손님들도 분분히 물러갔다.사람들 중에는 이웃 아주머니와 아저씨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신부 얼굴을 봤으니 이제 잔칫상을 먹으러 간 것이다.오늘 최가의 잔칫상은 경성 인기 주루의 주방장을 모셔서 음식을 만들었으니 꽤나 풍성했다.최씨네 저택에 잔치 분위기가 흐르는 가운데, 설씨 저택은 한겨울처럼 꽁꽁 얼어붙었다.집안의 안주인으로서 비록 대부분 살림은 며느리에게 맡겼지만 강 부인이 사건을 조사하려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진주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설은영이 작은 소리로 물었다.“왜 그러니? 아는 사람이니?”진주가 다가와 작은 소리로 귓가에 속삭였다.“아씨, 부령의 죽음을 제게 알린 주희가 바로 저 사람이에요.”한편, 상석의 강 부인이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우리 가문의 잔칫날에 사람을 죽이다니. 간땡이가 부었구나.”소녀는 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분명 오늘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으면서 지금은 겁이 나서 떨고 있으니 황당할 따름이었다.그녀는 살려 달라 애원하지도 않았다.“며칠 전에 작은 마님께서 누가 은비를 따라가겠느냐고 너희에게 물었을 때, 너희는 우물쭈물하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지. 인원이 정해진 후에 사람을 죽이고 그 자리를 대신하려 한 것이냐!”강 부인은 화가 나서 머리가 지끈거렸다.그녀는 더 이상 말할 가치도 없다는 듯, 손사래를 치며 진월에게 말했다.“끌어내서 곤장을 쳐 죽여라.”소녀가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눈물로 얼룩진 소녀의 얼굴은 초췌하고 기괴했다.“살려주십시오, 부인. 소인은 일부러 그런 것이….”소녀
Read more